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MS 서피스 허브 “2% 부족한 협업용 초대형 태블릿”

PCWorld
2만 1,999달러에 새로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허브는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다.

물론 허브의 84형 4K 터치스크린과 양 측면에 배치된 1080p 카메라, 화상 회의, 그리고 완전한 윈도우 10 기능은 패키지 자체로 보면 상당히 인상적이다. 특히 사무실의 벽 한쪽을 꽉 채우는 크기는 압도적이다. 사실 허브 자체가 벽이라고 할 만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 허브는 말 그대로 ‘거대’하다. <이미지 : Mark Hachman>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는 서피스 허브 "버전 1.0"에는 대부분의 고객이 기대했음직한 기능들이 빠져 있다. 우선 공동 쓰기(co-inking) 기능이 없다. 프레젠테이션을 저장할 수 있지만 최종 이미지로만 저장이 가능하다. 협업 과정의 오디오 또는 "레코딩"을 저장할 수 없다. 코타나가 없다. 윈도우 10의 "스냅" 기능을 이용해 창을 이동할 수 있지만 동시에 두 개의 창만 표시할 수 있다.

하나하나 보면 결정적인 단점까지는 아니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 이 제품을 공개하고 15개월이 지나도록 허브의 생산성 보강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서피스 허브는 필자가 지난 주 열린 샌프란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빌드에서 보기 직전에 출시됐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일부 기능의 생략에 대해서는 그 의도를 명확히 밝혔다.

서피스 허브는 크기를 늘린 서피스 태블릿이 아니다
서피스 허브를 몸집이 큰 서피스 태블릿이라고 생각한다면 틀렸다. 서피스 허브는 개인용이 아닌 공용 기기다.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허브에는 영구 로컬 스토리지가 없다. 예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허브의 내장 카메라가 사용자를 인식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실제 제품에서는 그 기능이 빠졌다. 허브가 있는 사무실에 들어가면 팀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백지 상태로 준비되고 사무실에서 나가면 작성된 내용은 모두 자동으로 지워진다.

가까이에서 본 인터페이스. 로그아웃을 하거나 회의를 종료하면, 서피스 허브는 10초 카운트타운을 하고 모든 내용을 삭제한다. 그리고 다음 사용자를 위해 리셋된다. <이미지 : Mark Hachman>

허브가 있는 방에 들어가면 전화(Call), 화이트보드(Whiteboard), 연결(Conncect)의 3가지 앱이 포함된 빙과 비슷한 로그인 화면이 표시된다. 용도에 맞게 수정되긴 했지만 익숙한 오피스 앱인 기업용 스카이프, 원노트가 있고, 다른 디스플레이를 연결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기본 애플리케이션으로 부족한 경우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 연결해서 관리자가 승인한 UWP 앱을 다운로드할 수도 있다.

허브 안을 들여다 보는 것은 마치 창을 보는 것 같다. <이미지 : Mark Hachman>

하드웨어를 보자. 필자가 본 2만 1,999달러짜리 84형 모델의 경우 약 117 x 220 x 10cm의 크기에 무게는 127kg이다. 내부는 온전한 PC다. 4세대 코어 i7 칩(놀랍게도 정말 하스웰임), 워크스테이션급 엔비디아 쿼드로 K2200 그래픽, 120Hz 4K(3840x2160) 디스플레이, 128GB SSD, 8GB RAM을 탑재했다. (더 작은 8,999달러짜리 55형 모델의 경우 1080p 해상도에 4세대 코어 i5를 탑재했지만 이 정도도 상당한 고성능이다.) 연결 기능으로는 이더넷, 802.11ac 와이파이, 블루투스 4.0, NFC, 미라캐스트가 포함된다. 미라캐스트는 허브에서 제공하는 유일한 무선 디스플레이 연결 기능이다.

디스플레이의 측면에는 서피스 허브 카메라가 있다. <이미지 : Mark Hachman>

특이한 점은 디스플레이 측면, 설치 시 눈높이에 해당하는 위치에 장착된 2개의 1080p 광각 카메라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이 카메라를 강조하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카메라의 위치가 높기 때문에 화상 회의를 할 때 상대방과 직접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100도에 이르는 카메라 화각으로 대형 디스플레이에 화면을 표시하니, 거의 1:1로 만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여러 사람들이 있는 방 안 전체 모습을 보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 상태에서는 화상 회의 기기보다는 방 안들 들여다보는 창문처럼 느껴진다.


협업 측면의 단점
어쨌든 서피스 허브를 보면서 든 생각은 모든 구성원이 방 안에 있을 때 가장 빛을 발한다는 점이다. 누군가가 차로 이동 중이거나 집에 있는 경우에는 곤란하다.

