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28
“미래가 보인다” 2016년 가장 강력하고 경이로운 PC 하드웨어 모음
Brad Chacos | PCWorld
많은 전문가들이 연이은 하락세를 근거로 PC 시장이 지금쯤 죽음의 문턱에 서 있을 거라고 전망했지만, 2016년 PC는 강력한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가상현실,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의 부상, 그리고 (뜻밖에도) 최고급 컴퓨팅의 부활이라는 호재를 만난 PC 시장에서는 최첨단 혁신과 한계를 넓히는 하드웨어의 발전이 일 년 내내 쏟아져 나왔다.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PC 업계에 그나마 빛을 비춰주는 존재는 게이머와 마니아들이다. 업체들도 앞다퉈 강력한 장비들을 출시했고, PC에 대한 이들의 헌신은 어느 정도 보답을 받은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서론은 이쯤에서 접고 이제 탐나는 장비들을 구경해 보자. editor@itworld.co.kr
가상현실 헤드셋
미래의 PC 역사학자들은 2016년을 가상현실이 정말 현실화된 해로 기억할 것이다(이대로 가다가 시장이 거꾸러지지만 않는다면). 가상현실은 실로 놀라운 기술이다. 지난 봄 일주일이 채 되지 않는 간격으로 오큘러스 리프트와 HTC 바이브가 연달아 출시됐고, 이러한 가상현실 헤드셋의 파급 효과는 잠시 후 살펴볼 PC 그래픽이 더욱 강화되는 기폭제가 됐다.
두 가지 가상현실 헤드셋 중에서 PCWorld는 "룸 스케일(room scale)" 경험을 제공하는 HTC 바이브를 더 선호한다. 룸 스케일을 통해 가로세로 각 4.5m의 공간에서 가상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실제 자신의 손을 사용해서 사물을 만지고 조작할 수 있다. 분명히 말해 두자면 바이브와 리프트는 제대로 갖추려면 800달러나 들며, PCWorld는 '아직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상현실 헤드셋 구매를 권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환상적인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앞으로 게임은 물론 실용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온갖 종류의 혁신적 경험과 사용 사례가 쏟아져 나올 것은 분명하다. 가상현실은 이 세계에 지워지지 않을 족적을 남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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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의 10코어 괴물
인텔 코어 i7-6950X는 세계 최초의 소비자용 10코어 프로세서다. 코어별 오버클럭 기능과 새로운 터보 부스트 맥스 3.0 기능으로 어느 코어가 "최고"의 코어인지 식별하고 해당 코어를 다른 코어보다 더 높은 클럭 속도로 작동해 싱글 스레드 애플리케이션 성능을 높인다. 간단히 표현하자면 괴물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가격도 괴물급인 1,723달러다. 이 정도면 리프트와 바이브를 모두 살 수 있는 돈이다. 최첨단을 누리면서 살려면 돈이 많이 든다. 특히 최고급 컴퓨팅 분야에서 인텔의 실질적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더 그렇다. AMD의 새로운 라이젠 프로세서가 출시되려면 아직 더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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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지포스 GTX 10 시리즈
몇 년째 28nm 공정 기술에 머물러 있던 엔비디아와 AMD가 한 세대도 아니고 두 세대 공정 발전을 한꺼번에 이뤄내 각각 16nm와 14nm 노드를 달성했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5월 600달러짜리 고성능 지포스 GTX 1080을 공개하며 새로운 세대의 그래픽 카드 공세를 개시했다. GTX 1080은 전력과 성능 효율성 면에서 이전 세대의 타이탄 X에 비해 30%, GTX 980에 비해서는 무려 70% 우수하다. 놀라운 수치다.
더 놀라운 것은 그 GTX 1080보다 30% 더 빠른, 새로운 1,200달러짜리 타이탄 X 파스칼(Pascal)이다. 최신 게임을 완전한 4K 해상도로 구동할 수 있는 최초의 그래픽 카드다. 모든 그래픽 설정을 최대치 올려도 게임의 금본위인 초당 60프레임을 유지한다.
