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CIO는 잊혀져도 기업의 명성은 오래간다”

John D. Halamka | Computerworld 2011.03.24

유명 스포츠 전문 잡지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ports Illstrated)' 징크스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표지를 장식한 사람들에게 불운이 닥친다는 징크스이다.

 

나는 지난 30년 동안 IT 부문에서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징크스와 유사한 징크스를 관찰해왔다. 예를 들어 많은 동료들이 유명해졌고, 대중의 관심을 받곤 했다. 하지만 그 명성이 강요하는 불가능한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고 뒤안길로 사라지곤 했다. 그들은 다시 보통 사람으로 돌아간다. 그러고 보면 자연은 '균형과 대칭'을 선호하는 듯 보인다. 오르막이 가파르지 않으면 내리막도 가파르지 않다. 하지만 오르막이 가파르면 내리막도 가파르다.

 

(좋든 나쁘든) 명성이란 발명과 혁신, 성취의 결과물이다. 명성 그 자체가 사람들에게 성취욕을 불러 일으킨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운동 선수들은 경쟁의식에 고취를 받는다. 그리고 발명가는 무언가 세상을 더 낫게 만들 것이라는 신념에 자극을 받는다. 재능의 결과물이기도 한 명성은 미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사람들이 다가올 명성을 기대하며 성취에 애쓰도록 취하게 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내 이야기를 해보겠다.

 

18살의 나이에 스탠포드 대학에 입학했을 때 장학금을 받기는 했지만, 첫 1년치 학비에 불과했다. 나는 스탠포드 법률 도서관에 들러 미국의 세금 법령을 살펴봤다. 그리고 Kaypro, Osborne 1, CP/M 컴퓨터에서 쓸 수 있는 세금을 계산해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기숙사에서 판매를 위해 실려나가곤 했던 이 소프트웨어 덕분에 작은 회사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돈을 벌었다.

 

PC가 등장했고, 우리는 컴퓨터를 이용해 자신들이 내야 할 세금을 계산하기를 원했던 중소기업들에 이 소프트웨어를 처음 공급했다. 그리고 19살이 되던 해, 그 유명한 프레더릭 터만의 집으로 이사했다. 스탠포드 대학의 학과장을 맡았던 교수로 윌리엄 휴렛과 데이빗 팩커드가 오디오 발진기를 만들고, 지금의 HP라는 회사를 창업하도록 도와줬던 장본인이다. 소프트웨어 회사를 운영하고 있고, HP 창업자의 지하에서 살고 있는 19살짜리 청년에 대한 이야기는 당시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나는 댄 레더와 래리 킹, 그리고 일본의 NHK와 인터뷰를 가졌다.

 

의과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에도 회사는 계속 성장했다. 그러나 GUI나 네트워크, 새로운 플랫폼 같은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나는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하던 해에 회사를 매각했다. 결국에는 문을 닫고 만 회사이다.

 

당시 나는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었다. 레지던트 일을 하면서 정책이나 절차, 프로토콜에 대한 병원의 지식기반과 온라인 의료 기록 시스템, 그리고 의료 교육 목적의 몇몇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었다. 로스엔젤레스 카운티가 '이달의 카운티 인물'로 나를 선정하면서 작은 명성도 얻었다. 의사가 이 상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나는 레지던트틀 마치고 베스 이스라엘 병원(Beth Israel Hospital)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MIT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으면서 웹을 이용해 의료기록을 안전하게 교환하는 방법에 대한 논문을 썼다. 1997년 당시에 웹을 이용한다는 것은 위험하고, 믿을 수 없으며, 안전하지 못한 방식이었다. 그러나 베스 이스라엘과 디코니스(Deaconess)가 합병을 하면서 빠른 성과 달성이 필요했다. 이렇게 해서 '케어웹(CareWeb)'이 탄생했다. 그리고 나는 CIO가 됐다.

 

1999년 톰 델반코 박사와 몇몇이 아디이어를 하나 내놓았다. 환자들이 자신들의 의료기록에 전자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 팀은 페이션트사이트(Patientsite)라는 것을 만들었다. 우리는 개인용 의료 기록을 처음으로 고안한 사람들 중 하나가 되었다.

 

이런 저런 사건들이 계속 이어졌다. 2002년에는 네트워크 중단으로 고생을 했고, 처음으로 지역 의료기관에서 정보를 교환하도록 한 시스템을 개발해 찬사를 받았다. 또한 표준화를 했고, 의료기록 보관을 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했다. 여기에 더해 프로세스 사용이 효율적인 병원이라는 인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 속에서 흥미로운 결론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명성이란 일시적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후퇴가 따르기 때문이다. 한때 칭송을 받았던 혁신이나 실적들은 아주 평범한 것이 되어버린다.

 

경주에서 항상 선두를 유지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누군가 나보다 강하고 빠른 사람이 나를 앞지르게 될 것이다.

 

나는 1998년에 내 자신의 평판이나 명성 같은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그만뒀다. 명성으로 향하는 오르막 길 뒤에는 항상 내리막 길이 이어진다는 점을 깨달으면서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효과이다. 결국 지속되는 것은 스스로를 끊임없이 혁신하고, 자신들이 참가하고 있는 경주에 변화를 불러오는 팀과 조직뿐이다.

 

스티브 잡스는 "우리 회사의 마지막 상품은 우리 자신"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끊임없이 명성을 불러들일만한 성과를 성취해내지만, 끊임 없이 혁신을 거듭함으로써 이런 개개의 명성이 오르막과 내리막의 일부처럼 보이도록 하는 좋은 조직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다면, 내리막으로 떨어지는 것에 낙담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일하고 있는 조직은 몇 세대에 걸쳐 이어질 것이다. 이런 조직의 평판은 내가 개인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무언가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내 역할은 매년 핵심이 되는 혁신 몇 가지를 지원하고 구현하는 것이다. 이는 기업의 명성을 유지시켜준다. 그리고 이러한 명성은 똑똑한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도록 해준다. 명성의 오르내림을 기업의 강점으로 승화시킬 수만 있다면, 나는 이를 승리라고 공표할 수 있다.

 

*존 D. 하람카는 케어그룹 헬쓰케어 시스템(CareGroup Healthcare System)의 CIO로 재직 중이다. editor@idg.co.kr

 

 Tags CIO HP 의료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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