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넥서스 6P, 순정 안드로이드 폰의 '모범 답안'

Greenbot
필자는 넥서스 6P를 처음 받았을 때만 해도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반해 있다.

사실 구글이 이렇게 매력적인 넥서스 폰을 만들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넥서스 기기는 삼성, HTC 또는 LG 스마트폰에 비해 항상 무언가, 특히 중요한 기능이 빠져 있거나, 또는 버라이즌 통신사에서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관심조차 둔 적이 없다.

안드로이드는 작년 한 해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더 이상 오픈 소스 지뢰밭이 아니다. 구글은 여러 기기 간에 일정 수준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이제 일관성에 따르지 않는 기업은 커뮤니티에서 배척될 정도다. 대대적인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제 구글도 다른 제조업체의 최신 폰에 뒤지지 않는 강력한 하이엔드 주력 스마트폰을 보유하게 됐다.

프리미엄 넥서스 기기를 찾던 이들의 해답이 될 넥서스 6P.

넥서스 6P에서 “P”는 “프리미엄(Premuim)”을 의미한다. 화웨이는 그 의미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넥서스 6P를 만들었다. 알루미늄 프레임은 마치 세련된 스포츠 코트 차림의 조지 클루니처럼 고급스러우면서도 요란하지 않다. 여성이 사용해도 스타일이 살아난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전체적으로는 삼성 갤럭시 S6 엣지가 조금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넥서스 폰의 디자인 기준이 높아졌다는 사실은 반가운 부분이다. 특히 500달러라는 가격을 감안하면 싸구려 플라스틱 재질은 용납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5.7인치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클 정도는 아니다.

엄청나게 얇은 두께는 무선 충전이 빠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구글은 제품의 얇은 두께를 유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무선 충전 기능을 뺐다고 밝혔다.

넥서스 6P에는 소소하게 마음에 드는 점이 많다. 양쪽 모서리에 작고 얇은 플라스틱 안테나 스트립이 있고, 왼쪽 상단에는 작은 LED 알림 표시등이 있다. 음량이 풍부한 스테레오 스피커는 음악을 재생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왼쪽에는 나노 SIM 슬롯이 있고 오른쪽에 위치한 볼륨 로커와 전원 버튼은 적당히 아래쪽에 있어 손을 억지로 늘리지 않고도 조작이 가능하다.

후면의 지문 인식기.

지문 인식 기능은 속도와 편리성 모두를 충족했다.

후면의 지문 인식기는 반응성이 매우 뛰어나다. 지문을 등록하고 손가락을 갖다 대면 1초 만에 폰 잠금이 풀리고 홈 화면이 열린다. 지문 인식기의 위치는 호불호가 갈리지만 갤럭시 S6처럼 기기 전면에 있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위치다. 다만 폰을 탁상 위에 둔 상태로 자주 사용하는 사람은 불편할 수 있다. 이 상태에서는 측면의 전원 버튼을 누른 다음 암호나 패턴을 입력해 잠금 화면을 해제해야 한다.

넥서스 6P는 패블릿 사이즈로 분류되나 전작 넥서스 6에 비해서 그다지 크지 않다.

크기 문제도 있다. 5.7인치의 넥서스 6P는 결코 아담한 폰이 아니며 “패블릿” 영역에 속한다. 작년의 넥서스 6만큼 휴대 자체가 버거운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히 크다. 필자의 재킷 주머니에는 대부분 맞지 않고 무게감도 좀 있다. 주머니가 아예 없는 요즘 여성용 바지에는 영 불편하다. 다만 필자의 경우 오랜 시간 손에 들고 사용해도 편안했기 때문에 이러한 점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더 작은 폰을 원한다면 넥서스 5X를 선택하면 된다.

뒷면에 볼록 나온 카메라 하드웨어 부분. 실제로 보면 거슬리지 않는다.

넥서스 6P 뒷면에 불룩 나온 부분은 유출된 이미지만큼 심하지는 않다. 카메라 하드웨어가 들어간 부분 덕분에 뒷면은 스마트폰보다는 얇은 디지털 카메라를 연상시킨다. 사용자가 기기의 뒷면 모양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기기를 사용할 때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면이기 때문이다. 넥서스 6P의 뒷모양은 다른 제조업체의 어느 고가 주력제품 못지 않게 고급스럽다.

삼성표 디스플레이
5.7인치, 2560x1440 해상도의 AMOLED 디스플레이는 이미 알려진 것처럼 삼성이 올해 출시한 대형 폰에 사용한 것과 동일한 패널이다.

넥서스 6P와 갤럭시 노트 5

디스플레이 품질은 지금까지의 넥서스 기기를 통틀어 가장 뛰어나다. 갤럭시 노트 5와 같이 밝고 아름답다. 색상이 강렬하고, 깜깜한 밤에는 완전히 어둡게 밝기를 낮출 수 있다. 밝기를 최대한으로 높이면 대낮에도 잘 보인다. 다만 집 밖으로 나가기 전에 밝기를 미리 올려두는 것이 좋다.

