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7

글로벌 칼럼 | 6000달러 짜리 맥 프로와 차세대 컨텐츠 시장

Jonny Evans | Computerworld
애플의 제품 전략이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서 콘텐츠 제작과 배포로 확장하고 있다. 저가 노트북부터 최고가 맥 프로까지 최근 애플 하드웨어 제품의 변화는 모두 이런 전략을 바탕에 깔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신형 맥 프로는 기존의 어떤 맥도 도달하지 못했던 높은 성능을 달성했다. 그러나 동시에 대중화 가능성도 차단해 버렸다. 가격이 5,999달러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고도로 정교한 구조의 괴물 컴퓨터이자 업계 최고가 제품이기도 하다(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애플 팬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신형 맥 프로를 어떤 사람들이 구매할까? 일단 아닌 사람들부터 꼽아보자. 이 맥의 잠재고객은 아마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최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에 집착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한쪽에는 기존 제품을 최대한 사용하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여전히 32비트 플러그인을 사용하는 이들은 신제품 구매와 맥OS 카탈리나 업그레이드를 거부할 것이고, 일부 기업 사용자는 주요 콘텐츠 저작 앱을 구독방식으로 사용하고 기존 제품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반면 결국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수 있는 이들이 있다. 애플이 고성능 맥 프로 신제품을 내놓은 지 벌써 수년이 흘렀음을 고려하면 실제로 새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맥 프로가 나오자마자 바로 구매하리라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그래픽과 음악, 영화 제작사 중 대형 업체 일부는 테스트와 리뷰를 위해 이런 최고급 맥을 한두대 정도 구매하겠지만, 전체 업무 흐름을 즉시 새 맥으로 전환하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태도가 바로 기업이 기기를 생각하는 기본적인 관점이다. 기업용으로 적합한지 확인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애플로서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이미 신형 맥 프로를 미국 내에서 조립할 것이라는 밝혔다. 그러나 일부 부품을 미국 내로 들여오는 데 추가로 세금을 내야 할 상황이다. 이는 곧 사용자가 내야 할 돈이 더 올라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신 애플은 생산 공정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관리하려 할 것이다. 고객인 기업이 기기 비용을 고려하듯, 애플은 '사업 감각'을 통해 비용을 통제하는 것이다.

애플은 맥 프로를 이번 가을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제품 발표를 위한 별도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가을을 코앞에 둔 지금도 새 이벤트에 대해 전혀 알려진 것이 없다. 예정된 애플의 다음 행사는 11월 1일로 예정된 애플 TV+ 발표 행사와 10월 30일 실적 발표회뿐이다. 애플은 보통 실적 발표 전에는 신제품 등 커다란 소식을 내놓지 않았다. 특히 연간 실적 발표 전에는 더 그랬다. 2019 회계연도 3분기까지 애플의 누적 연 매출은 1,961억 달러여서 4분기 실적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보면 애플이 1년 실적이라는 큰 발표에 앞서 새로운 하드웨어를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필자는 애플이 아이폰 발표 전 혹은 실적 발표 전에 새 맥을 내놓은 기억이 없다. 이쯤 되면 맥 프로 출시 행사의 중요성을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제품을 구매할만한 이들은 감성적인 충동구매가 아니라 사업적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고 이는 곧 대부분의 사람은 이 제품이 필요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맥 프로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컴퓨터가 아니다. 맥 사용자의 대부분은 신형 맥 프로의 성능이 필요하지 않고 그 가격을 정당화할 만한 가치를 발견하기도 힘들다. 물론 이런 성능이 필요한 사람은 기꺼이 그 돈을 내고 신형 맥 프로를 구매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들 중 대부분이 연말 선물로 이 제품을 고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프로 맥에 대한 오랜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윈도우 같은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하지 않고 남아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조금 더 기다리는 쪽을 택할 것이다(또는 듄 프로 PC 케이스를 구매할 수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형 맥 프로가 필요한 전문가 사용자는 구매하기에 앞서 실제 이 제품의 사용기를 확인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비용을 계산해보고 기존 업무 처리 방식을 새 하드웨어로 이식하는 방법도 고민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트럭이 필요 없다. 사업을 하는 사람만 필요로 한다. 그리고 사업을 하는 것에는 혹독한 리뷰까지 확인하고 구매 결정을 하는 것도 포함된다. 결국 많은 프로 사용자가 전시장을 찾겠지만 실제 구매를 고민하는 것은 내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애플의 가장 문제는 구매 시점이 미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 비싸고 고성능 저작 기기에 대한 수요를 끌어낼 비즈니스 사례를 만드는 것이다. 데스크톱 출판과 그래픽 디자인과 비디오 저작 소프트웨어가 등장한 이후 애플은 새로운 저작 시장의 부상과 맥/PC 매출이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간파했다. 따라서 맥 프로를 둘러싼 가장 중요한 물음은 이것이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새로운 저작 시장이 무엇인가?", "다음번 콘텐츠 혁신이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신형 맥 프로의 매출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ciokr@idg.co.kr


2019.10.17

글로벌 칼럼 | 6000달러 짜리 맥 프로와 차세대 컨텐츠 시장

Jonny Evans | Computerworld
애플의 제품 전략이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서 콘텐츠 제작과 배포로 확장하고 있다. 저가 노트북부터 최고가 맥 프로까지 최근 애플 하드웨어 제품의 변화는 모두 이런 전략을 바탕에 깔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신형 맥 프로는 기존의 어떤 맥도 도달하지 못했던 높은 성능을 달성했다. 그러나 동시에 대중화 가능성도 차단해 버렸다. 가격이 5,999달러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고도로 정교한 구조의 괴물 컴퓨터이자 업계 최고가 제품이기도 하다(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애플 팬들을 겨냥한 제품이다).

