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와 안드로이드가 만난 ‘PC 플러스’, 그리고 위기의 마이크로소프트
두 명의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다수의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s)들이 “PC 플러스(PC Plus)”라는 이름의 제품을 1월 초 라스베이가스에서 개최되는 거대 전시회인 CES에 내놓을 예정이라고 한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레터지(Creative Strategies)의 팀 바하린은 지난 12월 16일자 타임(Time)지 기고에서 PC 플러스를 언급했다. “PC 플러스 기계는 윈도우 8.1을 구동하지만 안드로이드 앱도 역시 실행할 것이다,”고 쓴 바하린은 이런 계획이 칩 제조사 인텔의 지원하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이런 총체적인 소프트웨어 에뮬레이션 작업 중에 있다. 성능이 어느 정도 나올지는 미지수지만, 이런 시도는 더 많은 터치 기반 앱을 윈도우 생태계에 옮겨놓기 위한 그들의 방편이다.”
무어 인사이트 & 스트레터지(Moor Insight & Strategy)의 수석 애널리스트 패트릭 무어헤드도 이 프로젝트를 확인하고, “PC 플러스는 올해 CES의 화제가 될 것이다. OEM들이 PC 플러스를 대대적으로 광고할 테고, 올해 CES에서 아주 뜨거운 주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컨셉은 새롭지 않다
윈도우상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한다는 컨셉은 새로운 게 아니다.
블루스택은 윈도우 상에서 안드로이드 앱을 실행한다.
바하린과 무어헤드 모두 언급했던 블루스택(BlueStacks)은 2012년 3월 윈도우용 앱 플레이어(App Player) 소프트웨어를 출시했고, 6월에는 맥버전을 추가했으며, 2013년 3월에는 서피스 프로(Surface-Pro) 버전도 내놓았다. 블루스택의 웹사이트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도 있고, 몇몇 OEM들에서는 윈도우 기반 PC와 태블릿과 번들로 제공되는 이 앱 플레이어는 블루스택이 “레이어케이크(LayerCake)”라 부르는 가상화 기술에 의존해 다른 운영체제상에서 안드로이드를 실행한다.
2013년 7월, 대만 OEM 에이수스(Asus)는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Transformer Book Trio)를 내놓았는데, 이 랩톱 컨버터블 기기는 안드로이드 앱과 “모던(Modern), “메트로(Metro)” 앱 등을 포함한 윈도우 8 프로그램 모두를 실행할 수 있었다. 최근 보고서 중에는 삼성이 안드로이드 혹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터치 중심 운영체제인 윈도우 RT 8.1 모두를 부팅할 수 있는 듀얼 부트 태블릿을 개발 중에 있다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PC 플러스 프로젝트는 태블릿이 아닌 전통적인 “조개식” 노트북에 가까운 개인용 컴퓨터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인텔이 지난 3월 직접 블루스택에 투자를 했음에도, 블루스택의 기술에도 의존하지 않고 있다. “블루스택의 방식과는 아주 다르다”고 무어헤드는 말했다.
에이수스의 트랜스포머 북 트리오
바하린이 윈도우 8.1상에서 안드로이드 앱이 실행될 수 있도록 일종의 에뮬레이션이라고 단언한 반면, 무어헤드는 OEM들이 배치할 수 있는 몇 가지 기술들을 가정했다.
“세가지 [가능성 있는] 이행 방법이 존재한다. 듀얼-부팅은 버튼을 누르면 몇 초만에 윈도우에서 안드로이드로 전환된다. 다른 방법들로는 윈도우 내 안드로이드의 소프트웨어 에뮬레이션과, OS X 사용자들이 맥에서 VM웨어의 퓨전(Fusion)이나 패럴럴(Parallel)의 데스크톱 포 맥(Desktop for Mac)을 실행하는 것과 똑같이 가상화 기기 내에서 안드로이드 인스턴스로 실행되는 일종의 가상화 기반 솔루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앱이 윈도우 8.1내에서 사용자의 클릭 후 바로 전체화면으로 실행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긴 하다.
