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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의 미래, 화이트 박스 서버가 점령할까?

Andy Patrizio | Network World 2018.10.15
침체된 서버 시장이 지난 몇 년 동안 달아오른 배경에는 새롭게 부상한 “화이트 박스” 서버 업체의 클라우드 비즈니스 점유율이 늘어난 것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그동안 기업 시장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업체가 주도하는 비 브랜드 서버로의 전환에 동참하기를 주저해온 가장 큰 이유는 엔터프라이즈급 서비스 및 유지보수 옵션의 부재다. 그러나 화이트 박스의 경제성은 매우 매력적이다.

“화이트 박스”는 한때 직접 PC를 조립하는 구매자에게 제품을 판매했던 독립 PC 업체가 만드는 브랜드 없는 PC를 가리키는 용어지만 서버 시장에서 “화이트 박스”는 빅 3, 즉 델 EMC와 HP 엔터프라이즈, 레노버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를 가리킨다.

IDC에 따르면 2018년 2분기 서버 시장 점유율 1위는 델 EMC로 57만 4,000대의 서버를 판매했으며 HPE가 44만 3,000대로 2위, 레노버가 22만 4,000대로 3위에 올랐다. 그러나 그 뒤의 4~6위는 시스코, 오라클, 뉴타닉스 같은 익숙한 데이터센터 업체가 아니라 20만 3,000대를 판매한 중국의 인스퍼(Inspur), 18만 7,000대를 판매한 중국의 화웨이, 그리고 17만 5,000대를 판매한 미국의 슈퍼 마이크로(Super Micro)가 차지했다. 나머지 시장은 이른바 ODM 다이렉트(ODM Direct)로 분류되는 그룹이 차지했으며 판매 수량은 73만 2,000대다.

빅 3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의 서버 판매분은 대부분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에퀴닉스, 클라우드플레어를 비롯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업체로 들어가는 물량이다.

반면, IDC에 따르면 포춘 500대 기업은 대부분 유명 브랜드를 고수하고 있다.

화이트 박스 서버, 기업 시장 반응은 미지근
IDC 전 세계 인프라 부분 그룹 부사장인 아시시 나드카니는 기업 시장이 주저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며 “화이트 박스는 대규모 물량 계약 또는 제조업자 설계(original design) 요건이 있는 시장에서 판매된다. 기업에는 지속적인 대규모 물량 요구 사항이나 제조업자 설계 요건이 없다. 따라서 매 분기마다 수천 대의 서버를 공급하기가 어렵다. 기업은 그렇게 대규모로 서버를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기업은 단순한 하드웨어 이상의 많은 것을 원한다는 점이다. 나드카니는 “기업은 관계, 서비스, 지원, 소프트웨어 인증을 원한다. 이들이 원하는 엔터프라이즈급 서비스와 유지보수는 화이트 박스 제조업체가 제공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서 서버에 장애가 발생하면 하이퍼스케일러는 다른 시스템으로 워크로드를 옮기고 문제의 시스템을 수리하거나 교체한다. 하이퍼스케일에는 완충 지대가 충분히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그냥 다른 서버를 켜고 평상시와 같이 비즈니스를 계속 하면 된다. 나드카니는 하이퍼스케일러가 아닌 일반 기업은 그러한 호사를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기업 데이터센터에 용량이 남아도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오히려 대부분은 그 반대다.

화이트 박스 서버가 가진 파급력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고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미국 최대의 리셀러 중 하나인 PCM의 HDC 파트너십 담당 부사장인 필 모가베로는 화이트 박스 업체는 웹 스케일 앱 영역에서 점유율을 늘려 나가고 있다면서 “스케일 아웃 웹 기업이면서 대규모 내부 시스템과 함께 웹 비중도 크다면 고객에 따라서는 비용 절감을 이유로 화이트 박스 기술을 도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만큼 화이트 박스가 일반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이나 산호세에 소재한 화이트 박스 업체 슈퍼 마이크로의 마케팅 및 솔루션 부문 부사장 마이클 맥너니는 공용 클라우드를 모범 사례로 삼아 그 전략을 그대로 따르고자 하는 일부 기업이 화이트 박스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면서 “기업에서는 페이스북과 구글이 사용하는 방법을 따라하려고 한다. 이들은 AWS와 경쟁은 해야 하는데, 어떻게 경쟁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 마이크로는 가격과 맞춤화 전략으로 경쟁한다. 맥너니는 “슈퍼 마이크로의 가치는 구성을 맞춤 구성하는 역량에 있다. 2소켓 서버에서 가능한 구성만 해도 수백 개에 이르며 효율성을 통해 비용을 낮춘다. 반면, 기존 업체들은 한 가지 서버를 오버엔지니어링해서 모든 곳에 다 투입한다”고 말했다.

