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픽셀 3XL, “게임의 법칙을 새로 쓴” 성공적인 구글 플랫폼

PCWorld
필자는 지금까지 약 일주일 동안 픽셀 3 XL을 사용하고 있다. 첫인상 3가지는 바뀌지 않고 그대로다. 지금까지 사용해 본 안드로이드 폰 중에서 가장 빠르다는 점, 카메라가 훌륭하다는 점, 그리고 노치가 정말 보기 싫다는 점이다.
 
다행히 앞의 두 가지 장점은 마지막 단점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이나 뛰어나다. 설령 무지막지한 노치가 없었다 해도 픽셀 3 XL이 못생긴 폰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겠지만, 못생긴 점은 이틀 정도 지나면 눈이 적응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노치는 6일이 지난 지금까지 폰의 잠금을 풀 때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노치의 당위성을 역설하는 대단한 차세대 카메라나 센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보기에도 트윈 카메라와 조도 센서, 스피커 주변에는 불필요한 공간이 남아돈다.
 
ⓒCHRISTOPHER HEBERT/IDG

다만 픽셀 3 XL 노치의 가치에 대해 왈가왈부하느라 너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싶지는 않다. 구글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노치 주변을 검은 색으로 채워 눈에 띄지 않게 할 방법을 제공할 의향을 밝혔고(그렇게 해서 더 좋아질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취향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노치가 거슬리지 않다면 픽셀 3 XL을 사면 되고, 거슬린다면 노치가 없는 픽셀 3를 사면 된다. 간단한 결정이다.
 
그 부분만 제외하면 픽셀 3는 안드로이드 폰 중에서도 단연 발군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완성된 픽셀이라고 할 수 있다. 각 부분별로 보면 다른 스마트폰이 더 뛰어난 경우도 있지만(갤럭시 S9의 디자인, 화웨이 P20의 카메라 하드웨어, 노트 9의 배터리 등) 종합적인 성능 측면에서 구글 픽셀 3를 능가하는 스마트폰은 없다.
 

뛰어난 뒷면, 그 이상의 화면

원래 픽셀은 항상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보기 좋았지만, 픽셀 3에 이르러서는 그 차이가 극명하다고 할 만큼 두드러진다. 전체가 유리로 된 픽셀 3의 뒷면은 필자가 사용해본 모든 디바이스를 통틀어 가장 멋진 디자인으로 꼽을 만하며 색상이 비교적 심심하다는 단점은 거의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다.
 
녹색 전원 버튼은 픽셀 3에서 노치 다음으로 가장 튀는 디자인 요소다. ⓒCHRISTOPHER HEBERT/IDG

새 픽셀에는 신호 수신에 유리한 글래스 소재도 필요 없다. 트레이드마크인 전 세대 모델의 투톤 조합은 그대로지만 이제 사각형의 각 모서리가 곡선으로 처리되어 이전과 달리 폰의 전체적인 모양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픽셀 3 XL의 뒷면은 전 세대 두 픽셀에 사용된 알루미늄의 모양과 느낌을 모방한 불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졌는데, 그 고급스러운 느낌은 글로 다 표현하기가 어렵다. 애플은 아이폰 7의 제트 블랙 색상을 만들 당시 알루미늄에 유리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한 새로운 제조 공법을 개발했다. 구글의 불투명 유리는 그 반대의 효과, 즉 픽셀의 유리 뒷면이 부드러운 알루미늄처럼 느껴지는 효과를 낸다. 유리를 소재로 사용한 다른 대부분의 폰보다 덜 미끄럽고 지문도 덜 묻는다. 케이스 없이 사용한 일주일 사이에 작은 흠집이 몇 군데 생겼지만 다른 유리 폰에 비해 눈에 덜 띄고 보통은 닦으면 지워진다.
 
양 측면은 뒷면 색상과 일치하는 알루미늄 재질이며 검정색 외의 모델에는 이번에도 파워 버튼에 단조롭지 않은 재미있는 컬러를 입혔다. 물론 헤드폰 잭은 없지만 대신 구글 어시스턴트 및 번역 기능이 있는 USB-C 픽셀 버드가 드디어 기본 품목으로 포함된다.
 
