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 동안 경기 침체에는 불안감이 따라왔다. 이들 불안감의 대부분은 전면적인 예산 삭감에 대한 것으로, 그 중에서도 IT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불안이었다. 과거에 IT 예산은 비즈니스 주기와 동기화되어 있었는데, IT 시스템의 주 용도가 트랜잭션 처리였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거래의 규모가 줄어들면, IT의 활용도 역시 줄기 마련이다.
요즘은 여러 가지 이유로 과거와는 다르다.
첫째, 많은 기업이 IT 지출을 기업 내 가치 구축에 직접 반영되는 요소로 생각한다. IT 시스템은 더 이상 트랜잭션을 처리하는 전술적인 용도로만 사용하지 않는다. 클라우드 시스템은 비즈니스 자체가 되고 있다. 시장을 무너뜨리는 기업은 자사만의 독보적인 혁신을 기반으로 하는데, 이런 혁신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세스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사용하는 핵심 IT 시스템을 개발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IT는 더 이상 비용 부서가 아니라 육성해야 하는 투자 부서이다.
이 새로운 전망은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 AI 기능과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공급망 자동화에 투자하는 제조기업에서도 볼 수 있다. 자동차 공유나 주택 공유 앱처럼 순전히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많은 투자자와 기업 경영진이 이제는 소프트웨어가 미래의 비즈니스를 정의한다는 사실을 믿는다. IT는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용하는 엔진이다. 이 때문에 IT는 이사회나 경영진이 건드리기 싫은 예산 과목이다.
두 번째 이유는 인력 부족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나 많은 연봉을 주고 인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해당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구인 구직 시장이 정상화된다고 해도 기업은 경제란 성장과 침체를 되풀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기업은 얼마 전에 해고한 사람을 다시 채용하는 데 비용을 들이고 싶지 않다. 더구나 돌아온 직원은 예전처럼 회사를 신뢰하지도 않는다. 사무실 의자 밑에 지뢰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자신의 경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이유는 오랜 시간을 들여 형성한 문화를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때는 IT 부서를 농담의 소재로 삼던 경영진이 지금은 자사의 첨단 IT를 미디어와 투자자에게 한껏 자랑한다. 이는 긍정과 혁신의 문화를 촉진한다. 이런 새로운 문화는 형성하기도 어렵고 유지하기도 어렵다.
오해는 말기 바란다. 필자도 일정 수준의 기업 지출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클라우드 컴퓨팅은 투자자와 경영진이 매기는 가치에서 다른 수준으로 올라갔다. 어떤 이유로든 예산 삭감의 유혹이 적은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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