엔비디아 GTX 10 시리즈 그래픽 카드를 두 단어로 요약하면? “게임 종결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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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라데온 RX 480
GTX 10 시리즈가 그래픽 카드 경쟁을 종결했다고는 하지만, 메인스트림 그래픽 카드 분야는 이야기가 다르다. AMD는 새로운 RX 400 그래픽 카드 시리즈, 라데온 RX 460, RX 470, RX 480으로 핵심 시장인 250달러 미만의 가격대를 공략했다. 라데온 RX 470의 상대적 가치는 다소 의문스럽고, RX 460은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50이 나오면서 사실상 경쟁력을 잃게 됐지만 라데온 RX 480만큼은 말 그대로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지금까지 200달러 미만의 그래픽 카드 중에서 4GB 라데온 RX 480만큼의 가격대비 성능을 제공한 카드는 없었다. RX 480은 1080p 울트라 설정에서 60fps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2560x1440 해상도에서도 상당히 뛰어난 결과를 보여주며, 무엇보다 가상현실 환경을 지원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제공한다. RX 480이 나오기 전에는 가상현실을 지원하는 카드는 최소 350달러 이상 가격대였다. AMD의 새로운 챔피언 RX 480은 200달러 그래픽 카드를 통해 가능한 것을 새롭게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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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지포스 그래픽
엔비디아의 노트북 그래픽 칩에서 최초로 "M" 표기가 사라졌다. GTX 10 시리즈 파스칼 GPU 아키텍처의 미친듯한 전력 효율성 덕분에(위에 게임 종결자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해보라) 엔비디아의 노트북 그래픽이 데스크톱 버전에 필적하는 성능(10% 이내의 차이)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 성능으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온갖 종류의 노트북 사용 사례가 가능해졌다. 이제 GTX 1080이 탑재된 노트북을 구입해서 이동 중에도 4K 해상도를 즐기거나 1.8kg대의 가벼운 GTX 1060 노트북으로 매끄러운 1080p 게임과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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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노트북
압도적인 화질의 OLED 디스플레이는 TV에는 꽤 오래 전부터 사용됐지만, 2016년부터는 씽크패드 X1 요가, 에일리언웨어(Alienware) 13 등 노트북에도 탑재되기 시작했다. OLED 화면은 전통적인 LED 디스플레이에 비해 더 선명하고 에너지 효율적이다. 그러나 진정한 강점은 바로 명암 표현에 있다. OLED는 LCD보다 훨씬 더 풍부한 컬러, 그리고 나란히 두고 보면 LCD의 블랙이 회색으로 보일 정도로 깊고 짙은 블랙을 재현한다.
OLED 디스플레이의 놀라운 화질은 실제 눈으로 봐야만 제대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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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라우터
2016년에는 여러 업체가 집 중앙에 단독으로 위치하는 라우터가 아닌, 여러 소형 기기가 팀 형태를 이뤄 와이파이 신호를 집 구석구석에 퍼뜨리는 "메시 네트워크" 라우터를 출시했다. 초기에는 이로(Eero)와 루마(Luma)가 길을 텄지만, 지금까지 나온 최고의 메시 라우터는 구글 와이파이(Google Wifi)다. 와이파이 데드존을 완전히 없애주어 홈 네트워크를 쉽게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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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SSD
스토리지 드라이브도 2016년에 끊임없이 한계를 넓혔다. SSD는 지금까지 전통적인 하드 드라이브 영역으로 여겨졌던 용량에 도달했다.
