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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리더에게 듣는다 | "급변하는 시대, 빅뱅방식보단 점진적 고도화로" NH투자증권 박선무 상무

박해정 기자 | CIO Korea 2016.03.14
한국IDG의 미래 IT환경 준비 현황 조사에는 231명의 국내 기업 IT담당자들이 참여했으며 이 결과를 토대로 <CIO Korea>는 기업 IT를 총괄하는 CIO들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CIO Korea>는 NH투자증권의 박선무 상무 인터뷰를 시작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IT리더’ 인터뷰 시리즈를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구)우리투자증권과 (구)NH농협증권 시스템 통합 이후 새로운 땅(H/W)을 사서 거기에 새로운 건물(S/W)을 짓는 식의 빅뱅방식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은 당사의 현재 상황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거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로 현재 운영되고 있는 기존 업무시스템이 구조적인 개선 요구가 없다는 것이고, 둘째로 워낙 빠르게 업무와 기술 환경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따라서, 당사는 전략적으로 단위시스템 별 점진적 고도화 방식으로 가는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하면서 IT통합을 이끌었던 NH투자증권 박선무 상무는 올해 주문시스템부터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 상무는 점진적인 고도화 방식을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각 방 별로 리모델링 하는 것에 비유해 설명했다. 이어서 박 상무는 “안방이라고 하는 주문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해 점진적인 형태로 수정ㆍ보완 한다는 의미”라며 “그때 그때 주거자의 요구에 맞춰 다소 급하게 들여왔던 중복된 기능의 가구나 소품, 욕실 등을 방의 크기나 기본 구조는 그대로 두고, 단위 업무별, 기능별 표준화라는 정리정돈으로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 바탕에는 컴포넌트 기반 개발(CBD)이라는 개념을 넣어 부품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듈 형태로 업무 및 기능을 분리할 경우 ‘단위업무 및 단위기능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NH투자증권은 내부에서 단위 업무 로직과 처리 기능 로직의 상호 관계를 파악해 컴포넌트 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총 10가지 고도화 대상 단위 업무 과제를 추출했다.

->한국IDG 조사 결과 | 엔터프라이즈 IT의 미래 준비 현황과 과제 - IDG Market Pulse

클라우드 준비의 첫단추 ‘모듈화’
“국내에서는 다소 늦었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IT 서비스는 클라우드가 대세라고 합니다. 2008년 니콜라스 카가 <빅스위치>라는 책에서 전기의 역사와 컴퓨터의 역사를 비교하며, 정보서비스의 클라우드화를 예측했듯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초 연결 사회에서 IT서비스가 클라우드로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일 것이고, 같은 맥락에서 보면, 그 동안 개별재였던 정보서비스가 공유재 성격의 하나의 업무 도구로 바뀌는 것 또한 자연스런 변화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단위 업무, 기능의 표준화를 통한 점진적 고도화는 그 동안 납기에 쫓겨 다소 난개발된 부분을 바로 잡는 것과 동시에 SaaS 가능한 형태로 단위 업무 시스템을 서비스 레벨화 하고자 합니다. 이를 구체화 하는데 필요한 것이 서비스 컴포넌트이고, 기능 모듈화입니다.”

박 상무는 앞으로 5년 안에 기업의 IT인프라가 클라우드 환경으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업무를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하는 데에는 라이선스 업인 금융업의 폐쇄적인 제도와 정보보안 위험과 혁신적으로 정보서비스 비용을 고효율화 하느냐 하는 기회가 공존한다는 것이 박 상무의 생각이다.

현재 NH투자증권은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올해 안에 시범적용을 구상 중이며, 박 상무는 IaaS를 고려하고 있다. 박 상무는 “아직 SaaS는 증권사가 사용할 만한 것이 없다. 법적으로 허용되는 단위 업무 서비스를 개발하여 IaaS에 설치하고, 오픈API로 접근하는 방식의 셰어드 서비스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팎의 변화, 그로 인한 IT의 역할
최근 NH투자증권에는 변화가 많았다. 먼저 2014년 12월 31일 (구)NH농협증권과 (구)우리투자증권이 합병한 NH투자증권이 공식 출범했는데, 2014년 9월부터 12월말까지 약 4개월 동안에 통합 양사가 각각 운영하던 자산 북 통합 및 위험관리, 그룹웨어, CI 등을 통합하는 일명 Day1, IT 1차 통합이 있었다. Day1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 법인 통합이 있기 전, 양사의 IT조직 통합을 먼저 진행됐다.