노치와 한 쌍으로 어울리는 큰 턱도 좋지 않은가? ⓒCHRISTOPHER HEBERT/IDG
 
그러나 세련된 느낌은 폰을 앞으로 뒤집는 순간 끝난다.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을 노치 외에도 상단과 측면의 베젤이 비교적 두꺼운 편이고 아래쪽 턱은 작년 2 XL만큼 크다. 화면 아래의 빈 공간을 채우는 역할을 겸하는 전방 지향의 고음질 스테레오 스피커도 그대로 있다. 또 하나 거슬리는 부분은 화면 하단 모서리의 모양과 상단 모서리의 모양이 달라서 전체적인 폰의 균형을 더욱 망가뜨린다는 점이다. 덕분에 큰 노치에 맞게 최적화된 앱을 용케 찾았다 해도 여전히 어딘가 이상해 보인다.
 
그나마 디스플레이 자체는 훌륭하다. 픽셀 3 XL에는 기본적으로 픽셀 2 XL과 동일한 쿼드 HD 1440 P-OLED 화면이 탑재됐지만(픽셀 밀도는 523ppi로 약간 더 낮음) 같은 화면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필자의 픽셀 2 XL 화면은 칙칙하고 생기가 없는 데 반해 픽셀 3 XL의 디스플레이는 필자가 사용해본 여느 OLED 못지않게 선명하고 밝고 생생하며, 이전 모델에 만연했던 짜증스러운 청색 편이 현상도 전혀 없다. 2 XL과 달리 “내추럴(Natural)” 색상 설정을 더 이상 조정할 필요도 없었다.
  
픽셀 3 XL(좌)의 디스플레이는 픽셀 2 XL(우)에 비해 훨씬 더 밝고 선명하고 생생하다. ⓒCHRISTOPHER HEBERT/IDG
 
터치 느낌도 더 좋아졌다. 보기 흉한 지문을 덜 묻게 할 목적으로 적용된 픽셀 2 XL의 소유성(oleophobic) 코팅은 싸구려 느낌인 데다 시간이 지날수록 닳아서 화면이 한층 더 탁해지는 현상이 있었다. 그러나 픽셀 3 XL의 유리는 훨씬 더 느낌이 좋다. 또한 빠르고 명쾌한 애니메이션 덕분에 마치 주사율이 120Hz인 것처럼 느껴진다(사실은 120Hz가 아님). 
  
손에 쥐기 좋은 6인치 화면. ⓒCHRISTOPHER HEBERT/IDG
 
이미 V40에서 LG의 새로운 디스플레이 공정의 결과를 봤지만 픽셀 3 XL에서는 그 효과가 더 두드러진다. 픽셀 2 XL에서는 디스플레이 선명도가 가장 큰 약점이었는데 3 XL에서는 비록 노치는 있지만 디스플레이 자체는 강점으로 바뀌었다.
 

사양은 평균, 속도는 놀라워

사양만 보면 픽셀 3 XL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 스냅드래곤 845 프로세서와 4GB RAM, 64GB 또는 128GB의 스토리지, 그리고 3,430mAh 배터리를 탑재했다. 거의 모든 경쟁 제품이 최소 6GB의 RAM과 더 용량이 큰 내장 스토리지와 SD 카드 슬롯, 더 큰 배터리 용량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된다. 그러나 신형 픽셀은 낮은 사양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성능 면에서 픽셀 3 XL은 미칠 듯이 빠르다. 사실 빠르지 않으면 안 된다. 픽셀 3에서는 안드로이드 9의 새로운 제스처 탐색이 단순히 기본 활성화되는 정도가 아니라 유일한 사용 방법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픽셀 2 XL에서도 한동안 제스처 탐색을 사용해봤지만 픽셀 3에서 ‘홈 버튼에서 밀어 올리기’ 동작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애니메이션은 부드럽고 앱 전환도 매끄럽게 되며, 새로운 햅틱 피드백 엔진이 시스템 전체적으로 적절한 촉각을 제공해서 사용하기가 훨씬 더 용이하다.

