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페이 대항마 커런트C, “배후에는 수수료 전쟁 있다”

Computerworld

최근 라이트 에이드(Rite Aid)와 CVS가 애플 페이와 기타 NFC 지원 시스템의 모바일 결제를 거부한 움직임은 미국의 주요 유통업체들과 비자 및 마스터카드 사이의 오랜 수수료 전쟁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이 전쟁의 시작은 월마트, 시어즈, 기타 대형 유통업체들이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19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용카드업체들은 결국 2003년, 합의를 위해 유통업체들에 3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동의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문제가 주요 신용카드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애플 페이 또는 기타 시스템을 이용해 대금을 결제하는 고객들 때문에 수수료 중 ‘스와이프 수수료(Swipe Fee)’로 2% 이상을 신용카드사에 지불하는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불거졌다.

가트너(Gartner) 애널리스트 아비바 리탄은 "유통업체와 신용카드업체들은 수수료를 둘러싸고 오랫동안 대립해왔으며, 최근에는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소비자들은 애플 페이를 통한 결제 방식을 선호할 것이며, 이 때문에 결국 법정에까지 서게 될 엄청난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신용카드업체와 유통업체들 사이의 법정 싸움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지만, 분쟁으로 논쟁이 발생하고 엄청난 이권이 걸려있다는 사실에 모두 동의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애플 페이를 통한 안전한 모바일 결제를 위해 더욱 보편적인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할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라이트 에이드와 CVS는 월마트, 시어즈, 베스트 바이(Best Buy)를 포함하여 미국 내 58개 대형 유통업체로 구성되어 있는 MCX(Merchant Customer Exchange)의 일원이다. MCX는 지난 9월 스마트폰에 내장되어 있는 NFC 칩에 의존하는 애플 페이, 구글 월릿 등과 경쟁하는 커런트C(CurrentC)라는 모바일 결제 네트워크를 출시했다.

커런트C 기술은 스마트폰 앱의 QR 코드에 의존하여 NFC 지원 단말기 대신에 QR 보드 리더를 이용하여 좀 더 보편적인 매장 내 결제 단말기를 통해 유통업체들과 통신한다. 커런트C 앱은 2015년 중 애플의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를 통해 무료로 제공될 것이다.

MCX는 “커런트C는 출시와 동시에 110,000개 매장에서 지원될 것이며 고객들은 당좌예금계좌, 기프트 카드, ‘엄선된’ 유통 브랜드의 신용 또는 직불 카드 등을 포함하여 다양한 금융 계정을 이용해 대금을 지불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애플 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서 사용자들은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등을 통해 결제해야 한다.

한편, 애플 페이는 현존하는 가장 안전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이다. 기기에 내장되어 있는 안전 요소 칩인 토큰(Token) 보안을 지원하며 최신 아이폰 6 와 6 플러스에는 터치ID 지문 스캐너가 탑재되어 있다. 그러나 MCX는 “커런트C가 휴대폰이 아닌 클라우드 저장소에 민감한 사용자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에 좀 더 안전한 결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10월 16일 초기부터 애플 페이 서비스를 지원할 39개 유통업체를 공개할 때 CVS와 라이트 에이드를 목록에조차 포함시키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매장에서 애플 페이 기능을 비활성화킨 것을 확인한 일부 격분한 사용자들은 MacRumors.com 게시판을 통해 본격적으로 보이콧을 진행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슬래시기어(SlashGear)가 입수한 라이트 에이드의 내부 문서에 따르면 매장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내년부터 자체 모바일 지갑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답변하도록 지시를 받았으며, 이는 아마도 커런트C를 염두에 두고 언급한 내용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NFC 결제를 거부한 것은 라이트 에이드와 CVS만이 아니었다. 지난 3월, 컴퓨터월드(Computerworld) 는 베스트 바이와 세븐일레븐 매장에서도 NFC 결제를 거부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두 유통업체 모두 MCX의 회원이다. 당시에는 이런 움직임으로 인해 구글 월렛, 소프트카드(Softcard, 예전의 아이시스(Isis)) 등의 NFC 결제 서비스가 타격을 받았었다. 그러나 애플 페이는 다른 NFC 모델보다 훨씬 인기가 많은 현재, 그 때와 마찬가지의 영향을 받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리탄은 “만약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아이폰에 저장한 것일지라도 모든 형태의 카드를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CVS 와 라이트 에이드 등의 유통업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CGC(Carlisle and Gallagher Consulting) 그룹의 피터 올리닉은 이를 “터무니 없다”며, "사용하는 결제 단말기 그리고 카드 또는 기타 결제 수단을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각 유통업체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올리닉은 “MCX는 비자와 마스터카드를 ‘피해가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은행들이 신용카드에 청구하는 것보다 훨씬 낮은 수수료를 청구하는 개인용 당좌예금계좌로부터 ACH(Automated Clearing House)를 통해 커런트C 로 결제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유통업체들이 지불하는 신용카드 수수료는 2 - 4%로, 규모가 적은 유통업체가 더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반면에 스퀘어(Square)의 기술을 통해 소규모 업체들은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에 부착한 사각형의 카드 리더를 2.75% 의 수수료로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유통업체가 신용카드사에 지불하는 수수료에 대해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지만, 대형 매장에서는 이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수수료가 낮아지면 소비자 가격이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451 리서치(451 Research)의 애널리스트 조단 맥키는 "MCX 는 미국 내의 강력한 유통업체들을 움직여 상당한 협상력을 얻고 있다. 많은 유통업체들이 수 년 동안 스와이프 수수료를 미뤄왔으며 은행과 신용카드 네트워크에서 이런 우려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이들은 모바일 결제로의 과도를 하나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NFC 단말기를 비활성화함으로써 소속 유통업체들이 커런트C 에 발목을 잡히도록 하는 MCX의 접근방식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경쟁을 억압하려는 반시장적 접근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여태까지 그러했듯, 유통업체들이 소비자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맥키는 "이런 유통업체들은 결국 매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 큰 실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MCX는 소비자들이 마치 소용돌이치는 물과 같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막으려고 노력해도 결국 원하는 대로 행동하며, 그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리탄은 “월마트와 베스트 바이 등은 애플 페이가 비자와 마스터카드 결제 접근방식을 촉진할 뿐이기 때문에 이를 거부하고 있으며 더 이상 이런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유통업체들의 입장을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자유 경쟁을 지지하지만,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실질적인 독점 상황에서 공평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MCX가 NFC 결제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미국 내 모바일 결제 도입이 늦춰질 수는 있겠지만, 리탄은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리탄은 “이 싸움으로 모바일 결제가 가속화되고 애플 페이와의 경쟁으로 인해 더욱 빠르게 출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