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아이패드에서도 복수 계정을 지원해야 할 때

Macworld
2019년인 지금까지도 아이패드 사용자는 단 1명으로 제한된다. 이렇게 꽉 막힌 정책의 이유로 애플은 개인정보보호를 내세우겠지만, 아이패드를 하나의 애플 ID와만 고집스럽게 연결하는 탓에 오히려 아이패드 공유 시 개인정보가 거의 보호되지 않는 결과를 낳는다. 
 
이 정책은 원래부터 앞뒤가 맞지 않았지만 애플이 올해 WWDC에서 대거 공개한 삶의 질의 변화에 빗대어 보면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애플은 오래 전부터 사용자들이 제기해온 대부분의 불만 사항을 해결했다. 덕분에 아이패드OS 13에 이르러서 마침내 아이패드는 제대로 된 노트북 대안으로서의 기본기를 어느정도 갖췄다. 이제 아이패드에서 마우스를 사용할 수 있으며 사파리도 드디어 맥 사파리와 비슷한 모양이 됐다. 열정적인 소프트웨어 개선의 일환으로 애플 TV에서 복수 사용자 지원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필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기능을 요구해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는 많은 사람들, 특히 학부모가 아주 오래 전부터 아이패드에서 복수 계정 지원을 원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다. Macworld에서도 최소 2013년부터 이 이야기를 해왔고 최근인 지난 11월에도 컬럼니스트 댄 모렌이 애플이 애플 TV와 홈팟, 아이패드에서 복수 사용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애플은 처음 두 가지, 애플 TV와 홈팟에서는 소원을 들어주었으면서 아이패드에서는 외면했다. 애플이 가족, 직장, 학교를 위한 디바이스로 줄기차게 아이패드를 홍보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정말 이상한 정책이다.
 
사실 미국 교육 분야에서는 진전이 있다. 애플은 이미 공유 아이패드(Shared iPad)라는 서비스를 통해 각 학구에서 학생들을 위해 여러 개의 아이패드 계정을 설정하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이로 인해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발생하거나 태블릿의 성능이 저하됐다는 이야기는 없다. 애플은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학생 정보를 동기화하므로 학생들은 학교에 비치된 아무 아이패드나 집어 들고 수업을 받는다. 교사는 아이패드에서 관리자 역할을 하면서 학생의 성적뿐만 아니라 아이패드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도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형태다.



아이패드를 공유하는 부모에게도 이 ‘공유 아이패드’ 기능(이름도 아주 적절함)이 유용할 것이다. 지금은 자녀가 부모의 개인적인 앱과 메시지, 이메일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기가 무척 어렵다. 전 Macworld 편집장 수지 옥스가 작년에 지적했듯이 스크린 타임은 이상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스크린 타임을 설정할 경우 부모까지 자녀와 동일한 제약 하에 놓이기 때문이다(적어도 매번 스크린 타임을 비활성화하는 귀찮음을 감수해야 함). 이런 모든 문제는 동일한 디바이스에서 여러 계정을 사용할 수 있다면 애초부터 없었을 문제다. 또한 복수 계정이 지원되면 스크린 타임 기능을 통해 자녀의 아이패드 사용 습관을 더욱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사무실 환경에서도 복수 사용자가 지원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지금은 필자가 특정 앱을 위해 사용하던 아이패드로 동료가 벤치마크를 실행하거나 다른 작업을 할 때 필자가 어질러 놓은 것들을 정리하려면 디바이스 전체를 지워야 한다. 아이패드와 같은 기기를 전화기와 같은 개인용 기기처럼 사용해야 한다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특정 앱을 잠그기 위해 애플이 허용하는 사실상 유일한 옵션은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사용법 유도라는 접근성 기능이다. 그러나 이 기능은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를 넘겨주는 사람이 특정 앱 이외의 다른 부분을 볼 수 없도록 차단하는 단순한 역할만 할 뿐이다.
 
SF에나 나올 법한 대단한 기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맥에는 몇 년 전에 이미 이러한 기능이 구현됐고 덕분에 필자의 맥북을 동료에게 간단히 넘겨줄 수 있다. 게스트 계정을 사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윈도우 PC도 마찬가지며, 다른 태블릿은 물론 일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도 이 기능을 제공한다.
 

관리자의 부재

애플은 아이패드OS 13에 많은 공을 들인 만큼 맥과 마찬가지로 관리자 계정 하나를 허용해야 한다. 관리자 계정 사용자는 모든 권한과 설정에 액세스할 수 있어서 아이패드를 지금처럼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다. 관리자는 셀룰러 모델에서 데이터 용량을 소비할 수 있는 다른 계정을 정하거나, 스크린 타임을 통해 자녀가 접근할 수 있는 앱도 더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앱 스토어에서 앱을 구매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는 계정도 결정하고(저장 공간을 관리하는 데 유용할 것), 가족 공유로 공유할 앱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애플 TV와 마찬가지로 가족 구성원들은 각자의 추천 콘텐츠가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까를 걱정할 필요 없이 마음껏 TV 프로그램을 보고 음악을 감상하면 된다. 모든 개별 계정은 페이스 ID나 터치 ID로 열고 보호할 수 있다. 불편함이라고 해봐야 다른 사람이 사용하던 아이패드를 받을 때 매번 자신의 애플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한다는 정도다. 그 외에는 평소와 똑같이 사용하면 된다.
 
애플이 복수 사용자 지원을 일반 아이패드로 확대하지 않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두 가지가 떠오른다. 파일 관리와 저장 용량 제한이다. 두 가지 모두 여러 명의 사용자가 동일한 디바이스, 특히 저장 공간이 32GB에 불과한 경우도 있는 소형 아이패드에서 여러 앱을 다운로드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필자는 소형 모델을 사용하면서 계정이 하나임에도 저장 공간 부족에 시달렸다. 다만 학교를 대상으로 한 애플의 실험을 보면 파일 관리는 생각만큼 복잡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특히 관리자 계정이 다운로드한 파일에 대해 제한을 설정할 수 있다면 문제의 가능성은 더 작아진다. 애플이 정말 공간에 대해 우려한다면 복수 사용자 지원을 아이패드 프로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하는 방법도 있다. 

설득력도 충분하다. 아이패드OS 13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른 모델에 비해 아이패드 프로가 차별화되는 소프트웨어 측면의 중대한 차이점이 상당수 사라졌다. 결국 애플이 아이패드에 다중 사용자 지원을 도입하지 않는 유일한 이유는 각 가족 구성원 또는 같은 사무실에 소속된 여러 사람이 각자 자신의 아이패드를 구입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이번 글이 맥월드에서 이 주제에 관해 다루는 마지막 글이 되길 바란다. 기다림은 싫어하지만 애플이 아이패드OS 14에서 멋지게 공개하기 위해 이 기능을 아끼는 중이라고 믿고 싶다. 현재 다중 사용자 지원의 부재는 아이패드가 애플이 원하는 가족의 필수품이 되지 못하도록 하는 장애물이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애플의 노력과도 상충한다. 이제 그 고집을 버릴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