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0

토픽 브리핑 | 학위와 자격증, 더 복잡해진 'IT 채용 방정식'

박상훈 기자 | ITWorld
개발자 채용 최종 면접에 두 사람이 올라갔다. 한 사람은 명문대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했고 다른 쪽은 독학으로 몇 년간 경력을 쌓았다. 둘 중 어느 쪽이 구직에 성공했을까? 학위가 취업에 도움이 되느냐는 오랜 논란거리다. 같은 맥락에서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둘 다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는 공통점이 있고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것도 닮은꼴이다. 취업 여부 외에 일자리의 질까지 생각하면 계산은 더 복잡해진다.

이미지 출처 : Flickr/M.Kemal


이러한 논란은 비단 국내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채용 담당자나 CIO 같은 의사결정권자는 비슷한 고민을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흥미로운 보고서가 하나 공개됐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비전모바일'이 개발자 1만 3,000명을 분석한 결과, 독학 개발자는 HTML5나 스위프트 같은 신흥 언어를 선호하고, 정규 학위과정을 거친 개발자는 자바나 C#같은 상대적으로 '자리 잡은' 언어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위프트 개발자의 절반은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지 않았다. HTML5와 자바스크립트 개발자 3명 중 1명은 스크립팅 언어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완전한' 독학이었다. 반면 자바와 C# 개발자의 73%, C와 C++ 개발자의 65%는 컴퓨터 공학 전공자였다. 독학 개발자가 학위 과정 대신 선택한 것은 MOOC(Massively Open Online Couses), 즉 온라인 교육이었다. 1~2주간 특정 기술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부트 캠프' 참여자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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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의 가치를 높게 보는 쪽에서는 독학 개발자에게 개발을 맡기는 것은 마치 의대에서 배우지 않은 의사에게 진료를 맡기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대학의 컴퓨터 강의가 특정 프로그램 언어를 쓰는 테크닉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프로그래밍 로직 같은 보편적인 프로그래밍 학습법과 사고체계를 가르치기 때문에 컴퓨팅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반대 진영에서는 대학 교육이 IT의 빠른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교육 애널리스트 장마틴 로웬달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프로그래밍 자체가 독학으로 배우기에 적합한 분야이라고 주장한다. 출산과 육아로 오랜 기간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온라인 교육을 통해 모바일 개발자로 재취업한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래도 학위를 찾는 사람을 위해 일부 온라인 사이트는 자체 학위를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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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용성 논란은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일정한 기술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다는 주장과, 관련 업체의 이익과 구직자의 절박함이 만난 것뿐이라는 평가가 맞서고 있다. 특히 애자일, 데브옵스 등 '큰 그림'을 봐야 하는 분야의 자격증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IT 자격증은 오라클과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업체나 컨설팅 업체가 발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커리큘럼이 빠르게 바뀐다는 점에서 학위보다 시장 친화적이다. 어떤 의미에선 더 상업화됐다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자격증은 또 옷을 갈아입고 있다. 기존의 자격증이 주로 프로그래밍 능력이나 장비 운용 능력 등 '하드 스킬' 평가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관련 이해당사자와 이견을 조율하고, 적재적소에 알맞을 기술을 적용할 줄 아는가를 보는 이른바 '소프트 스킬'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에세이 작성, 시뮬레이션 등 정성적 평가 문항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스코는 채용 시 구직자의 감성적 판단력을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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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자격증의 변신은 기업 환경의 전반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목하는 것은 개별 기술이 아니라 조직 전반의 체질을 혁신하는 방법론이다. IT 조직의 역할도 바뀌고 있다. 이제 개발자는 불 꺼진 사무실에서 코드나 짜는 사람이 아니다. 현업 직원과 임원, 협력사를 만나 그들의 어려움을 듣고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는 사람이다. 자격증 시장은 이런 인력 수요에 맞춰 재편되고 있다.

문제는 기업이 사람을 키우는 대신 준비된 인재를 쉽게 취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점이다. 업무 환경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고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것은 기업에 따라 맞춤 해법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은 이 해법을 만들 인재를 육성하는 데 투자하는 대신 적임자처럼 보이는 인력을 채용하는 데 더 돈을 쓰고 있다. 그 결과 구직자는 대화 능력까지 점수화하는 자격증을 마주하게 됐다. 기본기를 입증하기 위해 빚을 내서라도 학위를 취득할까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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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학위나 자격증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중 누가 유리할까. 아직은 정답이 될 '믿을 만한' 자료가 없다. 단, 가트너의 로웬달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면 깊은 지식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최신 기술을 배우는 것은 단기 교육이 효과적이다. 주목해야 할 조언은 그다음이다. 그는 "생산성과 창의력은 학위와 관계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온전한 능력이다”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2016.05.20

토픽 브리핑 | 학위와 자격증, 더 복잡해진 'IT 채용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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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채용 최종 면접에 두 사람이 올라갔다. 한 사람은 명문대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했고 다른 쪽은 독학으로 몇 년간 경력을 쌓았다. 둘 중 어느 쪽이 구직에 성공했을까? 학위가 취업에 도움이 되느냐는 오랜 논란거리다. 같은 맥락에서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둘 다 많은 돈과 시간이 든다는 공통점이 있고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수치화하기 어렵다는 것도 닮은꼴이다. 취업 여부 외에 일자리의 질까지 생각하면 계산은 더 복잡해진다.

