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기에 진입한 것일까? 월스트리트의 저널(WSJ)의 대답은 ‘애매모호하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해당 매체는 지난 4일(현지 시각) ‘만약 미국이 경기 침체기에 접어든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독특한 형태의 경기 불황이다(If the U.S. is in a Recession, It’s a Very Strange One)’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이런 투의 해석을 내놓았다. 경제의 총생산량이 하락했음에도 채용 시장은 아직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기사는 설명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는 벌서 2달 전인 5월의 경제 지표를 분석한 결과다. 현재 미국 테크 업계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최근 테크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심지어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항상 낙관적인 전망으로 가득 차 있는 벤처 투자 업계조차도 위험 부담이 큰 장기적인 투자 대신 단기수익 포트폴리오에 관심을 더 쏟고 있는 형국이다.
닷컴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 같은 우여곡절을 겪은 세대에게 이런 광경은 역사의 반복처럼 느껴진다. 이런 경제난에 기업은 항상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 투자를 진행하지만 대상을 선정하는 데 더 까다로워진다. 아울러,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되는 경향을 띠기 시작한다. 따라서 만약 고용 불안감에 허덕이고 있다면, 오픈소스가 원하는 기업으로 들어가는 길을 열여주는 '입장권'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경기 침체에도 ‘끄떡없는’ 오픈소스
필자는 2007년에 한 가지 예측을 했다. 오픈소스가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설계되어 불황이 닥쳐도 가장 타격을 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날, 이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이를 증명할 만한 수치는 없지만, 오픈소스 기반 서비스 제공업체는 경기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렸다. 돌아보면, 지난 20년 동안 오픈소스 도입률은 꾸준히 성장해왔다. 한 번도 하락세를 나타낸 적이 없다. 그 당시 오픈소스 업체 스프링소스(SpringSource)에서 일했던 닉 화이트는 2008년 금융 위기 초창기에는 확실히 회사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그는 "[오픈소스 업계가 겪은] 침체 기간은 3개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 후 회사는 다시 고용을 시작했고, 실제로 다른 회사를 인수하기까지 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2년 전 팬데믹이 발발했을 때 온 세계가 기술 업계에 희망을 걸었다. 지금은 별일 아닌 것 같지만, 그때는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기술 업계까지 위태롭게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심각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오픈소스(그리고 클라우드) 업체는 호황을 누렸다.
오픈소스 업계가 이토록 건실한 이유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무료로 제공된다. 물론 기업 고객은 관리형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지원 서비스에 비용을 지급한다. 하지만 라이선스 자체보다 서비스가 창출한 비즈니스적 가치에 따라 비용이 책정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런 방식 덕에 오픈소스는 기업이 훨씬 더 효율적으로 IT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는 마치 클라우드 서비스가 하드웨어 관리를 효율화하는 데 발휘한 역할과 유사하다. 모두가 이득을 보게 해주는 윈윈(win-win) 기술임이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 윈윈 거래의 수혜자는 오픈소스 업체와 기업 고객에 국한됐다. 개발자가 빠졌다. 이들은 어떻게 오픈소스의 수혜자가 될 수 있을까?
오픈소스 업계의 다양한 진로 방향
이렇듯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경기 불황에 굴하지 않고 기업에 가치 있는 도구로서 인정받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런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돕는 사람들도 그럴 수 있다. 대중 연설가이자 디벨로퍼 에드버킷(편집자 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특정 기술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교류와 소통을 돕는 직무) 숀스윅스 왕이 “디벨로퍼 에드버킷이라는 직업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냥 시작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이유다. “멋진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넘쳐난다. 누군가가 이 중 하나를 공부해 개발자 커뮤니티에 열정적으로 퍼트리기만 한다면 주목을 받을 거라고 확신한다. 바로 채용 제안이 올 수도 있다”라고 그는 자부했다. 물론 이는 오픈소스라는 큰 업계에 속한 ‘디벨로퍼 에드버킷’이라는 직무에 대한 얘기지만, 오픈소스를 지탱하는 많은 다른 역할에도 해당된다.
물론 가장 핵심적인 직무는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개발자다. 쿠버네티스나 레디스 같은 유명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메인테이너는 사실상 경제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고용 불안감에 시달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 오히려 경제가 침체될수록 이런 인재의 가치는 더 올라가기도 한다.
기업도 적극적으로 오픈소스의 이점을 활용해야 한다. 오픈소스 기술과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은 비용을 낮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개발 프로젝트는 개발 외에도 다른 많은 형태의 지원이 필요하다.
오픈소스 웹앱 번들러 파셀JS(ParcelJS)의 창작자 데본 고벳은 최근 트위터에서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코딩 업무만 해도 벅차다. 마케팅, 지원, 문서화, 튜토리얼, 영상 제작 같은 기타 업무는 고사하고 말이다. 고민은 이런 기타 업무가 해당 기술을 널리 퍼뜨리고 도입시키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 가지 좋은 방법은 파셀JS 기반의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가 모두 파셀JS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것이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개발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커뮤니티가 번창할수록 이를 사용하는 기업 고객을 지원하는 비용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완전 관리형 아파치 카프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의 팀은 이와 같은 방식을 이미 실현 중이다. 이 팀은 지난 5일(현지 시각)부터 아파치 카프카 오픈소스 프로젝트 기여를 전담할 엔지니어를 채용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카프카 생태계에 지속해서 투자하면, 해당 프로젝트는 완성도 높은 고객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더 유용하게 쓰이는 도구로 발전할 수 있다. 비교적 적은 자원을 들여서 말이다.
물론, 모든 회사가 이에 동감하지는 않으리라 본다. 하지만 동시에, 아마 상당수의 오픈소스 개발자가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회사에서 일하고 싶지 않아 할 것이다. 현명한 기업은 오픈소스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불황 속에서 오히려 더 빛을 발휘한다. 비용을 낮추고 혁신을 도모하고자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투자를 확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거리를 찾고 있는 개발자라면, 이제 뭘 해야 할지 감이 오는가? 매력적인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해 눈에 띄어라. 그럼 위와 같은 현명한 기업이 러브콜을 보낼 것이다.
*Matt Asay는 몽고DB의 파트너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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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VPN, 분명한 가치 있다” VPN 선택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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