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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5

글로벌 칼럼 | 아렌츠 떠난 애플, 리테일 전략의 우선순위 변화가 필요하다

Jason Snell | Macworld
지난 주 ‘커넥티드’ 팟캐스트에서 페드리코 비티치는 이런 말을 했다. 유통 책임자 안젤라 아렌츠가 애플을 떠난 것은 애플에게 있어서 일종의 로르샤흐 검사(인격진단검사의 일종)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그녀가 떠난다는 소식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이 현재 애플의 리테일 전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사람들이 아렌츠가 애플에 오기 전, 원래부터 있었던 애플 스토어 경험에 대해 아렌츠를 비난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다. 아렌츠가 애플 스토어의 긴 줄을 만든 것도 아니고, 매장에서 우리의 경험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도 그녀는 아니었다. 물론 아렌츠가 애플에 있을 동안 애플 스토어의 여러 가지가 바뀐 것은 사실이다. 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애플 매장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직원들을 배치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오가는 쇼핑객들을 붙잡아 그들이 찾는 제품으로 안내하기 위해서다.

최근 몇 년 동안 애플 스토어가 여러 비난을 받아 온 이유는 애플의 리테일 이니셔티브 떄문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아이폰 속도에 영향을 미친 배터리 문제와 그에 따른 일련의 악몽들을 1년짜리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으로 해결하려 했던 게 더 큰 문제였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배터리 수리를 위해 애플 스토어 앞에 긴 줄을 서게 됐고, 애플 직원들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방문객에 시달려야 했다.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애플 리테일 비즈니스에 안정성을 부여한 아렌츠

필자는 아렌츠가 자신이 맡은 임무를 충실히 다 했다고 생각한다. 애플 역사상 최악의 경영진이 고용된 상황에서 아렌츠는 애플에 안정성을 부여했고, 동시에 리테일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했다. 애플은 세계 주요 도시들에 완전히 새로운 스토어 디자인을 한 쇼케이스 스토어들을 오픈했다. 사용자들에게 애플 기기를 실용적, 창조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안내해 주는 ‘투데이 앳 애플(Today at Apple)’ 커리큘럼에 대한 평가도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다.

그런가 하면 그 동안 애플이 만들어 온 그 어떤 제품과도 다른 애플 워치도 있었다. 애플 워치가 출시되면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여러 가지 워치 모델과 워치 밴드를 착용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 아직 애플 스토어를 방문해 애플 워치를 착용해 보지 않았다면, 꼭 해 보길 바란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신경 썼다는 느낌이 드는, 특별한 경험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5년 전 아렌츠에게 기대됐던 임무와 오늘날 팀 쿡, 그리고 애플 경영진들이 소매 비즈니스에서 바라는 바가 일치하지 않을 수는 있다. 패션 사업에 백그라운드가 있는 아렌츠는 애플이 골드 애플 워치 에디션 출시를 계획할 당시에는 애플의 소매 비즈니스를 책임질 적임자로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 동안 애플의 전략이 바뀌었다. 애플의 아름다운 스토어 디자인이나, 강의 커리큘럼 등은 모두 애플이 막대한 소매 매출 규모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러나 현실은 아이폰 판매량은 예전 같지 않고, 이제는 애플 스토어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소비자를 설득하고 영업해야 하는 상황이다.
 

애플 스토어의 미래

필자는 애플 스토어가 기본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제품 판매뿐 아니라 매장 이용 서비스에 좀 더 신경 쓰길 바란다. 과거 지니어스 바(Genius Bar)가 애플 스토어를 특별하게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요즘은 애플 스토어의 포스트 세일 지원에 대해 칭찬보다는 불평이 훨씬 많이 들려 온다. 이 중 몇 가지는 애플의 엄청난 성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러한 성장통을 극복하는 것 역시 애플의 리테일이 풀어야 할 과제다.

필자는 작은 도시에 사는 애플의 고객이다. 우리 동네에는 커다란 애플 플래그십 매장은 없다. 그저 쇼핑몰 안에 작은 매장이 있을 뿐이다. 샌프란시스코나 시카고 같은 대도시에 위치한, 통유리로 된 세련된 애플 매장들과 달리 우리 동네에 있는 매장은 작고, 언제나 북적거리며, 이용 경험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물론 직원들은 친절하고, 열심히 일하며, 그 곳을 방문했던 경험들도 대부분 긍정적이었지만, 제품들이 올라간 테이블에, 벤치에, 거대한 화면도 모자라 직원과 손님들이 몰릴 때는 마치 코끼리와 한 방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협소함을 느낀다.

필자는 아렌츠의 후임으로 오게 될 디어드레 오브라이언이 크고 작은 애플 스토어에서의 이용 경험을 개선하고, 지니어스 바 방문을 보다 즐겁게 만들며, 새로운 애플 제품의 구매 경험이 신나고 기대되는 선물처럼 느껴지도록 애플 스토어를 바꾸어 주기를 기대 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기본적으로 판매와 서비스를 위해 존재한다. 거기서 커뮤니티 행사나 콘서트를 열고, 나무를 갖다 놓고 세련된 매장 디자인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부차적인 요소다. 어쩌면 애플 리테일이 우선 순위를 헷갈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게 안젤라 아렌츠의 잘못인지, 아니면 2014년 당시 애플 경영진들의 판단 착오인지는 알 수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다.