이미지 출처 : Flickr/M.Kemal


이러한 논란은 비단 국내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채용 담당자나 CIO 같은 의사결정권자는 비슷한 고민을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흥미로운 보고서가 하나 공개됐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비전모바일'이 개발자 1만 3,000명을 분석한 결과, 독학 개발자는 HTML5나 스위프트 같은 신흥 언어를 선호하고, 정규 학위과정을 거친 개발자는 자바나 C#같은 상대적으로 '자리 잡은' 언어에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위프트 개발자의 절반은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지 않았다. HTML5와 자바스크립트 개발자 3명 중 1명은 스크립팅 언어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완전한' 독학이었다. 반면 자바와 C# 개발자의 73%, C와 C++ 개발자의 65%는 컴퓨터 공학 전공자였다. 독학 개발자가 학위 과정 대신 선택한 것은 MOOC(Massively Open Online Couses), 즉 온라인 교육이었다. 1~2주간 특정 기술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부트 캠프' 참여자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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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부트 캠프가 컴퓨터 학위를 대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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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위의 가치를 높게 보는 쪽에서는 독학 개발자에게 개발을 맡기는 것은 마치 의대에서 배우지 않은 의사에게 진료를 맡기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대학의 컴퓨터 강의가 특정 프로그램 언어를 쓰는 테크닉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프로그래밍 로직 같은 보편적인 프로그래밍 학습법과 사고체계를 가르치기 때문에 컴퓨팅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반대 진영에서는 대학 교육이 IT의 빠른 변화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교육 애널리스트 장마틴 로웬달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프로그래밍 자체가 독학으로 배우기에 적합한 분야이라고 주장한다. 출산과 육아로 오랜 기간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온라인 교육을 통해 모바일 개발자로 재취업한 사례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래도 학위를 찾는 사람을 위해 일부 온라인 사이트는 자체 학위를 주기도 한다.

'골방 코딩 시대는 지났다'··· IT 구직자 소프트 스킬 식별법
기고 | 'IT 자격증이 전부가 아니다' 경력 개발에 필요한 +α
컴퓨터 전공자와 독학 개발자, 누굴 채용해야 할까
자격증보다 애자일 기술이 더 가치 있는 이유

효용성 논란은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일정한 기술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다는 주장과, 관련 업체의 이익과 구직자의 절박함이 만난 것뿐이라는 평가가 맞서고 있다. 특히 애자일, 데브옵스 등 '큰 그림'을 봐야 하는 분야의 자격증을 놓고 논쟁이 뜨겁다. IT 자격증은 오라클과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업체나 컨설팅 업체가 발급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커리큘럼이 빠르게 바뀐다는 점에서 학위보다 시장 친화적이다. 어떤 의미에선 더 상업화됐다고도 할 수 있다.

최근 자격증은 또 옷을 갈아입고 있다. 기존의 자격증이 주로 프로그래밍 능력이나 장비 운용 능력 등 '하드 스킬' 평가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관련 이해당사자와 이견을 조율하고, 적재적소에 알맞을 기술을 적용할 줄 아는가를 보는 이른바 '소프트 스킬'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에세이 작성, 시뮬레이션 등 정성적 평가 문항이 늘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스코는 채용 시 구직자의 감성적 판단력을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감성적 판단력' 자격증 등장··· 시스코 등 채용 시 도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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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자격증의 변신은 기업 환경의 전반적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목하는 것은 개별 기술이 아니라 조직 전반의 체질을 혁신하는 방법론이다. IT 조직의 역할도 바뀌고 있다. 이제 개발자는 불 꺼진 사무실에서 코드나 짜는 사람이 아니다. 현업 직원과 임원, 협력사를 만나 그들의 어려움을 듣고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는 사람이다. 자격증 시장은 이런 인력 수요에 맞춰 재편되고 있다.

문제는 기업이 사람을 키우는 대신 준비된 인재를 쉽게 취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는 점이다. 업무 환경은 점점 복잡해지고 있고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것은 기업에 따라 맞춤 해법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업은 이 해법을 만들 인재를 육성하는 데 투자하는 대신 적임자처럼 보이는 인력을 채용하는 데 더 돈을 쓰고 있다. 그 결과 구직자는 대화 능력까지 점수화하는 자격증을 마주하게 됐다. 기본기를 입증하기 위해 빚을 내서라도 학위를 취득할까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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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학위나 자격증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중 누가 유리할까. 아직은 정답이 될 '믿을 만한' 자료가 없다. 단, 가트너의 로웬달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면 깊은 지식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최신 기술을 배우는 것은 단기 교육이 효과적이다. 주목해야 할 조언은 그다음이다. 그는 "생산성과 창의력은 학위와 관계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온전한 능력이다”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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