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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아마존 앱스토어는 안드로이드 앱의 할인점인가?

Neil McAllister | InfoWorld 2011.01.26

개장 예정인 아마존 안드로이드 앱스토어(Amazon Appstore for Android)는 소프트웨어 유통 시장의 경쟁을 유발할 여러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 분명 유리한 점이 없진 않지만 아마존 앱스토어를 그 사례로 든 것은 재고의 여지가 있다. 아마존닷컴의 움직임을 주시해보면, 안드로이드 개발자에게 그다지 좋을 것 같지도 않기 때문이다.  

 

먼저 아마존의 앱스토어에 관해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앱의 가격을 정하는 주체가 개별 개발자가 아니라 아마존닷컴’이라는 문제를 살펴보자. 아마존닷컴은 앱을 판매할 때마다 앱의 지정가격(개발자가 정한 가격)의 20% 또는 구매가(고객이 실제 지급하는 금액)의 70% 중 더 큰 금액을 로열티로 지급하겠다고 했다.

 

그럼 계산을 해보자. 일단 앱의 지정가격이 5달러이고 아마존닷컴이 앱을 5달러에 판다면 아마존닷컴은 70%에 해당하는 3.50달러를 개발자에게 주고 1.50달러를 갖는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다.   

 

문제는 아마존이 앱을 할인해서 판매하는 경우다. 아마존닷컴이 지정가격이 5달러인 앱을 4.99달러에 판다면 개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가격은 새로운 구매가격의 70%에 해당하는 3.49달러가 된다. 그런데 아마존닷컴은 개발자의 몫이 원래 지정가격의 20%에 해당하는 1달러로 떨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할인을 할 수 있다. 이게 개발자가 수용하기로 합의한 최소가격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아마존닷컴은 71.4%의 할인을 적용해 5달러짜리 앱을 겨우 1.43달러에도 팔 수 있다.

 

가격 할인의 하한선

아마존이 그렇게까지 할인을 하지는 않을 이유는 많다. 아마존닷컴은 앱을 5달러에 팔면 1.5달러를 번다. 그런데 1.43달러에 팔면 43센트를 남기는 게 고작이다. 그런데 이는 아마존닷컴에게 아주 약간 유리하다. 1.43 달러로 할인하여 앱을 판매할 때 개발자가 받는 1달러는 앱이 지정 가격(5달러)으로 판매되었을 때 개발자가 얻을 수익의 28.6% 가량이다. 아마존닷컴의 몫인 43센트는 지정 가격 판매 시 아마존닷컴이 얻을 수익인 1.5달러의 28.7% 정도가 된다.

 

하지만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일 뿐이고 아마존닷컴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앱을 최대한 비싸게 팔려 할 것이다. 문제는 이 ‘최대한’이 원래의 지정가격(5달러)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거라는 점이다. 왜냐하면 아마존닷컴은 시장 주도권을 위해 경쟁 앱스토어를 약화시키려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울 것이고, 초기 단계에서라면 특히 그러할 것이다.

 

만약 개발자가 더 많은 가격 통제권을 갖고 아마존닷컴의 할인가로 판매하는 앱의 수를 특정할 수 있다면 이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아마존 앱스토어 개발자 합의서에 따르면, 개발자가 아마존닷컴에 제시하는 지정가격은 “어떤 경우라도 최저 지정 가격 내지 권장 소매가격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안드로이드 마켓(the Android Market)에서 앱의 지정 가격을 5달러로 했다면, 아마존 앱스토어의 할인 정책을 미리 고려해 이보다 높은 가격을 지정 가격으로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아마존닷컴의 지정가를 갱신하지 않고서는 개발자의 자체 웹사이트에서 앱을 5달러 미만으로 판매할 수조차 없다. 반면 아마존닷컴은 마음대로 할인을 해서 판매할 수 있다.

 

결국 개발자가 아마존닷컴에 앱을 제공한다는 것은 다른 어느 곳의 판매가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앱을 판매할 권리를 아마존닷컴에게 영구히 부여하는 게 된다. 고객은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아마존닷컴은 개발자의 사실상의 소매 채널이 될 수밖에 없다. 아마존닷컴이 다른 사이트에 비해 다운로드가 까다롭거나 하지만 않는다면, 누가 다른 사이트에서 앱을 구입하겠는가?

 

앱을 무료로 나눠줄 수도 없다

이는 지정가가 0달러인 앱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지정가 없이 아마존 앱스토어에서 앱을 무료로 나누어 주겠다면,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앞서 말한 로열티는 없다. 오픈소스를 지지하며 앱을 그냥 나눠주고 싶다면 아마존닷컴의 안정적인 상시 온라인 인프라는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간단하지 않다. 아마존닷컴은 첫해 이후부터 매년 99달러의 앱 등록 수수료를 개발자에게 부과할 예정이다. 따라서 무료로 앱을 나눠주려 해도 이 비용만큼은 부담해야 한다. 애플은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동일한 금액을 부과한다. 하지만 구글은 안드로이드 마켓 등록 비용으로 단 1회에 한해 25달러의 수수료만 부과한다. 결국 연간 수수료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라면 처음 겪는 일이 된다.  

 

이는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안드로이드 시장은 미국에서 iOS 시장을 잠식해온 것으로 나타났지만, 성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2010년 내내 가장 잘 팔렸던 iOS 인기 게임 ‘Angry Birds’는 안드로이드용으로는 무료 광고 버전으로만 출시됐다. 이 게임의 개발업체인 로비오는 유료 버전을 조만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경제적으로 더 여유가 있는 애플 사용자들에 비해 앱에 돈 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앱을 그냥 오픈소스로 나눠주는 데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이는 오픈소스 개발자가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겪는 것과 동일한 문제다. 아마존닷컴의 라이선싱 합의서에는 자사 앱스토어에서 호스팅되는 소프트웨어와 관련해 유통에 따른 조건들이 있는데, 이는 이런 유통 조건들을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GNU GPL(the Gnu General Public License: 오픈소스 라이선스)에 근본적으로 배치된다. 애플은 최근 인기 오픈소스 미디어 플레이어인 VLC의 제공업체가 라이선스 조건 충돌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자 해당 제품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해 버렸다.

 

나아진 게 없다

진짜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개발자들이 아마존 앱스토어에 대해 우려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아마존닷컴은 안드로이드 앱들이 현재의 안드로이드 마켓에 비해 애플 앱스토어와 보다 순조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이들을 판매하기 위한 시장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면서 iOS 개발 시 불거진 온갖 부정적인 면들을 안드로이드 시장에 그대로 가져오고 있다.

 

만약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아마존닷컴을 통해 판매를 하고자 한다면 iOS 개발자들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겪는 것과 다를 게 없는 변덕이나 횡포나 차별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할 것이고, 똑같은 라이선싱 문제가 불거질 것이고, 아마존닷컴의 가격적 이점은 아마존 앱스토어를 주요 유통 채널로 고정시키는 수단으로만 작용할 것이다. 가격조차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는 사실은 최후의 수모일 뿐이다.

 

지난 주 필자는 앱스토어가 소프트웨어 판매 성과를 높이려면 실제 오프라인 매장과 더 비슷해져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이튠즈 앱스토어를 애플의 오프라인 소매점에 안드로이드 마켓을 월마트에 비유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아마존닷컴이야말로 앱의 월마트가 되려는 듯하다. 필자는 이게 안드로이드 개발자에게 진정 필요한 것인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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