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컴퓨터 마우스의 발전은 끝났다고 생각하는가? 오늘 소개할 기묘하면서도 멋진 마우스들을 본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현재의 마우스 디자인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참신한 형태의 마우스부터 멀티 태스킹이 가능한 장치까지,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기묘한 마우스 15종을 선정해 보았다. editor@itworld.co.kr
마우스 전화
구상이 잘못된 기술 제품 중 소니의 마우스 토크(Mouse Talk)가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다. 이 제품은 USB로 연결하는 ‘인터넷’ 전화가 유행하던 VoIP의 전성기에 출시되었다.
데스크톱 스피커와 PC의 사운드 카드에 연결된 마이크를 이용하는 대신에 실제 전화기를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 장점이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소니는 이런 디자인을 선택했다.
스캐너 마우스
이 제품은 유용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LG는 “많은 사람들이 ‘평소에 손에 스캐너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수 없이 많이 하기 때문에 LSM-100 스캐너 마우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LG 스캐너 마우스는 전용 스캐너 대신에 스캔하려는 문서 위에서 드래그 동작만 하면 된다. 이 마우스는 바닥에 위치한 거대한 리더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크며 최대 A3 크기를 스캔할 수 있다. 단, 이동 속도는 0.3m/s 미만, 즉 풍력계급으로 따지면 0의 ‘고요’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키보드보다 더 나은 입력 수단
한왕 T 마우스(Hanwang T Mouse)를 사용하면 일을 적당한 속도로, 쉬엄쉬엄 처리할 수 있다. 만약 키보드를 사용하면 하루에 기사 하나는 거뜬히 작업할 수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상사에게 너무 큰 기대를 심어주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생각만 해도 힘이 빠져나가지 않는가. 하지만 한왕 T 마우스를 사용하면 마우스 위에 있는 성냥갑 만한 터치식 패드에 스타일러스를 이용해 글자를 그려 입력할 수 있다. 기사 하나를 작성하는데 수 주가 걸릴 것이다. 그러면 상사가 비합리적인 기대를 할 일은 없을 것이다.
’엿보기 구멍’? 망막 스캐너 마우스
망막 스캔 인증 시스템은 영화 ‘인크레더블(The Incredibles)’부터 ‘천사와 악마(Angels and Demons)’까지 현대 영화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일반적인 첩보 스릴러 영화에서 망막 스캔은 멋진 최신 기술로 비쳐질 수 있다. 하지만 ‘큐리텍 아이리바이오(Qritek IRIBIO)’ 마우스는 다르다.
이 마우스는 엄밀히 말해 망막 스캐너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사용하면 미션 임파서블의 톰 크루즈처럼 보이기보다는 그저 손톱만한 열쇠 구멍 사이로 이웃집 여자가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변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보안을 위해서라고 합리화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높다.
’벗겨야 작동하는’ 몸통 마우스
직장을 잃게 만들 수 있는 최악의 마우스는 ‘다양하고 참신한’ 컴퓨터 마우스를 제조하는 스위스의 ‘팻 세즈 나우(Pat Says Now)’의 (여자) 몸통 마우스다. 이 몸통 마우스 중 몇 개는 다양한 축구팀의 로고가 삽입된 작고 꽉 끼는 스웨터로 덮여 있기도 하지만 제품 설명서를 잘 읽어보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셔츠를 벗겨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몸통의 가슴 부위가 버튼 역할을 한다. 가슴 가운데 어딘가에 스크롤 버튼을 추가할 수도 있었겠지만, 가슴이 3개인 한정판 버전을 위해 남겨둔 듯 하다. 그리고 만약 이 마우스를 사용해도 인사과에 불려가지 않는다 해도 마냥 안심할 일만은 아니다. 분명 누군가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손들어, 마우스를 갖고 있어!"
