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글로벌 칼럼 | “영향력도 돈으로 산다” 평등의 장에서 부자들의 세상으로 변하는 SNS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7.01.17
소셜 네트워크는 훌륭한 평등 장치다. 누구나 메시지의 가치에 따라 영향력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수익이 최고의 가치인 지금, 소셜 사이트들은 부자가 돈을 주고 영향력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걱정스러운 트렌드가 등장한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 글의 뒷부분에서 다루기로
하고, 일단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유튜브 슈퍼 채팅
유튜브는 이번 주 슈퍼 챗(Super Chat)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구현했다.

유튭의 새로운 슈퍼 챗(Super Chats)은 사용자가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 중 선호하는 댓글을 위로 올릴 수 있는 기능이다.

보통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 중에는 댓글을 써도 순식간에 밀려 올라가 사라진다. 그런데 돈을 내고 자신의 댓글을 가장 위에 고정시킬 수 있는 기능이 바로 슈퍼 채팅이다. 달러 기호를 클릭한 다음 지불할 금액을 입력한다. 돈을 많이 지불할수록 최대 5시간 내에서 댓글 유지 시간도 더 길어진다. 또한 댓글의 색상이 다른 댓글과 다르고 문자도 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으므로 돈을 내고 댓글을 달았다는 사실을 드러낼 수 있다. 이들이 낸 돈은 채널 소유자에게 돌아간다.

비디오 제작자는 스팸, 트롤링, 괴롭힘 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사용자 차단, 키워드 블랙리스트를 포함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슈퍼 채팅은 이미 일부 유튜브 채널과 12개국에서 시행 중이며 이달 말까지 더 많은 국가, 비디오 제작자 및 시청자를 대상으로 확대된다.

슈퍼채팅은 기존의 팬 펀딩(Fan Funding)을 대체한다. 팬 펀딩은 사용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유튜브 유명인에게 일종의 팁을 줄 수 있는 단순한 장치였다.

즉, 유튜브는 특정 인물을 지원하고자 하는 각자의 바람에 따라 돈을 낼 수 있는 기존 시스템을 버리고, 그 대신 다른 사람들이 낼 수 없는 많은 금액을 내고 영향력을 살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꾼 것이다.

트위터가 홍보해주는 트윗
매체로서 트위터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트위터를 통해 대중을 상대로 영향력을 행사해온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는 트위터에 대해 “손해볼 일 없는 자기만의 신문사를 소유하는 것과 같다”고 트윗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양질의 트윗으로, 또는 다른 여러 이유로 트위터에서 영향력을 얻는데, 가장 유명한 사용자는 대부분 가수, 배우, 코미디언 또는 킴 카다시안과 같은 전문 연예인이다.

그러나 트위터에서도 돈을 주고 영향력을 살 수 있다.

프로필 페이지에서 “트윗 활동(Your Tweet activity)”이라는 레이블 아래에 영향력을 살 수 있는 일종의 “하우스 광고”가 있다. “최고 인기 트윗 보기(View your top Tweets)” 링크를 클릭하면 가장 반응이 좋은 트윗과 댓글이 표시되는 대시보드가 열린다.

각 트윗과 댓글에는 “홍보(Promote)”라는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을 클릭하고 액수를 선택해서 내면 그 대가로 트위터는 해당 트윗을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해준다. 보통 트위터의 영향력은 팔로어 수에서 비롯되지만 이 방법으로 팔로어 수보다 훨씬 더 큰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페이스북 게시글 띄우기
대부분의 페이스북 사용자에게 주 스트림은 “뉴스 피드(News Feed)”다. 일반적으로 뉴스 피드는 자신이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게시글 중 극히 일부분이다. 모든 게시글을 읽을 수는 없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을 사용해서 게시글이 뉴스 피드에 포함될 가치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 다음 사용자가 가장 관심을 가질 만한 것으로 판단된 게시글을 전달한다.

역설적이지만 페이스북에 올리는 대부분의 게시글은 가족, 친구, 직장 동료, 고객 또는 팬의 뉴스 피드에 전달되지 않는다.

다만 돈을 내면 가능해진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에게도 광고를 판매한다. 심지어 이 광고 시스템을 이용하면 더 많은 “좋아요” 또는 높은 호응의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 즉, 더 많은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사실 페이스북 페이지의 모든 게시글에는 영향력을 구매하기 위한 “게시글 띄우기(Boost Post)” 버튼이 있다.

App.net 입장료 부과
App.net이라는 대안 소셜 네트워크가 이번 주 문을 닫았다. 속이 시원한 일이다.

이 소셜 네트워크는 처음에는 일종의 입장료를 부과했다. 사실상 돈이 넘쳐나는 부자를 위한 프라이빗 클럽을 표방한 것이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배제될 수밖에 없었다.

부유한 엘리트틀이 이 사이트를 좋아한 이유는 컨트리 클럽 회원이 컨트리 클럽을 좋아하는 이유와 같았다. 바로 높은 입장 비용 탓에 돈이 없는 사람들은 배제된다는 점이다.

이후 App.net은 수익 정책을 다소 완화하여 일종의 프리미엄(freemium) 모델을 도입했지만
수입을 기반으로 한 차별이라는 App.net의 주된 특성은 변하지 않았다.

소셜 네트워크는 영향력을 판매해야 하는가?
영향력을 판매해서 소셜 네트워크를 수익화하는 추세는 얼핏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슈퍼 채팅에 대한 유튜브의 블로그 게시글은 이 기능을 “팬과 제작자가 서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이며 이를 통해 팬은 “좋아하는 제작자의 관심을 더 많이 끌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듣기 좋은 말이다. 그러나 실제 유튜브 댓글을 보자.

