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서도 빨라서도 안된다” 블록체인 도입을 결정하는 방법 : 미 연준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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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올해 개념 증명 단계를 거쳐 제한적인 프로덕션 시스템까지 진전했다고 볼 수 있지만, 기업에서 지금 당장 블록체인 배치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다고 마냥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대표 애널리스트 마르타 베넷은 “혁신은 나중에 따라잡을 수 없다.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린다면 너무 늦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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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넷은 포레스터의 신기술과 혁신 컨퍼런스 현장 발표에서 공공 및 민간 조직을 대상으로 먼저 블록체인 분산 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DLT)로 처리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할 수 없는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넷은 “지금은 기업 관점에서 혁신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다”면서 “사실 현재 상황은 서부 개척 시대와 같다. 많은 사람들이 초창기의 인터넷과 비교하는데, 어디로 갈지 아직 모른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이 있다. 하지만 지금 손을 놓고 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용례 가려내기
사용례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일단 기업이 이해해야 할 것이 있다.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많은 기존 기술이 이미 거래 성격의 비즈니스 요구 사항을 대부분 처리할 수 있지만 이러한 블록체인의 핵심 특성인 협업은 비견할 만한 기존 기술이 없다는 점이다. 베넷은 “분산 원장은 팀 스포츠와 같다. 가장 높은 수준으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그리고 공유가 분산 원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포레스터 리서치 대표 애널리스트 마사 배넷은 블록체인 컨소시엄과 표준 기구, 신생업체로 구성된 확장된 생태계를 설명했다.

기업은 여러 사업부 또는 기타 업계 참가자에게 예를 들어 거래 조정 문제와 같은 공통적인 문제 또는 관련 문제가 있는지 여부, 그리고 블록체인을 통해 어떤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지를 자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상호 경쟁하는 9개 유럽 은행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we.trade는 중소기업을 위한 무역금융 거래가 가능한 분산 원장을 구축했다. 이 DLT를 통해 9개 은행은 경쟁을 지속하면서도 국내 및 국제 금융 간소화라는 공통된 문제를 해결했다.

베넷은 기업이 블록체인 배치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하는 “체크리스트”를 제안했는데, 그 중에서 일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복수의 당사자에게 동일한 데이터, 그리고 동일한 데이터 저장소에 쓰는 역량이 필요한 경우
- 모든 당사자에게 데이터가 유효하며 변조되지 않았다는 보장이 필요한 경우
- 현재 시스템이 오류에 취약하고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불안정하거나 마찰 지점이 많은 경우
- 예를 들어 관계형 데이터베이스와 같은 단일 중앙 시스템을 두면 안 되는 적절한 이유가 있는 경우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관심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의 IT 담당 부사장 폴 브래실은 연방준비은행이 일반적으로 신중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기술 도입의 “하키 스틱” 효과를 경험했으며, 특히 블록체인의 경우 그 효과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보스턴 연준은 2016년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술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으로 전환했다. 블록체인이 국가 은행 산업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투자했다.

브래실은 “민간 분야가 더 잘 한다면 우리에게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먼저 우분투 리눅스를 업로드하고 아주 간단한 계약부터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 스스로 많은 것을 직접 배워야 했다”고 말했다.

보스턴 연준 개발자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블록체인 사용 방법을 배웠다. 브래실은 특히 IBM이 제작한 하이퍼레저 컴포저(Hyperledger Composer)를 사용한 블록체인 개발 영상이 유용하다고 말했다. 개발자들은 아마존 웹 서비스를 사용해 리눅스 가상 머신을 가동하고 이더리움 패브릭(Ethereum Fabric)을 다운로드했다.



“전환점”은 IT 담당자가 유럽으로 가서 당시 영국의 은행간 거래 네트워크를 하이퍼레저로 옮기는 중이던 영국은행(Bank of England)의 IT 담당자와 만나면서 찾아왔다. 하이퍼레저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기반인 개방형 DLT가 아니라 “허가형” 블록체인이다.

