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2014 소치 올림픽의 '숨은 IT 주역' … '54Tbps' 초대형 무선 네트워크 ‘준비 끝'

James Careless | Network World 2014.01.17
현재 어바이어(Avaya)의 엔지니어들은 오는 2월 7일 러시아 소치에서 개막될 동계 올림픽에 사용될 트래픽 용적 54Tbps의 네트워크를 마무리 점검하느라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소치는 흑해에 위치한 인구 35만 명 규모의 도시로, 고고학자들에겐 수만 년 전 인류 유물을 확인할 수 있는 역사의 보물 창고로, 그리고 여행객에겐 러시아 내 손 꼽히는 아열대성 기후의 관광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이번에 올림픽 경기가 진행될 소치 올림픽촌과 크라스나야 폴랴나 산악 지대는 이전까진 인간의 손이 거의 닿지 않은 천연의 지대였다. 다시 말해 어바이어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서 역사를 쓰고 있다.

어바이어는 연안 도시 아들러를 제1 기술 운영 센터(TOC)의 거점으로, 그리고 소치 올림픽 공원을 제2 TOC 및 데이터 센터 지부로 구성했다. 통신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러시아는 소치의 전력망 및 수송 시스템, 그리고 하수 처리 설비 개선 등에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어바이어의 수석 네트워크 아키텍트인 딘 프로워크는 “500억 달러의 자금이 이 도시를 새롭게 하는데 투입돼 도시 전체가 완벽히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가 처음 이곳에 온 이후 호텔 앞 도로가 눈에 파묻힌 것을 본 적만 벌써 네 번째인데, 이런 상황에서 현대적 IT 인프라스트럭처가 구축됐다니 상상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자세로 일했다”며 "가장 기본적인 광섬유와 케이블 설치부터, 우리의 손을 안 거친 작업은 하나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현재 상황은 프로워크와 팀원들이 통신 및 네트워킹 서비스를 지원했던 또 다른 올림픽인,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때와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다. 밴쿠버 올림픽 준비 위원회에서 요구한 대역폭과 연결성 수준은 소치 위원회의 기대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었다. 당시 어바이어가 밴쿠버에 지원한 네트워크의 용적은 4Tbps 수준이었다.

어바이어가 소치에 지원하는 네트워크는 선수와 감독 및 스탭, 언론사, IOC 위원, 자원봉사자를 모두 포함해 총 3만 명에게 게임 현장 전역에서의 데이터 및 음성, 영상, 인터넷 접근을 제공한다. 프로워크는 “밴쿠버에서는 사용자당 기기 한 대만 허용한다는 조항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많은 사용자가 다수의 기기를 보유하고 사용하는 상황을 가정하고 작업에 임했다”며 “즉 우리는 12만 명의 사용자가 간섭 없이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코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어바이어는 통신 백본(backbone)을 통해 30개의 IPTV 전용 HD 올림픽 채널 역시 전달해야 하고, 이들 채널을 융합형 네트워크(converged network) 전반의 패밀리 사용자에게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IPTV 지원은 분리된 CATV HFC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제거하고 네트워크상에 올림픽을 최우선적으로 배치하는 역할을 한다).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밴쿠버에서 어바이어는 최초로 올-IP(all-IP) 융합형 음성, 데이터, 영상 네트워크를 레이어2(Layer 2)에 구축했다. 프로워크는 “이 네트워크는 하나의 거대 설비처럼 움직인다”며 "유선 트래픽이 무선 트래픽의 네 배를 넘던 당시의 환경에선 매우 적절한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치의 상황은 이와는 달랐다. 상황이 완전히 반대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무선 트래픽이 유선 트래픽의 네 배”라며 "접근법을 바꾼 것 역시 이런 이유”라고 덧붙였다.

밴쿠버의 교훈은 또 있다. 프로워크는 “게임 진행 단계에 따라 트래픽 요구도 변화하고 진화한다”며 "우리는 이러한 요구 변화를 수용할 수 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생각하는 최고의 덕목은 사용 편의성”이라며 "우리의 네트워크 운영자들은 수요 급증 상황에도 ‘긴급 경보'를 울리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덧붙였다.

소치에 배치되는 어바이어의 와이파이 네트워크는 다섯 개의 가상 SSID 기반 네트워크로 분할된다. 이들은 각각 선수 지원(1개), 언론 지원(2개, 무료 네트워크, 결제형 네트워크 각각), 스탭 지원(1개), 상급 관계자 지원(1개)에 쓰인다. 각 집단은 서로 다른 접근 패스워드를 부여받으며, 필요할 경우 추가 패스워드 보안 역시 제공된다. 와이파이 트래픽은 올림픽 게임 현장 전반에 위치한 약 2,000개의 802.11n 접근점에 분산된다(스탠드 내부에도 처음으로 도입됐다.)

네트워크 본부는 연안 도시 아들러에 제1 데이터 센터와 맞닿아 위치한 제1 기술 운영 센터(TOC, Technical Operation Center) 내부에 위치한다. 제2 TOC와 데이터 센터는 게임 현장에서 북서쪽으로 십 마일 거리에 위치한 소치 올림픽 공원에 자리할 예정이다. 각 TOC는 50*70피트 크기의 통제실 형태로 구성된다. 하나의 TOC가 이용 중이면 나머지 TOC는 대기 모드로 유지된다. 각 TOC는 러시아의 국립 통신 업체인 로스텔레콤(Rostelecom)이 제공하는 10GB 파이프라인으로 외부와 연결된다.