이전에 몇몇이 그 아이디어를 본뜬 적이 있었는데, 이를 바하린은 에이수스의 트리오(Trio)의 “눈속임”이라고 평가절하했고, 무어헤드는 그 기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면서 “전술적으로, 이 방식은 OEM이 그들의 제품을 차별화하고 그들의 기기 내에 상당한 앱을 구축하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앱에 대한 집중
후자는 OEM들이 소프트웨어 협력사들에 대해 가지는 가장 큰 걱정거리들 중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체 메트로 앱 스토어의 애플과 구글에 비해 작은 규모에 대해 고객, 분석가, 심지어 컴퓨터 제조사들로부터도 비판 받아왔다. 터치 기반 노트북 판매는 윈도우와 그 앱을 통해 추가적인 가격만큼의 효용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지지부진했다.
여기에 안드로이드 앱을 추가함으로써 컴퓨터 제조사들은 그들의 기기가 구형 윈도우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구글의 운영체제와 그 거대한 생태계까지도 담당할 수 있다고 홍보할 수 있게 된다.
PC 플러스는 윈도우 8의 지지부진한 출발과 명성이 흔들리는 와중에 마이크로소프트를 버리고 다른 운영체제를 편입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다.
OEM들은 분명 절박한 상황에 처해있다. 지난 24개월간 전세계 소비자들이 업그레이드를 미루거나 신규 구입을 포기하고 그 대신 그 돈을 스마트폰, 태블릿, 혹은 큰 화면을 탑재한 전화기이면서도 비디오 시청 같은 기본 작업을 하는 축소형 태블릿인 하이브리드 “패블릿”에 기술 예산을 쓰면서 PC 사업이 줄어드는 상황을 지켜봤다.
또한 지난 몇 십 년간 마이크로소프트와 윈도우의 신판이 나올 때마다 판매량을 늘려왔던 많은 OEM들은 이제 윈도우 8의 이행과 전략, 그리고 하드웨어 사업에 뛰어들어 OEM들과의 직접 경쟁을 결정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에 상당히 회의적이다.
무어헤드는 “OEM들은 PC 시장의 두 자릿수 축소 세를 경험하면서 훨씬 모험적인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라면서, “이 전략도 잘되기를 희망하면서 OEM이 던진 모험수다”라고 평가했다.
무어헤드가 보기에 PC 플러스 윈도우 8의 지지부진한 출발과 명성이 흔들리는 와중에 OEM들이 비록 규모 면에서는 실험에 가까운 수준에 그치더라도 마이크로소프트를 버리고 다른 운영체제를 편입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다.
무어헤드는 “전략적으로, [PC 플러스는] 안드로이드 사용자 수백만 명을 PC에서 더욱 편안하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도박은 대안적 운영 체제에 대한 OEM의 관심과도 부합한다. 안드로이드를 향상된 대형 화면에서 사용하게 될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보라”라고 지적했다.
윈도우 충성도가 높은 델, HP, 레노보 등을 비롯한 몇몇 컴퓨터 제조사들은 구글의 브라우저 기반 크롬(Chrome) 운영체제로 구동되는 노트북을 태블릿보다 더 큰 디스플레이상에서 윈도우를 회피하는 방법으로 이미 도입했다.
제한적인 옵션
안드로이드, 그리고 훨씬 더 작은 크롬 OS은 OEM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리눅스(Linux)는 소수의 기술 능통자들을 제외한 일반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모으는데 실패했다. 애플의 iOS와 OS X는 애플이 이들 운영체제를 자사 하드웨어에서 사용하도록 제한하기 때문에 논외로 해야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OEM들의 이중적 태도에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는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될 것이다. 윈도우 8.1을 탑재한 PC들은 여전히 운영체제 라이선스 비용을 마이크로소프트에 지불했음을 의미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런 PC 플러스들과 그 의미를 반기지는 않을 것이다.