2019년 아렌츠와의 작별은 애플 리테일에 있어서는 현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필자는 디어드레 오브라이언이 이 기회를 잘 활용하기를, 그리고 팀 쿡이 그녀를 잘 지원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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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5

글로벌 칼럼 | 아렌츠 떠난 애플, 리테일 전략의 우선순위 변화가 필요하다

Jason Snell | Macworld
지난 주 ‘커넥티드’ 팟캐스트에서 페드리코 비티치는 이런 말을 했다. 유통 책임자 안젤라 아렌츠가 애플을 떠난 것은 애플에게 있어서 일종의 로르샤흐 검사(인격진단검사의 일종) 같은 것이라고 말이다. 그녀가 떠난다는 소식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면 그 사람이 현재 애플의 리테일 전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사람들이 아렌츠가 애플에 오기 전, 원래부터 있었던 애플 스토어 경험에 대해 아렌츠를 비난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다. 아렌츠가 애플 스토어의 긴 줄을 만든 것도 아니고, 매장에서 우리의 경험을 완전히 바꾸어 놓은 것도 그녀는 아니었다. 물론 아렌츠가 애플에 있을 동안 애플 스토어의 여러 가지가 바뀐 것은 사실이다. 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애플 매장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직원들을 배치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오가는 쇼핑객들을 붙잡아 그들이 찾는 제품으로 안내하기 위해서다.

최근 몇 년 동안 애플 스토어가 여러 비난을 받아 온 이유는 애플의 리테일 이니셔티브 떄문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아이폰 속도에 영향을 미친 배터리 문제와 그에 따른 일련의 악몽들을 1년짜리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으로 해결하려 했던 게 더 큰 문제였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배터리 수리를 위해 애플 스토어 앞에 긴 줄을 서게 됐고, 애플 직원들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방문객에 시달려야 했다.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애플 리테일 비즈니스에 안정성을 부여한 아렌츠

필자는 아렌츠가 자신이 맡은 임무를 충실히 다 했다고 생각한다. 애플 역사상 최악의 경영진이 고용된 상황에서 아렌츠는 애플에 안정성을 부여했고, 동시에 리테일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제공했다. 애플은 세계 주요 도시들에 완전히 새로운 스토어 디자인을 한 쇼케이스 스토어들을 오픈했다. 사용자들에게 애플 기기를 실용적, 창조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안내해 주는 ‘투데이 앳 애플(Today at Apple)’ 커리큘럼에 대한 평가도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다.

그런가 하면 그 동안 애플이 만들어 온 그 어떤 제품과도 다른 애플 워치도 있었다. 애플 워치가 출시되면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여러 가지 워치 모델과 워치 밴드를 착용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 아직 애플 스토어를 방문해 애플 워치를 착용해 보지 않았다면, 꼭 해 보길 바란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신경 썼다는 느낌이 드는, 특별한 경험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5년 전 아렌츠에게 기대됐던 임무와 오늘날 팀 쿡, 그리고 애플 경영진들이 소매 비즈니스에서 바라는 바가 일치하지 않을 수는 있다. 패션 사업에 백그라운드가 있는 아렌츠는 애플이 골드 애플 워치 에디션 출시를 계획할 당시에는 애플의 소매 비즈니스를 책임질 적임자로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 동안 애플의 전략이 바뀌었다. 애플의 아름다운 스토어 디자인이나, 강의 커리큘럼 등은 모두 애플이 막대한 소매 매출 규모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러나 현실은 아이폰 판매량은 예전 같지 않고, 이제는 애플 스토어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소비자를 설득하고 영업해야 하는 상황이다.
 

애플 스토어의 미래

필자는 애플 스토어가 기본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제품 판매뿐 아니라 매장 이용 서비스에 좀 더 신경 쓰길 바란다. 과거 지니어스 바(Genius Bar)가 애플 스토어를 특별하게 만들었던 것처럼 말이다. 요즘은 애플 스토어의 포스트 세일 지원에 대해 칭찬보다는 불평이 훨씬 많이 들려 온다. 이 중 몇 가지는 애플의 엄청난 성장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러한 성장통을 극복하는 것 역시 애플의 리테일이 풀어야 할 과제다.

필자는 작은 도시에 사는 애플의 고객이다. 우리 동네에는 커다란 애플 플래그십 매장은 없다. 그저 쇼핑몰 안에 작은 매장이 있을 뿐이다. 샌프란시스코나 시카고 같은 대도시에 위치한, 통유리로 된 세련된 애플 매장들과 달리 우리 동네에 있는 매장은 작고, 언제나 북적거리며, 이용 경험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물론 직원들은 친절하고, 열심히 일하며, 그 곳을 방문했던 경험들도 대부분 긍정적이었지만, 제품들이 올라간 테이블에, 벤치에, 거대한 화면도 모자라 직원과 손님들이 몰릴 때는 마치 코끼리와 한 방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협소함을 느낀다.

필자는 아렌츠의 후임으로 오게 될 디어드레 오브라이언이 크고 작은 애플 스토어에서의 이용 경험을 개선하고, 지니어스 바 방문을 보다 즐겁게 만들며, 새로운 애플 제품의 구매 경험이 신나고 기대되는 선물처럼 느껴지도록 애플 스토어를 바꾸어 주기를 기대 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기본적으로 판매와 서비스를 위해 존재한다. 거기서 커뮤니티 행사나 콘서트를 열고, 나무를 갖다 놓고 세련된 매장 디자인을 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것들은 모두 부차적인 요소다. 어쩌면 애플 리테일이 우선 순위를 헷갈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게 안젤라 아렌츠의 잘못인지, 아니면 2014년 당시 애플 경영진들의 판단 착오인지는 알 수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다.

2019년 아렌츠와의 작별은 애플 리테일에 있어서는 현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필자는 디어드레 오브라이언이 이 기회를 잘 활용하기를, 그리고 팀 쿡이 그녀를 잘 지원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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