박 상무는 “법적 근거가 없는 법인 통합 전, 두 회사의 IT담당자들의 화학적 결합이 특이할 정도로 잘 됐다”며 “법인 통합 전에 담당 업무별로 재구성된 가상화된 통합 IT조직을 만들어 시스템 통합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5년 1월부터 4월까지 양사의 고객원장을 통합하는 Day2 IT 2차 통합을 진행하였으며, 동시에 우리FIS에서 관리하던 주전산 장비를 LG유플러스가 구축한 IDC로, 본사에 있던 주문관련 FEP 장비는 농협재단 소재 농협정보 여의도 IDC로, DR센터 역시 통합 이전하면서, 그 동안 물리적으로 하나의 시스템에서 서비스되었던 AP서버와 DB서버를 분리 및 증설하여 원장을 통합했다.

두 증권사의 시스템 통합을 추진하면서 법적 통합 일정(Day1)을 수용하며 실질적인 IT통합 일정이라고 할 수 있는 고객원장 통합(Day2) 프로젝트로 나누어 단계별 방식을 채택했다는 점 이외에 내부 인력으로만 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점도 특이한 경우다. 데이터 이관 작업만 전문회사에 위탁했고, 모든 업무는 자체 인력으로 추진하였다. 박 상무는 “M&A로 인한 시스템 통합 시 가장 먼저 할 일은 기준을 어느 쪽 시스템으로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어느 쪽 시스템이 더 최신이냐가 아니라 어느 쪽 사용자가 더 많으냐를 기준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구)우리투자증권은 2008년 11월에, (구)NH농협증권은 2010년 10월에 각각 개통했다. SLC 측면에서 보면, 우리투자증권이 더 오래되었지만, 사용자가 상대적으로 더 많고, 전산화 업무범위가 넓은 관계로 이를 기준으로 하고, NH농협증권에서 좋은 것들을 발췌해 반영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2016년은 새로 갖춘 통합시스템에서 정리 및 보완할 부분을 찾아서 점진적으로 고도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박 상무는 전했다.

“국내적으로 보면, 미래에셋대우증권 및 현대증권의 M&A 향방에 따른 IB시장의 초대형 플레이어들의 등장, 세계적으로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도 언급했듯이 ICT를 기반으로 한 Industry 4.0. 초연결사회로의 진입은 공유경제 등 뉴노멀 등장으로 현재의 업종이라는 영역이 사라질 것”이라고 박 상무는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업종을 나눴던 것이 바로 규제고 법이었는데, 언제까지 이러한 구분이 유효할까요? 좀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디지털 세계에 영역이 어디 있습니까? 소매와 도매가 어디 있으며 국내 국제영업이 어디 있습니까? 아날로그 세상에나 그러한 구분이 있는 것이지, 디지털 세계에서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아날로그적 눈으로 투영시키다 보니 모순에 빠졌던 것 아닐까요?”

박 상무는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가 일어나는 가운데 규제 문제는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기술과 같이 거래 주체자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현존하는 규제가 사라지면서, 본격적인 뉴노멀 시대로 접어들면서 “급격히 기존 질서를 재편하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는 위기가 오지 않을까”하는 것이 박 상무의 생각이다.

