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각은 지난 2009년 국제전략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 CSIS) 테크놀로지 및 공공 정책 프로그램의 이사 겸 선임 연구원 제임스 루이스가 제기한 바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당시 루이스는 CBS쇼 60분(the CBS show 60 Minutes) 스티브 크로프트와의 대담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대형 발전기는, 첫째, 매우 비싸고, 둘째, 더 이상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으며, 셋째, 조달에 3~4개월이 소요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어서 루이스는 "발전기 한 대가 고장나면 공장에 가서 금세 사 올 수 있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꽤 똑똑한 누군가 마음만 먹는다면, 발전기 한 대쯤 망가뜨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 경우 몇 달 간 전력 문제가 발생하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웨이스는 전력망이 용수, 정유 및 가스 시스템, 제조, 통신, 교통, 금융 등 거의 모든 CI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스파크먼은 한 인터뷰를 통해 웨이스의 의견 역시 일리가 있다고 수긍했다. 스파크먼은 "자신의 의견은 금융 시스템이 보안에 특히 더 신경써야 함을 강조하는 말이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보안 관계자들의 의견 역시 스파크먼이나 웨이스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로그리듬(LogRhythm)의 공동 설립자이자 CTO인 크리스 피터슨은 "두 전문가의 의견은 모두 옳다. 금융 시스템도, ICS도, 발생 가능한 '심각한 위협'에 대비할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터슨은 "원래 기본 목표를 자산 보호에 두고 있는 만큼, 금융 시스템은 ICS에 비해 많은 측면에서 보다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 반면 물리적 인프라스트럭처에 있어 우선권은 유용성이 될 수 밖에 없다. 보안 문제는 2순위로 밀려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피터슨 역시 금융 시스템이 아무리 안전하게 유지되더라도 그것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전력이 차단돼 버린다면 방법이 없을 것이라는 웨이스의 의견에 동의했다.
피터슨은 "모래밭 위에 벽돌 건물을 지은 모양새다. 공격에 의한 전력망 마비는 충분히 은행 시스템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쇼어 네트웍스(Bayshore Networks) 설립자이자 CEO인 프란시스 시앙프로카는 "이들 은행, 금융 시스템과 전력망 사이에는 수많은 접점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조금은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시앙프로카의 설명에 따르면 은행 시스템은 전력망을 비롯한 사회 인프라스트럭처들의 보안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시앙프로카는 "그 많은 미국 전력 시스템들의 소유주가 누구인가? 바로 은행이다. 전력망의 운영에 있어 막대한 영향력을 지니는 만큼 전력망의 보안 문제에도 은행들은 긴밀하게 관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앙프로카 역시 피터슨이나 스파크먼, 바이스와 마찬가지로 '잠재적 재난 발생의 가능성'은 크다는데 동의했다.
실제 사례로 지난 2007년 미국 아이다호 국립 연구소에서 진행된 일명 '오로라 프로젝트(Aurora Project)'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이버 공격으로 디젤 발전기를 파괴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물리적 타격 없이도 핵심 인프라스트럭처를 붕괴시킨다는 시나리오가 단순한 상상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CBS쇼 60분에서 제임스 루이스는 "통제 시스템에 침입할 수 있다면, 기기가 스스로를 파괴하도록 명령을 입력할 수 있다. 오로라 실험이 그것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무렵 CNN에서도 연방 정부 보안 데이터의 제작을 담당한 경제학자 스캇 보그의 말을 인용하며, '미국 전체 전력의 1/3이 3개월 간 마비된다면, 그 피해 규모는 7,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다. 이 수치는 대형 허리케인 40~50개가 한 번에 몰아치는 경우 발생 가능한 피해와 맞먹는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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