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11

글로벌 칼럼 | 코미디로 전락한 모든 사물의 ‘스마트화’

JR Raphael | Computerworld
결국 올 것이 왔다. 이른바 귀환 불능 지점을 지나쳤다. 기술 추종자들이 즐기는 표현을 빌자면 “스마트” 하드웨어 개념은 공식적으로 막장 촌극 수준에 도달했다.

물론 꽤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다. 한동안 이런저런 가당치도 않은 기기들이 등장하며 비틀거리는 듯싶더니, 올해 CES 전시회에서는 완전히 균형을 잃고 바닥을 뒹굴었다.

대표 주자는 삼성의 패밀리 허브 냉장고다. 무려 3개의 카메라를 탑재하고 인터넷에 연결된 태블릿까지 내장한 “스마트한” 냉장고다. 가격은 5,000달러(진짜임). 지갑이 두둑하고 판단력은 모자란 사람이라면 올 봄부터 누구나 구입할 수 있다.

물론 개념은 독특하다. 그러나 이 제품은 연결의 목적이 연결 그 자체에 있는 제품, 결국 실용적이기보다 신기할 뿐이며 문제투성이인 “스마트” 제품의 극한 사례이기도 하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자. 패밀리 허브 냉장고의 판매 포인트는 부엌을 현대적으로,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는 데 있다. 그럴 듯하게 들린다. 이론적으로는 물론 가능하다. 다만 필자가 이번 주초에 트위터에서도 말했듯이 이론상 그럴 듯한 것과 실제 유용한 것은 다르다. 삼성의 “스마트” 냉장고는 전자에 해당된다.

너무 말을 막 하는군!

필자에게 그런 경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처음 접했을 때 잠깐 느끼는 신기함을 제외하면 이 개념에는 실제로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삼성 “스마트” 냉장고의 핵심적인 문제는 사람들이 한 번 구입하면 13~17년 동안 사용하는(냉장고에 관한 여러 뉴스 기사에서 언급된 기간임. 당신들을 대신해서 내가 직접 알아봄) 고가의 가전 제품에 실효 수명이 짧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시켰다는 점이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지금의 태블릿이 5년 전에 출시된 태블릿과 얼마나 다른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표준은 발전하고 대중의 기대치도 높아지지만 패밀리 허브 냉장고의 태블릿은 냉장고에 영구적으로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소프트웨어 측면도 마찬가지다. 삼성이 그 동안 자사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업데이트에 얼마나 인색했는지 생각해 보라. 솔직히 말해 앞으로 2년, 아니 10년 후에도 삼성이 냉장고용 OS 업그레이드와 보안 패치를 적시에 내줄 것이라 기대하는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업데이트도 잘 안 해주는데, 그것보다 판매량도 훨씬 더 낮은 냉장고를 위해?

보안 문제는 접어두고라도(이것도 사실 사소한 문제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페이스가 발전하는데 소프트웨어가 그에 발맞추지 못하고 노후화되면 주요 기능들이 작동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이전의 삼성 “스마트” 냉장고(이번처럼 거창하지 않게 비교적 조용히 출시됨) 구매자들이 이미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분야의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거의 필연적인 문제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정확히 무엇인가?

결국 요점은 이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스마트” 가전 제품은 가족에게 유용하거나 실용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저 가능하다는 이유로, 그리고 수익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특히 제조업체가 소비자들의 신제품 교체 주기를 지금보다 짧게 줄일 수 있게 된다면) 만들어진 것이다.

이 개념에서 발생하는 혜택은 거의 모두 제조업체에게 돌아간다. 물론 그 대가는 소비자가 지불한다.

잠깐, 당신 너무 과장하는 것 같은데? 이 물건은 아주 미래 지향적이야! 미래 지향적인 것은 좋은 거라고. 그렇지 않은가?