  
3 XL(좌)은 픽셀 2 XL(우)와 동일한 본체에 4분의 1인치 이상 더 큰 화면을 탑재했다. ⓒCHRISTOPHER HEBERT/IDG
 
탐색 속도만 빨라진 것은 아니다. 픽셀 3는 1세대 픽셀의 821이 그랬듯이 스냅드래곤 845 칩의 새로운 변형으로 느껴질 만큼 빠르고 부드럽다. 픽셀 3 XL과 비교하면 LG V40, 노트 9와 같은 비교적 신형 스마트폰도 느리게 느껴질 정도이며 픽셀 2 XL을 포함한 작년 단말기는 사실상 한물간 구형으로 보인다.
 
속도에 비해 배터리는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꽤 준수한 편이다. 픽셀 수는 늘어나 더 많은 전원이 필요함에도 용량은 픽셀 2 XL의 3,520mAh 배터리에 비해 오히려 약간 더 작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면 실사용 측면에서 배터리 시간 향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픽셀 2 XL과 대등한 수준이므로 대부분의 경우 종일 사용하기에 무리가 없고, 다만 무거운 작업을 실행한다면 중간에 전원 공급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노트 9이나 아이폰 XS와 같이 종일 사용하고도 남은 수준은 아니지만 구글에 따르면 픽셀의 적응형 배터리는 사용자의 습관을 학습하고 배터리 소모량이 큰 앱과 프로세스를 종료한다고 한다.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 알겠지만 일단 처음 며칠 간의 픽셀 3 XL 사용 경험으로 보면 스크린 온 시간은 약 6시간으로, 900달러짜리 폰으로서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이다. 결코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다.

  
픽셀 3 XL(위)의 두께는 픽셀 2 XL과 똑같지만 모든 면에서 개선됐다. ⓒCHRISTOPHER HEBERT/IDG

 
기본적으로 신형 픽셀은 초고속 UI와 무난한 배터리, 최소한의 RAM이라는 측면에서 안드로이드계의 초신성 같이 밝게 빛나는 아이폰이라고 할 수 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9이지만 그 플랫폼은 순수한 구글이다. 픽셀 3에 적용된 백엔드 최적화와 맞춤 구성은 안드로이드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이것은 삼성, 화웨이와 같은 안드로이드 협력사가 따라할 수 없는 부분이며, 픽셀 3는 사양이 폰의 전부가 아니라는 구글의 선언과도 같은 제품이다.
 

진짜 도움을 주는 어시스턴트

픽셀 3는 현재 안드로이드의 정점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구글은 다른 스마트폰은 필적할 수 없는 AI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앱 드로어는 블로트웨어 없이 깔끔하며 당연히 정기적인 업데이트도 보장된다. 뿐만 아니라 3세대 픽셀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는 방해 금지 또는 새로운 디지털 웰빙과 같은 시스템 수준 기능으로 격상됐다.

  
픽셀 3의 전화 검열(Call Screen) 기능에서 어시스턴트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IDG
 
픽셀 2의 렌즈와 액티브 엣지에서도 AI를 중심으로 한 구글의 비전을 볼 수 있었지만 픽셀 3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측면에서 어시스턴트의 수준을 높였다. 그 특징은 전화 앱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고 언뜻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듀플렉스(Duplex) 채팅 봇은 앞으로 사용자를 대신해서 음식점 예약을 할 수 있게 된다. 다음 달부터 이 기능이 배포되기 시작하면 확실히 픽셀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다.
 
픽셀 3에서 전화가 올 때 새로운 “통화 검열” 버튼을 사용하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대신 전화를 받아준다. 사용자는 상대방이 하는 말의 실시간 번역을 볼 수 있으며 중간에 전화를 받거나 계속 어시스턴트를 사용해서 통화를 진행할 수 있다. 기능과 정확성, 두 가지 측면에서 놀라울 정도다. 필자는 이 기능을 써먹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텔레마케터의 전화가 오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진정으로 놀라운 점은 이 기술이 스마트폰에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픽셀과 나머지 폰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픽셀 3에서 처음 선보이지만 최신 단말기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통화 검열, 듀플렉스를 비롯한 여러 새로운 AI 기능은 전체 픽셀 플랫폼(3개 세대 픽셀 모두)에 적용된다. 날씨 정보와 알람이 전부가 아니다. 단순히 화면을 두드리는 횟수를 줄여주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 우리의 삶을 풍족하게 해줄 실용적인 AI 애플리케이션이 나오게 될 것이다.
 

