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림'해지기 위한 경쟁 : 믿을 수 없을 만큼 얇아진 노트북의 역사

오스본 1 (Osborne 1, 1981) 최초의 이동형 컴퓨터는 1981년에 생산된 오스본 1이다. 26.2파운드(약 12Kg)의 무게와 8.5인치(약 21cm) 길이를 가진 재봉틀 기계만한 규모였으며, 2개의 플로피 드라이브와 5인치의 스크린, 손잡이와 추가 배터리 팩을 갖추며 1,795 달러의 높은 가격에 판매되었다. 슬림과 섹시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지만, 오스본 1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서나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는 꿈의 기계라 불렸다. 오스본 1은 굉장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그리드 컴파스 1100 (GRID Compass 1100, 1982) 그리드 컴파스는 1982년 출시되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인 첫 노트북이라고 여기고 있다. 현재와 비슷하게 접히는 스크린을 사용하는 디자인을 채택한 최초의 기기였다. 무게는 12파운드이며, 현재는 하드 드라이브 기술로 대체되어 사용하지 않는 “버블 메모리” 저장 방식을 사용하였다. 내장 플로피 드라이브가 없었으며 전원 연결을 위한 콘센트가 필요했다. 가격은 무려 8,150달러였으며, 처음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사용되었다. 불편한 점은 많았지만 아직까지도 노트북 디자인의 시초로 평가되고 있다.

IBM PC 컨버터블 (IBM PC Convertible, 1986) 1986년 IBM에서 처음 출시한 노트북은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다. 이 노트북은 IBM 컴퓨터 중에서 최초로 2.5인치 플로피 드라이브를 갖추었다. (IBM PC 컨버터블 5140은 2개의 2.5인치 플로피 드라이브를 가지고 있었다.) 2,000달러나 되는 가격으로 판매되었으며, 13파운드의 무게에 배터리로 전원을 공급받았다. 메모리는 256KB였으며, 640KB까지 확장할 수 있었다. 전원 연결 방식에서 배터리 방식으로 옮겨간 것은 큰 발전이었다.

컴팩 SLT/286 (Compaq SLT/286, 1988)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컴팩 SLT/286은 굉장히 소형화되었으며, 탈부착식 키보드가 특징이었다. 이 노트북은 처음으로 640x480 해상도의 VGA 디스플레이를 갖추었다. 20MB 또는 40MB 하드 드라이브와 추가적으로 2400bps 내장 모뎀을 제공하였으며, 배터리 수명은 3시간이었다. (추가적으로 129달러에 2파운드 무게의 백업용 배터리 팩을 구매할 수 있었다.) 14파운드라는 전혀 가볍지 않은 무게에 지금의 데스크톱보다도 큰 8.5인치의 두께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당시에는 상당히 작은 크기였으며 혁신적인 디스플레이로 기억되고 있다.

NEC 울트라라이트 (NEC UltraLite, 1988) NEC 울트라라이트는 현재의 노트북과 비슷한 최초의 기기일 것이다. A4 종이만한 크기에 단지 4파운드라는 무게 덕분에 처음으로 “노트북”이라는 이름이 불리게 되었다. 1988년에 출시될 당시 MS-DOS를 사용했다. 높은 이동성에도 불구하고 하드 드라이브의 부재, 상대적으로 느린 8086 프로세서의 장착, 그리고 최고 5,000달러에 달하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상업적으로 큰 성공은 거두지 못하였다. 하지만 울트라라이트는 작고 가벼운 노트북의 출현을 예고했다.

애플 파워북 100 (Apple PowerBook 100, 1991) 15.8파운드의 맥 포터블(Mac Portable)이 있었기에 애플 최초의 노트북은 아니지만, 파워북 100은 실질적인 첫 맥 노트북이다. 5.1파운드의 무게와 1.8인치의 두께에 이전 모델보다도 저렴한 2,300달러의 가격으로 1991년 세상에 나왔다. 9인치의 이 노트북은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였고, 작은 배터리를 장착하였으며, 내장 플로피 드라이브를 제거했다. 또한 트랙볼(trackball)을 사용하였다.

도시바 포티지 T3400 (Toshiba Portege T3400, 1993) 포티지 T3400은 과거 니켈수소(NiMH) 배터리보다 무게와 수명 모두 뛰어난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최초의 노트북이다. 도시바는 7.8인치의 TFT 스크린을 채택하여 전력 소비를 줄였다. 포티지 T3400은 4파운드의 무게에 4.5시간의 배터리 수명을 자랑했다.

DEC 하이노트 울트라 (DEC HiNote Ultra, 1994) 1인치 두께와 4파운드 이하의 무게를 가진 하이노트 울트라의 등장으로, 처음으로 얇고 가벼운 노트북이 탄생하게 되었다. 하이노트 울트라는 11.1인치 단색 디스플레이, 4MB 메모리, 340MB 하드 드라이브라는 그 당시 대단한 스펙을 가지고 있었다. MS-DOS와 윈도우 워크그룹 3.11을 지원했고, 컴퓨서브(CompuServe)가 설치되어 있었다. 1994년에 출시된 이후 이 노트북은 새로운 표준이 되었다.