처음 보면 분명 “와”하는 감탄사가 나온다. 그러나 숨을 고르고 제대로 생각해 보면 삼성의 “스마트” 냉장고가 제공하는 거의 모든 기능은 독립형 태블릿과 값싼 스탠드만 있으면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수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제품의 대표적인 기능들을 살펴보자.
· 캘린더 게시, 공유 및 업데이트
· 가족에게 메모 남기기
· 사진 및 그림 공유
· 공유 온라인 쇼핑 목록 작성
· 레시피 관리
· 내장 스피커 또는 근처의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 스트리밍
· 부엌에서 비디오 재생

위에 언급된 모든 기능은 냉장고 전면에 영구 부착되지 않은, 독립적인 화면을 사용할 때 더 실용적이고 편리하다. (또한 솔직히 말해 일부는 종이와 자석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다.) 결정적으로 독립형 태블릿은 시간이 지나면 업그레이드나 교체가 가능하므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제 기능도 못한 채 붙어 있는 흉물덩어리가 될 일도 없다.

독립형 기기로 흉내 낼 수 없는(복잡하고 까다로운 개조를 하지 않는 한), 패밀리 허브 냉장고에서만 가능한 딱 한 가지 기능은 냉장고에 장착된 카메라를 사용해 전화기에서 냉장고 내부를 들여다보는 기능이다. 이 기능에 5,000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외의 모든 골칫거리를 감수할 용의가 있다면 구입해도 좋다. (참고로 대부분의 “스마트”하지 않은 표준 냉장고 가격은 1,000달러 미만부터 시작해 최고급 제품의 경우 2,500달러 정도까지 한다.)

물론 연결 기술의 어리석은 사용 예는 삼성 “스마트” 냉장고뿐만이 아니다. 다만 점점 더 코미디로 치닫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최후의 한 방이 되었을 뿐이다. (참고로 세계 최초의 블루투스 연결 임신 테스트기도 있다.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긴장된 순간에, 아무런 가치도 더하지 않으면서 부가적인 시간 소비를 유발하는 이 복잡함이라니. 이것이 테크놀로지의 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 제품에 대해 던져야 할 질문은 간단하다. “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이미 존재하는 방법을 통해 쉽게, 효과적으로, 저렴하게 달성할 수 없는, 그렇지만 꼭 필요한 기능을 그 제품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면) 그 제품은 스마트하지 않은 것이므로 미련 없이 등을 돌리면 된다.

미래의 여러분이 지금의 여러분에게 고마워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2016.01.11

글로벌 칼럼 | 코미디로 전락한 모든 사물의 ‘스마트화’

JR Raphael | Computerworld
결국 올 것이 왔다. 이른바 귀환 불능 지점을 지나쳤다. 기술 추종자들이 즐기는 표현을 빌자면 “스마트” 하드웨어 개념은 공식적으로 막장 촌극 수준에 도달했다.

물론 꽤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일이다. 한동안 이런저런 가당치도 않은 기기들이 등장하며 비틀거리는 듯싶더니, 올해 CES 전시회에서는 완전히 균형을 잃고 바닥을 뒹굴었다.

대표 주자는 삼성의 패밀리 허브 냉장고다. 무려 3개의 카메라를 탑재하고 인터넷에 연결된 태블릿까지 내장한 “스마트한” 냉장고다. 가격은 5,000달러(진짜임). 지갑이 두둑하고 판단력은 모자란 사람이라면 올 봄부터 누구나 구입할 수 있다.

물론 개념은 독특하다. 그러나 이 제품은 연결의 목적이 연결 그 자체에 있는 제품, 결국 실용적이기보다 신기할 뿐이며 문제투성이인 “스마트” 제품의 극한 사례이기도 하다.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자. 패밀리 허브 냉장고의 판매 포인트는 부엌을 현대적으로,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는 데 있다. 그럴 듯하게 들린다. 이론적으로는 물론 가능하다. 다만 필자가 이번 주초에 트위터에서도 말했듯이 이론상 그럴 듯한 것과 실제 유용한 것은 다르다. 삼성의 “스마트” 냉장고는 전자에 해당된다.

너무 말을 막 하는군!