“금융을 한자로 쓰면 ‘金融’인데, 이때 ‘融’은 녹을 융으로 ‘융합’한다는 말에도 들어가는 글자입니다. 금융은 그 자체로 협업의 의미가 있습니다. 돈 자체는 그림이 그려진 종이 조각에 불과 합니다. 돈은 다른 것과 거래될 때 비로소 가치를 갖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금융산업의 기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상무는 현재 핀테크로 대표되는 금융의 큰 변화에 대해서 “이미 요소 기술이 매우 많이 발달해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기술은 수단에 불과한 것이고, 뉴노멀 시대의 대표라 할 수 있는 공용경제의 개념을 ICT를 활용하여 금융업과 연결하는 융복합 아이디어와 이러한, 아이디어를 수용 할 수 있는 유연한 규제의 변화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하였다.

IT부서원, 현업이 탐내는 인재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춰 IT부서와 IT인력에 대한 기대치는 바뀌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전체 직원 3만 6,000여 명 가운데 IT직원이 9,000명이고 협업으로 현업으로 나간 IT직원이 2,000여 명으로 약 1만 명이 넘는 직원이 IT종사자 라고 합니다. 전체 임직원의 약 3분의 1이 IT종사자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이렇게, 조직이 변한 것도 최근 10년이내에 발생한 변화라고 합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전체 임직원의 5%인 150명이 IT인력이고, 협업을 위해 현업으로 배치된 인원까지 합한다 하여도 7%이내 입니다.”

박 상무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전 증권사 중 정식 직원으로 보유한 IT인력이 가장 많은 회사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늘어난 것도 있지만, 현재 이 규모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박 상무는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일부에서 지적했듯이 조직이 노화된 것도 맞지만, 그만큼 개개인들이 내재화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외주 IT인력과 비교할 때 이들의 성과는 다르다. 또한, 이제 점점 더 현업이 IT출신 인력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IT에서 현업으로 배치된 인원이 27명이나 됩니다. 현업에서 ‘IT종사자를 데려가 업무를 맡겨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분명 좋은 현상입니다. IT종사자의 공통점은 업무에 대한 개념적 이해보다는 논리적 이해력이 강하다는 것과 IT인프라를 잘 알고 있는다는 점입니다. 이 사람들이 현업에 가서 하는 일은 다양하게 많이 있지만, 특히 데이터와 관련된 데이터 추출, 분석에 의한 비즈니스적 예측을 하기 위함입니다.”

빅데이터 및 eCRM 기반의 딥 러닝 주목
현재 금융은 ICT를 기반으로 급변하고 있다. 박 상무는 이러한 변화에 단초를 제공하는 새로운 기술로 Deep Learning(AI)을 꼽았다. 박 상무가 3월 9일에 시작된 ‘이세돌 vs. 알파고’의 바둑 대전을 주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시각각 발생되는 빅데이터 기반의 시황정보와 고객 행동정보는 AI로 표현되는 딥러닝기술과 결합되어 금융 기업이 가장 하고 싶고, 갖고 싶은 투자 예측 정보시스템과 고객별 최적의 맞춤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여, 스스로 시황에 맞춰 위험을 관리하며, 자산을 운용하여 고수익을 안겨 준다면, 이것은 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밤하늘의 별의 개수 보다 많은 바둑게임의 경우의 수는 가로세로 19줄로 돼 있고 통계로 보면 경우의 수가 361!(361팩토리얼, 741자리수의 숫자)이라고 합니다. 이세돌 기사를 이길 만큼의 AI라고 한다면, 금융 시장 ‘예측’에도 완벽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까지 금융투자업에서는 수학적 모델을 기반으로 투자를 예측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부터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 AI는 전세계 금융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다.

박 상무에 따르면, NIPS(신경정보처리 시스템 학회 Neural Information Processing Systems)에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알리바바, 바이두, 텐센트, 도요타, 오라클 등 2015년까지 34개 기업이 후원하고 있는데, 그 중 골드만삭스, 쿠비스트 등 10개회사 약 30%가 금융회사라는 것만 보더라도 AI를 활용한 금융 산업과의 연관성이 크다.

한편, 한국IDG의 ‘엔터프라이즈 IT 미래 준비 현황 조사’에서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보안 등이 현재와 미래에도 중요한 기술로 지목됐다. 특히 금융산업에서는 빅데이터가 43.8%로 가장 높았으며 클라우드는 6.3%에 불과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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