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워치키트 SDK(WatchKit SDK)를 지난 11월 출시해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들에게 그 프로세스를 안내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 워치를 만져보지 않고서 어떻게 멋진 앱을 만들 수가 있을까?
애플 워치 출시 시점에 이미 여기에 탑재될 주요 앱이 몇 가지 있다. 인스타그램, 아메리칸 에어라인, ESPN,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 등이다. 애플은 이들 앱 개발자 십여 명을 지난 2월 본사로 초대해 앱 제작 작업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다른 몇몇은 워치키트 가이드라인을 그저 따르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자들은 아이패드용 앱을 구축할 때도 똑같은 딜레마에 직면했었다. 아이폰의 경우 출시 후 일년이 넘는 기간이 지난 후에야 앱 스토어가 등장했었다. 개발자들에게 아이폰을 만져볼 여유가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아이패드 앱들은 태블릿이 출시되었을 때 앱스토어상에 올라와야 했는데, 이는 마치 출시 첫날부터 애플 워치 앱이 나와있기를 기대하는 지금 상황과 비슷하다.
즉 애플 워치 앱 제작자들은 지난 몇 달 간 두 가지 주요 제약을 극복해야만 했다. 애플 워치의 센서에 접속할 수 없고, 네이티브 앱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최소한 지금까지는 워치 앱을 실제 기기상에서 테스트할 수 없었다. 필자가 이야기해본 개발자들은 이러한 이유로 인해 자신들의 워치 앱을 일단 간단하게 만들기로 결론내렸다고 전했다.
가볍게 시작
애플 워치의 명백한 목적 중 하나의 아이폰의 투데이 위젯과 유사하게 한눈에 정보를 제공하고 행동 가능한 알림 내역을 보여주는 것이다. 필자가 이야기해본 개발자들은 대부분 그들의 iOS 앱에서 보기와 알림을 확장시키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애플 워치를 최소한 출시 초기에는 단독 기기보다는 아이폰 악세사리에 가깝게 활용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옴니 그룹(Omni Group)은 그들의 인기 개인 일정 관리 앱인 옴니포커스(OmniFocus)를 애플 워치에 가져왔다. 작업 진척상황을 추적하고, 완료 아이템을 확인하고, 나중에 아이폰에서 들어볼 수 있도록 시리에게 리마인더를 받아 적게 할 수 있다.
다른 앱 개발자들처럼 옴니 그룹 CEO 켄 케이스는 시뮬레이터만을 활용한 앱을 설계, 테스트하는 게 어려웠기 때문에, 그의 팀이 창의력을 발휘해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테스트를 위해 우리는 시뮬레이터를 활용했지만, 그 방식은 내가 이 기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생각하기에 좋은 방식은 아니었다. 우리는 3D 프린터를 가지고 몇몇 목업을 만들어보았다. 얼마나 클까? 버튼을 위한 공간은 얼마나 나올까? 크라운 같은 부품을 테스트하기는 어려웠지만, 맥에서만 생각해보던 것보다는 실제로 만져보는 게 더 도움이 되긴 했다”라고 전했다.
그룹 협업 플랫폼 트렐로(Trello) 역시 프로젝트 마감시한 알림 기능을 애플 워치에서 사용 가능하게 했다. 또한 이 앱은 트렐로에서는 음성 인식을 활용해 카드라고 부르는 새 작업을 생성하고, 협업자들로부터의 댓글에 응답할 수 있게 해준다.
생산성용 핀터레스트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트렐로를 아이워치의 작은 화면상에서는 똑같이 구현하기 힘들다. 이로 인해 회사의 CEO 마이클 프라이어는 집중적인 토론에서는 아이폰이 대부분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기 할일 목록 앱인 투두이스트(Todoist)는 애플 워치에서 한눈에 볼 수 있는 오늘 할일 목록을 보여주고, 각각의 작업을 체크해 없애거나 그 각각의 작업들의 상세정보를 볼 수 있게 해줄 예정이다. 이 팀은 또한 시리를 활용해 그 작업을 다른 날짜로 재설정하는 기능을 개발하고 있다.
투두이스트 개발자 엔릭 엔리치는 “단순하고 빠른 형식으로 사용자들에게 작업 목록 접속을 가능하게 해주는 방법을 생각해내는 게 가장 큰 과제다. 워치 화면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각각의 작업의 필수적인 정보를 어떻게 간결히 보여줄지 결정해야만 한다”라고 말했다.
애자일 토토이스(Agile Tortoise) 개발자 그렉 피어스는 애플 워치 출시를 기점으로 궁극의 노트 필기 앱 드래프트(Drafts)와 숫자 세기 앱 탤리(Tally)를 선보이고자 작업 중이다.
탤리는 단순하다: 이 앱은 당신이 하루에 물을 몇 잔 마셨는지, 당신이 하루에 담배를 몇 개피 피웠는지 등 셀 만한 것이면 무엇이든 그 수를 기록한다. 피어스는 탤리가 애플 워치의 탭 기능을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번 화면을 두드리면 수가 올라가고 강하게 눌러 메뉴를 불러와 수를 낮추거나 재설정할 수 있다.
피어스는 만약 이미 드래프트상에서의 시리 받아쓰기를 활용하고 있다면, 워치 버전도 비슷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바쁜 와중에도 그냥 시리에게 리마인더를 말하거나 간단한 아이디어를 말해두고 나중에 아이폰으로 다시 불러와 노트로 저장될 곳을 선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폰를 주머니에서 꺼내야 하는 수고를 없애준다. 마치 애플 워치의 본연의 기능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편 필자와 이야기를 나눈 개발자들은 모두 애플이 차후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기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는 데는 확신하고 있었다.
아이폰 앱 소형화 이상의 지향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는 애플의 선택을 받은 파트너라는 이점이 있다. 이 호텔 회사는 iOS7에서 패스북을 출시할 때도 같이 작업을 했고, 애플 워치 출시에도 비슷한 역할을 맡았다.
스타우드의 SPG 앱이 어떤 모습일지 지난 9월 워치 공개에서 살짝 공개된 바 있다. 당시 애플 워치는 SPG 호텔의 객실 문의 잠금을 여는데 사용됐다.
이 열쇠가 필요 없는 문열기 기능이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스타우드는 이 기능을 자체 아이폰 앱에 추가했다. 스타우드의 부회장이자 글로벌 브랜드 디자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테픈 게이츠는 맥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안드로이드 웨어도 시험해보았지만 애플 워치상에서만 비접촉 객실 문열기가 되도록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마술처럼 작동하는 키 없는 객실 입장 같은 기능을 현실화하려면 프로그래밍과 보안에 아주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애플 워치는 우리가 지금까지 시험해본 [웨어러블] 플랫폼중에서 가장 튼튼하다”라고 말했다.
게이츠는 자사의 애플 워치 앱의 다른 중요 기능들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지만, 지오펜스화 된 알림과 핵심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힌트를 남겼다. “즉 워치는 단순히 아이폰 앱의 축소 버전이 아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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