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SDN과 네트워킹 업체의 이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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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이 중요한 개념으로 부상 중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용어는 거의 아무런 의미가 없을 정도로 모호하다. 따지고 보면 네트워크에서 소프트웨어에 종속되지 않는 부분이 어디 있단 말인가?

모든 방화벽, 라우터, 스위치에는 제어를 위한 소프트웨어(펌웨어)가 있다. 그러나 SDN을 보면 관리와 제어 계층만 소프트웨어로 구현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계층도 소프트웨어로 구현된다.

여기서 파생되어 나온 여러 가지 중요한 분기 중 특히 하나가 눈에 띄는데, 바로 SDN에서는 범용 서버 하드웨어(일반적으로 가상화 하이퍼바이저 위, 또는 그 안에 위치)를 사용해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관리, 제어,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데이터 전송을 담당하는 전용 ASIC을 기반으로 관리 및 제어 소프트웨어를 실행했던 SDN 이전 시대와 다른 점이다. 이것은 SDN 덕분에 공구나 장비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도 새로운 네트워크 구성 요소 전체를 배포/구성해서 프로덕션 환경에 올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SDN은 확실히 서버 가상화 맥락에서 인기가 있는 개념이다. 최초의 SDN은 가상화 호스트에서 2계층 네트워크 세그먼트를 간단히 격리할 수 있는 EMC VM웨어의 v스위치(vSwitch)가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이후 SDN은 가상화된 방화벽, 라우터, 스위치, 그리고 침입 탐지와 침입 차단 시스템(IDS/IPS)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됐다. 사실상 물리 네트워크에 배포하지만 실행은 가상으로 하는 모든 요소가 여기 포함된다.

그러나 SDN은 새로운 개념이고, 대규모 네트워킹 업체들 상당수가 여전히 SDN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심 중이다. 일부 업체, 특히 시스코는 물리 네트워킹 어플라이언스의 기능을 비슷한 기능을 가진 가상 요소로 이식하는 대신 3계층 가상 버전 제품의 기능을 제약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런 움직임 탓에 “완전한 SDN” 경쟁업체들에게는 큰 기회가 열렸고, 일부 업체는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서둘러 뛰어들고 있다.

SDN 유형 파악하기
SDN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SDN의 첫 번째 요소이자 현재 가장 성숙한 요소는 2계층 가상 스위치다. VM웨어의 버추얼 디스트리뷰티드 스위치(Virtual Distributed Switch), 시스코의 넥서스(Nexus) 1000V, 오픈소스인 오픈 v스위치(Open vSwitch) 등이 여기 해당된다. 모두 뛰어난 소프트웨어들이며, 현재 가상 플랫폼과 예산, 설계 요구 사항에 따라 엄청난 고가의 스위칭 하드웨어 스택 상당 부분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고 관리하기도 훨씬 더 쉽다.

그러나 이러한 세 가지 뛰어난 제품들은 3계층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들은 순수한 2계층 스위치다. 라우팅, 방화벽 기능, VPN, IDS, IPS 등이 필요하다면 다른 제품을 알아봐야 한다. 이들 각 분야에 맞는 솔루션들이 있긴 하지만, 아쉽게도 SDN 맥락에서 사용하고자 한다면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시스코는 넥서스 1000V 가상 스위치를 기반으로 하는 두 가지 보안 제품을 만들었다. ASA 1000V 클라우드 파이어월(Cloud Firewall), 그리고 버추얼 시큐리티 게이트웨이(VSG)가 그것이다. ASA 1000V는 하드웨어 기반으로 테넌트-에지(종방향) 보안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코 ASA 5500 시리즈 방화벽의 가상화 버전이다. VSG는 네트워크 보안 엔진으로, VM웨어의 v실드(vShield) API를 사용해 VM-to-VM 레벨의 내부 보안(횡방향)을 제공한다.

시스코 팬이라면 ASA 1000V를 살펴보고는 이렇게 기능이 풍부한 방화벽을 가상으로 배포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될 수도 있다. 어쨌든 물리 인터페이스에서 해방되어 기반 하이퍼바이저의 역량을 통해 간단히 처리량 또는 연결 요구 사항을 손쉽게 충족할 수 있는, 강력하고 전통적인 방화벽을 둔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러나 제품 설명서를 읽어 보면 ASA 1000V가 내/외부 인터페이스, 동적 라우팅, IPS 기능 또는 기타 여러 가지 중요한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하드웨어 사업에 미치는 영향
물론 물리적 ASA(앞서 언급한 요소들을 모두 지원함)와 그에 상응하는 가상 제품 간의 격차는 시스코가 아직 소프트웨어로 재구현하지 않은 하드웨어 기반 기능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이런 모든 기능이 빠지는 것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필자는 시스코가 의도적으로 가상 버전의 방화벽 기능을 제한한다고 생각한다. 시스코 하드웨어 방화벽 제품군과의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가상 방화벽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은(특히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를 운영하거나 클라우드 공급업체라면) 시스코로서는 하드웨어 사업의 수익 중 상당부분을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스코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다른 주요 네트워크 벤더들 역시 SDN이 고수익 네트워크 하드웨어 비즈니스를 잠식하지 못하게 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SDN과의 이러한 불편한 관계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결코 모든 업체가 그런 것은 아니다. 전통적인 네트워킹 업체 중 일부는 가상화된 소프트웨어 전용 솔루션에 많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주니퍼와 포티넷은 모두 잘 개발된 가상 방화벽 제품들을 판매한다. 브로케이드는 2012년 오픈소스 라우터 업체인 비아타(Vyatta)를 인수함으로써 시스코의 방대한 제품군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입지를 구축했다.

아직 기능적인 측면에서 하드웨어 기반 시스코 ASA/시스코 ISR 라우터 조합에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중요한 기능은 충분히 수행하며 손쉽게 가상화가 가능한 패키지로 제공된다. 이로써 골리앗 시스코에 맞서는 다윗 정도는 되는 셈이다. 게다가 브로케이드의 자금력이 뒤를 받치고 있다.

손쉽게 가상화되는 SDN 옵션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잠식하게 되는 시점에서 시스코를 비롯한 기존 네트워크 업체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때가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추세는 피할 수 없다. 특히 갈수록 더 많은 기업 내 네트워크가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클라우드에 보편화된 SDN은 가장 확고한 미래다. 초기에 이러한 변화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업체가 적응에 실패하는 기존 업체들과의 비즈니스 경쟁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