화이트 박스 서버 업체의 미국 시장 확대
슈퍼 마이크로는 미국 기업이라는 강점이 있다. 많은 화이트 박스 업체는 중국 업체로, 미국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거의 없다.

IDC와 가트너 시장 점유율 보고서에서 모두 판매량 상위 5위 안에 든 중국 업체 인스퍼는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에 사무실을 두고 있고 워싱턴 주 벨뷰에 개발 연구소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판매 및 지원 측면에서 HPE 또는 델 EMC와는 비교하기는 어렵다. 회사 측도 현재는 AWS, 페이스북과 같은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기업에 초점을 두고 있고 미국 리셀러 인프라를 구축하는 향후 몇 년 동안은 기업 시장을 확대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적어도 당분간은 화이트 박스가 기업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모가베로는 대형 항공사, 금융 서비스 기업, 의료 보건 기업들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현재 사용 중인 서버의 제조업체가 즉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모가베로는 “제조업체가 화이트 박스 업체에 비해 더 안정적인 기술을 가졌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고객은 대형 제조업체가 제공할 수 있는 지원 서비스를 원한다”고 말했다.

화이트 박스 서버 비용 대 품질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 소재한 호스팅 업체로 슈퍼 마이크로의 고객사인 라이트스피드 호스팅(LightSpeed Hosting)의 CEO 조슈아 홈스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보면 슈퍼 마이크로든 델이든 상대방에게 없는 독점적 이점은 없다고 말했다

홈스는 화이트 박스 서버의 메모리, CPU, 하드 드라이브는 유명 서버 업체가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브랜드의 제품이라면서 “섀시도 똑 같은 중국 제조업체에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슈퍼 마이크로와 델에서 비슷한 박스를 구입한다면 부품의 80%는 동일한 중국 업체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홈스는 슈퍼 마이크로를 선택하는 이유는 내가 아는 한 모두 비용이다. 지금까지 장애가 발생한 적이 없으므로 지원을 받기 위해 슈퍼 마이크로에 연락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홈스는 델에서 구입할 경우 2만 달러가 소요되는 구성의 서버를 슈퍼 마이크로에서는 5,000달러에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격이 가능한 이유는 하드웨어 구성 요소를 조립 전 상태로 구매한 다음 회사 내부의 기술자들이 서버를 조립하기 때문이다. 슈퍼 마이크로 서버는 조립된 상태로도 구매할 수 있지만 이 경우 비용이 늘기 때문에 홈스의 회사는 직접 조립한다. 아마존, 구글을 비롯한 기타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 업체 역시 마찬가지로 부품을 구매해서 직접 서버를 만든다.

물론 라이트스피드 같이 직접 서버를 만들 여력이 없는 회사도 있다. 홈스는 “서버 한 대를 사용하는 CPA 회사라면 아마 최상급의 지원을 중시할 것이다. 이런 회사를 상대로 들어본 적도 없는 브랜드의 서버를 구매하도록 설득하기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에 소재한 맞춤형 고성능 서버 조립업체인 사이크소프트피씨(Psychsoftpc)의 CEO 팀 린치는 정 반대로, “내 경험으로는 중소기업은 유명 브랜드인지 여부에 별 관심이 없다. 큰 기업일수록 브랜드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홈스와 마찬가지로 린치 역시 델, HPE, 레노버, 시스코가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부품을 구매한 다음 시스템을 직접 조립하면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만든 서버와 똑 같은 구성의 서버를 HP에서 구입하려면 5,000달러를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이크소프트피씨는 엔비디아 기반의 테슬라 슈퍼컴퓨터 클러스터도 제작한다. 유명 브랜드 테슬라의 최저 가격은 4만 달러지만 사이크소프트피씨의 테슬라는 최저 8,500달러다. 린치는 “우리가 직접 만들기 때문에 비용이 절감되는 면도 있지만 유명 브랜드와 같은 큰 간접비가 없다는 점도 낮은 가격에 기여한다”고 말했다.

린치는 24시간 연중무휴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는 델, HPE를 따라갈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그러나 가능한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실 지원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대응해야 할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두세 번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홈스는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컴퓨터 자체가 아니라 전원 공급이라면서 “장애 발생 빈도는 다른 브랜드보다 높지 않다. 100% 시스코 서버로 운영 중인 고객이 있는데 이 고객이 우리보다 더 많은 장애를 겪었다”고 전했다.

나드카니는 화이트 박스 업체가 웹 대면 서버와 같은 분야에서 기업 시장에 진출하겠지만 미션 크리티컬 백엔드 서비스 용도로는 브랜드 서버가 계속 자리를 지킬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나드카니는 화이트 박스 업체 역시 지금 상황에 만족한다면서 “현재 화이트 박스 업체는 통신사 및 하이퍼스케일 시장의 대규모 물량 수요에 대처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고 전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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