필자에게 그런 경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처음 접했을 때 잠깐 느끼는 신기함을 제외하면 이 개념에는 실제로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삼성 “스마트” 냉장고의 핵심적인 문제는 사람들이 한 번 구입하면 13~17년 동안 사용하는(냉장고에 관한 여러 뉴스 기사에서 언급된 기간임. 당신들을 대신해서 내가 직접 알아봄) 고가의 가전 제품에 실효 수명이 짧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시켰다는 점이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지금의 태블릿이 5년 전에 출시된 태블릿과 얼마나 다른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표준은 발전하고 대중의 기대치도 높아지지만 패밀리 허브 냉장고의 태블릿은 냉장고에 영구적으로 고정되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소프트웨어 측면도 마찬가지다. 삼성이 그 동안 자사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업데이트에 얼마나 인색했는지 생각해 보라. 솔직히 말해 앞으로 2년, 아니 10년 후에도 삼성이 냉장고용 OS 업그레이드와 보안 패치를 적시에 내줄 것이라 기대하는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업데이트도 잘 안 해주는데, 그것보다 판매량도 훨씬 더 낮은 냉장고를 위해?

보안 문제는 접어두고라도(이것도 사실 사소한 문제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터페이스가 발전하는데 소프트웨어가 그에 발맞추지 못하고 노후화되면 주요 기능들이 작동 불능 상태가 될 수 있다. 이전의 삼성 “스마트” 냉장고(이번처럼 거창하지 않게 비교적 조용히 출시됨) 구매자들이 이미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분야의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거의 필연적인 문제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정확히 무엇인가?

결국 요점은 이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스마트” 가전 제품은 가족에게 유용하거나 실용적인 이유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저 가능하다는 이유로, 그리고 수익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특히 제조업체가 소비자들의 신제품 교체 주기를 지금보다 짧게 줄일 수 있게 된다면) 만들어진 것이다.

이 개념에서 발생하는 혜택은 거의 모두 제조업체에게 돌아간다. 물론 그 대가는 소비자가 지불한다.

잠깐, 당신 너무 과장하는 것 같은데? 이 물건은 아주 미래 지향적이야! 미래 지향적인 것은 좋은 거라고. 그렇지 않은가?

처음 보면 분명 “와”하는 감탄사가 나온다. 그러나 숨을 고르고 제대로 생각해 보면 삼성의 “스마트” 냉장고가 제공하는 거의 모든 기능은 독립형 태블릿과 값싼 스탠드만 있으면 오히려 더 효과적으로 수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제품의 대표적인 기능들을 살펴보자.
· 캘린더 게시, 공유 및 업데이트
· 가족에게 메모 남기기
· 사진 및 그림 공유
· 공유 온라인 쇼핑 목록 작성
· 레시피 관리
· 내장 스피커 또는 근처의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 스트리밍
· 부엌에서 비디오 재생

위에 언급된 모든 기능은 냉장고 전면에 영구 부착되지 않은, 독립적인 화면을 사용할 때 더 실용적이고 편리하다. (또한 솔직히 말해 일부는 종이와 자석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법이 오히려 더 효과적이다.) 결정적으로 독립형 태블릿은 시간이 지나면 업그레이드나 교체가 가능하므로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제 기능도 못한 채 붙어 있는 흉물덩어리가 될 일도 없다.

독립형 기기로 흉내 낼 수 없는(복잡하고 까다로운 개조를 하지 않는 한), 패밀리 허브 냉장고에서만 가능한 딱 한 가지 기능은 냉장고에 장착된 카메라를 사용해 전화기에서 냉장고 내부를 들여다보는 기능이다. 이 기능에 5,000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 외의 모든 골칫거리를 감수할 용의가 있다면 구입해도 좋다. (참고로 대부분의 “스마트”하지 않은 표준 냉장고 가격은 1,000달러 미만부터 시작해 최고급 제품의 경우 2,500달러 정도까지 한다.)

물론 연결 기술의 어리석은 사용 예는 삼성 “스마트” 냉장고뿐만이 아니다. 다만 점점 더 코미디로 치닫는 상황에서 결정적인 최후의 한 방이 되었을 뿐이다. (참고로 세계 최초의 블루투스 연결 임신 테스트기도 있다. 임신 여부를 확인하는 긴장된 순간에, 아무런 가치도 더하지 않으면서 부가적인 시간 소비를 유발하는 이 복잡함이라니. 이것이 테크놀로지의 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 제품에 대해 던져야 할 질문은 간단하다. “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이미 존재하는 방법을 통해 쉽게, 효과적으로, 저렴하게 달성할 수 없는, 그렇지만 꼭 필요한 기능을 그 제품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면) 그 제품은 스마트하지 않은 것이므로 미련 없이 등을 돌리면 된다.

미래의 여러분이 지금의 여러분에게 고마워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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