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함만이 살 길이다" 노트 7 살리기에 대한 전문가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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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화요일 오전 노트 7 스마트폰의 생산, 판매, 교환을 공식적으로 중단했다. 초기 발매된 노트 7과 그 이후 교환품까지 잇따라 과열 및 발화 사고가 발생한 이후 내린 결정이다.

전문가들은 노트 7 단종에 따른 비용 손실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어 인사이트앤스트래티지의 패트릭 무어헤드는 삼성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50억~75억 달러로 예상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삼성 브랜드 가치 하락 역시 크나큰 손실이다.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를 포함한 일각에서는 최대 1900만 대, 약 170억 달러어치의 노트 7 판매가 무산된 것으로 추산했다.

노트 7의 수명은 짧디 짧았다. 8월 19일 미국에 출시된 후 9월 2일 삼성은 전세계 250만 대의 노트 7을 리콜했고, 9월 15일에는 미국 소비자 제품 안전 위원회(CPSC)가 공식 리콜 명령을 내렸다.

이후 10월 5일에는 교환품으로 보이는 노트 7이 이륙 대기 중이던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비행기 내에서 연기를 내며 발화했다. 탑승객은 모두 대피했고 부상자는 없었다. 며칠 새 리콜된 노트 7의 발화 사건이 연달아 보도되자 미국 통신사들이 판매와 교환을 중지하기 시작했다.

결국 삼성은 화요일 오전, "소비자 안전을 위해 갤럭시 노트 7의 판매와 교환을 중지했으며 그에 따라 생산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는 간략한 성명으로 노트 7의 단종을 알렸다.

스마트폰 역사는 물론 모든 IT 기기 역사를 통틀어도 리콜 후 교환된 기기의 생산까지 중단된 사례는 지금까지 없었다.

무어헤드는 생산 중단 결정이 없었더라도 어차피 CPSC가 노트 7 교환품에 대해서도 리콜을 명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노트 7 단종이 전례가 없는 큰 사건이고 삼성의 실적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히겠지만 분석가들은 삼성과 삼성 브랜드가 노트 7 재앙을 결국 극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금부터 삼성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무어헤드는 "소비자는 관대하다"면서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만 봐도 전부 사망으로 이어진 차량 결함 사고를 한 차례 이상 겪었지만, 자동차 회사가 리콜로 인해 망한 경우는 없다. 망한다면 리콜이 아니라 그 사태에 대처하는 방법이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가들은 향후 대처 단계를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원인을 투명하게 밝힐 것
무어헤드는 노트 7 최초 물량과 교환품 모두 충전 시스템의 결함이 리튬 이온 배터리에 손상을 가해 과열과 발화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은 아직 원인에 대해 설명이 없지만, 전문가들은 반드시 원인을 밝혀 투명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의 애널리스트 캐롤리나 밀라네시는 "삼성은 문제에 대해 투명한 태도를 취하고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시도했는지 등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밀라네시는 "자동차가 리콜된다고 해서 모두 운전을 중단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삼성은 다른 휴대폰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사지 않도록 문제에 대해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어헤드는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삼성이 완전히 투명한 태도를 취하고 향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브랜드 손상은 최소화될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브랜드는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추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테크놀로지 비즈니스 리서치(Technology Business Research) 애널리스트 잭 나코타는 삼성이 교환된 노트 7의 문제가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삼성은 문제의 원인을 더 명확하게 파악하거나 배터리가 문제였다는 확고한 증거를 발견하기 전까지는 공개적으로 계속 모호한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어헤드는 두 제조업체의 배터리가 모두 과열된 것으로 봐서 실제 배터리가 문제였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배터리 제조사는 첫 미국 출시 물량에 들어간 배터리를 만든 삼성 SDI, 그리고 중국에 출시된 노트 7의 배터리를 만든 중국의 앰퍼렉스 테크놀로지(Amperex Technology)다. 미국에 유통된 노트 7 교환품은 앰퍼렉스 배터리를 사용했지만 이 교환품도 연기를 내며 발화하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노트라는 브랜드 미래에 대한 신중한 계획
무어헤드는 삼성이 내년 1월 또는 3월에 노트 8을 출시하고, 노트 8에는 사용자가 큼직한 5.7인치 디스플레이에 그림을 그리거나 손으로 필기할 수 있는, 노트 시리즈를 대표하는 디지털 스타일러스가 탑재될 것으로 예견했다.

물론 차기 제품은 안전이 우선 보장되어야 한다. 삼성 입장에서 소비자에게 안전함을 확신시키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무어헤드는 노트를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패블릿을 그렇게 빠르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없다고 말했다.

밀라네시는 이와 달리 삼성이 노트가 아닌 다른 이름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모델을 노트 8로 명명할 경우 '주머니 속에서 폭발하는 스마트폰'이라는 나쁜 기억을 상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이 골드 어소시에이츠 애널리스트 잭 골드는 삼성이 노트 규격을 없애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골드는 "노트 7의 규격은 경쟁이 거의 없는 독특한 규격"이라면서 "새로 만든 노트가 잘 팔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애플에게는 동일한 규격의 기기가 없기 때문"고 말했다.

무어헤드는 노트 8이 색상 변경 등 노트 7과 물리적으로 명확한 차이를 두어야 한다면서 "잘만 대처한다면 노트 브랜드는 손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451 리서치 애널리스트 케빈 버든은 삼성이 노트를 버리고 다른 브랜드 이름으로 개명하더라도 큰 화면과 스타일러스가 대표적인 특징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실을 받아들이고 극복할 것
스타일러스 기능에 끌린 사용자가 많다지만, 노트는 여전히 틈새 제품이다. 무어헤드는 지난 노트 5(노트 6은 없음)의 판매량은 삼성 전체 판매량 중 5%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여러 자료에 따르면 갤럭시 S7과 S7 엣지를 포함한 갤럭시 라인이 2~3배 정도 더 인기가 있다.

무어헤드는 "삼성에서 노트 라인의 비중은 아주 작았다"고 말했다. 또한 무어헤드를 비롯한 분석가들은 노트의 문제가 다른 라인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버든은 "삼성은 전세계적으로 많은 스마트폰 모델을 보유했는데 노트 7과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 모델은 없다"고 말했다.

노트 7 사태로 애플이나 화웨이가 얻을 반사이익과 관련, 분석가들은 경쟁 제품들의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

IDC에 따르면 삼성은 2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으며 애플은 12%, 화웨이는 9%를 기록했다.

무어헤드는 "점유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이 문제로 삼성의 점유율 순위가 떨어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어헤드는 화웨이도 안드로이드 폰을 만들지만 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있어 노트 7 사태로 얻는 이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든은 "물론 단기적으로 다른 브랜드가 반사 이익을 얻게 되겠지만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나서서 더 뛰어난 배터리 기술이나 품질 관리를 내세우는 브랜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든은 "배터리 기술은 모든 소비자 기술 기업에게 동일한 제약 요소다. 배터리에 사용되는 화학 성분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즉, 모든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업체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동일한 배터리 화학 구조에서 더 많은 용량을 짜내고 있다. 제조 공정에 따른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