도시바 리브레토 20 (Toshiba Libretto 20, 1996) 이 서브 노트북은 6.1인치의 화면에 486 프로세서, 270MB 하드 디스크를 가진 혁신적인 기기였다. 리브레토 20은 윈도우 95를 지원하는 최초의 노트북이었음 무게는 2파운드 이하였다. 윈도우 95의 등장은 노트북 디자인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표준화된 전력 관리 시스템은 리브레토와 같은 작은 노트북뿐만 아니라 큰 노트북에서도 배터리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게 했다.

소니 바이오 C1 픽쳐북 (Sony VAIO C1 PictureBook, 1998) 소니의 바이오 C1 픽쳐북은 8.9인치 디스플레이에 2.2파운드 무게를 가진 이동성이 뛰어난 기기였다. 윈도우 98과 함께 3.2GB 하드 드라이브, 64MB 메모리에 0.27메가픽셀 웹캠까지 장착하고 있었다. 소니는 CD-ROM과 플로피 드라이브를 제거해 픽쳐북을 1.2인치 두께로 만들었다. 더 얇은 노트북을 만들기 위해 광학 드라이브를 빼는 전략은 요즘에도 이용된다.

소니 바이오 x505 (Sony VAIO x505, 2003) “505 익스트림”이라고도 알려진 소니 바이오 x505는 시대를 앞서간 제품이었다. 메인보드의 크기를 줄인 덕분에 X505의 두께는 전면부의 경우 맥북 에어(MacBook Air)보다도 작은 0.4인치, 후면부는 0.8인치였다. x505는 그 시대에 가장 가벼운 1.8파운드였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이라 칭했던 x505는 1024x768 픽셀의 10.4인치 디스플레이, 1GHz 인텔 펜티엄 M 프로세서, 탄소섬유 혹은 니켈 도금 탄소 케이스가 특징이었다.

삼성 Q1 (Samsung Q1, 2006) Q1은 태블릿과 비슷한 특징을 지닌,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의 울트라 모바일 PC(Ultra Mobile PC) 스펙을 가진 최초의 기기였다. 얼마나 작을까? Q1은 1.7파운드의 무게에 너비 9인치, 높이 5.5인치, 두께 1.25인치였다. Q1의 첫인상은 크기와 모양으로 보았을 때 그림 그리는 장난감과 비슷했다. 800x480픽셀의 7인치 화면인 Q1을 비롯한 다른 UMPC들은 좁은 화면과 1,000달러를 훌쩍 넘는 높은 가격으로 인해 제조사들이 원했던 만큼 널리 사용되지는 않았다.

아수스 Eee PC 700 (Asus Eee PC 700, 2007) 아수스 Eee PC 700과 함께 출발한 넷북은 저비용으로도 이동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Eee PC 700의 장점은 7인치 스크린과 2파운드 무게, 그리고 3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이었다. Eee PC 700의 두께는 1.4인치로, 광학 드라이브가 없다는 점도 넷북을 얇고 가볍게 만들어 주었다.

애플 맥북 에어 (Apple MacBook Air, 2008) 애플 맥북 에어의 매끈하고도 굉장히 얇은 디자인은 다른 대부분의 노트북을 두껍고 낡은 박스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1.8인치의 작은 하드 드라이브와 소형화된 인텔 코어 2 듀어 프로세서의 도움으로, 3/4인치 둒에서 0.16인치로 얇아지는 맥북 에어는 알루미늄 도금과 함께 슬림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델 아다모 (Dell Adamo XPS, 2009) 맥북 에어에 대한 대응으로, 델은 기존 아다모의 이동성을 높이고 획기적으로 슬림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아다모 XPS는 많은 찬사를 받은 수준 높은 디자인을 가지게 되었지만, 너무도 짧은 배터리 수명과 1,800달러라는 가격으로 인해 맥북 에어의 경쟁자가 되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판매 저조로 델은 아다모 프로젝트를 접어야만 했다.

삼성 시리즈 9 (Samsung Series 9, 2011) 많은 노트북들이 맥북 에어를 뛰어넘으려고 노력했지만 삼성 시리즈 9의 스펙과 디자인을 따라올 수 있는 모델은 없었다. 2011년 중반 신형 맥북 에어가 나오기 전까지 시리즈 9은 대용량 메모리, 키보드 백라이트, 최신 인텔 프로세서를 특징으로 내세우며 슬림형 노트북 계를 평정했다. 시리즈 9은 머리카락 정도의 두께에 맥북 에어보다고 가볍다. 얇아지기 위한 경쟁은 계속된다!

델 XPS 15z (Dell XPS 15z, 2011) 넓은 화면과 강력한 프로세서를 탑재하고도 슬림을 추구할 수 있다. 델 XPS 15z는 15.6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추고도 0.97인치의 두께를 가졌다. Networkworld는 맥북 프로와 비교해 XPS 15z의 매력적인 가격과 뛰어난 디자인을 칭찬하는 리뷰를 작성하기도 했다.

미래의 슬림 노트북 최근 소니 바이오 Z, 아수스 UX21 등 초박형 고성능 노트북들이 소개되면서, 새로운 개념의 노트북인 울트라북(Ultrabook)이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소문에 의하면 애플 맥북 프로의 새로운 버전은 더욱 얇은 두께로 출시될 것이라고 한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점 더 얇은 스크린, 작은 배터리, 소형화된 프로세서를 생산하게 되면서 얇은 노트북을 만드는 추세는 계속 될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지난 30년간의 노트북 디자인 발전을 보았을 때 앞으로 대단하고도 멋진 노트북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