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10

글로벌 칼럼 | 오라클이 몽고DB에 '기꺼이' 패배하려는 이유

Matt Asay | InfoWorld
오라클의 CEO 마크 허드는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급성장세인 몽고DB(MongoDB)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직접적인 언급 대신 "먼저 숫자와 사실을 봐야 한다. 그 후에 몽고DB의 주장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 Getty Images Bank

이 숫자와 사실 관련해서 허드에겐 '잠재적으로'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있다. 먼저 좋은 뉴스는 숫자와 사실만 보면 오라클의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나쁜 뉴스는 이 숫자와 사실이 실제로는 오라클이 범용 데이터베이스로써 자신의 길을 잃었음을 반증한다는 점이다. 즉 이제 오라클은 CIO가 비즈니스를 운영하기 위해 선택하는 데이터베이스일 뿐, 비즈니스 자체를 정의하기 위한 제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이 오라클에 나쁜 뉴스인 이유를 지금부터 살펴보자.

오라클, 개발자 전쟁에서 지고 돈벌이에서 이기다
오라클이 개발자의 신뢰와 지지를 잃었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필자는 허드가 개발자 지원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발자 사이의 평판과 인기 같은 것은 무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DB-엔진스(DB-Engines)의 자료를 보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인기는 지난 수년간 계속 내리막길이다. 스택 오버플로우(Stack Overflow) 같은 개발자 웹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질문이 몰리는 (이는 곧 실제 업무에서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데이터베이스도 몽고DB와 포스트그래SQL(상위 5개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대상으로 했다)이다. 

물론 시장은 여전히 오라클 중심이다. 허드가 CNBC 인터뷰에서 언급한 사실은 오라클이 여전히 전 세계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약 절반을 휩쓸고 있다는 것이다. 숫자는 이를 금액으로 환산한 것, 즉 100억 달러 이상이다. 오라클을 포함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업체들의 전체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86%에 달한다. 

그러나 이것이 오라클 같은 업체에 마냥 좋은 뉴스는 아니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머브 아드리안에 따르면, 오라클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이후 계속 줄고 있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업체들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총 5%P 감소했다. 더구나 10년 전 시장 점유율 0%였던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가 현재 7%까지 치고 올라왔다. 아마존 웹 서비스 등 여러 업체가 지원하는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오픈소스와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이 바로 개발자다. 그러나 아직은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왕조'를 끝낼 정도는 아니다. 허드가 몽고DB의 매출 2억 5000만 달러를 하찮게 생각하는 이유 중 일부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성장률이 400%에 달하는 몽고DB의 DaaS 서비스 사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허드가 이처럼 숫자와 사실을 말하는 자신감의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애플리케이션이다.
 
오라클은 기업 운영 실무의 모든 것
오라클이 자사 데이터베이스 왕조가 절대 끝나지 않으리라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몇 년 전부터 데이터베이스 지배력을 애플리케이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픈소스 개발자 폴 램시는 이 행보를 '록인'으로 해석했다. 그는 "오라클이 코어 데이터베이스 시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라클의 다음 먹거리는 오라클 파이낸셜, HR 같은 애플리케이션과 이에 대한 록인(lock in)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25년동안 기업 고객에게서 매출을 쥐어 짜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기업 내 신기술 도입을 주도하는 것은 CIO가 아니라 개발자다. 이런 개발자 중 상당수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용 신기술을 기업 시스템에 들여오고 있다. 반면 램시에 따르면, 파이낸셜, HR 같은 운영 애플리케이션 기술 관련 의사결정은 개발자가 주도하지 않는다. 개발자는 직원 수의 증가를 산출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기업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다.

운영 애플리케이션이 대규모 기업 운영에 필수적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그러나 CIO에게 선택지가 매우 제한돼 있다. 결국 CIO가 과거에 항상 그랬던 것처럼 오라클을 선택하는 것은 스모킹 재킷을 입고 슬리퍼를 신는 것처럼 편안한 것이다.

이런 계산이 있기 때문에 오라클은 개발자의 지지와 신뢰를 잃는 것을 '감당할 만'하다. 기업 운영의 핵심 역할을 하는, 작지만 충분히 수익성 높은 애플리케이션 공급 업체로 확실히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이런 계산과 전략으로는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기업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은 가능하다.

허드가 숫자와 사실을 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 사실과 숫자가 오라클이 여전히 '안전한' 구역에 있음을 증명한다고 생각했을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 '안전'이 의미하는 것은 "우리는 데이터베이스 지배력을 기업 운영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똑같은 이 숫자와 사실이 가리키는 것은 또 있다. 즉, 오라클이 고객 상호작용 이면의 데이터를 정의하는 오랜 역할을 포기했다는 의미 말이다. 오라클이 포기한 이 새로운 세상은 몽고DB와 AWS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이미 검증된 경쟁자들이 이끌고 있다. 그리고 필자는 새로운 세상은 더 '흥미롭다'고 확신한다. 허드와 오라클이 포기한 것이 바로 이 흥미로움이다. 그 대신 손에 쥘 것은 (멀리 보면 크지 않은) '약간의 돈' 뿐이다. ciokr@idg.co.kr


