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내숭 없는 '삼성 S 보이스' vs. 자존심 강한 '애플 시리'

PCWorld

구글, 삼성, LG 모두 음성 인식 개인 비서 기능을 내놓으며 애플의 뒤를 쫓고 있다. 그렇다면 이 중 어떤 서비스가 기능과 활용성 측면에서 우리의 삶을 가장 더 편리하게 만들어줄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일상적인 대화부터 농담 따먹기까지 30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구글의 보이스 서치 (시작 명령어 : 오케이 구글)
구글은 애플이 시리(Siri)를 선보인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보이스 서치(Voice Search)를 발 빠르게 대응했다. 그러나 보이스 서치는 급하게 내놓은 임시방편이 아니었다. 일부 리뷰에서는 보이스 서치가 영어 발음을 더 잘 인식하고 더 빨리 정확한 정보를 내놓는다는 이유로 애플의 시리보다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이스 서치는 여전히 영어 발음은 잘 인식하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몇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넥서스 5를 사용했을 때 구글의 보이스 서치는 넥서스 5 기기 자체 대신에 구글에서 검색 가능한 영역에만 너무 과도하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오브 몬스터즈 앤 멘(Of Monsters and Men)의 더티 포스(Dirty Paws)를 재생하도록 계속해서 요청했을 때 두드러졌다. 스마트폰의 로컬 스토리지에서 음악을 찾아 음악 재생기로 재생하는 대신에, 보이스 서치는 계속해서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이 음악을 구매하도록 권유했다. 보이스 서치는 음악 재생을 지시했을 때 뻔뻔하게 음원을 팔아먹으려고 한 유일한 개인비서 시스템이었다.

또 페이스북 상태를 업데이트하도록 하자, 다른 비서 시스템처럼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을 여는 대신, 보이스 서치는 “페이스북 상태 업데이트하기”를 구글에서 검색했다. 보이스 서치는 LG와 삼성의 개인비서보다는 훨씬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지만, 유머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보이스 서치에게 농담을 말해보라고 하거나 보이스 서치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어보면, 그냥 ‘재미없게' 물어본 질문대로 구글을 검색하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약속을 추가하고 궁금한 부분에 대해 대답해주는 일에 있어서 보이스 서치는 실망스럽지 않았다. 환율 계산을 하거나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의 번역을 요청했을 때, 보이스 서치는 다른 개인 비서들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텍스트 번역을 뽑아내는 시간도 빨랐고, 그 내용을 읽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또 보이스 서치는 구글의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장점을 잘 활용한다. 즉 연속적으로 관련된 질문을 계속 해도 정확히 답을 찾아 알려준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질문이 가능하다.

“넬슨 만델라가 누구지?”
“그 사람 몇 살이지?”
“그 사람 결혼했나?”


이러한 기능은 보이스 서치 만의 독특한 장점이다. 단, 이어지는 질문 중 하나라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면 흐름이 끊어지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애플의 시리 (시작 명령어 없음)
애플의 시리는 재치 넘치는 답변들로 큰 화제를 모아왔고, 오랜 시간 동안 이 개인 비서 기능은 자신감과 기능을 키웠다. 여기서는 아이폰 5S와 아이패드 에어(iPad Air)에서 시리를 테스트했는데, 대부분 영역에서 시리가 다른 개인 비서들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다. 시리는 주가 정보, 인물 정보, 가까운 음식점, 가까운 상점 등을 물었을 때 가장 상세한 정보를 제공했다. 또한,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작성, 리마인더와 알람 설정을 말하는 대로 훌륭하게 처리했다.
 


몇 년 전 시리는 '삼성이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을 만든다'는 웹 검색 결과를 답해줘서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테스트 과정에서 '누가 최고의 스마트폰을 만드느냐'고 묻자 시리는 마치 비웃음 섞인 듯 ‘진심으로?’라고 되물었다. 마치 아이폰 사용자면서 그런 걸 굳이 물어볼 필요가 있느냐는 듯한 말투였다.



시리는 애플리케이션 실행같이 항상 웹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이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을 통해서 시리 경험을 개인화시켰다. 게다가 이 모든 과정은 영상화된 지원으로 수행된다. 만약 이런 비서 기능에 얼굴이 있다면 바로 시리가 그 얼굴의 주인공일 것이다.