허브를 통해 다른 사람 또는 다른 회의실에 전화를 거는 과정은 예상할 수 있듯이 매끄럽다. 이미지는 넓은 화면을 꽉 채운다. 전화를 걸어 동시에 연결 가능한 수는 확실치 않지만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최대 250명의 사람들과 연결할 수 있다. 이는 기업용 스카이프의 최대 연결 수와 동일하다. 또한 연결 앱을 통해 노트북을 허브에 연결한 다음 전화 앱으로 화면을 공유할 수 있다.
 

서피스 허브를 통한 화상회의는 화면의 모서리에 위치하며, 나머지 공간은 화이트보드나 다른 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미지 : Mark Hachman>

두 개의 앱만 스냅이 가능하므로(84형이라는 넓은 화면 공간에서 두 개는 너무 인색하다) 화면에서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작업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전화 걸기는 언제든 가능하므로 결과적으로 이것이 세 번째 창이 된다. 팀이 소수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지만 동시에 할 수 있는 일이 몇 가지 없다는 것은 단점이다.

그 몇 가지 없는 것 중 하나가 화이트보드 앱이다. 이 앱에서는 3명이 언제든 화면에 쓸 수 있다. 허브의 양쪽에 고정되는 펜 한 쌍이 기본 제공된다. 펜 집에서 펜을 꺼내면 화이트보드가 실행된다. 화면 하단에 아이콘이 나타나므로 잉크 색을 비롯한 여러 가지 펜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서피스 펜과 달리 서피스 허브 펜에는 다른 버튼은 없지만 뒤집어서 지우기는 가능하다. 화려한 아이콘이나 브러시 무늬 또는 디지털 스티커 등은 화이트보드에 없다. 각 펜마다 5개 색상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디지털 잉크 사용을 위한 라소 툴이 제공된다.

허브는 100포인트 터치를 지원하므로 여러 명이 동시에 보드를 손으로 조작할 수 있다. 꼬집기와 확대 제스처도 당연히 지원된다. 또한 화이트보드 앱은 "무한 캔버스"이므로 끝없이 계속 그릴 수 있다.

서피스 허브의 화이트 보드 앱은 기본적인 그리기 기능을 제공한다. <이미지 : Mark Hachman>

그러나 원노트와 비교하면 화이트보드의 단점이 눈에 띈다. 다른 일부 디지털 화이트보드와 달리, 아이디어의 발전 과정을 정확히 볼 수 있도록 디지털 잉킹 과정을 레코딩하는 기능이 없다. 최종 결과물인 PNG 파일 또는 원노트 문서는 비유하자면 동굴 벽화 정도에 불과하다. 기껏 이 파일을 원격 작업자에게 이메일로 보내는 것이 전부다. 화이트보드 앱에는 오디오 녹음 기능도 없다.

다만 연결 앱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연결 앱에서는 방 안의 누구나 무선으로 허브에 연결해 허브를 조작할 수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은 서피스(또는 루미아 폰)를 손에 들고 있지 않아도 프레젠테이션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허브에서 노트북과 그 안에 저장된 모든 파일을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다. 다만 프레젠테이션에서 화이트보드 앱으로 이미지를 끌어오지 않는 한 다른 사용자가 프레젠테이션에 공동으로 쓰는 작업은 할 수 없다. 또한 공동으로 작성한 이미지를 프레젠테이션으로 가져오는 작업도 수동으로 해야 한다.

서피스 허브의 간소화된 시작 메뉴 <이미지 :Mark Hachman>

코타나가 빠진 것은 의도적인 선택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기기 그룹 디렉터인 그렉 설리번은 코타나가 "개인용 환경"이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일종의 그룹 관리자 형태의 코타나 버전을 만들지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360도 동영상을 텔레스트레이터(telestrator) 앱과 함께 사용하는 것은 가능은 하지만 이상적이진 않다. <이미지 : Mark Hachman>

서피스 허브는 공용 리소스이므로 윈도우 스토어는 당연히 IT 부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제한적으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설리반을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3D 개체의 기본 형태를 스케치하는 과정의 일부로 디지털 잉킹을 직선으로 변환하는 지멘스(Siemens) 앱을 시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허브를 개인용으로 구매할 일은 없을 것이다. 8,999달러짜리 55형 버전과 2만 1,999달러짜리 84형 버전은 현재 기업 회의실에 사용되는 화이트보드와 화상 회의 시스템을 대체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

엑스박스 원을 몰래 가지고 출근한다면 모를까, 업무 시간이 끝난 후 서피스 허브에서 바로 헤일로(Halo)를 즐길 사람은 어차피 없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