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고객님 PC가 감염된 것 같습니다” 수상한 안티바이러스 텔레마케팅의 내막

Jeremy Kirk | PCWorld 2015.06.15
스코티 지프카는 영업직 일자리를 구하던 중 5월 말 오리건 주 포틀랜드 북동쪽의 오래된 건물에 입주한 작은 인바운드 콜센터인 EZ 테크 서포트(EZ Tech Support)라는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출근 첫날에는 선배 사원의 영업 통화를 듣는 과정이 포함된 교육이 진행됐다. 그러나 3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지프카는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프카는 “모든 것이 다 이상했다”고 말했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15명의 상담원은 컴퓨터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팝업 메시지를 보고 전화를 건 사람들에게 번호를 가르쳐주고 그쪽으로 전화하라고 조언한다. 그 번호도 EZ 테크 서포트의 사무실로 연결된다.


EZ 테크 서포트의 상담원이 하는 일은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믿는 소비자를 상대로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상품을 파는 것이다.

상담원은 13페이지로 구성된 대본을 충실히 따르도록 교육을 받는다. 전화를 건 사람에게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는지 묻는다. 설치되어 있다고 하면 그 제품이 무엇이든 상담원은 “그것은 상시 작동하는 완벽한 바이러스 보호 프로그램”이 아니라고 말한다.

상담원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알고 있다. 전화를 건 사람에게 블링 소프트웨어(Bling Software)의 디펜더 프로 안티바이러스(Defender Pro Antivirus)라는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구매하면 된다고 한다.

EZ 테크 서포트는 이 프로그램의 영구 라이선스를 개당 300달러에 판매한다. 또한, 상담원은 250달러에 시작하는 수리를 1회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고객이 가격 협상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

고객은 보통 30대 후반 이상이다. 지프카는 “아이 엄마가 전화를 걸어 ‘아들이 내 컴퓨터를 건드린 것이 분명하다. 전에도 이런 적이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장 안타까운 경우는 노인이다.

20분 정도면 어떤 사람은 컴퓨터를 “고치기” 위해 600달러까지 쓴다. 지프카는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EZ 테크 서포트의 총 관리자인 가빈 웰스는 회사가 미국 연방통상위원회의 규정을 준수한다고 말했다.

웰스는 전화 인터뷰에서 “고객에게 없는 문제를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고객을 몰아세운 다음 우리 물건을 사지 않으면 컴퓨터가 고장 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49억 달러 규모의 시장
개인용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거의 매주 데이터 유출에 대한 소식이 보도되는 현실에서 사람들은 보호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시장 규모도 상당하다. 가트너 추산에 따르면 연간 판매 금액이 49억 달러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온갖 종류의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드는데, 그중 일부는 보안보다는 마케팅 회사에 가깝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기술 지원 서비스는 무수히 많다. 애드웨어로 분류되는 수상쩍은 소프트웨어 번들에서 이러한 기업의 전화번호가 발견되는 경우도 흔하다. 사람들이 무료 프로그램을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애드웨어를 다운로드하기도 하지만,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통해 사용자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동으로 설치되는 경우도 있다.

디펜더 프로 안티바이러스는 멀웨어를 탐지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독립 테스트 업체는 이 프로그램에 버그가 많다고 경고한다.

일부 애드웨어 프로그램은 보안 문제를 식별하도록 만들어진 프로그램도 아니면서 사람들에게 컴퓨터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식의 메시지를 표시한다.

인기 있는 블리핑 컴퓨터(Bleeping Computer) 보안 포럼을 운영하는 로렌스 아브람스에 따르면 브라우저에 뜨는 팝업 창을 닫을 수 없는 문제에 대한 보고가 많다고 한다. 최근에는 남자나 여자의 음성으로 컴퓨터가 감염되었다는 메시지가 나오는 사례도 있다.

연구를 위해 유해 프로그램을 직접 다운로드한 아브람스는 “프로그램을 종료할 수가 없게 되어 있어서 사람들은 겁에 질려 전화를 걸게 된다”고 말했다.

아브람스는 가장 취약한 경우는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이 위협적인 경고를 보게 되는 경우라고 말했다.

FTC는 이러한 형태의 인바운드 전화를 거는 미국의 대형 기술 지원 회사들을 상대로 조사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위협적이고 기만적인 영업 기술을 통해 소프트웨어와 지원 서비스를 판매, 수만 명의 사람들로부터 1억 2,000만 달러를 사기성으로 벌어들인 두 기업을 고발하기도 했다.

EZ 테크 서포트의 총 관리자인 가빈 웰스는 작년 포틀랜드로 이주하기 전에 FTC가 조사하던 기업 중 하나인 인바운드 콜 엑스퍼트(Inbound Call Experts)에서 일한 적이 있다.

연방 법원은 소송이 제기된 직후 인바운드 콜 엑스퍼트를 폐쇄했지만, 회사 측은 서비스 판매 방식을 바꾸기로 합의한 이후 영업 재개를 허가받았다. 그러나 이 소송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며 법원 기록을 보면 현재 인바운드 콜 엑스퍼트와 FTC는 중재인을 통해 합의안을 논의하기로 동의한 상태다.

캘리포니아 주 샌루이스오비스포에 소재한 온라인 바이러스 리페어(Online Virus Repair)의 CEO 댄 스타이너는 원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 대한 인식이 나빠진 탓에 적법하게 운영되는 기업들까지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고 말했다.

스타이너는 “결코 좋은 이미지는 아니다”라며 “2008년 이 사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원격 컴퓨터 지원을 제공하는 회사는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많은 기업들이 해외에 콜센터를 열고 있다. 비윤리적인 비즈니스가 횡행하는 현실에서 합법적인 기업들이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판매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현재 스타이너는 입소문을 사용한 광고와 자신이 신뢰하는 안티멀웨어 업체들과의 파트너 관계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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