카메라 하나를 두 개처럼 쓰는 AI의 활약

첫 픽셀 때부터 구글은 뛰어난 AI와 후처리 기교에 힘입어 비교적 평범한 카메라 구성으로도 빼어난 결과물을 뽑아냈다. 픽셀 3의 주 카메라는 예상과 마찬가지로 전혀 바뀌지 않았지만(12.2MP, f/1.8, 1.4µm, OIS) 구글에 따르면 센서는 업그레이드됐다고 한다.

  
카메라 앱에는 여전히 수동 조작 기능은 없지만 몇 가지 새로운 기능이 제공된다. ⓒCHRISTOPHER HEBERT/IDG
 
그러나 보조 렌즈나 DSLR 스타일의 수동 조작이 없다 해도 픽셀 3의 사진 촬영 기능은 대폭 업그레이드됐다. 쉽고 재미있게 완벽한 사진을 얻을 수 있도록 여러 모드와 보정 기능이 추가됐는데, 특히 새로운 픽셀 비주얼 코어 이미지 프로세싱 칩의 힘이 크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라이브 사진을 활용해 제대로 된 사진을 건져주는 기능인 탑 샷(Top Shot)이다.
 
사용자가 셔터를 누를 때 구도 내에서 움직임이 감지되는 경우 AI 엔진이 셔터가 눌린 순간 전과 후의 일련의 이미지를 함께 제공한다. 따라서 인물 사진에서 눈을 감은 순간이나 원치 않는 사물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 찍힌 순간 등을 피해 그 앞뒤의 적절한 사진(탑 샷)을 선택할 수 있다. 딱 맞는 사진을 찾기는 조금 어렵지만(사진을 윗방향으로 밀어야 선택 가능한 사진이 표시됨) 환상적으로 유용한 기능이다.

  
픽셀 3 XL의 인물 사진(좌)은 픽셀 2 XL(중앙)에 비해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구석구석 디테일이 살아있는 사진은 갤럭시 노트 9(우)와 같은 진정한 듀얼 카메라 폰만이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다. ⓒIDG
 
픽셀 3에는 보조 렌즈가 없으므로 구글의 사진 AI가 그만큼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인물 사진 모드도 AI가 처리하지만 두 가지 새로운 AI 기반 기능으로 슈퍼 레스 줌(Super Res Zoom)과 나이트 샷(Night Shot)이 있다. 두 가지 모두 픽셀의 부족한 하드웨어를 보완하는 기능이며 대부분의 경우 확실히 효과가 있다.

  
최적의 광량 조건에서 픽셀 3 XL(좌)의 결과물은 실로 대단하다. 픽셀 2 XL(중앙)이나 갤럭시 노트 9(우)에 비해 색 정확도와 배경 디테일, 노출 모든 면에서 더 뛰어나다. ⓒIDG
 
인물 모드는 픽셀 2에서도 좋았지만 더욱 개선됐으며 이제 원하는 보케 효과의 정도를 변경하고, 흑백 배경으로 피사체를 분리할 수도 있다. 슈퍼 레스 줌은 디테일을 잘 살리는 동시에 일반적인 디지털 줌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효과적으로 억제해준다. 더 강화된 나이트 샷의 저조도 촬영 테스트는 하지 못했다. 이 기능은 다음 달에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AI를 사용해서 다양한 노출의 여러 사진을 하나로 합성해 일반적인 사진보다 더 밝고 선명한 사진을 얻는다는 방식은 거의 동일하다.

  
픽셀 3 XL의 슈퍼 레스 줌(좌)이 뛰어나다 해도 노트 9의 실제 광학 줌 렌즈와 경쟁할 수는 없다. ⓒIDG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픽셀의 카메라 하드웨어는 기본적으로 오만과 자만심의 조합이다. 픽셀 3의 카메라가 아무리 좋다 해도(실제로 정말 좋기는 하다) 광학 줌, 더 넓은 조리개, 또는 보조 렌즈가 가미됐다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1세대 픽셀의 EIS(픽셀 2에서 OIS로 대체됨)와 같이 컴퓨터의 계산으로 만들어내는 사진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물론 구글이 렌즈 하나로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정말 놀랍고, 전적으로 AI에 의존하는 픽셀을 통해 다른 폰으로는 불가능한 좋은 사진을 얻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노트 9 또는 LG V40과 같은 수준의 카메라 시스템과 조화를 이룬 비주얼 코어의 위력은 과연 어느 정도일지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두 개의 전면 렌즈

