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글로벌 칼럼 | 배달용 드론은 어디 있는가?

Victoria Ivey | CIO 2015.04.24
드론 배달이 요즘 최고의 화두다. 그런데 아직까지 드론 배달을 실제로 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규제 때문이 아니다.

아마존 프라임 에어에서 출발한 화물을 30분 만에 도착하고, 버리토 보머(Burrito Bomber)는 샌드위치를 주문 전화를 끊기도 전에, 그리고 도미콥터(DomiCopter)에서 피자를 눈깜짝할 사이에 배달해 준다는데, 실제 드론이 배달하는 모습은 아직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다.

너도나도 드론 배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기자들은 드론 배달의 전망을 분석하고 해설 기사를 쓰느라, 대중은 유튜브에서 실험용 드론 배달 비디오를 보느라, 비관론자는 트위터와 레딧에 비판적인 말을 늘어놓느라, 열광적인 지지자들은 드론을 추진하는 사람들을 격려하느라 여념이 없다. 드론에는 막대한 자원이 투입되고 있다. 그런데 낙하산을 달고 마당으로 내려오는 피자는 왜 아직도 볼 수 없는 없는 걸까? 무엇이 드론을 막고 있는 걸까?

드론의 비상을 막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구글에게 이 질문을 하면 ‘FAA, 아마존 드론 계획에 철퇴’, ‘상용 드론은 완전한 불법’, 심지어 ‘유튜브에 드론 비디오를 올리는 것은 불법’ 운운하는 답변이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이런 기사들만 보면 드론이 실제 배달에 투입되지 못하는 유일한, 아니면 적어도 가장 중요한 이유는 법률과 규정에 있다. 드론 부대는 이미 완전히 준비가 되어 이륙 명령만 기다리고 있는데, 법률이라는 장막이 위를 막고 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그런데 내일 당장 이 장막이 걷힌다고 생각해 보자. 갑자기 드론들이 하늘을 날아 다니며 물건을 배달하게 될까?

기업과 시장에 초기 단계의 기술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덴마크 기업 블루 오션 로보틱스(Blue Ocean Robotics)의 프로젝트 리더이자 드론 기술 전문가인 라스 앤더슨은 “물론 법적인 제약은 드론 배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업들에게 큰 과제지만, 드론 배달이 아직 현실화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상업적 배달이 가능할 정도로 드론 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데 있다”고 말했다.

엔더슨은 “대부분의 기업은 비교적 작고 가벼운 드론으로 물건을 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현재 나와 있는 그러한 드론은 비행 시간과 적재량이 상당히 제한적이고, 악천후에서도 배달이 가능한 기종은 최상급 기종 뿐”이라고 말했다.

드론에도 등급이 있다. 기본적으로 현재 드론 시장은 기술과 가격에 따라 3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은 취미용으로 가격은 약 1,000달러 정도다. 이 그룹에 속한 드론은 대부분 쿼드로콥터/옥토콥터이며 비행 시간은 15분 미만이고 교육용이나 사진 촬영용으로 사용된다.

두 번째 그룹은 스테빌라이저와 착륙 제어 시스템, 비행 경로 사전 프로그래밍 기능, 안전 기능을 장착한 기술적으로 더 정교한 드론이다. 주 사용 분야는 조사, 감시, 항공 데이터 수집이다. 가격은 기종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1만 달러 이상이다. 지상에서 조종하는 방식이며 비행 시간은 20분 미만이다.

마지막으로 초고가의 무인 항공기(UAV) 그룹이 있다. 날개 길이만 46미터에 이르는 보잉의 팬텀 아이(Phantom Eye)나, 개당 가격이 2억 1,800만 달러에 달하는 노드롭 그루먼(Northrop Grumman)의 글로벌 호크(Global Hawk)가 여기 속한다. 먼 거리까지 장시간 비행이 가능하며 악천후에도 견딜 수 있지만, 피자 배달에 이러한 소형 항공기급 드론이 사용되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간단히 말해, 물품 배달 임무를 수행할 만한 드론은 기술적으로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 UAV라면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크기와 경제성이 터무니없는데다 사람들 머리 위로 날아다니기엔 너무 위협적이다. 드론 업계는 적절한 비용으로 필요한 품질을 달성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제품을 아직 만들어내지 못했다. 바로 이 점이 가장 중요하다. 드론 배달이라는 개념 자체의 가장 큰 목적이 배달 비용을 낮추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법적인 제약과 규정은 문제의 근원이 아니다. 법률은 현재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에 대한 보편 타당한 답을 제시할 뿐이다. 드론 배달이 아직 미숙한 단계임을 볼 수 있는 요소는 기술적인 문제 외에도 많다. 인구 밀집 지역(고층 빌딩 지역, 고전압 전선이 복잡하게 지나가는 지역)의 배달, 현관문 앞까지 날아오는 배달 방식(아파트 20층에 사는 사람은 어떻게 받나?), 드론 손상에 대한 책임(현관이 있다 해도 신기한 물건에 덤벼드는 개나 어린이가 밖에서 놀고 있을 수도 있음) 등은 아직 논의조차 되지 않는 부분들이다.

그렇다면 드론 배달에 대한 논의와 토론, 비판을 당장 멈춰야 할까? 아니다. 아이디어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원래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 기업들이 말만 앞서고 막상 배달은 못하는 드론 비디오를 많이 만들수록 논쟁도 더 격렬해진다. 화두를 던지고 관심을 모으고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문가, 의사 결정자, 규제 기관들이 논쟁에 가세한다. 개념은 이 과정을 거쳐 숙성되어야 비로소 현실이 된다.

물론 드론 배달은 세상을 바꿔놓게 될 것이다. 더 빠른 피자 배달이 전부가 아니다. 산간 오지로 물건을 배달하고, 조사와 감시 작업의 안전성을 높이고, 환자에게 늦지 않게 약을 전달할 수 있게 된다. 지금 이대로 상황을 지켜보면, 머지 않아 작은 쿼드콥터에 매달린 샌드위치를 받아들 날이 올 것이다.  editor@itworld.co.kr
 Tags 드론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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