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디바이스

리뷰 | 립모션 컨트롤러, 터치 없는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

Rick Broida | Computerworld 2013.07.30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마이크로소프트 키넥트가 만나서 PC에 가상 인터랙티브 환경을 구성해준다. 근사하다. 그런데 과연 실용성이 있을까?

키넥트를 장착한 엑스박스를 즐겨본 적이 있다면 손으로 허공을 가르며 화면에 보이는 것을 조작하는 가상 컨트롤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잘 알 것이다. 립모션(Leap Motion) 컨트롤러는 PC에 이와 동일한 조작 기능을 제공하여 마우스와 키보드 없이 허공에 손을 휘저어 앱, 게임은 물론 다양한 PC 작업까지 조작할 수 있게 해준다.

개념도 좋고, 실제 구현도 매끄럽다. 가격도 80달러로, 기대 이상으로 저렴하다. 그러나 몇 가지 의문이 뒤따른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의문은 이것을 실제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 그리고 비즈니스 측면에서 실질적 가치가 있느냐다.

작은 크기와 간편한 설치
크기는 평범한 플래시 드라이브 정도다. 윗면은 검정색 유광이고 둘레는 은색 띠로 감아놓은 듯한 모습이다. 디자인은 매력적이고 무엇보다 놀라울 정도로 작다. 모니터 아래에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또는 노트북을 사용하는 경우 키보드 앞쪽) 작은 크기는 큰 장점이다. 전원과 연결 모두 USB 2.0 케이블을 통해 해결된다. 다양한 컴퓨팅 구성을 지원하기 위해 짧은 케이블(약 60cm)과 긴 케이블(약 152cm)을 모두 제공한다.

테스트용으로 사용한 시스템은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U310 터치 노트북과 삼성 시리즈 9 울트라북이다. 컨트롤러 자체는 걸리적거리지 않지만 측면으로 늘어지는 USB 케이블은 보기에 좋지 않다. 제품 홍보용 비디오를 보면 케이블 없이 센서만 보이는데, 허위 홍보라는 비난을 면하기 위해서라도 충전식 배터리와 무선 연결 기능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설치는 극히 간단하다. 윈도우 클라이언트를 설치한 다음(OS X용 클라이언트도 있음) 컨트롤러를 연결하고 손을 드니 바로 입문용 시각화 앱에 움직임이 포착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다만 키넥트에 이미 익숙한 필자로서는 “우와!”보다는 “되긴 되네” 정도의 반응에 가까웠다고 하겠다.

그런데 보정 과정을 진행하기 위해 컨트롤러 윗면의 반사되는 표면을 가리킨 다음 이리저리 움직였지만 “통과” 점수인 80점을 달성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유광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아이디어패드에서는 간신히 통과했지만 무광 처리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시리즈 9에서는 결국 80점을 넘기지 못했다. 센서는 정상적으로 작동했지만 최적의 상태로 작동 중이 아니라는 느낌을 떨치기 어려웠다.

색다른 공간
컨트롤러는 PC 앞에 두 손의 움직임을 포착하기에 충분한 크기의 일종의 가상 공간 거품을 생성한다(대부분의 앱에서는 한 손만 사용하지만). 터치스크린에 있는 것과 같은 10점 멀티터치 인터페이스가 3차원 공간에 펼쳐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센서는 손과 손가락의 위치뿐만 아니라 그 움직임도 추적한다. 따라서 실제로는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으면서 화면상의 물체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여기서 확실히 지적하고 넘어갈 부분은, 립모션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는 비즈니스 사용자가 있다면 실망하리라는 점이다. 아이언 맨의 토니 스타크처럼 복잡한 장비를 디자인하거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톰 크루즈처럼 가상 파일을 살펴볼 수는 없다. 그 수준까지 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공간 조작을 위한 앱
립모션 컨트롤러는 앱에서 사용 가능하며 이미 에어스페이스 스토어(Airspace Store)에 꽤 많은 앱들이 있다(기사 작성 시점을 기준으로 75개). 게임에서 그림 그리기 도구, 음악 제작 앱까지 종류도 다양하고 덤으로 소수의 업무용 앱도 있다. 이 중에는 무료 앱도 있고 몇 달러짜리 유료 앱도 있다. 컷 더 로프(Cut the Rope), 구글 어스와 같이 태블릿/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익숙한 앱도 보인다.

필자는 먼저 사이버 사이언스 – 모션(Cyber Science – Motion)부터 사용해봤다. 이 앱은 실제처럼 정밀한 사람의 해골 모델을 보여주고, 손과 손가락 모션의 조합을 통해 회전, 확대/축소하거나 각각의 조각을 분리할 수 있게 해준다. 상당히 괜찮고 특히 학생(해부학을 공부하는 학생)을 위한 교육용 도구로 좋을 것 같다.

반면 구글 어스는 상당히 짜증스러웠다. 천천히, 아주 정확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지구가 아무렇게나 휙휙 돌아간다. 화면에 가까이 다가가거나 멀어지는 동작, 들고 내리는 동작,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기울이는 동작 등 손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앱이 반응하기 때문이다. 상당한 연습을 하지 않으면 원하는 지점에 이르기는커녕 간단하게 산악 지대를 가로지르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그리고 손을 마우스로 바꿔주는 터치리스(Touchless)가 있다. 터치패드 또는 터치스크린에서 하듯이 두 손가락의 조합으로 클릭, 끌기, 확대/축소, 스크롤 등이 가능하다. 되기는 하지만 탭과 끌기 동작이 어렵고, 실제 촉각 피드백이 없기 때문에 탐색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

최근 발표된 앱 덱스타입(DexType)은 두 손가락 허공 타이핑을 위한 가상 키보드를 만들어준다. 근사한 개념이고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유용할 수도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다만 전통적인 키보드에 비하면 입력 속도는 느릴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무엇보다 핵심적인 질문은 바로 ‘립모션 컨트롤러가 마우스나 터치스크린, 키보드보다 어떤 면에서 더 나은가?’이다. 현재로서는 더 좋을 것은 없다. 도구보다는 장난감에 가깝고, 실용성보다는 SF적 재미에 가깝다.

립모션이 작은 크기에 많은 기능을 구현했다는 점, 특히 부담 없는 가격에 구현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그러나 앱 개발자, 몸이 불편한 컴퓨터 사용자 또는 단순한 장비 애호가가 아닌 이상 굳이 구입할 가치는 없다.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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