직장을 잃게 만들 수 있는 마우스 2탄은 ‘사이버건(CyberGun)’의 시그 사우어(Sig Sauer) P230 권총을 닮은 마우스다. 실제로 총알을 발사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동료들이 여러분과 눈을 마주치지 않을 것이며, 결국 경비원이 문 밖으로 여러분을 질질 끌고 나가게 될 지도 모른다.
저주파 마우스
3번째 마우스는 바로 ‘탕코 키니쿠(Thanko Kinniku)’ 마우스다. 책상 위에 이 마우스를 올려 둔다고 해서 별 다른 문제는 없겠지만 실직의 위험은 여전하다.
이 마우스를 사용하면 부착형 전극을 통해 근육을 약간의 전기 충격으로 자극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근육이 수축하게 된다. 마치 마사지를 받는 것 같지만 사실은 다르다.
그런데 어떻게 직장을 잃게 되냐고? “죄송한데, 셔츠를 끌어 올리고 전극 위치 좀 바꿔 주실래요?” 또는 “당신이 제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은 제게 있어 매우 자극적입니다”라고 말한 후 어떻게 되는지 기다려보자.
슈퍼 마리오 마우스
지금까지 생산된 것 중 최악의 반 인체공학적 마우스는 바로 픽셀형 마리오 마우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마우스를 사용하면 반나절만에 손목 터널 증후군이 생길지도 모른다.
계산기 마우스
캐논(Canon)의 LS-100TKM 은 1990년대의 폴더폰처럼 열리면서 숨겨져 있던 계산기와 숫자 패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완벽한 보안
우리 모두는 PC가 안전하기를 바라지만 길고 복잡한 암호를 기억하거나 마우스 옆에 붙어 있는 작은 망막 스캐너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여기에서 ‘잘만(Zalman)’의 FG-1000 FPS 건(Gun) 마우스가 빛을 발한다. 설령 암호를 1234로 설정하더라도 마우스 자체의 조종 방식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절대 PC에서 데이터를 훔쳐낼 수 없을 것이다. 컴퓨터에 CIA 기밀이 저장되어 있는지 여부는 상관 없다. 악당은 마우스 왼쪽 클릭 방법을 알아내는데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불쾌한 디자인을 통한 보안이라 명명하고 싶다.
도와줘, 손에서 냄새 나!
LED 메시지 마우스(Message Mouse)는 사용 중 땀에 젖은 손바닥을 말리기 위한 팬이 달려있을 뿐만 아니라, LED를 이용해 회전하는 팬 위에 메시지를 표시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마우스는 항상 땀에 젖은 손바닥으로 가려져 있어 메시지를 볼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멍멍
사장 의자에 ‘개’가 앉아 있다. 이 대담한 마우스는 대체 누가 만든 것이며, 인도적인 차원에서도 도대체 왜 그랬는지 묻고 싶다.
버튼이 도대체 몇 개
코나미(Konami)는 마우스 겸 게임기로 팝엔 뮤직 비마우스(Pop'n Music Be-Mouse)를 개발했다. 마우스로도 사용할 수 있고, 한가할 때는 일본의 리듬 게임인 ‘팝엔 뮤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다양한 버튼을 사용해서 게임보다 더 유용한 것, 예를 들면 엑셀 매크로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심박수를 확인하자
에이수스텍(ASUSTek)의 비토(Vito) W1 마우스는 심장 박동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컴퓨터의 애플리케이션으로 결과를 보고한다. 심장 박동이 너무 빠르면 노란색 스마일 마크가 인상을 찌푸린다. 심장 박동이 너무 느리면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비토 W1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심장이 멈췄다는 사실은 쉽게 알 수 있다.
말 그대로 버그(Bug)
곤충 권익 집단이 있었다면 투명한 아크릴 수지에 진짜 곤충을 가두어 둔 이 마우스에 당장 불매운동을 펼칠 것이다. 이 사진은 딱정벌레와 거미 모델이며, 진짜 불가사리, 전갈, 게 등을 넣은 마우스도 있다. 죽은 벌레 위에 손을 올리는 것이 괜찮은 사람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