무어헤드는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는 상당히 겁나는 상황이다”라면서, “만약 이런 추세가 널리 확산된다면, 개발자들의 네이티브 윈도우 앱 개발 의지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아주, 아주 겁나는 상황일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윈도우 스토어의 등록 앱 규모와 최고 브랜드를 포함한 몇몇 앱들의 낮은 품질에서 볼 수 있듯,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탄탄한 운영체제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한 플랫폼에 개발자들을 참여시키는데 이미 어려움을 겪어왔다. 게다가 이는 많은 사용자들이 전통적인 데스크톱 반쪽과 친숙한 마우스와 키보드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편하게 느끼는 플랫폼이다.
바하린은 “구글은 이를 실제로 규제하지 않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도 이런 듀얼 운영체제 통합에 대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만약 PC 플러스가 각광받게 되고, 그래서 시장에 출시 되었을 때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 반응할지 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무어헤드는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OEM에게 PC 플러스 아이디어를 취소시킬 수 없다면, 더욱 본격적인 압박을 위한 당근과 채찍 전략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예상 대응책
무어헤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안드로이드를 제공하는 모든 SKU로부터 공동 마케팅 자금을 철회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재고보관단위(stock-keeping unit)”이나 PC 플러스로 나올 각각의 개별 PC 모델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는 안드로이드 앱을 지원하는 그런 PC들의 사업 비용을 실질적으로 인상시키게 될 것이다.
그리고 PC 플러스의 배후에 인텔이 있다면,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지난 20여 년간 각각 수십억 달러씩을 서로 챙겨온 협력사를 하나 더 잃게 됨을 의미한다. 인텔은 이미 안드로이드를 실행할 수 있는 프로세서를 만들고 있으며, 만약 PC 플러스에 대한 인텔의 지원이 OEM에 제공되는 맞춤 칩에 의존하게 된다면, 이는 윈텔(Wintel) 체제의 파편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PC 플러스와 OEM 계획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바하린이나 무어헤드 누구도 실제 작동되는 PC 플러스를 본 적이 없으며, 무어헤드는 직접 다뤄볼 수 있게 될 때까지 PC 플러스에 대한 의견 제시를 거절했다.
무어헤드는 “제대로 평가를 하려면 실제로 써보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간의 전환이] 완벽하게 연결될 수도 있고, 완전히 엉망일 수도 있다. 고객들을 헷갈리게 만들 수많은 방법들이 있는데, PC플러스는 분명히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들 잠재적 요인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데스크톱뿐 아니라 타일 기반의 터치를 사용할 수 있는 메트로(Metro) UI까지 모두 아우른 윈도우 8.1의 거슬리는 단절성은, 안드로이드와 윈도우 UI의 재난에 가까운 결합에 비하면 사소한 것일 수 있다.
또한 PC 플러스는 구글 역시 소외시킬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무어헤드는 말했다. “구글 측도 이런 움직임은 반기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라면서 “구글은 듀얼 부팅과 운영체제 사이의 토글 전환은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안드로이드 앱을 전체화면에서 사용하는 아이디어는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구글은 그런 하드웨어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앱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식으로 복수할 수 있으리라 무어헤드는 추측했다. 앱의 전체화면 실행은 만약 PC가 사용자들을 행동 추적이나 위치 추적 같은 자체 생태계로 묶는 검색이나 지도 등의 서비스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처럼 연계되어 있지 않게 되어 구글 매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CES는 1월 7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되는데, 무어헤드는 PC 플러스는 물론 이로 인한 마이크로소프트와 OEM사이의 관계에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에 관심이 많다.
다음달 대대적인 언론 보도뿐 아니라, 이 최초의 봉기 이후에 그 충격의 파문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한 무어헤드는 “PC 플러스는 끝도 없이 계속 주는 선물”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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