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 프라이버시

글로벌 칼럼 | 진정한 온라인 프라이버시란 없다

Evan Schuman | Computerworld 2017.02.24
개인 정보 보호를 걱정하는 소비자들은 자신의 신원과 웹 활동을 간편하게 보호할 수 있는 '마법의 해결책'을 원한다. 그리고 이런 해결책을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기술, 제품, 서비스들이 꽤 존재한다.

VPN, 토르(Tor) 같이 프라이버시가 강조된 브라우저, 덕덕고(DuckDuckGo) 같은 프라이버시 검색 엔진, 기타 활동을 익명화 하는 서비스들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제품조차도 인간를 한계까지 막아주지는 못 한다.


Credit: IDG News Service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 앞서 언급된 대부분의 서비스는 보통 사람들(평범한 룸메이트, 배우자, 직장 동료, 상사 등)로부터 익명성을 유지하도록 도움을 준다. 그러나 당신을 추적하는데 시간을 투자할 의지가 있는 법 집행 기관, 사이버 도둑, 신원 도둑은 막지 못한다.

이를 더 강력히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스탠포드와 프린스턴대학 연구원들이 발표한 새 논문이다.

이 논문은 "사람마다 소셜 네트워크, 피드에 표시되는 링크에 특색이 있다. 브라우징 히스토리에는 신원을 알려주는 숨길 수 없는 '표시'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실제 그런지 확인하기 위해 약 400명으로부터 자발적으로 웹 브라우징 히스토리를 제공받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70% 이상의 신원을 정확히 밝힐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논문은 사람들의 습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한다. 얼굴과 IP주소, 전화 번호, 고객 번호 등은 감출 수 있지만, 행동(습관)은 감추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몇 년 전, 한 법 집행 기관은 용의자를 찾기 위해 식료품점 쇼핑 패턴을 추적했었다. 이 용의자는 원래 자신이 살던 지역에서 숨어 지낼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결제 카드를 사용했고, 도서관 카드를 갖고 있었고, 동네 식료품점에서는 로열티 및 CRM 프로그램을 이용해 할인을 받았다. 그런데 몇 명을 살해하는 사건을 저지르고, 숨기로 결심했다. 은행 계좌를 비웠고(가능한 현금으로 생활), 모바일 장치를 파괴했으며, 가짜 신분증을 구입해 멀리 떨어진 곳으로 도주했다. 그곳에서 숨어 살 계획이었다.

그런데 법 집행 기관은 식료품점 쇼핑 패턴 몇 년치를 분석한 결과, 반복되는 패턴이 있음을 발견했다. 구입하는 과일의 종류, 시리얼 브랜드와 종류, 음료 및 주류 종류 등이다. 용의자가 숨어 지낸 동네에서 고객 카드를 사용하지 않을지라도, 익명화 된 장바구니 분석만으로도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전국에 위치한 소매 체인에 용의자의 구매 패턴을 확인하도록 부탁하면 된다. 이런 방법으로 아주 정확히 사람을 찾을 수 있음이 입증됐다.

용의자가 구매 패턴을 숨길 수 있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다른 습관까지 바꿀 수 있을까? 보안 카메라와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가 그녀의 얼굴을 인식했을 수 있다. 교차로에서 차량 번호판이 감지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이미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온라인 세상에도 동일한 법칙이 적용된다. 습관적으로 같은 사이트를 방문하고, 매번 같은 시간 뉴스를 읽고, 소셜 네트워크에서 매번 같은 사람이 올린 게시물을 클릭한다. VPN이 IP를 숨길지라도 이러한 패턴까지 바꿔주지는 못 한다.

즉 온라인에서 진정한 프라이버시란 존재하기 어렵다. 나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익명화 제품은 완벽한 방어막이 되지 못 한다. 행동과 습관, 친구, 패턴 등을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XXX라는 프라이버시 관련 장치를 이용해도, 다른 사람이 나를 추적할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추적할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누구입니까?"이다. 프라이버시 앱과 장치는 좋은 저수준 방어 도구가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일반적인 시도를 차단, 추적을 어렵게 만든다.

집에 값 비싼 잠금 장치를 설치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당신 집에 침입해 서류를 훔치면 4,00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도둑을 막을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유리창의 유리를 깨거나, 벽을 뚫고 침입할 수 있다. 또 문이 열릴 때를 기다릴 수도 있으며, 총을 들고 위협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런 잠금 장치가 없는 집만 도둑질한 경험이 있는 도둑에 대해서는 효력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여전히 익명 브라우저 모드를 이용하고, VPN으로 IP주소를 숨기고, 토르를 이용해 웹 서핑을 한다. 그러나 매번 사용하기 어렵도록 이런 설정을 지원하지 않는 사이트도 많다. 유튜브의 경우, 해당 국가의 저작권 문제로 비디오를 볼 수 없었던 상황이 있었다. VPN에서 국가를 바꾼 이후에야 볼 수 있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런 프라이버시 장치를 이용함으로써 광고주 등으로부터 신원을 숨길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 작정하고 추적을 하면, 클릭을 하는 순간 신원이 드러난다. 완벽한 프라이버시란 환상임을 인정해야 할 시대다.

* Evan Schuman는 리테일 테크놀로지 사이트 스토어프론트백토크(StorefrontBacktalk)의 설립 편집자이자 CBS뉴스닷컴, 리테일위크, 컴퓨터월드, 이위크 칼럼니스트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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