브래실은 “미래의 은행 네트워크에는 멤버십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했다. 더 많은 암호화된 거래가 필요했으므로 이더리움 방식을 포기하고 하이퍼레저 방식을 구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국 연준의 세 가지 블록체인 시범 운영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은 세 가지 블록체인 개념 증명을 구축했다. 먼저 보스턴 지역 은행을 위해 연준이 관리하는 60억 달러 이상의 예비금을 위한 일반적인 전자 원장 용도를 테스트했다.


두 번째 개념 증명에서는 대규모의 디지털 전국 은행 네트워크에 포함될 때 분산 원장의 감사 또는 감독 노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테스트했다. 브래실은 “감사 또는 돈세탁 방지 측면은 어떤지, 특이한 사기 행동을 찾는지, 그리고 인간적인 활동을 어떻게 디지털화할 것인지를 살펴봤다”고 말했다.

보스턴 연준의 IT 담당 부사장 폴 브라실은 핀테크 시장의 블록체인 사용을 검토한 이유와 분산원장기술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었는지 설명했다.

브래실은 “대규모 블록체인 환경에서 거래를 감시하는 모든 은행을 연결하는 거미줄과 같은 연결망을 구축해야 하며, 연준이 그 중심에 있게 된다. 연준은 이러한 거래를 주문하고 누가 이 네트워크에 참여하는지, 누가 인증서를 발급하는지를 결정하는 멤버십 서비스의 결정권자가 된다. 큰 과제이지만 핀테크와 DLT가 금융 시장에 진정한 영향을 미치게 하려면 필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보스턴 연준이 구축 중인 세 번째 블록체인 PoC는 비핵심 HR 애플리케이션(HR 직원 평가 기능 중 하나)을 실행한다. 24/7 운영하면서, 예를 들어 확장 문제와 같이 지속적인 사용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브래실은 “스토리지 문제가 발생할지, 스마트 계약 개발 과제는 무엇인지, 사이버 위험은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미래에 이 핵심 일반 원장 플랫폼을 확대 구축하기 전에 먼저 작은 부분부터 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은 내년 정도에 블록체인 기반 HR 앱의 프로덕션 버전을 구축할 예정이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은 이 기관은 DLT가 소액결제(소비자와 소매점 사이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소액 온라인 결제) 등을 통해 미국과 전 세계의 현재 프로세스를 어떻게 붕괴시킬지도 살펴보는 중이다. 또한 블록체인이 궁극적으로 자동어음교환소(Automated Clearing House) 전자 네트워크 및 은행 간 대규모 도매 결제에 사용되는 페드와이어(Fedwire)와 같은 대형 소매 및 도매 결제 플랫폼에 미칠 영향도 연구하고 있다.

브래실은 “분산 원장 기술에서 이러한 플랫폼을 실행하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사이버 위험은 무엇인가? 속도가 얼마나 빠른가? 현행 프로세스가 붕괴되기 전에 그러한 것들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그리고 명목화폐와 암호화폐 사안도 있다. 연준은 암호화폐의 향방을 이해해야 한다. 경제에서 ICO의 의미는 무엇인가? 2,500여 개의 암호화폐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나아가 글로벌 경제 구조에서 암호화폐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은 지역 은행의 유동성과 안정성을 확인하는 일을 하는 300명의 심사관도 두고 있다. 브래실은 “10년 후 이러한 여러 은행이 블록체인에서 신용 시스템을 운영하는 모습을 생각해 보라. 이러한 기업을 더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심사관들이 알아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네트워크에 블록체인 사용
보스턴 연준은 블록체인 구축 측면에서 세계의 다른 중앙 은행과 비교해 연준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미래에는 은행이 전통적인 명목화폐와 암호화폐를 모두 전송하는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정부 관점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블록체인 PoC 구축 경험을 세부적으로 다룬 백서를 올해 말 발간할 예정이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은 향후 12~18개월에 걸쳐 애플리케이션 테스트를 위한 샌드박스 구성을 목표로 다른 연방준비은행으로 PoC를 확대할 계획이다.

