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2015.11.27

글로벌 칼럼 | IPO 이후, 창업 CEO를 잡아두는 방법

Rob Enderle | CIO
지난 주 익시아(Ixia) CEO 베타니 메이어와 제품화 기간을 앞당기고 품질을 개선하는 스크럼(Scrum) 개발 프로세스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또 다른 주제의 이야기가 나왔다.

바로 IPO 이후 회사가 창업자의 경영 기량(skill set)이나 관심 범위를 넘어서는 단계가 된 다음에도 창업자를 회사에 잡아두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익시아도 흥미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했고 아주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신생 기업의 창업자 문제
회사를 상장시켜 초기 투자자들에게 큰 투자 이익금을 돌려주었지만 창업 CEO로서 이 과정은 정말 하기싫은 일이다. 어떤 사람이 회사를 창업해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은 이 일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열정을 갖고 열심히 일하기를 즐기는 데 있다.

CEO는 엔지니어와 함께 일하고 제품에 집중하기를 좋아하며 제품 개발과 기술적인 문제 해결 과정을 즐긴다. 또한 오류를 찾아 수정하거나 독자적인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 후 성취감을 느끼며 밤에 집으로 돌아가기를 좋아한다. 이 때 CEO는 자신만의 색깔이 반영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 예를 들어 공예가를 위한 제품을 만들 때 제품과 그 제품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인 영향력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런데 회사가 상장되고 나면 이런 재미가 대부분 사라진다.

IPO를 하고 나면 갑자기 준수해야 할 규정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더욱 빠른 투자 회수를 원하는 새로운 투자자들이 대거 들어온다. 이 투자자들은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면 CEO를 쫓아낸다.

이 분야에서 '활동가(activist)'라는 용어로 통하는 특정 투자자 집단과 정기적으로 만나야 하는데, 이들은 CEO나 회사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CEO에게 주식 가격을 뛰어오르게 하는 기발한 재주가 얼마나 있는가만 살핀다. 그래서 주가를 띄우면 주식을 팔아 치우거나 CEO에게 주식을 팔라고 요구한다.

CEO는 제품에 투자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소송당할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진다. 빌 게이츠가 CEO 자리에 넌더리를 낸 이유도 법정 소송이었다.

빌 게이츠는 아예 업계를 떠나버렸다. 그래서 많은 창업자가 경영에서 손을 떼는 이사회 회장 자리를 맡고 다른 사람을 고용해 회사를 운영하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회사는 창업자라는 뛰어난 인재를 잃게 되는 셈이다.

익시아의 더 나은 대안
익시아 창업자 에롤 긴스버그 역시 이사회 회장이 됐지만 동시에 최고 혁신 책임자 자리를 맡아 익시아 연구실도 운영하고 있다. 많은 창업자가 싫어하는 상장 기업의 경영을 포기하고 처음 익시아를 만들 당시부터 자신이 좋아했던 일로 돌아간 것이다.

연구실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일상적인 재무 운영과는 별 상관 없이 돌아가며 투자자를 만족시킬 책임은 베타니 메이어가 짊어졌다. 긴스버그가 놀이터에서 노는 동안 돈 걱정은 메이어가 한다. 그다지 재미있어 보이는 일은 아니지만 CEO라는 직책의 본질이기도 하다.

베타니 메이어는 HP에서 CEO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으나 오래 전부터 내부 승진 CEO 발탁을 기피하는 HP에 있었다면 아마도 CEO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어쨌든, 덕분에 긴스버그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회장으로서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면서 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익시아는 회사를 만든 인재를 유지하고, 베타니는 CEO로서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잡았다.

익시아 사례를 보면 기업들의 이상한 관행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즉, 어떤 직책을 맡아 아주 잘 해내는 사람을 그 사람이 서툴거나 싫어하는 직책으로 승진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좌천될 경우 그 사람은 원래 아주 잘 했던 직책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회사 밖으로 쫓겨난다. 피터 원칙(Peter Principle)이라는 책에 나왔듯이 우리는 모두가 최종적으로 자신이 좋아하지 않거나 서툰 직책에 도달하도록 보장하는 프로세스를 제도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회사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기술을 평가할 때 클라우드 관리 애플리케이션에 주의를 기울이면 관리 오버헤드를 줄일 수 있다.

