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18

글로벌 칼럼 | “내가 봇인가, 봇이 나인가?” 사용자를 대신해 대화할 챗봇의 등장

Mike Elgan | Computerworld

곧 인공지능 봇을 상대로 채팅을 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봇 혁명에는 미처 생각지 못한 낯선 측면도 있다. 바로 나를 대신해 이야기할 봇, 말하자면 ‘미 봇(me bot)’이다.

아이린 창(a.k.a. 아이린 라이언)이라는 한 개발자가 최근 뉴욕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TechCrunch Disrupt) 해커톤에서 ‘미 봇’을 만들었다. 소프트웨어의 명칭은 챗 봇 클럽(Chat Bot Club)으로, 사용자의 채팅 행태를 학습한 다음 나중에는 사용자를 가장해서 친구들과 대화를 한다.

창은 IBM의 왓슨 챗봇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시스코 스파크 플랫폼에서 작동하는 봇을 제작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의 스타일을 학습하고 자주 사용하는 문구와 응답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후 사용자를 대신해 그룹 채팅에 참여한다. 창은 ‘미 봇’을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위챗, 킥(Kik) 등의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 중이다.

창의 챗 봇 클럽은 최초의 메시징용 ‘미 봇’이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ETER9이라는 베타 소셜 네트워크는 이와 비슷한 봇을 소셜 네트워킹 대화에 사용한다. 이제부터 좀 오싹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자. ETER9은 페이스북과 유사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브릿지(Bridge)’라는 사이트의 일부로 제공한다. 이 사이트는 사용자가 하는 말을 캡처해서 ‘코텍스(Cortex)’라는 것을 만든다.

사용자가 로그인하지 않았을 때는 ‘카운터파트(Counterpart)’라고 하는 가상의 인공지능 봇이 ‘코텍스’에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대신해서 소셜 네트워킹을 계속 수행한다. 즉,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표시하고 채팅을 하는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사용자가 이 서비스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더라도, 심지어 사용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카운터파트’는 계속 활동한다는 것이다.

ETER9의 이런 사후적 요소는 이터나임(Eternime), 라이브손(Liveson) 등 사용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가상의 사용자가 소셜 네트워크 활동을 지속하게끔 해주는 서비스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라이브손의 슬로건은 “심장이 멈춰도 트윗은 계속됩니다"이다). 이들 ‘죽음 이후에도 계속되는’ 서비스를 보면 조잡한 싸구려 마술 쇼, 특히 장례식 마술 쇼가 연상된다. 제대로 굴러가지 않더라도 딱히 불평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또 다른 비슷한 프로젝트로 라이프넛(Lifenaut)이 있다. 라이프넛은 야심만만하고 약간은 오싹하기도 한 서비스인데, 테라셈 무브먼트 파운데이션(Terasem Movement Foundation)이 제공하며,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사용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계속 살아가는 가상의 사용자를 만든다.

이런 데이터는 성격 테스트와 소셜 네트워킹 활동 수집을 통해 수집된다. 라이프넛은 이 데이터로 일명 ‘마인드파일(Mindfile)’이라는 것을 만든다고 한다. 현재 이 서비스는 무료지만 가상의 나를 만들 시점이 되면 아마 어느 정도 비용이 들지도 모르겠다.

라이프넛은 이 ‘마인드파일’이 어떻게 이용될지 자신들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어쩌면 2~30년쯤 후에 기술이 발전해 미래 소프트웨어와 이 데이터 파일을 일종의 육신, 예를 들어 세포질이나 홀로그래픽, 로봇에 업로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그냥 단순한 헛소리로 치부해버리기 쉽다. 그러나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마틴 로스블래트는 시리우스 라디오(Sirius Radio)의 설립자이며, 미국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여성이자 트랜스젠더 CEO(바이오테크 기업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United Therapeutics))이다.

핸슨 로보틱스는 로스블래트의 아내인 비나의 테라셈 무브먼트용으로 프로토타입 로봇까지 만들었다. 마틴 로스블래트는 테라셈 무브먼트 파운데이션의 사장, 비나는 부사장이다.

비나와 비나48 로봇이 대화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그러나 이 영상을 봤을 때 로봇 클론은 아직 완성도가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로봇 클론이 개발되는 미래가 오기 전에 먼저 "미 봇’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챗 봇 클럽에 참여하게 되는 이유
일부 미디어에서는 창의 챗 봇 클럽을 소시오패스의 부산물 정도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여러분이나 필자나 결국 이 챗 봇 클럽과 비슷한 것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용자를 대신하고 가장하는 봇은 필연적으로 등장할 것이고, 사람들은 그 봇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냐고? 이미 사람들은 대화를 자동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봇’은 봇과 인공지능의 시대에서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의 자동화를 의미할 뿐이다.

수많은 기업 조직과 개인 사용자들이 이미 이메일 자동 응답과 메일 머지(mail merge) 기능을 통해 마치 일일이 개별적으로 작성한 것처럼 보이는 이메일을 많은 사람들에게 대량 발송한 적이 있을 것이다.

휴가 중에 발송되는 이메일 자동 응답처럼, 발신자는 메일을 누가 받는지, 어떤 이메일에 자동 응답이 되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수신자는 보통 자동 메시지를 받게 되면 그것이 자동 메시지임을 안다. 메일 머지의 경우 발신자는 누가 메일을 받을지 알지만 수신자는 메시지가 자동화된 메시지임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적절한 방식으로 이미 커뮤니케이션을 자동화하고 있다.



