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눈에 보는 스마트 시계의 진화 과정

미모 로가(Mimo Loga ca. 1941) 1940년대 출시된 최초의 계산 기능을 가진 손목시계이다. 미모 로가는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 시계 앞면에 움직일 수 있는 대수 테이블이 장착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계산자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따라서 이동 중에 간단한 계산을 할 수 있다. 전자 계산기는 아니지만, 계산기가 달린 최초의 손목시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마지막 계산기 손목시계는 아니다. 사진: Mimo

해밀톤 풀사(Hamilton Pulsar, 1972), 타임 컴퓨터/캘큐레이터(Time Computer/Calculator, 1975) 현대적인 스마트 시계가 등장하기 이전인 1972년 세계 최초의 전자식 디지털 시계가 출시됐다. 해밀톤 풀사이다. 버튼을 누르면 원시적인 LED 디스플레이에 빨간색 숫자로 시간이 표시되는 시계이다. 해밀톤은 3년 뒤 세계 최초의 전자 계산기 시계인 타임 컴퓨터/캘큐레이터를 선보였다. 사용자는 스타일러스를 이용해 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오목한 번호 버튼이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사진: diginut

세이코 D409 도트 매트릭스 LCD 메모리 크로노그래프(Seiko D409 Dot Matrix LCD Memory Chronograph, 1983) 1982년, 몇몇 시계 제조업체들은 착용자가 임의의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 손목시계 시제품을 선보였다. 그러다 세이코가 이듬 해인 1983년 데이터뱅크형 시계인 D409 시리즈를 처음으로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다. D409 초기 모델은 전자 메모 패드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112개의 문자를 메모리로 저장해 나중에 불러낼 수 있었던 것이다. 사용자는 시계 앞면 바닥에 있는 초기 터치 스크린 LCD와 스타일러스를 이용해 문자를 입력할 수 있었다. 세이코는 1980년대 메모와 전화번호를 저장할 수 있는 유사한 데이터뱅크 시계를 계속 선보였다. 스마트 시계라고 부르기는 미흡하지만, 사용자가 정보를 입력하고 메모리를 저장할 수 있는 시계였다. 사진: Seiko

세이코 UC-2000(Seiko UC-2000, 1984) 세이코는 D409 시계를 선보인 비슷한 시기에 외장 키보드를 통해 메모리에 정보를 입력 및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 2000이라는 모델을 출시했다. 그리고 이듬 해 이를 발전시킨 UC-2000 모델을 출시했다. 옵션으로 구입할 수 있는 키보드와 프린터 장치를 이용해 시계를 디스플레이로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다. 옵션 장치와 연결을 하면 시계 디스플레이를 통해 베이직(BASIC) 프로그램을 코딩 및 실행시킬 수 있었다. 또 롬(ROM) 카트리지에서 프로그램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연결을 해제하면 기록한 메모를 확인할 수 있지만,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수는 없다. 거의 스마트 시계에 가까워진 시계라 할 수 있다. 사진: Seiko

엡손 RC-20(Epson RC-20, 1985) 엡손은 1985년 세계 최초의 진정한 컴퓨터 시계라고 할 수 있는 Zilog Z-80을 토대로 한 RC-20을 발표했다. 사용자는 ROM 주변기기를 이용해 RC-20에 여러 프로그램을 불러들일 수 있다. 그러면 지원 장치 없이도 도트 매트릭스 LCD 창에서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수 있다. 최초로 앱을 실행시킬 수 있는 시계였다고 할 수 있다. 사진: Epson

타이맥스 데이터 링크 150(Timex Data Link 150, 1994) 1980년대의 많은 디지털 시계 모델은 키보드 입력이든 컴퓨터 전송을 통한 프로그래밍이든 데이터뱅크 기능을 갖고 있었다. 타이맥스 데이터 링크 150은 컴퓨터와 시계의 무선 데이터 전송을 처음 지원한 데이터뱅크 시계이다. 즉 광 센서(Optical Sensor)를 통해 약속이나 알람을 PC에서 시계로 전송할 수 있었다. 시계를 PC 모니터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PC에 설치된 전용 소프트웨어가 모니터에 나타나고, 시계가 해석을 할 수 있는 데이터로 전송을 한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수는 없었다. 사진: Adam Harras/DigitalWatchLibrary.com