신형 맥 프로를 어떤 사람들이 구매할까? 일단 아닌 사람들부터 꼽아보자. 이 맥의 잠재고객은 아마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최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에 집착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한쪽에는 기존 제품을 최대한 사용하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여전히 32비트 플러그인을 사용하는 이들은 신제품 구매와 맥OS 카탈리나 업그레이드를 거부할 것이고, 일부 기업 사용자는 주요 콘텐츠 저작 앱을 구독방식으로 사용하고 기존 제품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한다.

반면 결국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수 있는 이들이 있다. 애플이 고성능 맥 프로 신제품을 내놓은 지 벌써 수년이 흘렀음을 고려하면 실제로 새 제품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맥 프로가 나오자마자 바로 구매하리라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그래픽과 음악, 영화 제작사 중 대형 업체 일부는 테스트와 리뷰를 위해 이런 최고급 맥을 한두대 정도 구매하겠지만, 전체 업무 흐름을 즉시 새 맥으로 전환하려고는 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태도가 바로 기업이 기기를 생각하는 기본적인 관점이다. 기업용으로 적합한지 확인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리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애플로서도 마찬가지다. 애플은 이미 신형 맥 프로를 미국 내에서 조립할 것이라는 밝혔다. 그러나 일부 부품을 미국 내로 들여오는 데 추가로 세금을 내야 할 상황이다. 이는 곧 사용자가 내야 할 돈이 더 올라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신 애플은 생산 공정 자동화를 통해 비용을 관리하려 할 것이다. 고객인 기업이 기기 비용을 고려하듯, 애플은 '사업 감각'을 통해 비용을 통제하는 것이다.

애플은 맥 프로를 이번 가을부터 판매를 시작한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 제품 발표를 위한 별도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가을을 코앞에 둔 지금도 새 이벤트에 대해 전혀 알려진 것이 없다. 예정된 애플의 다음 행사는 11월 1일로 예정된 애플 TV+ 발표 행사와 10월 30일 실적 발표회뿐이다. 애플은 보통 실적 발표 전에는 신제품 등 커다란 소식을 내놓지 않았다. 특히 연간 실적 발표 전에는 더 그랬다. 2019 회계연도 3분기까지 애플의 누적 연 매출은 1,961억 달러여서 4분기 실적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 상황이다.

이런 정황을 종합해 보면 애플이 1년 실적이라는 큰 발표에 앞서 새로운 하드웨어를 내놓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필자는 애플이 아이폰 발표 전 혹은 실적 발표 전에 새 맥을 내놓은 기억이 없다. 이쯤 되면 맥 프로 출시 행사의 중요성을 다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제품을 구매할만한 이들은 감성적인 충동구매가 아니라 사업적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고 이는 곧 대부분의 사람은 이 제품이 필요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맥 프로는 일반 사용자를 위한 컴퓨터가 아니다. 맥 사용자의 대부분은 신형 맥 프로의 성능이 필요하지 않고 그 가격을 정당화할 만한 가치를 발견하기도 힘들다. 물론 이런 성능이 필요한 사람은 기꺼이 그 돈을 내고 신형 맥 프로를 구매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들 중 대부분이 연말 선물로 이 제품을 고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프로 맥에 대한 오랜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윈도우 같은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하지 않고 남아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조금 더 기다리는 쪽을 택할 것이다(또는 듄 프로 PC 케이스를 구매할 수도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신형 맥 프로가 필요한 전문가 사용자는 구매하기에 앞서 실제 이 제품의 사용기를 확인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비용을 계산해보고 기존 업무 처리 방식을 새 하드웨어로 이식하는 방법도 고민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트럭이 필요 없다. 사업을 하는 사람만 필요로 한다. 그리고 사업을 하는 것에는 혹독한 리뷰까지 확인하고 구매 결정을 하는 것도 포함된다. 결국 많은 프로 사용자가 전시장을 찾겠지만 실제 구매를 고민하는 것은 내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애플의 가장 문제는 구매 시점이 미뤄지는 것이 아니다. 이 비싸고 고성능 저작 기기에 대한 수요를 끌어낼 비즈니스 사례를 만드는 것이다. 데스크톱 출판과 그래픽 디자인과 비디오 저작 소프트웨어가 등장한 이후 애플은 새로운 저작 시장의 부상과 맥/PC 매출이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간파했다. 따라서 맥 프로를 둘러싼 가장 중요한 물음은 이것이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만드는 새로운 저작 시장이 무엇인가?", "다음번 콘텐츠 혁신이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신형 맥 프로의 매출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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