2019.04.10

글로벌 칼럼 | 오라클이 몽고DB에 '기꺼이' 패배하려는 이유

Matt Asay | InfoWorld
오라클의 CEO 마크 허드는 숫자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급성장세인 몽고DB(MongoDB)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직접적인 언급 대신 "먼저 숫자와 사실을 봐야 한다. 그 후에 몽고DB의 주장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 Getty Images Bank

이 숫자와 사실 관련해서 허드에겐 '잠재적으로'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있다. 먼저 좋은 뉴스는 숫자와 사실만 보면 오라클의 심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나쁜 뉴스는 이 숫자와 사실이 실제로는 오라클이 범용 데이터베이스로써 자신의 길을 잃었음을 반증한다는 점이다. 즉 이제 오라클은 CIO가 비즈니스를 운영하기 위해 선택하는 데이터베이스일 뿐, 비즈니스 자체를 정의하기 위한 제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이 오라클에 나쁜 뉴스인 이유를 지금부터 살펴보자.

오라클, 개발자 전쟁에서 지고 돈벌이에서 이기다
오라클이 개발자의 신뢰와 지지를 잃었다는 것은 명백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필자는 허드가 개발자 지원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개발자 사이의 평판과 인기 같은 것은 무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DB-엔진스(DB-Engines)의 자료를 보면,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인기는 지난 수년간 계속 내리막길이다. 스택 오버플로우(Stack Overflow) 같은 개발자 웹사이트에서 가장 많이 질문이 몰리는 (이는 곧 실제 업무에서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데이터베이스도 몽고DB와 포스트그래SQL(상위 5개 데이터베이스 기술을 대상으로 했다)이다. 

물론 시장은 여전히 오라클 중심이다. 허드가 CNBC 인터뷰에서 언급한 사실은 오라클이 여전히 전 세계 데이터베이스 시장의 약 절반을 휩쓸고 있다는 것이다. 숫자는 이를 금액으로 환산한 것, 즉 100억 달러 이상이다. 오라클을 포함한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업체들의 전체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86%에 달한다. 

그러나 이것이 오라클 같은 업체에 마냥 좋은 뉴스는 아니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머브 아드리안에 따르면, 오라클의 시장 점유율은 2013년 이후 계속 줄고 있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업체들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총 5%P 감소했다. 더구나 10년 전 시장 점유율 0%였던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가 현재 7%까지 치고 올라왔다. 아마존 웹 서비스 등 여러 업체가 지원하는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오픈소스와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이 바로 개발자다. 그러나 아직은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왕조'를 끝낼 정도는 아니다. 허드가 몽고DB의 매출 2억 5000만 달러를 하찮게 생각하는 이유 중 일부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성장률이 400%에 달하는 몽고DB의 DaaS 서비스 사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허드가 이처럼 숫자와 사실을 말하는 자신감의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애플리케이션이다.
 
오라클은 기업 운영 실무의 모든 것
오라클이 자사 데이터베이스 왕조가 절대 끝나지 않으리라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몇 년 전부터 데이터베이스 지배력을 애플리케이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픈소스 개발자 폴 램시는 이 행보를 '록인'으로 해석했다. 그는 "오라클이 코어 데이터베이스 시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라클의 다음 먹거리는 오라클 파이낸셜, HR 같은 애플리케이션과 이에 대한 록인(lock in)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25년동안 기업 고객에게서 매출을 쥐어 짜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기업 내 신기술 도입을 주도하는 것은 CIO가 아니라 개발자다. 이런 개발자 중 상당수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용 신기술을 기업 시스템에 들여오고 있다. 반면 램시에 따르면, 파이낸셜, HR 같은 운영 애플리케이션 기술 관련 의사결정은 개발자가 주도하지 않는다. 개발자는 직원 수의 증가를 산출하는 애플리케이션이 아니라 기업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다.

운영 애플리케이션이 대규모 기업 운영에 필수적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그러나 CIO에게 선택지가 매우 제한돼 있다. 결국 CIO가 과거에 항상 그랬던 것처럼 오라클을 선택하는 것은 스모킹 재킷을 입고 슬리퍼를 신는 것처럼 편안한 것이다.

이런 계산이 있기 때문에 오라클은 개발자의 지지와 신뢰를 잃는 것을 '감당할 만'하다. 기업 운영의 핵심 역할을 하는, 작지만 충분히 수익성 높은 애플리케이션 공급 업체로 확실히 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이런 계산과 전략으로는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기업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은 가능하다.

허드가 숫자와 사실을 봐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 사실과 숫자가 오라클이 여전히 '안전한' 구역에 있음을 증명한다고 생각했을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 '안전'이 의미하는 것은 "우리는 데이터베이스 지배력을 기업 운영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똑같은 이 숫자와 사실이 가리키는 것은 또 있다. 즉, 오라클이 고객 상호작용 이면의 데이터를 정의하는 오랜 역할을 포기했다는 의미 말이다. 오라클이 포기한 이 새로운 세상은 몽고DB와 AWS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이미 검증된 경쟁자들이 이끌고 있다. 그리고 필자는 새로운 세상은 더 '흥미롭다'고 확신한다. 허드와 오라클이 포기한 것이 바로 이 흥미로움이다. 그 대신 손에 쥘 것은 (멀리 보면 크지 않은) '약간의 돈' 뿐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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