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S / 퍼스널 컴퓨팅

PS4 리모트 플레이는 되고 스팀 링크는 안 되는 iOS 앱 스토어

Leif Johnson  | Macworld 2019.03.19
지난 주 앱 스토어에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4 리모트 플레이 앱이 등장했다. 플레이스테이션 4 콘솔에서 아이폰으로 직접 게임을 스트리밍 할 수 있게 해 주는 앱이다. 빠른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고 아이폰 지원 컨트롤러가 작동되면 닌텐도 스위치와 비슷한 느낌을 즐길 수 있다. 원격 게임 스트리밍 기술은 아직 투박하지만 전반적으로 사용자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있었다. 플레이스테이션 4 리모트 플레이는 밸브의 스팀 링크 앱과 기능적인 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스팀 링크 앱은 밸브가 지난해 5월 출시를 발표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애플에 의해 차단된 바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4 리모트 플레이 앱과 스팀 링크 앱의 공통점은 소유자가 애플이 아니라는 점, 와이파이로 다른 장치에서 아이폰으로 게임을 스트리밍한다는 점이다. 또한, 사용자는 앱 제작사 자체 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구입할 수 있어 애플에 수수료를 전혀 내지 않는 점도 유사하다. 필자는 당연히 애플이 리모트 플레이도 퇴출시킬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 소식이 뉴스피드에 올라오기만을 지난 며칠 내내 기다렸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아직 소식이 없다. 게임을 다른 장치로 스트리밍하는 서비스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고 이런 서비스를 문제 없이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일상적인 인터넷 연결이 보조를 맞추고 있는 상황이므로 애플은 이들 서비스에 대한 입장을 더욱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

원격 게임 스트리밍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다양한 서비스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4 리모트 플레이, 스팀 링크, 원캐스트처럼 사용자 소유의 기기에서 스트리밍하는 서비스 뿐 아니라, 엔비디아의 지포스나우와 같이 사용자의 집에서 멀리 떨어진 서버에 게임이 보관되어 있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도 있다. 발전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지난 달, 버라이어티의 보도에 의하면 삼성은 스팀 사용자가 삼성 갤럭시 S10s로 게임을 스트리밍할 수 있도록 밸브와의 제휴를 구상 중이라고 한다. 심지어 구글마저 “프로젝트 스트림”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으며 가담할 태세다. 프로젝트 스트림은 이번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게임 개발자 회의에서 정식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필자는 지난 12월 체험단의 일원으로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를 본인의 맥 컴퓨터 크롬 브라우저만으로 해 보았는데 어찌나 잘 되는지 큰 감명을 받았다.

원격 게임 스트리밍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게이밍의 미래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평범한 인터넷 연결도 이런 종류의 서비스를 감당할 수 있고 집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호텔 방에서 폰으로 플레이스테이션 4 게임을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게 느껴지는 날이 언젠가는 오게 될 것이다. 필자는 그 때 사용되는 폰의 다수가 아이폰 이었으면 좋겠다.
 

애플과의 신경전

그러나, 애플의 정책이 지금처럼 제멋대로라면 그런 일이 무산될 수도 있다. 애플이 스팀 링크를 퇴출 시켰을 때 애플의 의중을 파악한 줄 알았다. 그러나 플레이스테이션 4 리모트 플레이의 등장 이후 헷갈리는 상황이 왔다. 사실 그 때에도 모순이 있기는 했다.

애플이 스팀 링크를 퇴출한 이유가 처음에는 분명하지 않았지만, 지난 5월 밸브는 Macworld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은 원래의 심사 부서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앱 지침에 저촉된다면서 [스팀 링크의] 승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달, 애플 마케팅 책임자 필 쉴러는 다양한 고객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스팀 링크 승인 취소 논리를 더욱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내용은 커뮤니티 레딧에 실렸다.

당시에 쉴러는 “안타깝게도 밸브의 스팀 iOS 앱은 현재 제출한 상태로서는 사용자 생성 콘텐츠, 앱 내 구입, 콘텐츠 코드 등에 관한 지침을 다수 위반하는 것으로 심사 부서에서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는 악명 높은 30% 수수료를 애플에 떼어주지 않고 스팀에서 게임을 직접 구입하는 스팀 링크의 스트리밍 방식을 애플이 견제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즉, “애플스럽다”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을 아무 문제 없이 진행하는 앱도 많다. 실제로 플레이스테이션 4 게임을 아이폰으로 스트리밍 할 수 있는 알플레이 라는 서드파티 앱은 나온 지 벌써 몇 년이 지났다. 이 앱의 개발자 레이 지앙은 심지어 11.99달러의 요금까지 받았다. 플레이스테이션 4 리모트 플레이나 스팀 링크의 방식과 비슷하게 애플에는 수수료를 전혀 내지 않고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를 통해 알 플레이로 게임을 구매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물론 중요한 것은 애플이 레이 지앙이 받는 12달러 중에 수수료를 뗀다는 점이다. 밸브 측은 이러한 모순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밸브는 Macworld에 보낸 이메일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밸브는 스팀 링크 앱이 이미 앱 스토어에서 제공되고 있는 여러 원격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과 비슷한 LAN 기반 원격 데스크톱 기능을 한다고 해명하면서 항의했지만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iOS용 스팀 링크 앱의 출시는 좌절됐다.”

지난 해 6월 터치아케이드의 보도대로 밸브는 스팀 링크 앱을 통한 스팀 게임 구매가 불가능하도록 앱 인터페이스를 재설계하기까지 하면서 애플 회유에 나섰다. 킨들 앱에서 책을 구매하려면 브라우저를 이용해야 하는 것처럼, 게임을 구매하려면 PC를 이용하게끔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년이 다 되도록 iOS 앱 스토어에는 여전히 스팀 링크가 없다. 반면, 안드로이드 버전은 건재하다. 당연히 플레이스테이션 4 리모트 플레이와 알 플레이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문제가 무엇인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향후 전망

필자는 애플이 iOS 상에 플레이스테이션 4 리모트 플레이를 허용한 것은 심경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최대한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싶다. 애플은 서비스에 관심을 많이 돌리는 과정에서 스트리밍이 미래라는 것을 깨달았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고 전환의 결과나 자세한 내용이 3월 25일 애플 행사에서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애플이 신속한 태도의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프로젝트 스트림(Project Stream) 같은 서비스 때문일 수도 있다. 갤럭시 S10과 스팀 게임에 관한 소문이 사실이라면, 필자부터도 하나 갖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이니 말이다. 애플의 비디오 게임 구독 서비스 출시 소문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이 서비스를 위한 모종의 스트리밍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경쟁업체의 서비스가 애플 장치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고 싶어할 수도 있다. 솔직히 말해 누가 알겠는가? 애플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유야 어찌됐건 애플은 자체 기준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애플의 폐쇄형 앱 시스템이 구글의 개방형 앱 시스템에 비해 장점이 많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그러나, 끝내주게 재미있는 이런 무료 앱이 애플의 제멋대로인 논리에 의해 퇴출되지 않을까 숨죽이며 지켜 보기는 싫다. 원격 게임 스트리밍이 관심을 가질만한 기술로 자리 잡아 가는 이 때에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은 특히 싫다. 게임 스트리밍은 매우 흥미진진한 기술이고, 아이폰 사용량을 훨씬 더 늘릴 것이다. 애플이 이런 식으로 계속 서비스를 퇴출한다면, 안드로이드로 갈아타려는 사용자에게 더 많은 빌미를 제공할 뿐이다.

애플 사용자인 필자는 기술의 최첨단에 있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 뭔가를 놓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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