그러나 전면 카메라는 다르다. XL의 노치 안쪽(픽셀 3의 경우 베젤 왼쪽 모서리)을 보면 카메라 하드웨어가 업그레이드되어 이제 이른바 단체 셀카용 보조 광각 렌즈가 들어가 있다.
 
주 카메라: 800만 화소, f/1.8, 75도 FOV
보조 카메라: 8만 화소, f/2.2, 97도 FOV
 
이 광각 전면 카메라의 화각은 주 후면 카메라만큼 넓다. 하단의 슬라이더를 따라 화면을 밀면 화각을 대폭 늘려 더 많은 사람을 구도 안에 넣을 수 있는데, 아주 멋진 기능이다. 또한 예를 들어 웃음과 같은 얼굴 표정에 따라 알아서 사진을 찍어주는 포토부스(Photobooth) 기능도 재미있다.
 
단체 셀카 기능은 더 많은 사람이나 피사체를 구도 안에 넣을 때 큰 효과를 발휘한다. ⓒIDG
 
픽셀 3의 전면 카메라는 하드웨어가 디지털 사진의 결과물에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한 가지 아쉬움은 전면의 보조 렌즈에 인물 사진에서 보케 효과를 강화하는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인물 사진은 픽셀 3에서 확실히 개선됐지만, 구글의 다른 듀얼 카메라 제품과 비교하면 사진 품질의 일관성은 떨어진다. 피사체와 배경의 경계를 정확히 찾아내는 구글의 AI는 놀랍지만 보조 렌즈를 활용했다면 더욱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픽셀 3 XL, 구매할 가치가 있는가? 

픽셀 3 XL에 899달러 또는 999달러를 투자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한다.

•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 디자인이 더 중요한가?
•    카메라 하드웨어가 이미지 처리보다 더 중요한가?
•    최고의 하드웨어 사양이 최신 소프트웨어보다 더 중요한가?

  
손에 쥐기 적당한 6인치 화면 ⓒCHRISTOPHER HEBERT/IDG
 
하드웨어 대 소프트웨어라는 측면에서 픽셀 3와 다른 모든 안드로이드 폰의 차이는 과거 어느 때보다 극명하다. 훌륭한 카메라, 놀랍고 유쾌한 AI의 발전, 안드로이드 9 최적화까지, 픽셀 3 XL은 박스에서 꺼내는 순간부터 다른 안드로이드 폰과 구분되며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느껴진다. 또한 구글이 구형 폰에도 아낌없이 새로운 기능을 넣어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픽셀 제품군과 나머지 안드로이드 폰의 차이는 앞으로 갈수록 더 벌어질 것이다. 물론 역대 픽셀 폰 중 가장 비싸지만(소형 모델의 경우 25% 가까이 인상된 가격) 픽셀 3 XL은 프리미엄 폰의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는 제품이다.
 
픽셀 3XL 흰색 모델 ⓒCHRISTOPHER HEBERT/IDG

물론 이미 픽셀 2를 갖고 있는 사용자가 굳이 픽셀 3를 살 만한 이유는 많지 않다. 새로운 킬러 기능의 상당수가 전체 픽셀 제품군으로 확대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2년 이상 폰을 업그레이드하지 않았다면, 특히 다른 무엇보다 철저하게 관리되는 소프트웨어 경험을 중시한다면 픽셀 3는 고려할 만한 제품이다.
 
그게 바로 픽셀 3의 핵심, 픽셀의 플랫폼화이기도 하다. 구글은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마니아 층이 원하는 사양이나 기능보다 사용자 경험을 더 앞에 내세우고 있다. 매상을 올리기에는 쉽지 않은 방식이고 특히 높은 가격대를 감안하면 더 그렇지만, 다른 폰에서는 거의 제공하지 못하는 확실한 보장이 한 가지 있다. 내년이면 지금보다 더 좋은 폰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