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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애플, 기능만으로는 기업 적합성 부족하다

Bob Lewis | InfoWorld 2012.11.23
필자의 동료인 갤런 그루먼은 최근 기사에서 애플의 기업 적합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루먼은 애플 기술에 대해 필자보다 훨씬 더 잘 알기 때문에, 애플 기술의 기업 적합성에 대해 그루먼과 논쟁을 벌일 생각은 없다.
 
애플 기술의 기업 적합성도 유의미한 주제지만, 기업 IT의 관점에서 애플이라는 회사가 과연 기업 고객을 지원할 준비가 되었는지 여부도 중요한 사안이다. 변덕스러운 기업 고객 직접 지원 정책, 판매 대리점과의 복잡한 애증 관계라는 애플의 과거를 보면, 이 사안에 대해 결코 ‘그렇다’라고 확답할 수 없다.
 
애플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 IT 아키텍처라는 분야에서 업체의 성격은 이들이 파는 기술 못지않게 중요하다.
 
다시 시작되는 PC 혁명?
배경을 좀 살펴보자. PC-DOS부터 시작해 윈도우 98에 이르는 퍼스널 컴퓨터의 초창기,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 시장에서 지금의 애플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엄밀한 의미의 소비재화는 아니었지만 IT 부서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결과는 확실히 아니었다. 사실 PC는 IT 부서의 중앙 집중적 자산 통제에 대한 반란의 형태로, 기존 질서를 파괴하면서 등장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 IT 부서 지원은 상당히 제한적이었는데, 어째서 그 이상으로 잘 하지 않았을까? 기업 IT 부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고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항 세력이었다.
 
이러한 양상은 윈도우 NT가 등장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기업용 제품을 기업 IT 부서에 판매하면 기업 수준의 지원을 제공해야 할 책임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쨌든 마이크로소프트는 제품은 물론 판매와 서비스에 대한 전체적인 접근 차원에서 과거의 기술 전복적인 자세를 버리고 기업 IT 부서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CIO들과 대화하면서 들은 바로는 애플은 아직 이와 같은 결론에 도달하지 않았다. 아마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초창기에 그랬듯이 IT 조직에 소속된 사람들을 자기네 고객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기능이 전부가 아니다
이 이야기를 애플 대 마이크로소프트의 관점으로 끌고 가봤자 기업 IT 부서에 있어서 업체의 중요성에 대한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의 상황은 미국 정계만큼이나 당파적이다. 많은 이들이 먼저 진영을 선택한 다음, 그 진영을 선택한 이유를 정당화할 이유를 찾는다.
 
두 기업이 아닌 전체적인 그림을 보자. 기업 IT 부서는 다양한 기술에 대한 평가를 주도하거나 평가 활동에 적극 참여한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경쟁하는 기업 수뇌부에서뿐만이 아니라 모든 곳에서 마찬가지다. 평가 대상이 무엇이든 최적의 솔루션을 선택하는 데 있어 기능이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에 불과하다. 나머지 3가지 조건을 살펴보자.
 
2번째 조건 : 내부 구조
비즈니스 관리자와 사용자는 IT 부서와 마찬가지로 기능을 중시하지만, IT 부서는 여러 제품이 얼마나 원활하게 연동되고 어떤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되었는가도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상이 애플리케이션이라면 이 평가에는 업체가 사용하는 개발 도구가 주류인지 여부부터 기반 데이터베이스가 데이터 일반화 원칙에 부합하는지 여부, 지원 가능한 커스터마이징을 위해 제품이 어떤 조건을 제시하는지 등이 평가 내용에 포함된다.
 
DBMS라면 안정성과 성능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시스템이 IT 부서의 표준 운영 체제와 가상화 기술을 기반으로 실행되는지 여부, 제품의 관리 용이성, 그리고 얼마나 보안에 충실한지도 물론 평가에 포함된다.
 
이 조건은 IT 부서와 그 외의 비즈니스 진영이 가장 많이 충돌하는 부분이다. 이유는 명확하다. 비즈니스 사용자는 기능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반면, IT 부서는 지원을 지속하고 가용성을 유지하고 회사의 나머지 애플리케이션/정보 포트폴리오에 통합할 수 있는지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3번째 조건 : 업체의 성격
함께 일하기가 더 수월하고 상대적으로 더 충실한 지원을 제공하는 업체가 있다. 예를 들어 IBM은 전통적으로 거대 기업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오라클은 그 반대편에서 선호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적어도 노력은 하는 중이고, 애플은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아예 게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하드웨어 측면을 보면, 경험이 좀 있는 사람들은 델이 비즈니스 지원 콜센터를 표준 시간대가 12단계 정도 차이 나는 저임금 국가로 이전했던 일을 기억한다. 준비되지 않은 기술진은 언어 문제로 의사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겨우 몇 푼 아끼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델의 기술 자체는 그대로였지만, 콜센터 이전 이후 많은 고객이 델의 경쟁업체로 돌아섰다.
 
비즈니스의 용이함은 한 가지 요소일 뿐이다. 또 다른 하나는 업체의 안정성이다. 아예 시장에서 사라지거나, 버티더라도 아무런 사전 대책 없이 제품과 모든 지원을 끊어버린다면, 대부분의 경우 제품 품질은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한다.
 
그리고 시장에서 제품의 위상과 세력이 있다. 제품을 많이 파는 재무적으로 튼실한 업체라도 시장에서는 고립된 고아일 수 있다. 기술 자체가 아무리 좋더라도 이런 업체를 선택할 이유는 거의 없다.
 
4번째 조건 : 거래 구조
IT 부서는 거래를 중요하게 고려한다. 초기 가격, 지속적인 지원 비용, 라이선스 조건과 조항, 특히 벤더가 언제든 원하는 대로 라이선스 조건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조항, 고객 기업이 다른 기업에 인수될 경우 라이선스를 그대로 유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 기술적 장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서버 가상화를 금지하는 조항(물론 오라클 이야기다)과 같은 ‘지뢰 조항’에 유의한다.
 
결론
기업 IT 아키텍처를 담당하는 자리에 있다면(모든 사내 IT 조직의 핵심적인 임무) , 모든 기술 평가에서 여기 언급된 모든 요소들(기능, 내부 구조, 업체 성격, 거래 구조)이 반드시 고려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관행은 IT 부서가 업체의 재무적 안정성과 시장 위상을 평가할 때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신생 업체들에게는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가 되기도 한다.
 
이것을 애플/마이크로소프트와 연결해서 생각해 보면 IT 부서는 기능에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을 봐야 하며, 품질과 구조 측면에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의 단순한 비교가 아닌 이상을 봐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IT 부서의 요구 사항이 모든 제품에 대해 동일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평가 대상 제품이 스토리지 영역 네트워크 또는 콘텐트 관리 시스템인 경우 업체의 기술 지원 품질이 매우 중요하겠지만 통합이 거의 필요 없고 개인 업무 효율성 향상이 유일한 용도라면 기술 지원 품질의 중요성은 훨씬 더 낮아진다.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하나의 정답 또는 “모범 사례”는 없다. 늘 그렇듯이 모든 것은 상황, 즉 현재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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