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현지 시각) 분더리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됐다는 소식을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15일을 기준으로 지난 13일간 총 846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페이스북 공유는 4,100개, 리트윗 1,901개에 이르는 등 많은 이들이 해당 소식에 큰 관심을 보이며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MS와의 결합은 최고의 선택
분더리스트는 투두리스트 관리 앱으로, 윈도우, 맥 OS, iOS,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며 전세계 많은 사용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분더리스트의 창립자이자 CEO인 크리스티앙 레버의 블로그에 따르면, 오늘날 분더리스트의 사용자는 1,300명으로 지금까지 1억 개의 할 일들이 생성됐다.
이 점을 고려해봤을 때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있어 분더리스트는 가장 최적의 서비스라는 의견도 있다. conan007은 “현재 기술 업체 중에서 크로스플랫폼 지원 측면에서 가장 오픈된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은 바로 마이크로소프트”라며, “이런 점에서 비추어볼 때 마이크로소프트가 분더리스트를 인수한 것이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티브 발머가 사임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선봉장으로 나선 사티아 나델라는 “모바일 퍼스트,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에 따라 윈도우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 자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생산성 분야에서의 크로스플랫폼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conan007은 “구글이나 애플의 폐쇄적인 생태계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 세 개의 기업 중에서 크로스 플랫폼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쪽이 어디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albin도 “최소한 구글이나 애플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개방적이지 않느냐”고 이야기했으며, Trevor Jameson은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는 1990년대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Hassan은 최근 실시간 번역 서비스인 스카이프 트렌스레이터를 언급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하지 않았다면 그런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올 수 있었겠느냐”고 말했으며, 이에 대해 Partlys4int는 “애플과 구글이 지난 몇 년간 보여준 혁신보다도 마이크로소프트가 더 많은 것을 보여줬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선봉장 ‘나델라’라면 다를 것”
이처럼 많은 이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분더리스트의 결합을 긍정적으로 고려한 배경에는 바로 사티아 나델라의 개방 정책이 있다. 모바일 기기 시장의 흐름이 안드로이드와 iOS와 같은 경쟁 플랫폼을 향해 흘러가는데도 불구, 과거의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라는 틀을 깨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크로스플랫폼 모바일 앱 개발 스타트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가장 비서인 시리(Siri)를 안드로이드 및 iOS 모바일 앱으로 제공하는 등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자사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petaqui는 “윈도우 폰, 윈도우 10의 변화를 보면 정말 놀라울 정도다”며, “클라우드 서비스인 원드라이브, 저렴한 가격에 무제한 공간을 제공하는 오피스 365 등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업의 가치를 재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더리스트뿐만 아니라 연이어 인수한 어컴플리, 선라이즈 모두 변화를 시도하려는 나델라의 마이크로소프트가 혁신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Carolina Yurie Suga는 “사티아 나델라 이전의 마이크로소프트였다면 분더리스트에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웃룩 등 마이크로소프트와 분더리스트가 연동되어 알림을 받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MS 브랜드화에 대한 우려
반면, 분더리스트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로 재편되는 것을 반대하며, 선라이즈처럼 독자적인 서비스로 운영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지난 2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선라이즈(Sunrise)처럼 분더리스트도 독자적으로 서비스될 것인지, 아니면 어컴플리처럼 해당 코드를 기반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존 앱에 통합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많은 이들은 후자의 방식대로 분더리스트가 ‘마이크로소프트화’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많은 iskrengeorgiev는 분더리스트 애용자로, 포브스(Forbes)에서 인수 소식을 전해 듣고 슬픔에 잠겼다고 이야기했다. iskrengeorgiev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정녕 분더리스트와 어울리는 회사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분더리스트가 한 가지에만 집중해서 제대로 만들어왔던 것과는 달리,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시하며, 다른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와는 연동되지 않으면서 고유의 색깔을 지켜나가길 원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Alejandro Castañaza는 “마이크로소프트 퍼스널 태스크 매니저 프로페셔널(Microsoft Personal Tasks Manager Professional)과 같은 전형적인 마이크로소프트 브랜드로 바꾸지나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으며, macastel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 이후 스카이프가 어떻게 취급받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번에는 좀 다르길 기대해보자”고 말했다.
MS가 쉽게 변했을 리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난 발자취를 언급하면서 불신의 목소리를 내는 의견들도 있었다. blue_martini는 “창업자나 주주들에게는 좋은 소식일지는 몰라도 분더리스트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나쁜 소식으로 느껴진다”며, “온라인 세계에서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가 충분히 잘해내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웃룩과 셰어포인트의 대안으로 분더리스트를 사용해온 입장에서 이들 서비스의 일부가 되는 것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disqus_ABsKHPNhQ는 “마이크로소프트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구매하길 강요한다”며, “지난 2005년 윈도우 메신저를 사용하려는 친구를 도와준 적이 있는데 최신 익스플로러와 최신 윈도우 버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러나 최신 펜티엄 데스크톱이 아니라서 결국에는 설치를 못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수년 간 익스플로러의 호환성 문제와 액티브 X 문제로 지적을 받았으나 서비스 유지 보수보다는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전략을 내세운 바 있다.
사용자들은 분더리스트가 제2의 스카이프(Skype)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걱정했다. 지난 2011년 마이크로소프트는 85억 달러에 스카이프를 했으나, 해당 서비스를 윈도우에 지나치게 종속시킨 나머지 사용자들의 불만을 야기하기도 했다.
dramacintosh는 “마치 스카이프의 전례를 보는듯한 느낌의 인수 소식이다”며, “분더리스트가 이 같은 절차를 똑같이 밟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분더리스트 인수를 두고 ‘재앙’이라고 표현하는 엔지니어도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인 엔지니어로 20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Nanya Biznez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드는 모든 것들은 재앙 수준이다.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겠다는 열의 대신, 돈을 긁어모으겠다는 열망만 있을 뿐이다. 어찌됐 든 사용자에게는 좋지 않은 소식이지만, 백만장자의 반열에 오른 것은 축하한다”는 말을 쓰기도 했다. 정확한 인수금액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대략 1억 달러, 즉 한화로는 약 1,117억 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더리스트의 커뮤니티 매니저인 시몬은 “사용자들이 이번 인수 건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불식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가지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우리 분더리스트 팀은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 합류하는 대신 독일에 남아 여러 가지 일들을 계획하고 있다.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
시몬의 의견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분더리스트의 미래가 어떻게 펼쳐질지 지켜보다는 이들도 많았다. XmasRose는 “분더리스트가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으로 편입됐다고 해서 앱을 바꾼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마이크로소프트도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결국에는 분더리스트를 선택한 만큼 그 자체로 폄하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한 번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bigcityguy 또한 “마이크로소프트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과연 죽일지는 잘 모르겠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마도 분더리스트를 독자적인 서비스로 유지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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