기업용 또는 “허가형” 블록체인은 분산되므로 중앙 기관에 의해 전자 원장 사용이 허가되는 사람은 누구나 모든 불변성 데이터 항목을 볼 수 있다. 이는 공급망 추적 또는 국가간 결제 및 정산과 같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대단히 유용한 부분이다. 또한 스마트 계약 기술은 원장에서 누가 무엇을 볼 수 있는지도 통제할 수 있다.

그러나 베넷은 스마트 계약 기술의 이름에 현혹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스마트 계약은 스마트한 계약도, 법률적인 계약도 아니다. 스마트 계약은 비즈니스 자동화 구조체(미리 결정된 규칙을 강제하기 위해 코딩된 소프트웨어)로, 많은 수작업 프로세스의 탈중개화(disintermediation)를 실현하는 기능이 있다.

또한 기업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성공적으로, 여러 차례 테스트했다 해도 여전히 확장은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이 기술이 프로덕션용으로 준비가 됐다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기존 비즈니스 시스템과 통합되어야 하며, 많은 산업에서 아직 결정되지 않은 규제 및 규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베넷은 “이것이 지금 당장 대규모 도입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라며, “DLT가 이 산업, 이 프로세스 등을 혁신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기업 관점에서 현재 혁신되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금 기업이 하고 있는 것은 미래에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기 위해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알아보는 정도”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작년 노던 트러스트(Northern Trust Corp.)는 사모펀드 관리를 위한 하이퍼레저 패브릭 기반의 상용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출범했다. 이 DLT 네트워크는 모든 참여 당사자 간의 실시간 문서 교환을 구현했으며, 스마트 계약 기술로 승인 프로세스를 간소화했다. 베넷은 “노던 트러스트는 미공개주 거래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준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3주에서 3일로 줄였다”면서 또한 거래를 거의 실시간으로 조사하기 위해 감사자 한 명의 블록체인 출입도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오래 전에 완료된 거래를 주기적으로 감사하는 전통적인 감사 방식과 다른 점이다.

기업에서 블록체인을 피할 만한 이유
블록체인 구축을 고려하는 기업은 단일 중앙 시스템을 두지 말아야 할 타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자문해야 한다. DLT는 복잡성을 유발하고, 적어도 현재로서는 여전히 미성숙함으로 인한 위험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베넷은 “궁극적으로 기업 조직과 업계를 가장 잘 알고 어느 부분이 안 맞고 어느 프로세스가 손상되는지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주체는 그 조직이다. 이 기술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자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넷은 인터넷 초창기와 블록체인 기술 간에는 둘 다 범용적 커뮤니케이션 매개체가 될 잠재력을 지녔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지만, 블록체인의 경우 철저한 학계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큰 차이가 있다고 경고했다.

베넷은 “인공 지능, 증강 현실, 나노 기술, 양자 컴퓨팅 등 무엇이든 새로운 기술은 연구실부터 시작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 다음 실제 환경에서 사용되기 위한 상용화 단계를 거쳐 주류 기술이 된다”면서 “블록체인은 어떠한 형태의 철저한 학계 연구도 거친 적이 없으면서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네트워크”라고 말했다.

블록체인을 구축한 공공 및 민간 조직 상당수가 배운 것은 분산 원장 기술이 성숙하려면 아직 멀었으며, 여전히 몇 년, 길게는 10년이 걸려야 극복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여전히 수많은 사양과 블록체인 변형이 경쟁하고 있으므로 블록체인 도입을 이끌 주체가 표준일지, 업계 이니셔티브일지 실질적 도입일지도 알 수 없다. 베넷은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