2016.05.18

글로벌 칼럼 | “내가 봇인가, 봇이 나인가?” 사용자를 대신해 대화할 챗봇의 등장

Mike Elgan | Computerworld

곧 인공지능 봇을 상대로 채팅을 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봇 혁명에는 미처 생각지 못한 낯선 측면도 있다. 바로 나를 대신해 이야기할 봇, 말하자면 ‘미 봇(me bot)’이다.

아이린 창(a.k.a. 아이린 라이언)이라는 한 개발자가 최근 뉴욕에서 열린 테크크런치 디스럽트(TechCrunch Disrupt) 해커톤에서 ‘미 봇’을 만들었다. 소프트웨어의 명칭은 챗 봇 클럽(Chat Bot Club)으로, 사용자의 채팅 행태를 학습한 다음 나중에는 사용자를 가장해서 친구들과 대화를 한다.

창은 IBM의 왓슨 챗봇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시스코 스파크 플랫폼에서 작동하는 봇을 제작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의 스타일을 학습하고 자주 사용하는 문구와 응답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후 사용자를 대신해 그룹 채팅에 참여한다. 창은 ‘미 봇’을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위챗, 킥(Kik) 등의 다른 플랫폼으로 이식 중이다.

창의 챗 봇 클럽은 최초의 메시징용 ‘미 봇’이지만 아이디어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ETER9이라는 베타 소셜 네트워크는 이와 비슷한 봇을 소셜 네트워킹 대화에 사용한다. 이제부터 좀 오싹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자. ETER9은 페이스북과 유사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브릿지(Bridge)’라는 사이트의 일부로 제공한다. 이 사이트는 사용자가 하는 말을 캡처해서 ‘코텍스(Cortex)’라는 것을 만든다.

사용자가 로그인하지 않았을 때는 ‘카운터파트(Counterpart)’라고 하는 가상의 인공지능 봇이 ‘코텍스’에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를 대신해서 소셜 네트워킹을 계속 수행한다. 즉,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표시하고 채팅을 하는 것이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사용자가 이 서비스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더라도, 심지어 사용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카운터파트’는 계속 활동한다는 것이다.

ETER9의 이런 사후적 요소는 이터나임(Eternime), 라이브손(Liveson) 등 사용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가상의 사용자가 소셜 네트워크 활동을 지속하게끔 해주는 서비스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라이브손의 슬로건은 “심장이 멈춰도 트윗은 계속됩니다"이다). 이들 ‘죽음 이후에도 계속되는’ 서비스를 보면 조잡한 싸구려 마술 쇼, 특히 장례식 마술 쇼가 연상된다. 제대로 굴러가지 않더라도 딱히 불평하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또 다른 비슷한 프로젝트로 라이프넛(Lifenaut)이 있다. 라이프넛은 야심만만하고 약간은 오싹하기도 한 서비스인데, 테라셈 무브먼트 파운데이션(Terasem Movement Foundation)이 제공하며,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사용자가 사망한 이후에도 계속 살아가는 가상의 사용자를 만든다.

이런 데이터는 성격 테스트와 소셜 네트워킹 활동 수집을 통해 수집된다. 라이프넛은 이 데이터로 일명 ‘마인드파일(Mindfile)’이라는 것을 만든다고 한다. 현재 이 서비스는 무료지만 가상의 나를 만들 시점이 되면 아마 어느 정도 비용이 들지도 모르겠다.

라이프넛은 이 ‘마인드파일’이 어떻게 이용될지 자신들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어쩌면 2~30년쯤 후에 기술이 발전해 미래 소프트웨어와 이 데이터 파일을 일종의 육신, 예를 들어 세포질이나 홀로그래픽, 로봇에 업로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그냥 단순한 헛소리로 치부해버리기 쉽다. 그러나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마틴 로스블래트는 시리우스 라디오(Sirius Radio)의 설립자이며, 미국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여성이자 트랜스젠더 CEO(바이오테크 기업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United Therapeutics))이다.

핸슨 로보틱스는 로스블래트의 아내인 비나의 테라셈 무브먼트용으로 프로토타입 로봇까지 만들었다. 마틴 로스블래트는 테라셈 무브먼트 파운데이션의 사장, 비나는 부사장이다.

비나와 비나48 로봇이 대화하는 영상도 공개됐다. 그러나 이 영상을 봤을 때 로봇 클론은 아직 완성도가 높아 보이지는 않는다. 

로봇 클론이 개발되는 미래가 오기 전에 먼저 "미 봇’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챗 봇 클럽에 참여하게 되는 이유
일부 미디어에서는 창의 챗 봇 클럽을 소시오패스의 부산물 정도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여러분이나 필자나 결국 이 챗 봇 클럽과 비슷한 것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용자를 대신하고 가장하는 봇은 필연적으로 등장할 것이고, 사람들은 그 봇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냐고? 이미 사람들은 대화를 자동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봇’은 봇과 인공지능의 시대에서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의 자동화를 의미할 뿐이다.

수많은 기업 조직과 개인 사용자들이 이미 이메일 자동 응답과 메일 머지(mail merge) 기능을 통해 마치 일일이 개별적으로 작성한 것처럼 보이는 이메일을 많은 사람들에게 대량 발송한 적이 있을 것이다.

휴가 중에 발송되는 이메일 자동 응답처럼, 발신자는 메일을 누가 받는지, 어떤 이메일에 자동 응답이 되는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수신자는 보통 자동 메시지를 받게 되면 그것이 자동 메시지임을 안다. 메일 머지의 경우 발신자는 누가 메일을 받을지 알지만 수신자는 메시지가 자동화된 메시지임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적절한 방식으로 이미 커뮤니케이션을 자동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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