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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수리할 권리를 위해 싸워라

Bart Perkins | Computerworld 2015.11.25
고양이 배변통 치우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캣지니(CatGenie)는 자동으로 청소되는 변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캣지니의 스마트카트리지(SmartCatridge)에 내장된 칩은 제조 시 설정된 사용 횟수를 넘어서면 작동을 멈춘다.

구매자가 제품을 분해해 스마트카트리지를 리필하더라도 작동이 되지 않는다. 소유자는 포기하고 새 스마트카트리지를 구매하는 수밖에 없다.

휴대폰, 카메라, 전동 공구, 자동차 등의 다른 제품도 이렇게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이 제한된다. 디지털 권한 관리(digital rights management)는 원래 CD와 DVD의 콘텐츠 등을 보호하는 기술이었지만 이제는 그 범위를 한참 뛰어넘어 오남용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98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에 따라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소프트웨어가 포함된 기기가 고장이 날 경우 소유자는 이를 직접 수리해서는 안되며, 공인 지점으로 가져가야 한다.

내장된 보안 기능을 회피해서 수리할 경우 대부분의 보증이 무효화될 뿐만 아니라 DMCA를 위반하게 되어 최대 50만 달러의 벌금 또는 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디지털로 제어되는 제품에 적용되는 수리의 제한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소비자, 특히 점차 커져가는 제조 분야의 소비자들은 장비를 개조해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사용하기를 즐긴다. 그러나 제조업체 입장에선 이런 행위를 허용할 이유가 없다.

제조업체는 브랜드의 무결성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수리는 공인 지점에서만 가능하도록 제한한다. 이런 관행은 독립적인 소규모 수리 회사들을 시장에서 도태시키고 결과적으로 수리 비용의 상승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애플은 아이폰 4에 새 배터리를 장착하는 비용으로 70달러를 청구하는데, 웹에서는 20달러만 주면 직접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한 DIY 설명서가 포함된 새 배터리를 구입할 수 있다. 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소비자와 기업이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 "수리할 권리" 법안 지지하기
현재 미국에서는 휴대폰과 태블릿, 게임 콘솔, 기타 디지털 장비를 직접 수리하기 위한 싸움이 진행 중이다. 수리할 권리 디지털 연합체(Digital Right to Repair Coalition)는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뉴욕 주에서 소비자와 조직에게 직접 기기를 수리할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 법안은 서비스 정보, 교체 부품, 보안 업데이트가 소유자와 독립 수리 조직에게 제공되도록 보장한다.

장비 제조업체는 이 법안에 반대할 것이다. 존 디어는 최근 저작권청에 현대의 트랙터에는 컴퓨터 코드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므로 농민은 자신이 구입하는 트랙터를 사실상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저 "차량의 수명 동안 그 차량을 운행할 묵시적 사용권"을 받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런 입장이 승리하게 되면 구매의 정의가 바뀌고, 컴퓨터 코드를 포함한 제품을 소유자가 마음대로 재판매할 수도 없게 될 것이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분쟁은 있었다. 자동차에 장착되는 전자 부품이 늘어나자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자동차 마니아들이 직접 자동차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자동차 마니아와 독립 개조 업체, 지피 루브(Jiffy Lube)와 같은 체인점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승리했다. 2014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매사추세츠 법에 따라 공인 딜러에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수리 정보를 독립 업체와도 공유하는 데 동의했다.

- 정비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제품 구입하기
2010년, 스탠포드 대학과 핀란드 알토 대학의 학생들로 구성된 팀이 손쉽게 정비할 수 있는 친환경 노트북인 블룸(Bloom)을 고안했다.

블룸은 그림으로만 구성된 10단계 설명서에 따라 아무런 공구 없이 분해가 가능하다. 반면 이 학생들의 실험에 따르면 맥북을 분해하는 데는 3명의 엔지니어가 3개의 공구를 사용해 45분이 걸렸다.

블룸은 판매용으로 만들어지진 않았지만 손쉬운 분해가 가능한 이 제품의 디자인은 세 가지 이점을 제공한다.

첫째, 문제를 진단하기가 쉬우므로 수리 비용이 낮아진다. 둘째, 개별 구성품을 손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일반 노트북에 비해 수명이 길다. 셋째, 폐기된 제품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통 알루니늄 케이스는 중간 공정 없이 바로 재활용되며 내부 구성품은 플라스틱, 금속, 회로 부품이 각각 색으로 구분되어 있어 분리와 재활용이 용이하다.

- 장비 설명서를 제공하도록 제조업체 압박하기
델, 레노버, 페어폰(Fairphone)을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온라인으로 정비 설명서를 제공한다. 반면 애플, 삼성, 도시바 등 다른 기업들은 승인된 기술자에게만 정비 설명서와 공구, 교체 부품을 제공한다.

소비자나 독립 수리 업체의 자사 제품 수리를 최대한 어렵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니콘, 도시바 등은 제품 설명서를 게시한 웹 사이트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한 적도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소유자가 자신의 장비를 직접 수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다양한 단체가 구성됐다. 이런 단체들은 제품 설명서를 공유하고 정보 포럼을 운영하고 디지털 제품에 대한 정보를 나누기 위한 행사를 개최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www.iFixit.com에는 전화기와 태블릿, 컴퓨터, 카메라 등의 수리 정보, 공구, 부품이 있다.
- www.iCracked.com은 애플 및 삼성 전화기와 태블릿을 대상으로 하는 독립 수리 네트워크다.
- www.Repaircafe.org는 기술 관련 경험자들이 교류하면서 서로의 기기를 수리해주는 행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한다.
- www.Fixya.com은 다양한 제품에 대한 질의응답 게시판을 운영한다.

소유한 제품이 오작동할 경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제조업체 수리와 높은 수리 가격을 무조건 감내해야 한다는 것은 부당하다. 심지어 차라리 새로 구입하는 편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많다.

DIY 수리와 독립 수리업체들은 전자 제어 제품의 수명을 늘리고 궁극적으로 전자 폐기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제는 DMCA를 업그레이드해서 제품 소유자가 자신의 필요에 맞는 수리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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