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14

글로벌 칼럼 | 안티바이러스 최후의 날

Alan Shimel | Network World
시만텍(Symantec)의 상무(SVP), 브라이언 다이가 “안티바이러스(AV)는 죽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한 트위터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발언은 “우리는 안티바이러스가 수익 창출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였지만, 시만텍에게 있어 이 말은 사실상 안티바이러스의 죽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이 ‘죽음’의 정의라면 필자는 2009년 9월 29일이야말로 AV가 죽은 날이라고 주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바로 그날, 안티바이러스를 ‘죽였다’.



2009년 9월 29일,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 보안 에센셜(Microsoft Security Essentials, MSE)을 윈도우에서 무료로 배포하면서 AV의 수익성을 자체를 없애버렸다.

원케어의 가격은 50달러정도였다. 다른 AV 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범접할 수 없는 운영체제 점유율 때문에 사용자들이 원케어만을 사용할 것을 우려해 망설이고 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여기서 한 발 더 앞서 나갔다.

원케어와 더불어 뒤이어 출시된 포어프론트(Forefront)와 같은 제품은 다른 AV 업체들을 ‘죽이진’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AV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올려놓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SE를 통해 AV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 버렸다. 이제 누구나 AV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무료 AV라는 개념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전에도 오픈소스와 무료 AV 제품은 존재했었다. 그러나 MSE는 사용하기 매우 간단했고, 무엇보다도 마이크로소프트가 배포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현재 AV 개발업체들은 사용자에게 무료 제품이 있는 시점에서 왜 굳이 유료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시켜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많은 사람들은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시만텍이나 다른 업체들의 AV 제품이 조금 더 많은 바이러스를 차단했다는 사실에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이들 업체가 연구와 더 많은 시그니처를 쓰는데 투자한 비용 또한 마찬가지다. 사용자들에게 있어 AV는 무료 여부만이 중요했으며, 결정적으로 많은 AV 제품이 성능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업체들은 AV 스위트(suite)를 통해 돌파구를 열었다. 개발업체들은 기본 AV 엔진에 각종 보안 부가 기능을 통합한 제품을 내놓았다.

그들은 자체 개인 방화벽, 호스트 기반 IDS, 안티 스팸, 패칭(patching), 업데이터 등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포함시켰다. 이로 인해 AV 스위트는 기기 리소스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덩치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AV의 ‘죽음’에 결정타를 날린 두 사건이 발생했다. 첫 번째는 맥과 윈도우 8의 데스크톱 장악이었고 두 번째는 모바일 기기에 잠식당하고 있는 데스크톱 시장이었다.

맥 사용자들은 운영체제 특성상 AV는 필요 없다는 입지를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애플도 맥에서는 AV 제품 사용을 권장하지 않았다. 물론, 맥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감에 따라 공격자들의 표적이 되면서 AV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조금 변하기는 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에서 MSE를 완전히 없애고 운영체제 자체에 AV와 기타 등등의 서비스를 포함시켜 버렸다.

윈도우 8에 끼워 넣어진 AV와 보안 기능은 과연 충분할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만텍과 다른 업체들의 AV 스위트 역시 충분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 어느 것도 만족스럽지 않다면 굳이 유료 제품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도 이제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많이 쓰면서 데스크톱의 사용량이 줄어들고 있다. 아무리 경고 알림을 받고 또 실제로 피해를 입는 일이 있어도 대다수의 사용자는 모바일 기기에 AV를 설치하지 않는다.

애플은 iOS의 앱스토어에서만 앱을 관리, 배포하는 이른바 ‘월드 가든(walled garden)’의 폐쇄성 덕분에 iOS 시스템을 비교적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 한편, 구글은 이에 비해 ‘무법지’를 연상시킬 만큼 여러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나 아직 결정적인 공격을 당하지 않은 현재로써는 안드로이드에 AV를 의무적으로 설치할 필요성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2009년을 시작으로 AV의 숨통을 끊었다면, 애플과 모바일 기기들은 지난 몇 년간 AV를 완전히 매장시켜 버렸다.

AV가 수익 창출의 요소였던 것은 분명하다. 필자는 지난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보안 업체의 매출을 보고 놀라곤 했다. 업계 8, 9위 AV 업체의 매출은 IDS나 취약성 분석 도구(vulnerability scanner) 업계 1위의 그것을 뛰어넘곤 했다.

시만텍, 맥아피(McAfee), 소포스(Sophos), 트렌드마이크로와 같은 업체들에게 AV는 캐시카우였다. 시만텍의 고위 관료가 공식적으로 AV의 죽음을 선언한 것은 이들이 AV에서 짜낼 수 있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소진했다는 의미다.

보안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은 AV가 이미 오래 전에 명을 다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AV가 수익성과는 무관하게 기본적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비판했었다. 더 문제가 되었던 것은, 이러한 무용지물이 사용자들에게 가짜 안도감을 주는 것이었다.

AV 업체들은 날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새로운 공격 유형과 시그니처를 파악하려는 시도에 쫓겨 허덕이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추가하는 것이 많아져도 실질적인 방어 수단이 부재한 상태에서 AV 스위트는 점차 부피만 커져갈 뿐이었다. 이것이 바로 현재 수많은 AV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AV가 죽었다는 말은 가볍게 듣고 흘릴 것이 아니다. AV는 수익성을 잃었던 2009년 이전부터 효과적인 보안 툴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editor@itworld.co.kr 


2014.05.14

글로벌 칼럼 | 안티바이러스 최후의 날

Alan Shimel | Network World
시만텍(Symantec)의 상무(SVP), 브라이언 다이가 “안티바이러스(AV)는 죽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한 트위터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발언은 “우리는 안티바이러스가 수익 창출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였지만, 시만텍에게 있어 이 말은 사실상 안티바이러스의 죽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이 ‘죽음’의 정의라면 필자는 2009년 9월 29일이야말로 AV가 죽은 날이라고 주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바로 그날, 안티바이러스를 ‘죽였다’.