현실에서 유튜브, 트위터 또는 페이스북에 글을 쓰는 모든 사람들의 목적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견해를 다른 사람에게 설득시키고자 한다. 때로 이 견해는 다른 견해와 충돌한다. 유튜브 슈퍼 채팅에서는 돈 있는 자의 견해가 이긴다. 부자가 항상 옳고 논쟁에서 승리한다.

이미 트위터에서 트롤(troll)들이 광고를 사고 있다. 2015년 5월, 한 트롤이 트위터에서 25달러 광고를 사서 트랜스젠더들에게 자살하라는 글을 올렸다. 유튜브의 슈퍼 채팅 기능은 특히 진입 비용이 낮은데다 여성을 상대로 하는 여성 혐오자, 소수 인종을 상대로 하는 인종차별주의자, 아무에게나 시비를 거는 트롤 등에게 매력적이다. 유튜브는 슈퍼 채팅 활동의 감시와 모니터링을 전적으로 비디오 제작자에게 맡기고 있지만 라이브 비디오 진행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이는 어려운 일이다.

원래 소셜 네트워크는 가치를 통해 영향력을 얻는 공간이지만 돈을 주고 영향력을 사는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부자는 자신의 부로 영향력을 얻고, 가난한 사람은 그럴 수 없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가처분 소득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소수자, 여성, 이민자, 젊은이들, 싱글, 시골 사람들은 모두 대체로 상대적 소득이 적다. 이론적으로 이들은 소셜 네트워크에서 영향력을 구매할 여력이 부족하고 따라서 토론에서 이들의 발언이 갖는 영향력도 낮아지게 된다.

가처분 소득의 차이는 국가 내에서도 크지만 국가간에는 천문학적이다.

예를 들어 오스트레일리아의 경우 전국적으로 최저 임금이 시간당 13달러 이상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이 슈퍼 채팅의 영향력을 얻기 위해 5달러를 지불하려면 최저 임금 기준으로 30분 미만의 노동만 하면 된다.

아프리카 동부 탄자니아의 최저 임금은 시간당 10센트다. 즉, 탄자니아 사람이 5달러 어치의 영향력을 구매하려면 30시간을 일해야 한다. 5달러에 판매되는 슈퍼 채팅 영향력은 대부분의 탄자니아 사람에게 넘볼 수 없는 영역인 것이다.

유튜브 슈퍼 채팅 정책의 추악한 진실은 이렇게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은 손쉽게 영향력을 살 수 있고 탄자니아 사람은 살 수 없다는 데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의 영향력 역시 마찬가지다.

이것이 사회적 상호 작용의 바람직한 모습일까? 이미 특권을 가진 그룹과 국가에게 소셜 네트워크가 수익 구조를 사용해 또 다른 특권을 부여해야만 할까?

소셜 수익화를 위한 올바른 방법
언론은 유튜브의 슈퍼 채팅을 지난 해 여름 출범한 트위치 치어링(Twitch Cheering)에 비교하고 있다. (트위치는 주로 게임에 초점을 둔 아마존의 라이브 스트리밍 비디오 플랫폼이다.)

치어링 기능은 사용자가 이른바 “비트(Bit)”를 살 수 있는 시스템이다. 구입한 비트는 라이브
비디오 스트리밍 중에 비트 이모티콘의 형태로 댓글에 추가할 수 있다. 비트 이모티콘은 움직이는 이모티콘이며 크기, 색상, 모양은 사용자가 구입한 “비트”의 수에 따라 결정된다.

유튜브 슈퍼 채팅과 트위치 치어링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치어링은 영향력을 높여주지 않는다. 메시지는 다른 메시지와 동일하게 취급되며, 똑같이 금방 스크롤되어 사라진다.

사용자가 댓글을 통해 자신이 기부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되 해당 댓글에 우선권을 부여하거나 댓글 작성자에게 다른 댓글보다 눈에 잘 띄는 위치를 제공하지는 않는다는 측면에서 트위치의 수익화 방식은 유튜브보다 바람직하다.

소셜과 콘텐츠 모두 전통적인 수익 구조는 광고다. 필자는 광고가 온라인에서 가장 윤리적인 수익 구조라고 생각한다. 광고는 광고되는 상품을 구매할 경제력이 없는 사람도 똑같이 콘텐츠와 상호 작용과 영향력을 무료로 얻을 수 있으므로 평등하다.

기술 전문 사이트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을 읽기 위해서는 구독료를 내야 한다. 필자는 이 방식 역시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가격이 있는 상품일 뿐이다. 독자가 돈을 내고 읽는다고 해서 부가적인 영향력을 얻지는 않는다.

미디엄(Medium)이 추구하는 새로운 방식은 상당히 흥미롭다. 장문 소셜 블로깅 플랫폼인 미디엄은 최근 구조조정을 하면서 기존 수익화 모델이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대신 미디엄은 필자가 “사람들을 위해 창출한 가치를 기준으로” 보상을 받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이다. 실제 환경에서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론적으로는 영향력 구매와는 정 반대다. 미디엄 참가자들은 영향력을 구축함으로써 돈을 받게 된다.

소셜 사이트를 수익화하는 방법은 많다. 그러나 필자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이름으로 영향력과 불평등을 판매하는 지금의 유행이 몹시 불편하다.

과거 소셜 네트워크는 입장과 영향력 측면에서 가치를 기준으로 한 공평한 경쟁의 장을 제공했다. 그래야 맞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불평등에서 수익을 얻는 소셜 네트워크가 아닌, 모든 의견에 대해 공평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는 소셜 네트워크를 지지하는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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