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와 SW를 모두” 자체 운영체제 개발에 힘 쏟는 제조업체들

TechHive

가끔 기업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이번 주초, 마이크로소프트는 70억 달러를 상회하는 비용으로 노키아의 장치 및 서비스를 인수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이로써 마이크로소프트는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윈도우 폰 환경 전체를 손에 쥐게 됐다.




갑자기 모든 주요 스마트폰 운영 체제 기업들이 같은 진영의 제조 파트너들과 직접 경쟁하게 됐다. 구글은 2012년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안드로이드와 모토로라 사이에 “벽”을 세웠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핵심 윈도우 폰 비즈니스와 노키아를 분리할 생각이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낙오자 신세인 윈도우 폰을 당당한 경쟁자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스마트폰’을 목표로 전속력으로 전진 중이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자체 폰 개발 움직임에 따라 삼성, HTC, LG와 같은 서드파티 단말기 제조사들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IDC 휴대폰 팀 연구 매니저인 라몬 라마스는 “운영 체제 회사와 긴밀하게 연계되지 않는 벤더는 ‘운영 체제 스택과 파트너 관계를 맺거나 운영 체제를 직접 소유하는 방법으로 미래를 보장할 방법을 모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HTC와 같은 하드웨어 전문업체들은 OS 부문의 시계가 점차 흐려지면서 대체 스마트폰 OS를 찾느라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직접 개발에 나서는 기업

타이젠 로고


무어 인사이트 앤 스트래티지의 설립자이자 수석 애널리스트인 패트릭 무어헤드는 “애플, 구글까지만 해도 수직 통합은 무시하기 어려운 정도였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하드웨어를 추진하는 지금 이를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됐다. 이러한 상황은 완전한 공개 모바일 운영 체제에 대한 수요가 확고해졌다”고 말한다.

바로 삼성이 타이젠 운영 체제로 이와 같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타이젠은 삼성이 인텔, 화웨이, 후지쯔, 파나소닉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과 함께 개발한 오픈 소스 운영 체제다. 만일 타이젠이 성공한다면, 안드로이드 제공을 두고 구글이 변심하더라도 삼성은 갤럭시 단말기 비즈니스를 위한 백업 플랜으로 타이젠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최초의 타이젠 스마트폰은 올해 안에 출시될 전망이지만 리마스는 예상대로 출시된다 해도 이것이 자생 가능한 플랫폼으로 성장하려면 몇 분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삼성으로서는 적어도 당분간은 안드로이드에 모든 것을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최초의 파이어폭스 OS 폰이 이미 출시됐다.


다른 기업들 역시 OS 선택 범위를 넓히기 위해 고심 중이다. 안드로이드 비즈니스에 힘입어 세계 5대 스마트폰 제조사로 올라선 LG는 모질라의 웹 기술 기반 파이어폭스 OS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최초의 파이어폭스 OS 스마트폰은 올해 여름 스페인에 출시됐으며, 후속 제품들도 현재 속속 준비 중이다. LG는 이것으로는 부족한지 팜의 실패한 웹OS에 대해 비록 스마트 TV 플랫폼이라는 조건이긴 하지만 네 번째 수명 연장도 결정했다.

한때 미국 안드로이드 시장의 독보적인 존재였던 HTC도 윈도우 폰을 실험적으로 내놨지만,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이 전략을 계속 추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가트너의 소비자 기기 부문 리서치 담당 부사장인 캐롤리나 밀라네시는 “HTC에서 윈도우 제품을 더 출시할 가능성은 낮다”며 “지금은 모든 벤더들이 일단 윈도우 폰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HTC는 안드로이드 비즈니스와 잠깐의 윈도우 폰 외도 외에 중국 시장을 겨냥한 모바일 OS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는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을 잃고 있는 HTC가 다른 시장에서 이를 만회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또한 자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스택을 구상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만치 않은 모바일 시장
 

모바일의 핵심은 결국 앱이다. 앱 부족에 허덕이는 윈도우 8과 윈도우 폰 앱 스토어만 봐도 알 수 있다.


서드파티 제조사들은 이렇게 새로운, 개방된 목초지를 찾아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지속 가능한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기란 쉬운 일이 아니고, 단기간 내에 되는 일도 아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긴밀하게 통합하는 애플의 뒤를 따르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멋진 하드웨어를 만들어야 할 뿐만 아니라 매력적인 서드파티 앱으로 가득 찬 생태계도 구축해야 한다. 스마트폰 플랫폼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앵그리 버즈, 두들 점프와 같은 초대형 인기 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반을 잡기가 무척 어렵다. 앱이 부족한 윈도우 폰과 블랙베리 플랫폼이 고전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제조사가 직접 만드는 새로운 스마트폰 플랫폼 앞에 도사린 난관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가트너의 밀라네시에 따르면 시장은 많은 수의 스마트폰 운영 체제를 지탱할 수가 없다. 모든 운영 체제가 개발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한다. 앱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낮은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내려오기까지의 속도는 지금도 이미 느리다. 극소수 윈도우 폰 또는 타이젠 사용자를 위해 앱을 개발하려면, 그 시간 동안에는 구글 플레이와 iOS 앱 스토어의 방대한 사용자를 위한 앱을 개발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바로 이러한 점으로 인해 개발자들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끌어들이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다량의 고품질 앱을 보유한 모바일 플랫폼이라 해도 오늘날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킬러 플랫폼이 되려면 여러 기기 간에 데이터를 동기화하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도 필요하고 구글 나우, 시리 같은 지능형 온디맨드 기능도 필요하다. 지금은 스마트폰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치 자체가 대단히 높다.

폭풍전야의 스마트폰 시장

파이어폭스 OS 개발자용 폰


스마트폰 시장이 격변의 시기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전적으로 구글 안드로이드에 의존하는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업체들이 직면한 불확실성은 그것보다 훨씬 더 크다. 윈도우 폰이 대비책이 되기도 했지만 이 대안의 가능성도 이제 예전보다 더 떨어졌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업체들 중에서 모토로라에 더 우선권을 주기로 결정할 경우, 또는 경쟁적 힘에 의해(‘삼성의 안드로이드 독주 심화’ 기사 참조) 구글이 모토로라와 안드로이드의 연결 고리로서 더 능동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이러한 상황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구글이 OS에 대해 불간섭 방침을 유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고, 안드로이드는 하드웨어에만 집중하고자 하는 스마트폰 제조사에게 여전히 가장 유력한 선택안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노키아 인수는 하룻밤 사이에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서드파티 하드웨어 제조업체는 지금 오픈 소스 OS 대안을 육성함으로써 미래의 생존을 위한 씨앗을 뿌릴 수 있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