점에 있는 제품은 삼성 850 Evo로, SATA 인터페이스의 한계치에 이르는 데이터 전송 속도와 무려 4TB의 스토리지 용량을 제공한다. 엔터프라이즈 사용자는 더 강력한 기능으로 무장한 SSD도 구할 수 있다. 위 사진의 삼성 PM1633a는 무려 15.36TB의 용량을 제공하며 가격도 1만 달러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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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SSD
삼성은 2016년에 SSD의 용량만 늘린 것이 아니라 속도도 높였다. 주인공은 삼성 적층 V-NAND의 집적도와 NVMe 사양을 결합한 PCIe SSD인 960 프로다. 이런 기술 전문 용어가 머리 아픈 사람을 위해 요약하자면 960 프로는 아난드테크(AnandTech), 테크 리포트(Tech Report), 아스테크니카(ArsTechnica)의 모든 테스트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매체들은 모두 960 프로를 역대 가장 빠른 SSD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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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의 SSD
이건 또 무슨 마술일까? 지난 7월 AMD는 "솔리드 스테이트 그래픽(solid-state-graphic)" 기술을 탑재한 새로운 전문가용 그래픽 카드를 발표했다. 기본적으로 고속 NAND 메모리가 GPU 코어에 붙어 있는 형태다. 현재 전문 그래픽 카드의 최대 온보드 RAM 용량은 32GB지만 AMD는 SSG를 통해 테라바이트 단위의 메모리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게이머에게는 무의미한 차이지만 크리에이티브와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지각 변동을 일으킬 만한 기술이다. 이 정도 메모리라면 예를 들어 4K 이상 영상의 실시간 편집이 훨씬 더 용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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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게이트의 슈퍼 하드 드라이브
전통적인 하드 드라이브도 가만히 앉아서 SSD의 맹공을 당하지만은 않았다. 삼성이 대용량 Evo SSD를 발표한 불과 일주일 후, 시게이트는 10TB 바라쿠다 프로(Barracuda Pro)를 공개했다. 소비자용 하드 드라이브로서는 역대 최대 용량이고 PCWorld의 풀 너드(Full Nerd) 팟캐스트에서 올해 최고의 스토리지로 선정됐다. 용량만 우수한 것도 아니었다. 전통적인 하드 드라이브로서는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가 선정 요인이었다.
시게이트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USB로 전원 공급이 가능한 휴대용 하드 드라이브와 노트북용 2.5인치 슬림 드라이브에도 5TB의 용량을 짜 넣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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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급 올인원 PC
오래 전부터 PC 마니아들은 올인원 PC를 무시해왔다. 노트북 수준의 부품에 업그레이드하기도 어려운 기계라는 인식 때문이다. 2016년에는 부티크형 PC 제조업체들이 데스크톱 하드웨어를 타협없이 탑재하고(예를 들어 앞서 소개한 인텔 코어 i7-6950X, 엔비디아의 타이탄 X 등) 일정 부품이라도 업그레이드 가능한 고성능 올인원을 출시하면서 이런 오명을 어느 정도 씻어냈다. 물론 좁은 내부 공간은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오리진 옴니(Origin Omni), 디지털 스톰(Digital Storm)의 오라(Aura)와 같은 시스템은 진정한 최초의 마니아급 올인원이다. 올해의 반가운 소식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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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브리스톨 릿지 APU
AMD의 메인스트림 브리스톨 릿지 APU(연산 코어와 라데온 그래픽을 하나의 칩에 결합한 부품)는 새로운 젠(Zen) 아키텍처 기반은 아니고, AMD의 기존 엑스카베이터(Excavator) CPU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 또한 완성형 PC에만 들어가므로 아직 이 APU를 단독으로 구입할 수도 없다. 그러나 브리스톨 릿지는 보급형 APU부터 라이젠 칩까지 모두 장착되는, 2017년부터 대중화될 AMD의 새로운 통합 AM4 소켓을 지원하는 최초의 시리즈인 만큼 이 기사에 포함될 가치는 충분하다.
각 제품마다 따로 사용되던 AM2, AM3, AM3+, FM2, FM2+ 소켓의 시대는 이제 끝나고, AM4의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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