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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고마해라!” 아마존과 구글은 옹졸한 싸움을 중단하라

JR Raphael | Computerworld 2017.12.13
기업이 자사의 탐욕을 잠깐 내려놓고 사용자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가 있다. 아마존과 구글에 지금이 바로 그때다.

대화가 필요하다. 이 기술의 땅에서 모든 것이 멍청해지기 시작했다. 구글과 아마존은 극히 공적인 운동장에서 옥신각신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 게다가 이 두 업체의 ‘한발 앞서기 쇼’ 게임은 조만간 진정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계속 지켜보지 않은 독자를 위해 30초 버전으로 정리해 봤다.

오랫동안 아마존은 크롬캐스트나 구글 홈 같은 구글의 제품을 자사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걸 거부했다. 또한,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이미 다 만들어져 있는 자사의 안드로이드용 프라임 비디오 앱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전에는 알림 스팸으로 가득 찬 아마존 매장 앱을 별도로 실행해야만 시끄러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게다가 프라임 비디오를 구글 캐스트 호환 디바이스로 전송하는 방법은 아직도 제공하지 않는다. 구글 캐스트 기능을 사용하는 많은 구독자에게는 그야말로 입안의 가시 같은 부분이다.

하지만 두 달 전, 판도가 바뀌었다. 아마존은 에코 쇼(Echo Show)란 이름의 화면이 있는 음성 제어 디바이스를 출시했고, 여기서 유튜브를 제공하고자 했다. 그런데 맞춤 버전 앱을 만들면서 구글과 공조한 것이 아니라 자체 편법으로 유튜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버렸다. 구글은 이를 허용하지 않고 해당 디바이스를 차단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아마존은 모든 네스트(Nest) 제품의 판매를 중지했다.

정말로 화가 나는 대목은 여기부터다. 이후 아마존은 유튜브를 에코 쇼에서 이용할 수 있는 또 다른 편법을 시도했다. 기본적으로는 엉망인 형식의 웹 버전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다시 ‘불허’ 결정을 내렸고, 에코 쇼는 물론 아마존의 다양한 파이어 TV 스트리밍 디바이스의 유튜브 이용을 막아 버렸다.

지난 주 언론 매체에 보낸 발표문에서 구글은 이런 보복의 이유와 관련해 한 점 의문도 남기지 않았다.

“우리는 소비자가 양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아마존과 협의에 이르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아마존은 크롬캐스트나 구글 홈 같은 구글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구글 캐스트 사용자가 프라임 비디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지도 않고, 지난 달에는 일부 네스트의 최신 제품 판매도 중단했다. 이런 호혜의 부재를 고려해 구글은 더 이상 에코 쇼와 파이어 TV 상의 유튜브를 지원하지 않는다. 조만간 이런 문제를 해소하는 합의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마존은 구글이 “공개된 웹 사이트에 대한 사용자 액세스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실망스러운 선례를 남겼다”며, 이 문제가 가능한 한 빨리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방과 후 테더폴 게임에서 서로 치고 받기로 해결하겠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사업은 사업이다. 어느 정도까지는. 기업은 자체 기준이라는 것이 있다. 하지만 어떤 지점에서는 가장 눈에 띄게 피해를 보는 쪽은 사용자와 사용자의 경험이다. 또 어떤 지점에서는 스티브 잡스의 악명 높은 “안드로이드에 대한 핵전쟁”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제정신인 사람의 일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떤 지점에서는 운동장에서 다른 10살짜리에게 소리를 지르는 시건방진 아이 같은 기업이 되고 만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아마존과 구글 모두 주로 서비스 중심의 제품을 만들고 사용자의 하드웨어 종류와 관계없이 자사의 생태계로 끌어들이려고 한다. 문을 걸어 잠그는 것은 옹졸할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스펙트럼의 양쪽에서 스스로 망하고 만다.

두 업체가 현재 초등학교 3학년짜리 사고 방식을 고수하고 있지만, 종합적으로 볼 때 아마존이 이 유치한 싸움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에 대한 구글의 생각”을 잘 아는 정보원(당연히 발언하기 전에 기록을 남겨야 하는 구글의 대변인은 아니다)은 엔가젯과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이 에코 쇼와 파이어 TV에서 유튜브가 동작하게 하려고 구글과 손잡고 제대로 된 버전의 앱을 만들지 않고 자체적으로 편법을 이용해 구현한 것이 마지막 결정타였다.

하지만 불만은 분명 아마존이 구글의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방침을 조용히 정한 몇 년 전부터 시작됐을 것이다.

이런 유치한 신경전을 보면, 어린 형제자매 간의 과도하게 부풀려진 고자질을 듣는 부모 같은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할 수 없이 한 마디 해야겠다.

“어이, 아마존! 구글! 이야기는 충분히 들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누가 더 세게 때렸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둘 다 각자 방으로 들어가 자신이 한 일을 생각해 보라. 이런 이기적인 고집으로 손해를 끼친 모든 고객을 생각해 보라. 그리고 어른스럽게 행동할 수 있을 때까지 방에서 나오지 마라. 어떤 식으로든 이 멍청한 짓을 끝내기 바란다.”

아마존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객을 생각해서 정신 제대로 차리기 바란다. 만약 에코 쇼에서 유튜브에 액세스할 수 없다면, 그런 물건은 아무도 사지 않는다. 그리고 유통업계에서 아무리 대형 업체라고 해도 아무도 아마존 말고는 전자 제품 살 데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치 구글 제품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척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구글 제품을 알고 구매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냥 아마존에서 구글 제품을 사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구글 캐스트 호환 디바이스로 아마존 비디오 서비스를 전송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구글 캐스트 호환 디바이스를 계속 사용한다. 그저 그런 사람들이 다른 비디오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할 뿐이고, 결과적으로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의 가치만 낮아질 뿐이다.

구글은 아마도 아마존의 마지막 한 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양자공멸의 핵 전쟁을 시작할 수밖에 없고, 아마존의 사용자를 인질로 삼아 아마존을 제압하려 한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히 구글은 누군가를 회의실로 불러 제프 베조스가 이 문제를 이해하도록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더구나 구글도 아마존 디바이스 사용자가 몇 시간 유튜브와 유튜브 광고를 보는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결론을 내자. 우리 고객은 더는 이런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 두 업체 스스로 만들어낸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 우리는 두 업체의 사업적 이익에 관심이 없다. 우리가 신경 쓰는 것은 두 업체가 제공하는 사용자 경험이며, 현재 이 사용자 경험이 두 업체 간의 분쟁으로 훼손되고 있다.

충분하다고 하면 충분한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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