세이코 루푸터(Seiko Ruputer,1998) 엡손 RC-20이 등장하고 10년이 넘게, 손목시계형 컴퓨터 개념을 크게 발전시킨 회사가 없었다. 그러다 1998년, 일본의 세이코가 손목시계 크기의 컴퓨터인 루푸터를 출시했다. 이 손목시계형 컴퓨터는 16비트, 3.6MHz CPU, 128KB의 RAM, 2MB의 스토리지의 사양을 갖고 있었다. PC를 통해 해당 플랫폼에 맞게 개발된 프로그램을 전송 및 불러들인 후, 루푸터의 102X64 픽셀의 LCD에서 확인을 할 수 있었다. 인상적인 기술이었지만, 루푸터는 니치 제품에 머물렀다. 루푸터는 2년 후 Matsucom onHand PC라는 이름으로 미국 시장에 출시가 됐다. 사진: Seiko

IBM 리눅스 워치(IBM Linux Watch, 2000) & IBM 워치 패드 1.5(IBM WatchPad 1.5, 2001) IBM은 2000년 세계 최초로 리눅스 운영 시스템을 채택한 스마트 시계인 리눅스 워치(사진 왼쪽)을 발명하면서 스마트 시계 기술을 크게 발전시켰다. 8MB 램과 8MB 플래시 메모리, 리튬폴리머 배터리가 장착된 소형 손목시계형 컴퓨터였다. IBM은 다음 해 시티즌(Citizen)과 공동으로 워치패드 1.5 시제품을 개발했다. 역시 리눅스 운영 체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하지만 74MHz ARM CPU를 장착한 것이 차이였다. 두 모델 모두 상업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 시계 분야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사진: IBM

월드 네트워크 리미티드 웹 애니웨어(World Network Limited Web-@nywhere, 2001) 독특한 모양을 한 웹 애니웨어는 2001년 잠시 관심을 끌었다. 시리얼 포트를 통해 PC에 연결되는 도크(Dock) 장치를 이용하면 웹사이트에서 128KB의 텍스트를 전송 받아, 나중에 이동 중에 확인을 할 수 있었다. 물론 18 문자를 2줄로 표시하는 LCD를 읽는다는 것은 큰 고역이다. 웹 애니웨어를 개발한 홍콩의 월드 네트워크 리미티드는 우편 카탈로그로만 이 제품을 판매했다. 이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진: World Network Limited

파슬 FX2001 리스트 PDA(Fossil FX2001 Wrist PDA, 2002) 뛰어난 디자인의 시계로 유명한 파슬은 2002년 FX2001 리스트 PDA라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스마트 시계 사업에 뛰어들었다. FX2001은 이후 선보인 파슬 리스트 PDA 모델과는 달리 팜 OS 기반 PDA를 보조하는 제품이었다. IR(Infrared)을 통해 전송 받은 주소와 'Date Book(일정)' 등의 정보를 표시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즉 사용자가 앱을 실행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시장성에 제약이 있었다. 사진: Fossil

타이맥스 아이언맨 데이터 링크 USB(Timex Ironman Data Link USB, 2003) 타이맥스는 2003년 데이터 링크 제품군을 크게 개선했다. 이른바 '리스트앱(WristApps)'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불러들일 수 있는 아이언맨 데이터 링크 USB 시계를 선보인 것이다. 시계의 도트 매트릭스 LCD를 통해 이들 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광 전송 방법을 폐기한 것도 특징이다. 유선 USB를 통해 PC에 연결해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는 방식을 채택했다. 타이맥스는 게임과 피트니스 유틸리티 등 다양한 리스트앱을 웹사이트를 통해 제공했다. 사진: Timex