적어도 익시아의 경우 회사 최고의 인재를 내쫓거나 스스로 나가도록 강요하지 않고 인재 스스로도, 회사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았다. 이것이 보편적인 사례가 아니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창업자를 붙잡아야 하는 이유
물론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내쫓긴 가장 유명한 창업자의 예는 스티브 잡스다. 애플은 잡스를 해고한 이후 거의 파산 직전까지 갔다. 지나고 보니 잘못된 결정이었지만 당시 회사 정책에 의한 불가피한 결정이기도 했다.

이런 창업자가 가진 가치를 생각해 보자. 필자는 익시아의 프로세스(오라클 역시 같은 프로세스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가 창업자 스스로와 회사를 위한 더 좋은 방법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는 회사가 창업자의 기량 수준이나 관심 범위를 넘어설 때 이 훌륭한 인재를 해고하거나 몰아내는 대신, 회사와 창업자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가 IBM에서 개발 일을 할 당시의 이야기로 이 칼럼을 마치겠다. 한 여성 영업직원이 판매 신기록을 세우고는 영업 관리자로 승진했으나 관리자로서는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경영진은 해고라는 모양새를 원하지 않았는지, 건물 전체의 에어컨 출력을 그 영업직원 사무실에 모두 쏟아부었다. 바깥 온도는 30도를 웃돌았는데 그녀의 사무실 온도는 3~4도 정도였다.

스스로 사표를 낼 때까지 회사는 이 짓을 계속 했다. 이런 일련의 의사 결정으로 인해 당시 수익의 거의 4분의 3이 날아갔다. 그렇게 하지 않고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 그녀를 다시 영업직원 자리로 되돌려 회사에 엄청난 실적을 가져다 주도록 했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자신의 사무실이 알래스카처럼 춥게 느껴진다면 이번 주말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CIO
2015.11.27

글로벌 칼럼 | IPO 이후, 창업 CEO를 잡아두는 방법

Rob Enderle | CIO
지난 주 익시아(Ixia) CEO 베타니 메이어와 제품화 기간을 앞당기고 품질을 개선하는 스크럼(Scrum) 개발 프로세스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또 다른 주제의 이야기가 나왔다.

바로 IPO 이후 회사가 창업자의 경영 기량(skill set)이나 관심 범위를 넘어서는 단계가 된 다음에도 창업자를 회사에 잡아두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 익시아도 흥미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했고 아주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신생 기업의 창업자 문제
회사를 상장시켜 초기 투자자들에게 큰 투자 이익금을 돌려주었지만 창업 CEO로서 이 과정은 정말 하기싫은 일이다. 어떤 사람이 회사를 창업해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은 이 일을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열정을 갖고 열심히 일하기를 즐기는 데 있다.

CEO는 엔지니어와 함께 일하고 제품에 집중하기를 좋아하며 제품 개발과 기술적인 문제 해결 과정을 즐긴다. 또한 오류를 찾아 수정하거나 독자적인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 후 성취감을 느끼며 밤에 집으로 돌아가기를 좋아한다. 이 때 CEO는 자신만의 색깔이 반영된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 예를 들어 공예가를 위한 제품을 만들 때 제품과 그 제품에 대한 자신의 개인적인 영향력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런데 회사가 상장되고 나면 이런 재미가 대부분 사라진다.

IPO를 하고 나면 갑자기 준수해야 할 규정이 엄청나게 많아지고, 더욱 빠른 투자 회수를 원하는 새로운 투자자들이 대거 들어온다. 이 투자자들은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하면 CEO를 쫓아낸다.

이 분야에서 '활동가(activist)'라는 용어로 통하는 특정 투자자 집단과 정기적으로 만나야 하는데, 이들은 CEO나 회사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CEO에게 주식 가격을 뛰어오르게 하는 기발한 재주가 얼마나 있는가만 살핀다. 그래서 주가를 띄우면 주식을 팔아 치우거나 CEO에게 주식을 팔라고 요구한다.

