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글로벌 칼럼 | 안드로이드 6.x? 마시멜로우의 이해할 수 없는 버전 체계 분석

JR Raphael | Computerworld 2015.09.07
지난달 안드로이드는 차기 버전의 정식 명칭을 공개했다. 여전히 안드로이드 M이라고 불리긴 하지만, 공식 명칭은 안드로이드 마시멜로우(Marshmallow)이다. 이름을 하나하나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이름과 함께 사용되는 숫자의 세부적인 의미를 알아보면 더 놀랍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드로이드 M이 5.1에서 5.2로의 마이너 업데이트일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구글은 갑자기 5.x를 뛰어넘어 버전 6.0으로 직행했다.

안드로이드 6.0
갑자기 6.0이라니? 지금까지 안드로이드의 버전 번호가 무척 느리게 올라왔음을 감안하면 큰 비약이다.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는 2011년 말에 나왔다. 그 다음 안드로이드 4.1과 4.2, 즉 젤리빈은 2012년에 나왔다. 2013년에는 세 번째 젤리빈인 안드로이드 4.3이 출시됐고 그해 가을 안드로이드 4.4 킷캣이 출시됐다. 1년 후인 2014년 10월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이 등장했다.

3년 동안 3개의 이름(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젤리빈, 킷캣)이 모두 4.x대를 유지하며 나왔고, 각각 시각적인 개선과 기능 추가가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1년 만에 5.x에서 6.0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이건 분명 재미있는 일이다. 6.0으로의 점프는 상당히 큰 비약이고 거기에 놀란 사람은 필자만이 아니다.

숫자에 대한 혼란
왜 놀라운 일일까? 평소와 달리 빠른 기간 내에 5 버전을 버렸다는 점도 있지만, 지금까지 구글은 앞쪽 주 버전 번호는 대대적인 플랫폼 업데이트용, 즉 내부적인 변화만이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큰 변화를 수반하는 업데이트에만 사용했다. 다시 한 번 과거를 돌아보자.

안드로이드 3.0 허니컴은 대대적인 방향 전환의 기점이 된 버전이었다. UI(태블릿 전용 UI 채용)가 대폭 바뀌었고 이때부터 구글은 완성도와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애니메이션과 인터랙티브 알림, 적절히 확장되는 “태블릿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가 등장했고 물리 시스템 버튼이 사라지고 가상 온스크린 키가 그 자리를 대체한 시점이기도 하다.

허니컴

안드로이드 4.0은 이러한 개념을 더 확대하여 스마트폰 영역에 적용했다. 파란색 테마의 홀로(Holo) 디자인과 멋진 로보토(Roboto) 폰트를 채택한 4.0은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 사용자에게 있어 모던 안드로이드 UI 시대의 시작이었다.

이후 구글은 대대적인 변화보다는 완성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기 시작했다. 흐름상 자연스럽고 타당한 전략 변화였다. 4.1 릴리스는 카드 기반 검색 시스템, 자연어 음성 명령, 그리고 구글 나우와 같은 OS 요소를 도입했으며 시각적으로도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 이후 젤리빈 버전은 화면 상단의 빠른 설정(Quick Settings) 창, 플랫폼 최초의 다중 사용자 모드, 그리고 많은 시스템 레벨 보안 강화 등을 구현했다.

그러나 이러한 릴리스는 0.1 단위의 증가를 유지했다. 후속으로 나온 킷캣도 마찬가지다. 킷캣은 메모리 용량이 512MB에 불과한 기기도 안드로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했으며 시스템 레벨의 무선 인쇄, IR 블래스터, 저전력 센서, 저전력 블루투스 기기 기본 지원 등 플랫폼을 발전시킨 여러 기능을 제공했다. 또한 이후 구글 나우 런처가 된 홈 화면 디자인 등 여러 가지 구글다운 요소도 도입했으며, 기존의 트레이드마크였던 파란색을 버리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렇게 세세하게 언급하는 것은 그 버전들이 결코 소소한 릴리스가 아니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각 버전마다 새로운 기능부터 시각적 발전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핵심 UI의 전면적인 변화는 없었고 따라서 주 버전 번호도 바뀌지 않았다. 즉, 주 버전 번호는 전면적인 시각적 변화가 구현되는 경우에만 바뀌었다. 작년의 롤리팝을 비롯해 과거의 허니컴과 ICS, 모두 마찬가지다.

마시멜로우에 대한 고찰
그렇다면 어째서 과거 일부 릴리스가 그랬듯 비록 중요한 변화가 많다고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OS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 마시멜로우는 6.0이라는 새로운 번호를 받았을까?

구글은 나우 온 탭(Now on Tap)과 같은 요소, 또는 마시멜로우에 새롭게 구현된 까다로운 권한 부여 시스템과 안드로이드 페이 통합 정도면 새로운 번호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과거에 나온 버전들은 그 정도 수준의 새로운 기능을 포함하고도 주 버전 번호를 받지 못했다.

어쩌면 구글은 초기 5.0 릴리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거리를 두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10에서 노린 것과 마찬가지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가능성을 부정하긴 어렵다.

아니면 단순히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소수점이 아닌 완전한 번호로 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이기 때문에 선택한 것일 수도 있고, 구글이 앞으로 이러한 릴리즈를 정기적으로 하려는 습관을 들이고 싶어하는 것일 수도 있다. “대형” 릴리즈는 가능한 빨리 현재의 혹은 향후 출시될 디바이스에 새로운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싶은 제조사뿐만 아니라 미디어의 주목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여러가지 측면에서 고민해보고 마시멜로우를 연구해본 결과,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는 절대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을 안다해도 별 의미가 없다.

안드로이드의 버전 번호는 기술적인 의미 외에는 없다. 개발자들을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앞서 과거의 릴리즈들을 살펴본 것처럼, 하나의 업그레이드에는 작은 강점들이 여러 개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구글이 마시멜로우에 6.0이라는 번호를 부여한 이유, 혹은 안드로이드 버전 번호 책정에 대한 입장을 바꾼 이유에 상관없이, 궁극적인 핵심은 붙어있는 번호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그 자체다. 번호는 매일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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