강력한 성능
“또 퀄컴 스냅드래곤 810이야?”라고 생각하는 사용자도 걱정할 필요 없다.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는 약간 들쭉날쭉하지만 적어도 테스트 중에 스로틀 상태로 진입하거나 과열되는 일은 없었다. 넥서스 6P의 테스트 점수를 보면 일부는 적당한 수준으로 나온 반면, 일부는 2세대 스냅드래곤 810을 사용한 것치고는 이상할 정도로 낮았다. 다행히 기기를 실제 사용하면서는 성능 저하를 느낄 수 없었다. 넥서스 6P는 고성능을 느낄 수 있는 기기로, 스냅드래곤 810에 지레 거부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웹 브라우징, 문서 편집 등 일반적인 스마트폰 사용에 맞춘 테스트인 PC마크에서는 동일한 스냅드래곤 810을 사용하는 원플러스(OnePlus) 2에서 훨씬 더 높은 점수가 나왔다.

CPU를 테스트하는 벨라모(Vellamo)에서는 갤럭시 S6이 넥서스 6P의 퀄컴 SoC를 앞질렀다.

3D 그래픽 성능을 테스트하는 GFX벤치(GFXBench) 3.1에서도 넥서스 6P는 원플러스 2, 갤럭시 S6에 뒤쳐졌다. LG G4의 경우 저전력 스냅드래곤 808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왔다.


고성능에 있어서는 삼성 갤럭시 S6과 그 파생 제품들을 따를 기기가 아직 없다. 넥서스 6P는 대부분의 벤치마크에서 삼성 최상위 폰들에 비해 뒤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벤치마크는 어디까지나 숫자일 뿐이고 스마트폰의 진정한 성능은 오랜 기간 매일 사용함에 따라 서서히 드러난다. 필자는 지금까지 6개월 동안 갤럭시 S6 엣지를 사용했는데, 이 폰은 그 동안 꽤 여러 번 과열로 작동이 멈췄다. 새로운 넥서스 기기에서 안드로이드 6.0이 어떤 성능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삼성, LG 기기와 같은 블로트웨어나 치장된 인터페이스는 없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벤치마크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도 3450mAh 배터리로 사용량이 많은 하루를 충분히 버틸 수 있다.

넥서스 6P의 배터리 벤치마크는 대부분의 다른 경쟁 제품, 특히 같은 가격대 제품보다 우수했다. PC마크 배터리 테스트에서 넥서스 6P의 3,450mAh 배터리는 6시간 22분 동안 버텼고 갤럭시 노트 5의 3,000mAh 배터리 팩보다 한 시간 덜 지속됐다. 넥서스 6P는 사용량이 많은 날을 기준으로 하루 동안 지속됐다.

실제 생활에서는 넥서스 6P가 노트 5보다 더 우수했고, 재충전 없이 사용량 많은 날도 버틸 수 있었다. USB C형 커넥터가 있기 때문에 충전이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다. 보통 필자가 넥서스 6P를 1시간 정도 사용하면 배터리가 80%부근에 머물러 있었다.


카메라 성능
필자의 경험으로는 넥서스 기기는 일반적으로 카메라 광량 성능이 좋지 않았다. 지난 해 넥서스 6처럼 너무 빛이 많이 들어 다 날아가버리거나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적절하게 사진을 찍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넥서스 6P의 카메라는 전작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놀라운 성능을 탑재했다.
 

1,230만 화소 후면 카메라 센서는 대부분의 OEM 휴대폰 부품을 맡은 소니가 만들었다. 그러나넥서스 6P에 쓰인 센서는 일반 타제품의 4배인 1.55마이크론 픽셀을 보여주는 점이 특징이다. 넥서스 6P가 어두운 환경에서도 빛을 포착하는 비결이 이것이다. 그러나 전체 픽셀 면에서는 삼성이나 LG의 1,600만 화소 카메라에 비해 다소 아쉽다.

밝은 곳 테스트. 넥서스 6P은 넥서스 6이나 G4보다도 좋은 결과물을 출력했다

어두운 곳 테스트. 넥서스 6P는 삼성, LG 카메라 센서를 따라잡기 힘들었다.

넥서스 6P의 새로운 카메라 사용자가 알아둘 것이 몇 가지 있다. 하나는 후면 카메라가 광학 이미지 안정화 기능(OIS)을 지원하지 않으니 빛이 부족한 곳에서는 약간 선명하지 않은 사진이 찍힐 수 있다는 것. 아래의 할로윈 호박을 참고하라.


이 할로윈 호박 사진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은 빛이 부족한 곳에서 재빨리 찍었기 때문이다. 노출이 길어지면 손떨림이 부각될 위험이 있다. 넥서스 6p에 광학 이미지 안정화 기능이 있었다면 진가를 발휘했을 부분이다.