2009년 9월 29일,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소프트 보안 에센셜(Microsoft Security Essentials, MSE)을 윈도우에서 무료로 배포하면서 AV의 수익성을 자체를 없애버렸다.

원케어의 가격은 50달러정도였다. 다른 AV 업체들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범접할 수 없는 운영체제 점유율 때문에 사용자들이 원케어만을 사용할 것을 우려해 망설이고 있을 때, 마이크로소프트는 여기서 한 발 더 앞서 나갔다.

원케어와 더불어 뒤이어 출시된 포어프론트(Forefront)와 같은 제품은 다른 AV 업체들을 ‘죽이진’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AV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 올려놓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MSE를 통해 AV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 버렸다. 이제 누구나 AV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무료 AV라는 개념은 사실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전에도 오픈소스와 무료 AV 제품은 존재했었다. 그러나 MSE는 사용하기 매우 간단했고, 무엇보다도 마이크로소프트가 배포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현재 AV 개발업체들은 사용자에게 무료 제품이 있는 시점에서 왜 굳이 유료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납득시켜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많은 사람들은 여태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시만텍이나 다른 업체들의 AV 제품이 조금 더 많은 바이러스를 차단했다는 사실에 크게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이들 업체가 연구와 더 많은 시그니처를 쓰는데 투자한 비용 또한 마찬가지다. 사용자들에게 있어 AV는 무료 여부만이 중요했으며, 결정적으로 많은 AV 제품이 성능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업체들은 AV 스위트(suite)를 통해 돌파구를 열었다. 개발업체들은 기본 AV 엔진에 각종 보안 부가 기능을 통합한 제품을 내놓았다.

그들은 자체 개인 방화벽, 호스트 기반 IDS, 안티 스팸, 패칭(patching), 업데이터 등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포함시켰다. 이로 인해 AV 스위트는 기기 리소스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덩치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AV의 ‘죽음’에 결정타를 날린 두 사건이 발생했다. 첫 번째는 맥과 윈도우 8의 데스크톱 장악이었고 두 번째는 모바일 기기에 잠식당하고 있는 데스크톱 시장이었다.

맥 사용자들은 운영체제 특성상 AV는 필요 없다는 입지를 고수하고 있다. 심지어 애플도 맥에서는 AV 제품 사용을 권장하지 않았다. 물론, 맥의 시장 점유율이 올라감에 따라 공격자들의 표적이 되면서 AV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조금 변하기는 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에서 MSE를 완전히 없애고 운영체제 자체에 AV와 기타 등등의 서비스를 포함시켜 버렸다.

윈도우 8에 끼워 넣어진 AV와 보안 기능은 과연 충분할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만텍과 다른 업체들의 AV 스위트 역시 충분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 어느 것도 만족스럽지 않다면 굳이 유료 제품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도 이제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많이 쓰면서 데스크톱의 사용량이 줄어들고 있다. 아무리 경고 알림을 받고 또 실제로 피해를 입는 일이 있어도 대다수의 사용자는 모바일 기기에 AV를 설치하지 않는다.

애플은 iOS의 앱스토어에서만 앱을 관리, 배포하는 이른바 ‘월드 가든(walled garden)’의 폐쇄성 덕분에 iOS 시스템을 비교적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 한편, 구글은 이에 비해 ‘무법지’를 연상시킬 만큼 여러 위협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나 아직 결정적인 공격을 당하지 않은 현재로써는 안드로이드에 AV를 의무적으로 설치할 필요성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2009년을 시작으로 AV의 숨통을 끊었다면, 애플과 모바일 기기들은 지난 몇 년간 AV를 완전히 매장시켜 버렸다.

AV가 수익 창출의 요소였던 것은 분명하다. 필자는 지난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보안 업체의 매출을 보고 놀라곤 했다. 업계 8, 9위 AV 업체의 매출은 IDS나 취약성 분석 도구(vulnerability scanner) 업계 1위의 그것을 뛰어넘곤 했다.

시만텍, 맥아피(McAfee), 소포스(Sophos), 트렌드마이크로와 같은 업체들에게 AV는 캐시카우였다. 시만텍의 고위 관료가 공식적으로 AV의 죽음을 선언한 것은 이들이 AV에서 짜낼 수 있는 마지막 한 방울까지 소진했다는 의미다.

보안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은 AV가 이미 오래 전에 명을 다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들은 AV가 수익성과는 무관하게 기본적으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비판했었다. 더 문제가 되었던 것은, 이러한 무용지물이 사용자들에게 가짜 안도감을 주는 것이었다.

AV 업체들은 날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새로운 공격 유형과 시그니처를 파악하려는 시도에 쫓겨 허덕이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추가하는 것이 많아져도 실질적인 방어 수단이 부재한 상태에서 AV 스위트는 점차 부피만 커져갈 뿐이었다. 이것이 바로 현재 수많은 AV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이다.

AV가 죽었다는 말은 가볍게 듣고 흘릴 것이 아니다. AV는 수익성을 잃었던 2009년 이전부터 효과적인 보안 툴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봐야 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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