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칼럼 | 애플은 왜 협업 툴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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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다. 바로 기업 서비스의 부재다. 일례로, 협업 소프트웨어 시장은 오늘날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현재 기업 모빌리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애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이 아직까지 슬랙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지(Teams)를 따라 잡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게다가 애플은 이미 부분적으로나마 협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이 사실은 더욱 의아하게 느껴진다.

애플의 아이워크(iWork) 소프트웨어는 댓글 기능이나 변경사항 추적 같은 기본적인 협업 기능들을 제공해 왔으며, 아이클라우드(iCloud)를 통해 실시간 편집도 가능했다. 물론 이런 기능들은 요즘 나오는 솔루션들에 비하면 기본적인 것들일 뿐이지만, 어쨌든 애플이 협업의 중요성 정도는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기능들 중 대다수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의 앱 여기 저기에는 몇 가지 협업 기능들이 흩어져 있다. 

현재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는 버그가 발견되어 기능을 막아 두었지만, 그룹 페이스타임은 스카이프나 기타 유사한 컨퍼런싱 툴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맥에서는 메시지 앱을 통해 프레젠테이션을 공유하고, 원격 스크린 열람과 제어가 가능하다. 이 기능들은 협업 뿐 아니라 기술 지원이 필요할 때도 유용하다.

애플 네이티브 앱에서는 이미 공유 캘린더나, 익스체인지의 관련 기능들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는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애플의 서버 플랫폼 역시 위키 툴을 통해 부가적인 협업을 허용했다. 슬랙(Slack)이나 팀즈와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어도, 그런 솔루션들보다 훨씬 앞서서 협업 분야를 개척한 것은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교육용 아이패드에 들어 있는 클래스룸(Classroom) 솔루션에서 애플은 이런 협업 기능들을 하나로 통합했다.

이런 것을 보면 애플이 기업 등급의 협업 툴을 만들 역량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 안되면 IBM, 시스코, SAP 같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어서라도 말이다. 이처럼 준비가 다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뜸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라이벌 플랫폼의 수용

애플이 기존의 솔루션을 갈고 닦아 기업용 협업 솔루션을 내놓지 않은 이유는 분명하다. 그러려면 애플의 서비스를 애플 외의 플랫폼에서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용 서비스는 당연히 윈도우와 안드로이드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애플은 그 동안 대부분의 소비자 중심 서비스에서 다른 플랫폼을 철저히 거부해 왔다(아이메시지 플랫폼을 보면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애플의 파트너들 중에서도 협업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다양한 기업용 서비스를 판매하는 곳들이 있는데 이들과 경쟁하게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애플이 애플 디바이스 기업 관리를 위해 서드파티 공급자에게 의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전에는 말했던 것처럼, 최근 들어 애플은 비즈니스 및 교육 분야에서 하드웨어를 관리함에 있어 다른 기업들의 도움을 받아 왔다. 이런 상황에서 협업 스위트를 만들게 된다면 기업 시스템, 특히 액티브 디렉토리와 같은 아이덴티티 관리 시스템과 어느 정도의 통합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최근의 접근에 위배될 수 있다.
 

소셜 미디어 실패의 경험

애플은 소셜 미디어 부문에서도 그다지 강세를 보이지 못했다. 핑(Ping)을 기억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비록 기업 서비스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소셜 미디어는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소셜 미디어처럼 보이고 기능할 필요는 있다.

과거 자체적인 소셜 네트워킹 옵션을 만들려 했지만 실패했던 경험으로 인해 애플은 비슷한 시도를 다시 해보기도 전에 단념할 지도 모른다. 한 가지 비즈니스 솔루션의 실패가 결국 애플이 제공하는 다른 서비스들의 평판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그 동안 가치 있는 기업 브랜드로 인정받기 위해 오랜 시간 열심히 싸워 온 애플이 이를 허용할 리 없다.

애플의 서비스 사업이 여전히 소비자 중심적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애플 뮤직, 아이튠즈 스토어, 그리고 애플의 (아직 발표되지 않은) 스트리밍 서비스들을 계속해서 애플의 수익을 증가 시키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소비자들은 겨냥한 서비스일 뿐이다. 그나마 비즈니스 레디라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는 아이클라우드(iCloud) 뿐이다. 게다가 아이클라우드 조차도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대안들에 비교해 보면 채택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아직 기회는 있다

이처럼 애플이 기업 협업 경쟁에 뛰어들지 않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망설임이 결국은 제 발등 찍기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수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협업이야 말로 미래의 지배적 업무 방식이 될 것임이 증명된 바 있다. 기업들 역시 협업 툴에 상당한 돈을 투자할 준비가 되어 있다. 특히 직원들의 소프트웨어 채택과 사용을 장려할 수 있는 소비자 지향적 디자인과 UI를 갖춘 툴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용자 우선적인 디자인 언어는 애플의 주 특기라고 할 수 있으며, 만약 애플이 협업 툴을 만든다면 틀림 없이 직원들이 먼저 사용하고 싶다고 느끼는 그런 툴이 될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쩌면 애플은 중소기업 시장을 먼저 공략함으로써 비즈니스 솔루션의 걸음마 단계를 밟아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중소기업들은 접근 가능하고 손쉬운 솔루션을 원할 가능성이 특히 더 높으며 색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도할 의향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지닌 매력은 이 뿐만이 아니다. 중소기업들은 보통 대기업보다 더욱 단순한 기업 기반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뿐만 아니라 사용자 수도 더 적다), 다시 말해 중소기업의 경우 대기업보다 깊은 정도의 통합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중소 기업들은 ‘올-애플(All-Apple)’ 샵이 되어 줄 가능성이 더 높고, 때문에 애플로써는 자체 플랫폼이라는 안전지대 내에서 여러 가지 가능성을 실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애플은 이미 아이클라우드 및 기존 제품 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유 기능에 맞춘 솔루션을 보다 쉽게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중소기업에 먼저 진출한다면, 애플이 여전히 그 시장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다. 2018년 맥OS 서버에 대한 비난으로 인해 이 시장에 대한 애플의 관심이 다소 약화됐다.
 

애플, 빠른 시일 내에 확답 내놓아야…

애플이 아직까지 협업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 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배제한 적도 없다. 사실 애플은 협업에 대해 잠재적 성장 분야로써 아무 말도 한 적이 없다. 애플은 다른 IT 중심 이니셔티브들과 마찬가지로 협업 툴에 대해서도 올 여름 WWD에서, 아니 이르면 봄에라도 뭔가를 공개할 지도 모른다. 참고로, 애플 비즈니스 매니저, 애플 스ㄹ쿨 매니저/클래스룸, 장비 등록 프로그램 등은 모두 연초에 발표됐다.

마약 애플이 이런 계획을 가지고 있고, 단지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면, 한시라도 빨리 공개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이미 협업 툴 시장은 초기 단계를 벗어나 빠르게 성숙해가고 있다. 초기에 기업을 설득해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쪽이 기존에 잘 사용 중이던 경쟁업체의 소프트웨어를 버리고 우리 것을 사용해 보라고 설득하는 것보다는 훨씬 쉬울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오래 끌수록 애플에게는 불리하다. 지금도 곳곳에서는 기업들이 경쟁사의 협업 솔루셔능ㄹ 사용해 보고 채택하고 있다. 시간을 오래 끌수록, 비즈니스 세계의 사용자들은 애플이 아닌 다른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사용해 협업하는 것에 익숙해 질 것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