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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구글 글래스, 넌 “실패!”

Andrew C. Oliver | InfoWorld 2013.10.16
필자는 '스타트랙 심연의 우주 9(Star Trek Deep Space 9)'에서 시스코 사령관이 착용하고 있는 모습을 본 이후부터 구글 글래스(Google Glass) 같은 제품을 기다려 왔다. 스타트랙의 휴머노이드인 ‘보르타'만이 두통 없이 이런 안경을 착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저 '나만의 빅 스크린 TV를 착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거라는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유명한 아메리칸 타바코(American Tobacco) 건물의 베이 7(Bay 7)에서 개최된 '글래스 더햄(Glass Durham)' 행사에서 어린 시절의 환상이 완전히 깨졌다.

치명적인 실패
구글 글래스는 사용자를 마치 유행에 뒤처진 촌뜨기처럼 보이도록 만들 물건이다. 처음엔 그렇게 생각지 않았다. 사실 필자는 최신 아이폰(iPhone)을 먼저 구매하려고 줄을 서 있는 바보 중의 하나였다. 구글 글래스의 로고 역시 당장에라도 플래시몹이 시작될 수 있는 일렉트릭 인디 록 전시장 같은 느낌을 줬고, (필자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너나 할 것 없이 미래의 비유대계 백인 배척 사회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모델 같은 차림을 할 기회를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구글은 캘리포니아에서 공수해 온 사람들과 UNC 졸업생들 몇몇을 채용해 몇 달 동안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것처럼 '행세를 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시연에서 가장 중요한 말, 즉 “음, 미리 녹화된 것입니다. 인터넷에 문제가 있거든요”라는 말로 들통이 났다. 이는 구글 글래스의 중요 문제점 하나를 알려준다. 즉 인터넷이나 와이파이를 이용하기 위해 반드시 휴대폰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디에서 구할 수 있나
필자는 구글 측에 구글 글래스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질문을 몇가지 던졌다. 샌프란시스코 밖의 개발자들에게는 언제 제공을 할 예정입니까, Google.io 행사는 어디에서 개최됩니까 등이었다. 이에 대해 ‘마켓토이드'(marketoid) 구글은 샌프란시스코 외에도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도 구글 글래스를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의 개발자들에게는 언제 구글 글래스가 제공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이는 구글에 잠재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Google.io는 기본적으로 마케팅 행사이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구글 글래스를 시판할 때 충분한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개발자에게 더 많은 구글 글래스를 미리 제공할 필요가 있다.(HP의 웹OS 교훈을 다시 떠올려야 할 것이다) 구글 글래스의 일반 소비자 대상 판매는 2014년으로 예정되어 있고 구글 글래스 행사는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목적인 것을 고려하면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행보다.

필자는 배터리 수명에 대해서도 물어봤다. 통상 하루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구글의 답변이었다.

시리와 유사하다, 조금 더 특별할 뿐
필자는 이번 행사에 아들인 알렉과 함께 참여했다. 알렉은 NC 스테이트 대학에 재학 중이고 올해 20살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와 아이팟 터치를 모두 구매해 필자를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우리는 구글 글래스 시연 장소에 도착해 매번 'OK, Glass'라는 문장을 말하는 것을 시작으로 반복적으로 안경다리를 두드렸다. 그러나 구글 글래스는 오락가락했다. 질문에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했다.

미리 말하자면 필자의 실수는 아니다. 필자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음성 명령을 사용하고 있다. 오히려 구글 글래스의 명령어에는 동의어의 수가 더 적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listen to'와 'play'라는 명령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지만 구글 글래스는 그렇지 않다). 또 장착된 마이크로폰은 옆 사람의 목소리까지 인식했다.

더 짜증스러운 부분은 끊임없이 작동 중단과 꺼지기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안경다리를 계속해서 두드려야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동영상 녹화는 기본값으로 10초만 녹화가 되게 돼 있다. 구글 측은 구글 플러스 스토리지에 데이터를 업로드 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용량이라고 주장하지만, 필자는 16GB에 불과한 저장용량 때문으로 보인다.

눈의 피로
구글 글래스를 착용한 지 15분이 되지 않아 눈이 빠질 것 같이 불편했다. 해상도가 너무 낮았고, 홀로그래피 투사 화면에서 스크린 도어를 볼 수 있었다. 나는 갖가지 방법으로 헤드셋을 조정했다.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눈의 피로를 줄일 방법을 찾지 못했다.

구글은 나이 든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회사로 유명하다. 어쩌면 필자가 착용하고 있는 다중 초점 콘택트렌즈 때문에 눈이 피로한 걸 수도 있지만, 해상도가 낮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알렉은 두통 증상을 호소했다. 그는 나이트 비전을 제외하고는 안경을 착용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열정적인 구글 직원은 "글래스를 더 많이 착용할수록 편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리하면 이렇다. 1,500달러(약 160만 원)를 투자해 멍청이 같은 차림을 하고, 끊임없이 전화기를 꺼내 시간을 확인하고, 반복적으로 안경다리를 두드리면서 질문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구글 글래스인 것이다.

구글 글래스의 환상에서 벗어나다
안타깝게도 보르타가 되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환상이 깨지고 말았다. 귀와 창백한 피부는 물론이고 헤드셋에 대한 꿈도 사라졌다. 알렉은 "아이디어는 좋은 데 실용성은 별로네요"라고 말했다. 한 가지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해상도가 끊임없이 개선되고 있고 동영상 카메라도 이미 존재하는데 왜 구글 글래스에 동체를 추적하는 기능을 추가하지 않았을까? 그럼 안경다리를 계속해서 두드릴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날 구글의 마케팅 행사는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필자는 구글 글래스가 비운의 PDA 제품인 '애플 뉴튼'(Apple Newton)과 같은 길을 걷게 될 으로 생각한다. 지금으로서는 글래스 2를 기다리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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