프로워크는 “우리는 자연재해 혹은 누군가의 실수로 문제가 야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두 TOC를 서로 떨어진 장소에 배치했다”며 "아들러의 TOC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즉시 소치로 작업을 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및 음성 백본은 지원 데이터 센터 및 지점 내/간 네트워크 패브릭을 작동하는 IEEE 802.1aq 최단 경로 브릿징(Shortest Path Bridging) 기반 오픈 가상화 플랫폼 패브릭 커넥트(Fabric Connect) 상에 구축됐다.

네트워크의 핵심에는 네 개의 가상 기업 네트워크 아키텍처(VENA, Virtual Enterprise Network Architecture) 구현 가상 서비스 플랫폼(VSP, Virtual Service Platform) 9000 스위치가 있다(각 TOC 당 1개, 각 마운틴 클러스터 접속 포인트(mountain cluster points of presence) 당 추가 1개). 네트워크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어바이어 ERS 8800 스위치들을 활용해 소치 네트워크 전반은 레이어2가 아닌 레이어3에서 가상화될 예정이다.

프로워크는 “레이어3 가상화 소프트웨어 레이어를 사용하는 것은 각 스위치가 적절히 분산돼 트래픽을 처리하고 동시에 더 나은 방식으로 라우팅 트래픽 작업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트래픽 막힘을 줄여 업타임(uptime)률과 네트워크 속도 개선의 효과를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이어 "밴쿠버에서 우리가 진행한 작업과 비교하면 한 단계 발전한 것이라 말할 수 있다”며 “트래픽 수요 자체가 커졌기 때문에 당연한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레이어3 활용은 어바이어의 네트워크 운영자들이 밴쿠버에서보다 많은 접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다. 로그인하는 각 기기는 고유의 미디어 접근 통제 주소를 부여받는다. 어바이어는 사전에 설치된 802.1x 인증과 MAC 주소, 또는 종속 포털을 이용해 기기를 인증한다. 접근 수준과 대역폭 통제는 어바이어의 아이덴티티 엔진스(Identity Engines)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뤄진다. 어바이어 아우라(Aura)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세션 매니저, 시스템 매니저, CM 매니저를 활용한 음성 서비스 및 6500의 음성메일 박스 역시 어바이어가 소치에서 지원하는 영역이다.

과제
단순한 재화를 운송하는데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러시아에서 게임에 필요한 막대한 설비들을 제시간에 운송하기란 진땀을 빼는 작업이었다. 올림픽 개최 18개월 전부터 이곳에 담당자가 파견된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프로워크는 “그들은 본격적 작업이 진행되기 이전에 모든 것을 조정하고 필요한 설비들이 제 자리에 배치되었는지 확인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기회를 성과로 바꾸는 일은 절대 저절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철저한 감독에도 불구하고 힘 빠지는 사건은 쉼 없이 발생했다. 한 번은 주요 장비를 실은 트럭이 카자흐스탄 외곽을 지나다 통신이 끊겨 여러 날을 헤맨 적도 있었다. 또 어떤 트럭은 컴퓨터 하드웨어를 제대로 포장도 않고 수백 마일의 비포장도로를 질주해 오기도 했다. 프로워크는 “다행히 두 경우 모두 하드웨어가 훼손되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매번 가슴을 졸여야 했다”고 말했다.

훈련 역시 어바이어가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다. 러시아 측 파트너와의 계약에 따라 어바이어는 170명의 본국 기술자들에게 게임 중 티어1(Tier1) 및 티어2 네트워크 지원에 관련한 훈련을 제공했다. 티어3/4의 경우에는 30인으로 구성된 어바이어 글로벌 서포트 서비스(Avaya Global Support Service) 팀이 소치의 TOC에서 전 세계 어바이어 연구개발 스탭들의 보조를 받으며 직접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러시아 기술진에 대한 훈련은 현재도 진행 중이며, 이를 위해 어바이어의 직원들은 순환 근무를 하고 있다. 프로워크는 “우리는 올림픽 기간 중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대처할 수 있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우리 어바이어의 옥외 시스템은 어떤 극한의 기후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어 "눈은 우리의 걱정거리가 아니고 함박눈도 좋고 눈보라도 좋다”며 "동계 올림픽이 아닌가!”라고 자신했다.

어바이어는 현재 모든 설비를 소치 지구에 설치 완료한 상태다. 이제 다음 단계는 모든 가능한 문제 시나리오를 적용해 네트워크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다.

동계 올림픽 그 후
올림픽의 일정은 2월 23일 모두 끝이 난다. 이후 어바이어의 인프라스트럭처는 대부분 철거될 예정이다. 스키 코스가 설치된 카프카스 산맥에 설치된 전화와 IP 네트워킹을 포함한 통신 설비만 그대로 유지된다. 이 지역의 경우 리조트 타운으로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어바이어는 또한 2014년 말과 2018년 각각 소치에서 치러질 그랑프리 자동차 레이싱, 그리고 월드컵 축구 경기 일부를 위한 통신 설비 개발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프로워크는 “소치에 남겨질 통신 시스템은 이후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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