마이크로소프트 SPOT 워치(Microsoft SPOT Watches, 2004) 2000년대 초, 마이크로소프트는 SPOT(Smart Personal Object Technology)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스마트 시계 기술을 시험하기 시작했다. SPOT은 컴퓨터를 내장한 일상 전자제품에 잘 어울리는 마케팅 명칭이다. SPOT이 처음 적용된 제품이 시계였다. 일부 대도시의 FM 라디오 대역을 통해 정보를 전송하는 가입형 서비스인 MSN 디렉트(MSN Direct)를 통해 뉴스와 날씨에 대한 최신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시계이다. 그리고 2004년 순토(Sunto, 사진 왼쪽, 모델명:n3)와 파슬(Fossil, 사진 오른쪽, 모델명: AU4000)이 MSN 디렉트를 활용한 첫 시계 모델을 출시했다. 그러나 MSN 디렉트 서비스는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008년 이 서비스를 중단했다. 사진: Suunto, Fossil

파슬 FX2008 리스트 PDA(Fossil FX2008 Wrist PDA, 2005) 파슬은 리스트 PDA를 발표한 2002년 더 정교한 팜 OS 기반의 손목시계형 컴퓨터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를 했다. 팜 기반 앱이라면 어떤 앱이라도 실행시킬 수 있는 '다재 다능한' 스마트 시계였다. 그러나 생산과 관련된 문제로 2005년초가 되어서야 이 팜 기반 리스트 PDA를 출시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FX2008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제품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사진: Fossil

시티즌 아이버트 W700(Citizen i: Virt W700, 2007) 파슬이 PDA의 보조적 기능을 하는 첫 스마트 시계를 개발한 동안, 시티즌은 블루투스를 이용해 휴대폰에서 데이터를 가져오는 첫 스마트 시계를 개발했다. 그리고 아이버트 W700이라는 모델명으로 2007년 일본에서 첫 출시를 했다. 시티즌은 이후 3년간 블루투스 기술이 구현된 스마트 시계를 계속 선보였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사진: Citizen

아이팟 나노 6세대와 그리핀 슬랩(Griffin Slap, 2010) 특이하게, 현대적인 스마트 시계 시대는 스마트 시계가 아닌 사각형의 초소형 아이팟 나노 6세대가 출시된 2010년 시작됐다. 아이팟 액세서리 업체인 그리핀 테크놀러지(Griffin Technology)는 아이팟 나노 6세대가 공개되자마자 사용자들이 나노를 손목시계처럼 착용할 수 있는 슬랩(Slap)이라는 새로운 케이스를 발표했다. 그리고 한 달 뒤, 미국의 소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가 'TikTok + LunaTik'이라는 나노용 손목시계줄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 1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이는 킥스타터 프로젝트 가운데 신기록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클라우드 펀딩 플랫폼이 주류에 편입된 사례이기도 하다. 이후 아이팟 나노와 시계줄을 결합한 형태의 많은 스마트 시계 견본이 공개됐다. 현재는 애플이 독자적으로 스마트폰을 개발할지 관심이 쏠려있는 상태이다. 사진: Apple

소니 스마트 시계(Sony SmartWatch, 2012) 소니 에릭슨(Sony Ericsson)은 2010년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하는 소형 OLED 기반 손목 장착형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소니는 2년 뒤 이 개념을 스마트 시계로 바꿨다. 그러나 사실상 차이가 없었고, 평가는 더 좋지 않았다. 그러나 둘 모두 성공적이지는 못했지만 거대 전자 제조업체가 스마트 시계를 시도했다는 데서 주목할 만 한다. 사진: Sony

페블 이페이퍼 워치(Pebble E-Paper Watch, 2013) 2012년 초,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페블 테크놀러지(Pebble Technology)는 킥스타터 프로젝트를 통해 이페이퍼(E-Paper) 스마트 시계의 시장화를 추진했다. 페블은 배터리 수명이 길고, 블루투스를 이용해 아이폰은 물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동이 되는 전자잉크(E-ink) 디스플레이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제품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킬 수 있다. 시계 기능은 기본이다. 페블 테크놀러지는 최초 킥스타터를 통해 10만 달러를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실제로는 1,000만 달러 이상의 자본을 유치할 수 있었다. 페블은 올해 1월 이후로 출시를 늦췄고, 아주 소량의 제품을 출하할 수 있었다. 페블의 스마트 시계와 최근 언론의 주목을 받은 아이워치(iWatch)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마침내 스마트 시계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사진: Pebb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