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토픽 브리핑 | '경쟁의 열매' vs. '가짜약'··· 멀티 클라우드 논쟁 고찰

박상훈 기자 | ITWorld 2019.10.04
최근 클라우드 부문의 가장 특징적인 흐름이라면 단연 '멀티 클라우드(Multi-Cloud)'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이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이 중 81%는 2개 이상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쓴다고 답했다. 멀티 클라우드의 의미는 다소 모호한 점이 있다. 그러나 가트너는 같은 형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의도적으로'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로부터 구매해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AWS와 애저, GCP 같은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의 서비스를 복수로 사용하는 것은 가리킨다.
 
ⓒ Marco Verch/Flickr

기업이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종속(Lock-in)'을 피하기 위해서다. 특정 클라우드 서비스 일색으로 인프라를 만들면 다른 서비스로 이전하기 힘들어지므로 여러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다. 유연성도 멀티 클라우드의 혜택이다. 각 서비스에 따라 비용과 기능을 고려해 최선의 클라우드를 선택할 수 있다. 최신 기술을 가장 빠르게 도입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업체가 신기능이 내놓으면 기존 서비스에 상관없이 테스트해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 국방성은 AWS를 메인으로 놓고 필요에 따라 애저, GCP 등을 활용한다.

반면 현시점에서 멀티 클라우드의 단점 역시 명확하다. 가장 큰 우려는 복잡성이 커지는 것이다. 컨테이너와 오케스트레이션 솔루션 등을 이용해 여러 클라우드를 넘나들며 앱을 이식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데이터를 이전하거나 클라우드별 특성에 맞춰 최적화하는 것은 거의 온전히 기업의 몫이다. 더구나 앱을 여러 곳으로 옮긴다는 것은 그만큼 더 많은 보안 위협에 노출되는 것이기도 하다. 복잡성과 보안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추가로 뽑아야 하고 자칫 클라우드의 최대 장점인 경제성마저 잠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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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기업이 멀티 클라우드 전략을 실행할 때 '전략적 파트너'를 고르는 것이 한 방법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미국 국방성이 AWS를 메인 업체로 선택한 것과 같다. 메인 업체 외에 다른 클라우드를 도입할 때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통해 멀티 클라우드 환경 관리를 미리 경험해 볼 것도 권한다. 클라우드 정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어떤 워크로드를 어떤 클라우드에서 처리할지 일관된 원칙이 있어야 전체 클라우드에 대한 가시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관리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

멀티 클라우드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지는 논란이다. 클라우드, 가상화, 하드웨어 업체 등이 자신의 이해에 맞춰 다양한 주장을 내놓으면서 흐름을 만드는 것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멀티 클라우드 '쏠림'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과 수치 속에서 '종속의 문제'는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관련 업계는 종속이 없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가의 생각은 다르다. 예를 들어 특정 업체만 지원하는 데이터베이스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순간 사실상 이 애플리케이션을 다른 곳으로 이식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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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IT 역사를 돌아보면 종속은 낡은 패러다임을 해체하는 방아쇠였다. 메인프레임에서 오픈시스템으로, 상용 DBMS에서 오픈소스 DBMS로의 전환은, 종속 솔루션이 기업의 IT 인프라를 고비용 저효율 시스템으로 바꿔 성장의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혁신 기술로 무장한 신흥 업체가 파괴적으로 기존 기술과 시장이 재편하는 과정이었다. 한 IT 칼럼리스트는 지금의 멀티 클라우드를 '가짜 약'이라고 비판했다. 그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도 새로운 종속에 대한 우려는 충분히 귀담아들을 가치가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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