CEO는 제품에 투자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소송당할 가능성은 급격히 높아진다. 빌 게이츠가 CEO 자리에 넌더리를 낸 이유도 법정 소송이었다.

빌 게이츠는 아예 업계를 떠나버렸다. 그래서 많은 창업자가 경영에서 손을 떼는 이사회 회장 자리를 맡고 다른 사람을 고용해 회사를 운영하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회사는 창업자라는 뛰어난 인재를 잃게 되는 셈이다.

익시아의 더 나은 대안
익시아 창업자 에롤 긴스버그 역시 이사회 회장이 됐지만 동시에 최고 혁신 책임자 자리를 맡아 익시아 연구실도 운영하고 있다. 많은 창업자가 싫어하는 상장 기업의 경영을 포기하고 처음 익시아를 만들 당시부터 자신이 좋아했던 일로 돌아간 것이다.

연구실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일상적인 재무 운영과는 별 상관 없이 돌아가며 투자자를 만족시킬 책임은 베타니 메이어가 짊어졌다. 긴스버그가 놀이터에서 노는 동안 돈 걱정은 메이어가 한다. 그다지 재미있어 보이는 일은 아니지만 CEO라는 직책의 본질이기도 하다.

베타니 메이어는 HP에서 CEO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으나 오래 전부터 내부 승진 CEO 발탁을 기피하는 HP에 있었다면 아마도 CEO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어쨌든, 덕분에 긴스버그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회장으로서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면서 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익시아는 회사를 만든 인재를 유지하고, 베타니는 CEO로서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잡았다.

익시아 사례를 보면 기업들의 이상한 관행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즉, 어떤 직책을 맡아 아주 잘 해내는 사람을 그 사람이 서툴거나 싫어하는 직책으로 승진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좌천될 경우 그 사람은 원래 아주 잘 했던 직책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예 회사 밖으로 쫓겨난다. 피터 원칙(Peter Principle)이라는 책에 나왔듯이 우리는 모두가 최종적으로 자신이 좋아하지 않거나 서툰 직책에 도달하도록 보장하는 프로세스를 제도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회사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기술을 평가할 때 클라우드 관리 애플리케이션에 주의를 기울이면 관리 오버헤드를 줄일 수 있다.

적어도 익시아의 경우 회사 최고의 인재를 내쫓거나 스스로 나가도록 강요하지 않고 인재 스스로도, 회사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았다. 이것이 보편적인 사례가 아니라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창업자를 붙잡아야 하는 이유
물론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내쫓긴 가장 유명한 창업자의 예는 스티브 잡스다. 애플은 잡스를 해고한 이후 거의 파산 직전까지 갔다. 지나고 보니 잘못된 결정이었지만 당시 회사 정책에 의한 불가피한 결정이기도 했다.

이런 창업자가 가진 가치를 생각해 보자. 필자는 익시아의 프로세스(오라클 역시 같은 프로세스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가 창업자 스스로와 회사를 위한 더 좋은 방법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는 회사가 창업자의 기량 수준이나 관심 범위를 넘어설 때 이 훌륭한 인재를 해고하거나 몰아내는 대신, 회사와 창업자에게 모두 이익이 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가 IBM에서 개발 일을 할 당시의 이야기로 이 칼럼을 마치겠다. 한 여성 영업직원이 판매 신기록을 세우고는 영업 관리자로 승진했으나 관리자로서는 그다지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경영진은 해고라는 모양새를 원하지 않았는지, 건물 전체의 에어컨 출력을 그 영업직원 사무실에 모두 쏟아부었다. 바깥 온도는 30도를 웃돌았는데 그녀의 사무실 온도는 3~4도 정도였다.

스스로 사표를 낼 때까지 회사는 이 짓을 계속 했다. 이런 일련의 의사 결정으로 인해 당시 수익의 거의 4분의 3이 날아갔다. 그렇게 하지 않고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 그녀를 다시 영업직원 자리로 되돌려 회사에 엄청난 실적을 가져다 주도록 했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자신의 사무실이 알래스카처럼 춥게 느껴진다면 이번 주말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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