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리뷰 : 가상현실 몰입감을 높여주는 HTC 바이브의 새로운 액세서리

PCWorld
PC 기반의 가상현실이 곧 1주년을 맞는다.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와 HTC 바이브(Vive) 모두 기념일에 맞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프트는 가격을 200달러 인하했고 바이브는 새로운 할부 지원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HTC는 할부 지원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바이브에서 필자가 가장 마음에 드는 점 중 하나는 출시 이후 계속되고 있는 하드웨어에 대한 바이브의 적극적인 실험 의지다. 리프트, 오큘러스의 선택 사양인 터치 컨트롤러는 2015년 이후 사실상 아무런 변화가 없다.

반면 바이브를 보자. 먼저 새로운 케이블이 나왔다. 출시 버전에 포함된 무거운 케이블 대신 소비자용 리프트와 비슷한, 더 얇은 3-in-1 케이블을 채택했다. 그리고 앞으로 두 가지 새로운 하드웨어가 바이브 생태계에 등장한다. 바이브 디럭스 오디오(Vive Deluxe Audio)와 바이브 트래커(Vive Tracker)다.


바이브 디럭스 오디오
HTC는 CES에서 디럭스 오디오 스트랩과 트래커를 발표했고 이번 주 가격도 공개했다. 두 제품의 가격은 각각 99달러이며 오디오 스트랩은 5월, 소비자용 트래커는 연말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필자는 이번 주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두 기기를 직접 접해볼 기회를 가졌다. 대체로 트래커가 더 큰 주목을 받는 듯하지만 필자의 경우 적어도 순수한 잠재력 측면에서는 디럭스 오디오 스트랩에 훨씬 더 흥미를 느꼈다.

일단 정말 편안하다.

바이브는 빼어난 성능을 자랑하지만 디자인은 출시 당시까지도 완성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대체로 오큘러스의 2차 개발자 키트와 비슷한 수준으로, 3가닥 탄성 스트랩에 육중한 고글을 매달아 놓은 형태다. 끈을 조절하기가 어렵고, 바이브 자체가 무거워 끈의 탄력성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 제대로 잡아주지 못한다. 또한, 움직임을 줄이려고 끈을 과하게 조이면 얼굴이 짓눌린다.

오큘러스 리프트의 소비자 버전은 단단한 플라스틱 밴드를 사용해서 무게도 상쇄하고
헤드셋을 더 안정적으로 고정해준다. 이번에 HTC도 이러한 방식을 바이브에 “차용”했다.
디럭스 오디오 스트랩은 리프트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에 사용된 더 단단한 형태의 디자인을 혼합해서 적용했다. 야구 모자처럼 머리에 쓰고 앞부분을 눈앞으로 펼쳐 내린다. 진가는 그 다음 단계에서 발휘된다. 예전의 벨크로 스트랩이 아니라 자전거 헬멧처럼 휠을 사용해 조인다.

디럭스 오디오 스트랩을 사용한 HTC 바이브는 사용성 면에서 큰 차이가 느껴진다.

헤드셋을 쓰고 조절하는 데 몇 초면 충분하고, 단단한 디자인 덕분에 조절된 상태가 그대로 유지된다. 지금의 탄성 밴드로는 바이브를 쓰고 아래를 내려다보기가 생각 이상으로 어렵다. 끈을 아주 꽉 조이지 않으면 헤드셋의 무게로 인해 눈에서 기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스트랩을 사용하면 전혀 움직임이 없다. 오큘러스 헤드밴드와 대등하며 측면에 넉넉하게 들어간 패딩 덕분에 조금 더 좋다고 해도 될 정도다.

디럭스 오디오 스트랩은 오큘러스의 또 다른 핵심 기능인 내장 헤드폰에도 대응한다. 오큘러스가 내장 헤드폰을 탑재한다는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당시에는 좋은 소리를 듣지 못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리프트에 내장된 것보다 품질이 더 좋은 헤드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곧 내장 헤드폰 덕분에 많은 불편함이 사라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무게가 가벼워지고, 내려놓을 곳을 찾느라 더듬거릴 일이 줄어들고, VR을 즐기기까지 필요한 단계도 줄어든다.

그래서 HTC도 오큘러스의 아이디어를 빌렸다. 디럭스 오디오 스트랩이라는 이름도 헤드폰이 내장됐음을 드러내기 위한 이름이다. 또한 이번에도 바이브는 오큘러스보다 조금 더 좋게 만들었다. 패딩을 더 많이 넣었고 귀에 닿는 부분의 소재도 좀더 편안한 느낌이며 착용하기도 더 쉽다.



단점은 물론 디럭스 오디오 스트랩이 ‘디럭스’ 아이템, 즉 부가적인 제품이라는 점이다. 그래도 개발자가 만드는 게임과 VR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터치를 “옵션”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는 오큘러스에 비하면 양반이다. 바이브의 새로운 스트랩은 적어도 개발자 관점에서는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그만인 요소다. 내장 헤드폰을 사용하든 사용하지 않든 기본적으로는 경험에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필자는 디럭스 오디오 스트랩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필수 구입 항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GDC에서 아주 잠깐 사용했는데도 이미 기존 탄성 밴드와 거추장스러운 조절 과정으로 돌아가기가 싫어졌다. 게다가 바이브를 사용할 때마다 계속 헤드폰을 따로 착용해야 한다.

