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2013 : “윈텔은 지고 안드로이드는 뜨고”

IDG News Service
태블릿 판매의 증가와 윈도우 8에 대한 부진한 호응으로 올해 컴퓨텍스는 안드로이드가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이와 함께 윈도우 소프트웨어와 인텔 프로세서를 중심으로 한 기존 PC 업체 진영의 균열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은 컴퓨텍스를 장악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빠른 프로세서와 새 버전 윈도우가 매년 헤드라인을 만들어 냈다. 물론 윈텔의 영향력은 아직 강력하지만, 대만의 PC 업체들은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애플과 삼성의 스마트폰과 태블릿과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의 관계도 변화 중
컴퓨텍스에서는 여전히 PC가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지만, 이번 주 컴퓨텍스에서 가장 관심을 끈 것은 퀄컴이나 엔비디아와 같은 인텔 경쟁업체의 칩을 사용한 안드로이드와 모질라의 제품들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도 더 이상 서로 만을 바라보는 관계가 아니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ARM 디바이스용 소프트웨어를 홍보하고, 인텔은 구글 안드로이드와 손을 잡은 것.

대만 트라이오리엔트 인베스트먼트의 리서치 책임자인 댄 나이스테트는 “대만은 그동안 언제나 윈텔의 나라였으며, 컴퓨텍스는 윈텔 전시회였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아니다”라며, “전에는 사람들이 새로운 PC와 노트북을 보러 왔다면, 이제는 PC 업계가 모바일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러 온다”고 말했다.

에이수스의 129달러 메모패드 HD7은 이번 컴퓨텍스에서 선 보인 저가 안드로이드 태블릿 중의 하나이다.


이번 컴퓨텍스에서 가장 큰 화제는 에이수스의 메모패드 HD7이다. 7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ARM 기반의 코텍스-A7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이 제품의 가격은 129달러. 이 가격은 PC 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는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는 수준이다.

에이수스는 또 6인치 패블릿인 폰패드 노트로 윈텔 공식 자체도 파기하고 있는데, 이 제품은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안드로이드를 사용했다. 에이수스는 10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인 트랜스포머 패드 인피니티도 선 보였는데, 이 두 제품은 에이수스의 전시부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리를 차지했다.

에이수스의 폰팬드 노트는 인텔 아톰 프로세서와 안드로이드를 탑재했다.


에이서 역시 5.7인치 안드로이드 패블릿 리퀴드 S1을 발표했다. 에이서는 올해 초 이야기됐던 보급형 안드로이드 태블릿인 아이코니아 A1과 B1도 공개했는데, 두 제품 모두 150달러 가격대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에이서가 내놓은 21인치 데스크톱 PC 제품으로, 엔비디아와 테그라 3 프로세서로 안드로이드를 구동한다. 이 제품은 게이트웨이 브랜드로 올해 하반기에 미국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에이서는 안드로이드를 구동하는 21인치 PC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게이트웨이 이름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새로이 부상하는 플랫폼 중에는 대만 제조업체인 폭스콘과 모질라의 연합이 있다. 폭스콘은 자사의 PC 생산 고객을 위해 파이어폭스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로세서 업체인 AMD 역시 윈도우 외에 안드로이드와 크롬 OS를 적극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AMD의 수석 부사장 리사 수는 “우리는 윈도우 8에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 윈도우 8은 대단한 운영체제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와 크롬 개발 역시도 시장이 있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컴퓨팅 분야에서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력은 지난 몇 년 동안 점점 약화되어 왔는데, 애플의 iOS가 큰 역할을 했다. 2011년에는 컴퓨텍스에서는 수많은 안드로이드 디바이스가 선을 보였지만, 대부분은 완성도도 떨어지고 이름없는 업체에서 내놓은 것이었다.

지난 해 PC 업계는 윈도우 8과 인텔의 울트라북으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수많은 하이브리드 노트북은 실제로 판매를 촉진하는 데는 실패했고, PC 업계는 유례없는 침체를 겪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윈도우 8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IDC의 애널리스트 디키 창은 새로운 앱의 부족과 혼란스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그리고 높은 태블릿 가격이 사용자들을 떠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AMR 칩을 탑재한 윈도우 RT 역시 호응을 얻는 데는 실패했다. 창은 일부 사용자는 자신의 기존 애플리케이션이 구동되지 않는 것을 알고는 제품을 환불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실망과 혼란만 불러온 윈도우 RT
창은 또 “윈도우 RT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만 PC 업체들은 윈도우 RT 대신 좀 더 전통적인 윈도우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데, 고객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물론 윈텔 진영도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지는 않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존 윈도우 8에 대한불만을 대거 해소한 윈도우 8.1을 홍보하고 있으며, 인텔은 기존 아이비 브리지보다 전력 소모가 절반이나 낮은 하스웰 칩을 선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라이선스 비용을 내려 좀 더 저렴한 윈도우 태블릿이 나올 수 있도록 했으며, 일부 혁신적인 제품도 선을 보였다. 에이서는 8인치 윈도우 8 태블릿인 아이코니아 W3를 선 보였으며, 델의 XPS 11과 같은 다양한 하이브리드 및 컨버터블 노트북일 발표됐다.

인텔의 최고 부사장 대디 펄머터는 윈텔의 문제점을 과장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펄머터는 “앞으로 몇 년간 수많은 윈도우 기반 제품들이 나올 것이다. 윈텔이 붕괴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더 이상 지배적인 플랫폼은 없다
하지만 PC는 이제 더 이상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지배적인 단일 플랫폼은 더 이상 없으며, 사용자들은 어떤 시스템이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에이서의 회장 J.T. 왕은 “이제 더 이상 컴퓨터는 없다. 컴퓨팅이 있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PC 업체들이 더 많은 비윈도우 기반 디바이스를 내놓을 것이며, 특히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노트북과 데스크톱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 트레이시 차이는 “PC 판매는 둔화되고 있다. 이곳 대만 업체들은 사업을 다각화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