시리가 더 발전할 여지가 있는 분야도 몇 군데 있었다. 시리에게 “어떤 작품이 아카데미상 최우수 작품상을 탔나”라고 물으면, 요즘 뉴스를 검색해 영화 '노예 12년'을 바로 알려주지 않는다. 대신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s) 사이트의 자료실에서 지금까지의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 영화 목록을 보여준다. 애플은 시리를 내놓은 이후 계속 답변을 생성할 때 구글 검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왔다. 사용자의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애플의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의지처럼 느껴진다.



시리는 일반적으로 영화 부분에서 조금 부진했다. 영화 '아메리칸 허슬'(American Hustle)과 '노예 12년'의 상영시간을 물었지만, 검색 범위가 넓지 못했다. 그러나 이런 부분은 그냥 ‘IMDB' 앱을 실행하도록 시리에게 이야기하면 되기 때문에 큰 불편은 아니었다.

LG의 보이스 메이트 (시작 명령어 : LG 모바일)
LG의 G플렉스에서 보이스 메이트(Voice Mate)를 실행하면 경쟁 제품만 한 완성도를 갖지 못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보이스 메이트는 능숙한 비서라기보다 대학생 인턴 정도에 가깝다. 다른 개인 비서 시스템들이 바로 실행되는 반면, 보이스 메이트는 실행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또한, 이메일과 리마인더 작성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어설프고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이스 메이트는 이런 단점들을 극복할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검색을 위해 일단 한번 사용하고 난 후에 백그라운드로 돌아가지 않고, 다시 사용될 때를 대비해 투명 위젯으로 남아있는 부분은 새로운 발상이다.

이 밖에도 삼성, 애플, 구글의 개인 비서 기능은 모두 레스토랑 목록을 뽑을 때 웹 페이지를 생성하지만, LG는 구글 지도 애플리케이션으로 바로 들어가 위치를 보여준다.



또한, LG의 개인 비서 기능은 재미있는 대학생에게 나올법한 유머도 갖추고 있다. “인생의 의미가 뭐지?”라는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자 곧바로 “디저트는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보이스 메이트는 완벽하지 않지만, LG가 발전해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삼성의 S 보이스 (시작 명령어 : 하이 갤럭시)
S-보이스는 2년 전 갤럭시 S3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발전을 거듭했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들이 남아있다.

이번에 S-보이스를 갤럭시 노트프로(12.2)와 갤럭시 S4에서 테스트했을 때 S-보이스는 아주 기본적인 기능 실행에서부터 오류를 보였다. 예를 들어 이메일 작성을 요청하자 “S-보이스는 현재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또한, 주가 정보나 가장 가까운 전자제품 판매점, 프롬프트의 번역을 요청했을 때도 신통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기능이 실행될 때 다른 개인 비서 기능 대비 상대적으로 느렸고 로봇 같은 목소리로 요청 사항을 반복하곤 했다. 명령을 내리자마자 바로 답을 내놓는 구글의 보이스 서치와 비교했을 때 S-보이스는 크게 뒤처져 있었다.

긍정적인 부분이라면 S-보이스의 ‘성격’이다. 농담을 해보라고 하자 마치 명절에 식사자리에서 집안 어른이 꺼낼법한 농담을 들려주었다. 어떤 휴대폰이 세계에서 가장 좋느냐고 물었을 때는 ‘내숭 없이’ 삼성이 세계 최고라고 대답하는 모습도 보였다.

결론
응답률에서는 애플과 구글의 개인 비서 기능이 거의 유사한 수준인 80%로 가장 정확도가 높았다. 삼성과 LG의 개인 비서 기능은 각각 76%와 73%의 응답률을 나타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4개 개인비서 서비스 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인 테스트 결과를 종합하면 독보적인 서비스가 드러났다. 바로 애플의 시리다.

시리는 가장 탁월한 개인 비서 시스템이라는 점을 테스트로 입증했다. 지속해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로 검색 결과를 알려주었으며, 구글의 보이스 서치와 달리 검색 엔진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스마트폰의 기능성을 충분히 활용했다. 기타 개인 비서 기능도 몇몇 분야에서는 뛰어났지만, 애플의 시리가 전반적으로 모두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