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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신용카드는 액세서리가 아니다” 애플 카드에 잠재된 위험성

Michael Simon | Macworld 2019.08.23
지금 애플 홈페이지(apple.com)에 가면 맨 위 신제품이 하나 떠 있다. 이전에 나왔던 수많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이미지와 유혹적인 마케팅 슬로건은 이를 즉시 갖고 싶도록 만든다. 물론, 이를 위한 버튼도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애플 카드에는 화면이 없다. 애플 스토어에서 눈독을 들이거나 할부로 구매할 수 있는 빛나는 물건이 아니다. 사실, 돈 없이도 애플 카드를 얻을 수 있다. 최소한 처음에는 그렇다. 애플 카드를 손에 넣기 위해 필요한 것은 사용자의 신용이다. 집이나 자동차를 사거나, 아이폰 XS를 애플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으로 구입할 때 필요한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사용자의 신용 점수와 이력은 아파트를 임대하고, 케이블 TV에 가입하고, 입사 심사를 받을 때 결정적인 요인이 될수도 있다. 
 
ⓒ APPLE

하지만 이 부분을 애플 카드를 발급 받기 위해 클릭을 할 때까지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최소한 18세여야 한다는 것을 제외하고 유일한 요건은 아이폰과 애플 ID, 이와 연계된 양호한 신용 상태의 아이클라우드 계정이 전부다. 이 두가지만 충족되면 아이폰과 직접 결합되는 신용 한도 약정을 맺는 데는 불과 몇 초가 걸릴 뿐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사용자가 누구냐에 따라 매우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레이저로 각인된 티타늄 재질의 애플 카드는 일종의 ‘상징’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수백 만 명의 사람들이 단순히 티타늄 카드를 지갑에 넣어두기 위해 가입할 것이고, 애플은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신용카드를 제공할 것이 분명하다. 이에 주의하지 않거나 책임감을 갖지 않는다면 깨진 아이폰 XS 화면보다 훨씬 더 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다.
 

서비스로 제공되는 부채

여느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애플 카드 역시 낮은 이자율, 수수료 무료, 캐시백 보상 등 약속으로 가득하고, 애플을 통해 이루어진 구매에 대해 배타적 혜택도 부여한다. 다만, 일상적인 신용카드 용어는 적용되지 않는다. 연간 이자율(APR)에 관한 정보를 본다거나 청약 페이지의 깨알 같은 글자를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마치 꼭 가져야 하는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 은행이 아닌 애플이 발행하는 신종 신용카드로 보이기에 충분하다.

애플 카드는 아름다운 지출 추적 앱, 빛을 반사하는 것 같은 디지털 카드, 프라이버시 및 보안 등 우리가 애플로부터 기대하게 된 소소한 기쁨들로 가득할지 모르지만, 본질적으로, 애플 카드는 여전히 제때 결제하지 않으면 이자를 부과하는 은행이 보장하는 신용카드이다. 
 
ⓒ APPLE

애플이 물품을 구매할 돈을 빌려준다는 사실을 감추려 한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그러나 더 적은 이자를 지불하도록 권하거나, 지출 추세를 쉽게 파악해 이를 변경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애플은 애플 카드를 아이폰의 필수 액세서리로 포지셔닝하고 있는데, 이는 할부나 제때 결제를 못할 경우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위험하다. 애플 카드를 이용해 아무 것도 구매하지 않는다고 해도 애플 카드는 여전히 신용 점수에 영향을 줄 것이다.  

애플 특유의 마케팅 전략과 더해져 일반적인 신용카드 위험은 심화된다. 애플 카드에는 애플의 평범한 ‘이는 그냥 된다”라는 요소가 딸려 있다. 하지만 이는 유해할 수도 있다. 애플 카드는 아이폰과만 연계되도록 설계되었을 뿐 아니라 애플과 골드만 삭스는 iOS 기기 없이는 이용자가 청구액을 지불하기 어렵게 만들어 놓았다. 애플 카드를 통해 애플은 사용자가 애플 제품을 구입하는 모든 사항에 대해 디바이스, 결제, 구독, 부채를 하나로 묶어버렸다. 기본적으로 애플 카드로 결제하면, 이를 전부 갚을 때까지 이용자는 자신의 아이폰에 속박된다. 

이것이 애플이 애플 카드를 만든 의도일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애플 카드 마케팅을 본다면 사람들이 빛나는 새 티타늄 카드를 얻으면서 어떻게 거대한 함정에 빠질 수 있는지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신용카드는 욕망 때문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 만드는 것이다. 이를 멋진 새 장치로 취급하면서 애플은 부채를 사람들이 갈망하는 무엇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티타늄 위험 

책임감이 있는 구매자에게는 애플 카드가 애플의 주장처럼 획기적인 것일 수 있다. 일일 보상, 위치 기반 요금, 시각적 지출 추적, 명확한 이자율 및 수수료는 금융 서비스 시장을 투명성과 혁신으로 와해시키기 위한 지극히 애플다운 방식이다. 그리고 아이폰의 월렛 앱은 대단한 전달 시스템이다. 그렇지만 이용자는 이를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성숙하고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 APPLE

지갑 속의 다른 신용카드보다 얼마나 더 스마트하든, 애플 카드는 빚을 지는 위험한 도구일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회사는 이용자가 방금 구매한 것에 대해 지불할 하나의 선택지로서 자신의 카드를 취급할 뿐이지만 – 애플 역시 과거에는 애플 보상이 딸린 바클레이 비자 카드로 그같이 했다 – 애플은 애플 카드를 충동 구매로서, 심지어 신분 상징으로서 판매하고 있다. 

이는 필요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새 기기와는 다르다. 애플 카드에 의해 애플은 아이폰이나 맥 프로보다 훨씬 더 비쌀 수 있는 무언가를 이용자에게 팔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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