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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핏비트를 버린 이유

Andy Cotgreave | Computerworld 2015.07.29


핏비트(Fitbit)를 처음 접한 지도 벌써 일 년 반이 지났다. 당시 핏비트는 말 그대로 놀라운 기기였다.

새해를 맞아 하루 만 보를 걷자는 목표를 세운 필자는 활동을 기록할 대시보드가 필요하게 됐고, 고려해본 옵션들 가운데 특히 핏비트에 마음이 끌렸다. 하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은 그리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 핏비트가 친구들과의 정보 공유 기능을 제공한 덕에 필자는 게임을 즐기듯 운동에 임할 수 있었고, 이후 필자의 일상은 더 많이 걷는 방향으로 변화해갔다. 심지어 처음 구매한 기기를 분실했을 때에는 핏비트 측에서 무료로 새 기기를 보내주기도 했다. 완벽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멋진 서비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핏비트가 기록한 나의 하루를 들여다보는 일은 점점 줄어갔다.

핏비트를 사용한 지 1년이 지났을 무렵 기기의 스트랩이 망가졌지만, 필자는 교체품을 구입하지 않기로 했다. 피트비트의 애널리틱스에서 더 이상의 발전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2개월 동안 핏비트를 사용해본 결과 필자는 이 기기가 매일 보여주는 대시보드가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 걸음 수 역시 기기의 도움 없이도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핏비트를 포기한 이유 중 하나다. 이제는 아무도 필자의 걸음 수를 정확히 측정해주지 않지만, 이미 더 많이, 더 건강하게 걷는 습관이 몸에 익었기에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이렇게 핏비트가 필자에게 제공하는 새로운 것은 점점 없어지게 됐고, 이제 필자는 단순한 걸음 수 분석을 넘어선, 일상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하루 중 의자에 앉아 보내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고 싶다. 과도한 좌식 생활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이 때문에 기회가 될 때면 최대한 자주 의사에서 엉덩이를 들어올리고 몸을 움직이려 한다. 걸음 수 정보를 넘어 하루 가운데 일어서서 보내는 시간의 정보 역시 필요하게 됐지만, 활동 시간만을 추적할 수 있는 핏비트로는 확인할 수 없는 정보였다. 핏비트로가 새로운 니즈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1년간의 즐거운 관계는 끝이 났다. 핏비트 대시보드에서 기능을 커스텀화할 수 있기 전까지는 이를 다시 이용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핏비트와 관련한 개인적인 경험으로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사실 이는 모든 비주얼 애널리틱스 솔루션들에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다. 진화하지 못하는 대시보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많은 제조 업체들이 완결형 대시보드를 제시하며 그것이 자신들의 최종 결과물이라 이야기하지만, 사실 이는 사용자 경험의 시작점이 되는 것이 옳다. 발전과 변화를 포용하지 못하는 기술은 머지않은 시일 안에 그 수명을 다하게 되며, 결국 기업 포탈을 어지럽히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하고 만다. 핏비트 데이터뿐만 아니라 포천 500대 기업의 재무 데이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대시보드는 실시간으로 진화하며 변화하는 사용자의 니즈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핏비트가 필자의 품에 다시 안길 여지가 있을까? 물론이다. 사용자에게 성공적인 셀프-서비스 애널리틱스를 전달하기를 바라는 비즈니스들의 니즈를 충족할 방법론들을 그들의 대시보드에 적용한다면, 필자를 비롯한 시장의 소비자들은 두 팔을 벌려 핏비트를 환영할 것이다. 여기 그 구체적인 방법론들을 제안해본다:

1. 대시보드를 통한 실시간 질의·응답 지원
사전에 설계된 질문들에만 답변할 수 있다는 한계는 아무리 완벽한 대시보드라도 극복할 수 없는 약점이다. 그런데 만일 누군가 대시보드를 보다 사용자의 질문에 답을 전달하기 위해서 작은 조정(필드를 추가하는 등의)을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용자는 즉각적으로 대시보드를 조정할 수 있게 될까, 아니면 무작정 기다려야 할까? 핵심은 사용자들에게 대시보드 뷰에 대한 편집, 개선 권한을 제공해 그들이 원하는 즉각적인 시각적 분석을 제공하는 데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사람들에게 컴포넌트 차트를 조작하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단순한 필터링 이상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2. 완성형 대시보드가 아닌, 데이터 소스에 대한 접근 지원
모두의 니즈를 충족하는 단 하나의 완벽한 대시보드는 절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데이터 소스를 철저히 통제하는 것이 오히려 좋은 방법이 아닐까? 그리고 사람들에겐 몇 가지 대시보드를 제공하고, 또 그들 각자의 대시보드를 개발, 저장하도록 권장하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필자가 핏비트의 대시보드를 필자가 원하는 활동에 보다 초점이 가도록 변형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덧붙이자면, 핏비트는 프리미엄 사용자가 아닌 경우에는 사용자 본인의 데이터를 열람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세워놓고 있다. 이는 분명 그들의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행동이다. 데이터에 접근을 차단하는 기업 서비스를 이용하고 이를 지지하는 사용자는 사용자는 없을 것이다.

3. 요청에 따른 수집 데이터 변경
핏비트 덕분에 필자는 하루의 걸음 수를 알 수 있게 됐다. 그 정보를 이용해 필자는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를 정리해보고는 했다. 다음으로 필자가 필요로 한 정보는 좌식 시간 패턴이었다. 그리고 이것의 경우에는 핏비트로 추적이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결국 핏비트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는 대시보드가 아무리 진화해도 데이터 수집 역량 자체의 문제이기에 협상의 여지가 없었다. 필자뿐 아니라 다른 고객들 역시 언제까지 핏비트에 똑같은 기능만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며, 다른 비즈니스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세 가지 접근법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면 비즈니스의 성공 가능성은 크게 커질 것이다. 웰컴 트러스트 생거 인스티튜트(Wellcome Trust Sanger Institute)의 애널리틱스 책임자 매트 프란시스는 “사용자들의 대시보드 이용 빈도가 낮아졌다는 것은 변화가 필요한 지점이 있다는 의미다. 변화의 필요성은 사용자들이 긴박한 프로젝트를 맡게 됐거나, 아니면 일과와 관련해 필요로 하는 정보가 바뀌며 환경에서도 전환이 필요한 상황에서 생겨난다. 우리는 이를 이해하고, 시스템상의 대시보드가 사용자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답을 전달할 수 있는지를 보장하려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필자는 핏비트 대시보드를 진화시킬 수 없었다. 그것이 수집하는 기저 데이터를 직접 확인할 수도 없었다. 그저 데이터는 핏비트가 창조한 고정된 창안에 머물렀을 뿐이다. 만약 대시보드를 개발하고 관리하는 일을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부탁하건대 사용자들이 대시보드를 사용하는 데 있어 이와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주의하길 바란다. 웨어러블 기기의 대시보드의 형태는 다양하고, 분석해야 하는 정보 역시 단순한 걸음 수에서 기업의 세일즈 데이터까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유형들에도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확고한 원칙은 있다. 유연하고 자유로움을 염두에 두는 것. 이 원칙들은 사용자의 대시보드를 더 생기 있고 유용한 도구로 만들어줄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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