디럭스 오디오 스트랩은 더 편안하고 더 안정적이다. 애초에 바이브에 기본적으로 포함되었어야 할 제품으로 느껴진다. 5월에 출시되면 좀더 많은 시간 동안 사용해본 후 공식 리뷰를 올리겠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최고의 바이브 경험을 원한다면 꼭 필요한 제품이 될 것 같다.
 


바이브 트래커
바이브 트래커는 적어도 일반 사용자 관점에서는 조금 더 복잡하다.



미리 말해두자면 GDC에서 경험한 두 가지 트래커 데모는 모두 훌륭했다. 먼저 VR세날(VRsenal)의 슈팅 게임을 한 후 넉아웃 리그(Knockout League)라는 권투 게임을 해봤다. 바이브 트래커는 사실상 바이브 컨트롤러 맨 윗부분에 들어가는 부품이고 위치 추적도 기본 컨트롤러와 같이 라이트하우스(Lighthouse)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 차이는 맞춤형 주변기기에 장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데모에서 강조한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VR세날 데모에서는 MSI의 백팩 컴퓨터를 매고 바이브를 머리에 쓴 다음 진짜 총처럼 생긴 가짜 총을 손에 들었다. 모양 뿐만 아니라 실제 돌격 소총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무게도 꽤 무거웠다.



진짜 총의 뒷가늠자가 있는 자리에 바이브 트래커가 장착되어 있어서 게임 내에서 표준 바이브 컨트롤러와 마찬가지로 완벽하게 위치가 추적된다. 조준은 실제 총을 조준하는 느낌 그대로다. 필자는 바닥을 엉금엉금 기고, 가상의 벽 뒤에 숨어 로봇을 저격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VR세날 총의 탄창 안에는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으므로 말 그대로 “재장전”도 가능하다. 버튼을 누르고 탄창을 빼면 안쪽에 마이크로USB 포트가 있다. 충전이 다 되면 다시 총에 끼워 넣는다.

넉아웃 리그의 트래커는 실제 권투 글러브의 뒷부분에 구멍을 뚫고 장착한 형태라서 VR세날 총에 비해 눈에 잘 띈다. 작동 방식은 비슷하다. 실제로 낀 권투 글러브와 가상현실에서 낀 권투 글러브의 움직임이 정확히 일치하므로 바빙, 위빙과 같은 권투 기술을 실제로 구사하고(어설프지만) 상대방에게 결정타를 날릴 수 있었다.

트래커는 좋은 기술이고 제조업체들이 구현하는 여러 가지 방식도 분명 훌륭하다. 다만 몇 가지 문제점이 보인다.

바이브 트래커가 장착된 장갑

첫 번째는 물론 오래된 질문으로 “집안에 주변기기를 몇 개까지 둘 것인가?”이다. 여러분 중 벽장 한 칸을 가득 채우는 록 밴드(Rock Band), 기타 히어로(Guitar Hero) 장비를 갖추고 있거나 한때 갖췄던 사람들이 꽤 많을 것이다. 이런 주변기기들은 한참 즐기는 시점에는 정말 재미있지만 언젠가는 그냥 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될 뿐이다.

두 번째는 “해괴한 주변기기에 돈을 얼마나 쓸 것인가?”이다. 바이브 트래커는 개발자에게 개당 99달러에 판매된다. 따라서 트래커를 장착한 주변기기는 최소 150~200달러는 될 것이다. VR세날 총의 높은 품질을 감안하면 그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VR은 돈이 많이 드는 취미고 기꺼이 지갑을 더 여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조업체 입장에서 게임 맞춤형 주변기기를 개인 소비자에게 팔기는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아케이드(오락실)라면? 필자 생각에는 이쪽이 유망한 듯하다. HTC는 아케이드로 VR을 확장해서 아케이드 운영자에게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플레이한 시간별로 고정 요금을 청구하는 방안을 모색 중임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아케이드는 공간이 넉넉하고 고유한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 곳이므로 아케이드 운영자라면 위치 추적 총과 권투 글러브 등의 주변기기를 몇 개 구입해서 비치할 만하다.

결론
오디오 스트랩은 너무 좋아서 아무리 칭찬해도 모자랄 정도다. 최종 판매 제품에 큰 문제점이 없기만 바랄 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제대로 평가하고 공식적으로 추천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 동안 사용해봐야 한다. 그러나 이번 주 내내 바이브를 사용하면서 느낀 점은 지금까지 집에서 했을 때보다 훨씬 더 편안하다는 것이다.

트래커의 경우 개발 회사들이 향후 무엇을 구상할지 지켜봐야 한다. 트래커는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어느 천재 개발자가 기발한 맞춤 제작 컨트롤러를 통해 VR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다시 일으킬지도 모를 일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