(좌) 일반 촬영 사진 (우) HDR 기능을 켜고 찍은 사진

후면 카메라에 HDR 기능이 기본으로 활성화 돼 있는 것도 성가시기는 했다. 마치 사진이 더 잘 찍히는 것처럼 보이려고 꼼수를 쓴 것 같아서였다. 그렇다고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갤럭시 S6이나 G4 카메라 앱처럼 라이브 뷰가 있어서 사용자가 직접 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HDR 기능으로 사진을 찍으면 앱이 화질 처리를 하는 몇 초 동안 결과물을 볼 수 없다.


넥서스 6P의 셀카 또한 전작인 넥서스 6보다 훨씬 나은 성능을 보여준다는 것이 무척 만족스러웠다. 지난 해 넥서스 6으로 찍은 셀카는 너무 얼굴빛이 노랗거나 어둡게 보였는데, 이 할로윈 호박 사진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은는 800 메가픽셀 전면 카메라로 모든 환경에서 좋은 결과물을 보여준다. 역시 빛이 부족한 곳에서는 약간 흔들리기 마련이다.


넥서스 6P는 초당 30프레임에서 4K 영상을 촬영할 수 있고, 초당 120, 240 프레임에서의 슬로우 모션 모드 촬영도 가능하다. 위 영상에서는 해질녘 빛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1080프레임 영상을 참고할 수 있다.

단순해진 안드로이드 카메라 앱. 오히려 지나치게 단순한 감이 있다.

카메라 앱 인터페이스는 지나치게 단순해졌다. 구글의 미학을 존중하지만, 그래도 야간 촬영시 장시간 노출 설정 등 기본적인 수동 모드 메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버튼 하나로 ‘움짤’을 만들자.

그래도 ‘킥’ 역할을 하는 모드가 하나 있다. 즉시 GIF 파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인데, 아이폰의 어색한 라이브 포토보다 훨씬 더 쉽고 친구들과 공유하기도 편하다. 파워 버튼을 두 번 클릭하면 카메라 앱을 띄울 수 있다. 갤럭시 S6의 더블 클릭 메커니즘보다는 약간 반응 속도가 느리지만, 여전히 카메라 잠금 상태를 풀고 바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전체적으로 넥서스 6P의 카메라 성능에 무척 감동받았다. 몇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단단하고, 조작하기 쉽고, 적절한 속도까지 지금까지 필자가 사용해 본 넥서스 시리즈 중 가장 성능이 훌륭하다.

달콤한 마시멜로우 맛보기

새로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어떤 맛일까?

필자는 순정 안드로이드 스타일과 잘 맞는 타입은 아니다. 오히려 OEM에 심정적으로 가까운 편이다. 또한, 알맞게 조정된 운영체제가 가끔은 순정보다 더 낫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넥서스 6P를 써 본 후 이제는 터치위즈가 내장된 갤럭시 S6 엣지로 돌아갈 수 없게 돼 버렸다. 이제 파란색 배경 화면은 싫증이 났고, 넥서스에서의 순정 경험이 더욱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마시멜로우는 단언컨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중 최고다.

지나칠 정도의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순정 안드로이드에 대한 필자의 애정이 다시 샘솟은 것은 대부분 마시멜로우 때문이다. 마시멜로우는 여러 가지의 자잘한 새로운 기능을 선보였는데, 그 모든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운영체제를 돕고 있다.

순정 안드로이드 기기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마시멜로우는 내려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넥서스 6P가 지원하는 앰비언트 디스플레이나, 구글 나우의 음성 명령 “올웨이즈 온”을 이용할 수 없다. 또한, 최근 2년간 구글이 넥서스 기기에 보안 업데이트 등을 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꾸준히 지원해왔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된다. 다른 제조사들은 아직 정기 업데이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단언컨대 가장 훌륭한 넥서스 폰

그렇다. 가장 훌륭한 넥서스 폰 6P.

넥서스 6P는 정말 훌륭한 스마트폰이며, 필자 또한 넥서스 기기에 이렇게 감탄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한 적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필자는 넥서스 기기 마니아도 아니고,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풍부하게 만드는 다른 제조사들을 더 응원해 온 입장이었다. 그러나 한껏 날카롭게 칼끝을 벼리고 돌아온 구글을 환영한다.

넥서스 6P는 화웨이에게도 반가운 소식이다. 화웨이는 주력 스마트폰으로 미국 스마트폰 시장을 뚫고 들어가는 데 난항을 겪고 있었다. 넥서스 6P가 훌륭한 실적을 거둔다면 화웨이로서도 역시 일련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다음 번 화웨이 폰 역시 안드로이드 사용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넥서스 6P가 완전한 제품은 아니다. 무선 충전, OIS 등 최상위 제품이 갖춰야 할 몇 가지 조건이 빠져 있다. 그러나 그 자체로 구매를 보류할 정도의 문제점은 아니다. 최고의 순정 안드로이드 경험을 찾는 동시에 5.7인치라는 크기를 제어할 수 있는 사용자라면, 넥서스 6P를 구입하고 싶을 것이다. 현재 시장 최고가 스마트폰보다도 200달러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구글 순정 스마트폰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